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쿼터제도

캐나다의 쿼터제도는 타 대규모 낙농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캐나다의 쿼터제도는 캐나다 낙농산업에 이익이 되는가?, 아니면 경쟁을 제한하는 제도인가? 이와 관련하여 ‘TheCattleSite’의 편집장인 Charlotte Johnston의 생산자와 유업체에 대한 조사결과를 알아보기로 한다.

 

캐나다의 원유수급조절제도(쿼터제)와 관련한 몇 가지 두드러진 점을 든다면, 그것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공급안정을 확보하면서 생산농가, 유업체 및 소비자에게 안정된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의 수급조절제도는 경쟁을 저해하며, 생산자로 하여금 경쟁의식을 박탈하고, 유제품 이외의 캐나다산의 재화의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기회를 확보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라는 비판도 있다. 

 

<캐나다 원유수급조절제도의 배경>

 

낙농은 1970년대 초 캐나다낙농위원회(Canadian Dairy Commission: CDC)의 주도 하에 전국적인 수급조절제도를 실시하는 첫 번째 생산물이 되었다. 이 제도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유제품시장의 불안정성, 공급의 불확실성 및 생산자 및 유업체의 수익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초기의 농민조직은 별 힘이 없었던 관계로, 밀크마케팅보드(Milk Marketing Board: MMB) 설립을 위해 지방정부에 의존했다.

 

그 때문에 초창기에는 지역단위의 조직으로 출발하였으며, 강력한 규정이 없었던 관계로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즉, 타 지역에서 생산된 잉여유가 생산조절뿐 아니라 가격조절을 어렵게 했다. 그 같은 이유로 마침내 전국단위 수급조절 및 전국단위의 마케팅보드를 필요케 했다.

오늘날 캐나다의 낙농가는 두 개의 시장에 원유를 공급한다.

  첫째, 시유시장으로, 가공유와 크림을 포함한다.
  둘째, 치즈, 버터,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분유생산을 위한 가공원료유시장이다.

2008~09년에 시유시장은 원유생산의 40%를 차지했으며, 이는 유지율 3.6% 기준으로 3천 3백만 리터에 달하는 양이다. 이에 비해 가공원료유는 나머지 60%인 4천 9백 9십만 리터에 달했다.

<가격조절>

 

낙농가의 수취가격은 지역별 MMB에 의해 설정된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DFO(Dairy Farmers of Ontario)가 곧 온타리오 MMB이다. DFO는 온타리오주의 낙농가를 대신해서 유업체에 음용유용원유를 판매한다. 그들은 또한 온타리오주의 낙농가에게 원유생산 허가증을 발부하고, 쿼터를 배분하며, 유대를 산정하고, 유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용도별차등가격에 따라 부과된 유대의 회계를 담당한다.

 

유대를 설정함에 있어서 DFO는 캐나다낙농위원회(CDC)가 매년 조사하는 우유생산비를 참고하며, 유대수입은 캐나다의 HMCS(Harmonized Milk Classification System)에 따른 용도별차등가격에 의해 지불되고, 종합적으로 합산된다.  낙농가는 그렇게 합산된 유대수입에서 판매, 홍보, 관리 및 집유비 등의 제 경비를 공제한 나머지를 유대로 수령한다. 이 같은 유대정산과 관련하여 캐나다의 5개 지역(Ontario, Quebec, New Brunswick, Nova Scotia, and Prince Edward Island)의 낙농가들은 이른바 P5라 불리는 지역 풀(pool)을 조직하여 유대를 공동으로 관리한다. 따라서 이들 5개 지역의 낙농가들은 거대시장을 공유하며, 100리터당 집유비와 홍보비를 동일하게 지불한다. 또한 이 지역 낙농가의 유대에서 공제되는 비용은 유대의 약 6%에 달한다.

또 다른 지역 풀(pool)로는 WMP(Western Milk Pooling Agreement)가 있다.

 

캐나다에 있어서 유제품에 대한 가격지지는 CDC가 버터와 탈지분유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그 경우 지지가격의 결정은 우유생산비, 낙농산업 이해관계자의 의견, 유업체 마진, 소비자물가지수와 같은 기타 경제지표 및 낙농산업 자체의 경험과 지식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계획생산>

 

캐나다 연앙정부와 주정부의 합의에 따라 NMMP(National Milk Marketing Plan)는 내수 및 수출시장의 유제품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공원료유의 목표수량(Marketing Sharing Quota: MSQ)을 설정한다. 아울러 설정된 가공쿼터를 지역별로 배분한다.

