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제품시장의 여섯 가지 변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유제품수출위원회(USDEC)의 전문가들은 향후 1년간 국제유제품시장에서의 공급, 수요 및 미국 낙농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여섯 가지 요인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들 여섯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넘쳐나는 우유

지난 몇 개월간 미유제품수출위원회(USDEC)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구매력저하를 감안한 수출국의 생산 감축이 필요함을 지적해 왔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의 두드러진 구매감소와 생산자유대의 하락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수출국에 있어서의 원유생산은 공급증가속도를 멈추기보다는 다소 늦추는 것만으로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EU의 쿼터가 폐지된 이후 6개월간(2015. 4∼9) 세계 5대 주요 유제품수출국인 EU, 미국,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의 생산은 2퍼센트의 증가를 나타냈다. 또한 USDEC에 의하면, 2015년 4/4분기 동안 이들 주요 5개국의 원유생산이 1% 정도 증가하리라는 전망이다.

                                     <그림 1> 주요 5개 수출국의 전년 대비 생산증가율 변화추이(%)

                     자료: USDEC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주요 유제품 수출국의 원유생산추이는 하락할 전망이나 국제시장의 수요 감소에 상응할 만큼은 아니다. 그 같은 의미에서 2016년도의 유제품공급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첫째, 올 해의 엘리뇨(El Niño)와 그 후에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라니냐(La Niña)와 같은 기후조건이 주요 수출국, 특히 오세아니아의 원유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둘째, EU의 유업체가 낙농가에게 계속해서 생산축소를 유도할 정도의 유대를 지불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셋째, 낙농부문에 대한 해외투자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원유생산을 늘림으로써 중국의 유제품에 대한 수입수요가 완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2. 제품구성의 변화

2015년에 뉴질랜드는 중국에 대한 전지분유의 수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제품구성을 변화시켰다. 마찬가지로 EU도 러시아에 대한 치즈수출에서 타 유제품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이들 두 거대 수출국은 탈지분유와 버터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동남아시아. 한국, 일본, 중동, 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수출국에 대한  수출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치즈, 분유 및 기타 유제품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뉴질랜드는 미국이 2013년 이래 세계 최대의 치즈수출국을 선언한 상황에서 올 해 미국과 거의 같은 양의 치즈수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그 외에 2016년에도 러시아의 수입중단조치 및 중국의 수입수요에 있어서 변화가 없다면, EU와 뉴질랜드가 유제품공급 및 시설투자대상을 어느 시장으로 전환할 것인가?

지난 몇 년간 EU의 주요 유업체들은 주로 분유 및 유장생산을 위한 시설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왔다. 이 과정에서 뉴질랜드는 분유생산에서 락토페린, UHT우유, MPC(Milk Protein Concentrate), 치즈 등을 포함하는 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으로 영역을 확대하였다.  

3. 중국의 경제성장

경제성장은 유제품소비를 촉진시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2016년도 신생 개발도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 해보다 0.5%가 높은 4.5%로, 꽤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정치적 불안, 6년 째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상황,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심각한 경기침체의 위험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국 스스로가 ‘새로운 정상’이라고 칭하는 중국경제의 약화가 국내소비뿐 아니라 동남아, 일본, 한국 및 세계경제와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Guardian지는 중국경제의 침체에 따른 구매력저하가 전 세계의 수출액감소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일련의 정보를 실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유의할 점은,

  첫째,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는 아직 6.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최근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6〜7%라는 것은 10여 년 전 중국경제규모가 지금보다 작았던 시기의 두 자리 수의 성장에 비해 더 큰 성장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금융, 생산 및 기타 분야에 있어서의 위험신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소비는 아직 견실하다. 사실상 이는 중국이 지금까지의 수출주도의 경제정책에서 개인소비에 바탕을 둔 내수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 외에 중국정부는 한 자녀 정책의 폐지와 더불어 성공적인 로비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대상 화폐로 인정을 받는 등 소비촉진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4. 빠르게 변하는 중국의 법과 규제

미유제품수출협회(USDEC)는 2014년 5월 이래 수입업자에게 필수적인 새로운 유가공시설의 등록을 위해 중국의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해 왔다. 최근 중국은 지난여름 동안 이루어진 유가공시설에 대한 감사결과를 평가하고 있다. 이는 점차 확대일로에 있는 해외시장에서의 규제요건을 충족시킴과 아울러 미국 유제품의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촉진하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과 노력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반에 달하는 나라에 있어서 식품안전과 관련한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 있다. 그 가운데에 지리적표시제, 영양 및 제품표기 등의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2016년부터 당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는, 터키의 건강증명서 개정, 한국의 제품공장의 등록제도 등이다. 어떤 형태든 현 규제를 바꾼다는 것은 미국의 유제품 수출에 대한 저해요인이 되며, 2016년에 보다 많은 그 같은 규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항상 미유제품수출협회(USDEC)의 수출안내(USDEC Export Guide.)를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점증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혼란

미유제품수출협회(USDEC)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가 금후 낙농산업에 미치게 될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아직도 6,000페이지 이상에 달하는 TPP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낙농의 입장에서 보면, TPP 협정문에 대한 최종 검토결과와 무관하게 미국 낙농의 경쟁력향상을 위해 국제적인 무역협상에 있어서 보다 공격적인 협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2015년 12월 20일에 호주-중국 및 뉴질랜드-한국의 FTA가 각각 발효됨에 따라 새해에는 미국의 주요 수출국인 이들 두 나라에서의 오세아니아 제국과 미국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TPP를 별도로 하더라도 호주, 뉴질랜드 및 EU는 최근 미국산 유제품의 대규모 수입국을 포함한 40개국 이상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 중이다. 이들 3개국에 있어서 유제품에 대한 시장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EU는 미국의 치즈수출에 장벽이 될 수 있는 지리적표시제를 가능한 한 많은 나라에 적용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잘 이루어지면 미국의 직접적인 수출증대로 이어진다. 미국낙농가연합(NMPF)의 경제분석가 Peter Vitaliano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 발효 중인 18개국과의 FTA로 인해 지난 10년간(2004〜2014) 거의 60억 달러에 달하는 주요 유제품의 수출증대가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이처럼 FTA 협상을 통해 얻는 것이 있는가 하면, 경쟁국이 유리한 협상을 진행하는 사이 미국이 손을 놓고 있으면, 잃는 것도 많다.

경쟁국들의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감안할 때 특히 유제품수입이 불가피한 미국의 무역상대국에 대한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6. 달러가치의 상승

최근 2015년에 걸쳐 달러화의 가치가 호주, 뉴질랜드, EU 등 주요 경쟁국의 화폐에 비해 11〜15% 정도 상승하였다. 머지않아 실시될 미국의 이자율상승이 이루어질 경우 달러화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의 유제품수출과 관련하여 달러화의 가치상승이 반드시 중요한 뉴스는 아니지만 환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폐가치의 변화가 유제품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와 공급요인과 비교할 때 화폐가치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2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미 달러화의 가치상승에 따른 주된 영향은 주요 수입국의 유제품에 대한 잠재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즉, 유제품무역이 미 달러화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달러화의 가치상승은 수입가격의 상승을 초래해 잠재적으로 수입국의 소비감소를 초래한다. 그리하여 수요증가를 억제함으로써 모든 나라의 유제품 수출업자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림 2> 미 달러화에 대한 경쟁국 화폐가치비율 추이(2015.1=100)  

출처: 미유제품수출위원회(USDEC) Alan Levitt (2015.12.15.)

변역 및 요약: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