| 기자수첩 米적米적] 소통의 시대 속 ‘불통’ 농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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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2-03-14 | 조회수 | 9741 | 작성자 | 관리자 (118.32.103.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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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米적米적] 소통의 시대 속 ‘불통’ 농정 수십명의 농업계 생산자 대표가 참석한 어느 간담회장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머리를 빡빡 깎은 상태였다.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정부에 답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말이 없자 ‘삭발식’을 한 결과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단체장이 각자의 이유로 삭발을 한 경우는 보기 드물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 정부가 지난 1월 시설 규제와 폐쇄 조치가 담긴 가축전염예방법(가전법) 시행령과 전국 양돈농가 8대 방역 시설 의무화 내용을 골자로 한 가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하자, 축산농가들은 이는 농가 생존권을 위협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거리로 나섰다. 이때 대한한돈협회 임원들은 삭발로 투쟁했다. 낙농가도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강추위 속에서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 역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온몸에 우유를 쏟고, 삭발식을 거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낙농가들은 ‘농정독재’를 철폐해야 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쌀 생산 농가 또한 겨울 추위가 가시기 전,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머리를 밀어야 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추진한 2021년산 쌀 시장격리 결과에 대해 농촌 현장이 보내는 답이었다. 농가들은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800㎏ 상당의 벼 포대를 정부세종청사와 여의도 일대에 쌓으며, 정부의 시장격리 방식을 강하게 규탄했다. 강한 투쟁과 항의의 의미를 담은 ‘삭발’이 농업계에서 불과 한 달여 만에 여러 번 치러졌다는 게 새삼 놀랍다. 삭발에 나선 단체장들은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의 ‘불통’ 행정을 목소리 높여 지적했다. 이렇게까지 뜻을 전해도 정부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해로 도입 5주년을 맞이하는 등 소통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농촌 현장만은 예외인 듯하다. 쌍방이 아닌 일방적인 대화만 오고 갈 뿐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3월, 다시 한번 정부와 현장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한국농어신문 3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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