 

MSQ는 캐나다 가공원료유의 목표수량이다. NMMP는 가공쿼터의 지역별 배분비율을 설정하며, 목표수량의 증감 시에는 지역별 배분비율에 따라 조절한다. 각 지역의 생산자단체는 배분된 MSQ를 주별 관리방침 및 지역의 종합관리방침(pooling)에 따라 낙농가에게 배분한다. CDC는 월별로 가공원료유의 수급을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개별 낙농가는 원할 경우 쿼터를 사고 팔 수 있다.

<유제품의 수출입관리>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캐나다는 가공원료유의 수급안정을 위해 유제품수입에 대한 일련의 수입제한조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캐나다의 유제품무역은 1999년 이래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결과 2007년의 경우 캐나다의 유제품무역적자는 337백만 달러로, 이는 전년도 대비 금액으로는 77백만 달러, 물량으로는 31%가 각각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유제품무역의 적자는 부분적으로는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상승과 내수시장 중심의 용도별유대구조에 기인한다. 더욱이 유제품의 가공수출수입수요(Import for Re-Export Programme: IREP)를 위한 지속적인 수입증가 또한 주요 요인의 하나이다. 그러나 IREP에 의한 수입증가분은 재가공 된 후 식품 또는 유제품의 형태로 전량 수출된다.

<쿼터제에 대한 비판>

 

최근 CBC(Conference Board of Canada)는 캐나다의 쿼터제는 낙농가의 수출기회를 차단하고, 경쟁력을 저하시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캐나다낙농의 도전을 허용하지 않는 제도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국제시장에서의 기회포착능력을 제한>

또한 CBC의 보고서는 세계시장의 유제품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캐나다의 높은 유대는 점차 확대일로에 있는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한하는 것임을 지적하였다. 그뿐 아니라 현 수급조절제도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협상에서 캐나다의 타 재화와 용역에 대한 시장접근의 기회를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쟁력저하>수급조절제도 하에서 경쟁력제고와 생산효율증진을 위한 인센티브가 결여됨에 따라 만일 캐나다가 언젠가 수급조절제도의 폐지를 통해 낙농정책을 전환할 경우 캐나다 낙농가들은 불리한 입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인 도전정신의 상실>

 

현 캐나다의 낙농제도는 1인당 우유소비감소와 같은 장기적인 도전에 대응하기보다는 가격인상과 새로운 규제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낙농업계의 의견>

 

- 생산자 -

 

Albert Hinrichs씨는 Whitemouth, Manitoba에서 70두를 착유하는 낙농가다. 그는 현 캐나다의 수급조절제도와 관련하여 전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나는 생산비에 의거해 정당한 유대를 지불받는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일 유제품시장을 완전히 개방한다면 현재 받고 있는 유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 수급조절제는 경쟁력이 없는 비효율적인 농가까지를 생산에 참여케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Hinrichs씨는 자신의 쿼터를 가능한 한 최소두수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일 캐나다의 낙농가가 보조금이 없을 경우 생산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현 캐나다의 우유 및 유제품 마케팅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캐나다의 마케팅보드는 최소비용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Hinrichs씨는 캐나다의 수급조절제도의 최대 이점으로, “낙농가에게는 안정되고 합리적인 유대를, 유업체에게는 안정된 물량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다만 단점이라면 젊은 후계자가 낙농업에 신규로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Hinrichs씨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생산자는 보다 많은 몫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제도라며, 현 캐나다 수급조절제도의 장점을 내세웠다.

 

- 유업체 -

 

Ontario주 St Albert Cheese회사의 지배인 Réjean Ouimet씨는 낙농의 수급조절제도는 “캐나다에 있어서 최상의 제도”라고 했다. “소규모 가공조합으로서는 낙농가와 직접 유대협상을 할 필요가 없고, 원유수송 및 원유의 품질기준에 대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훨씬 편한 제도”라고 했다.

Mr Ouimet's씨의 경우 유업체는 지역의 보드(board)인 DFO에 유대를 직접 지불한다. 음용유용원유에 대해서는 리터당 92센트를 지불하고, 가공원료유에 대해서는 원유등급 및 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Ouimet's씨의 경우 치즈용원유에 대해 리터당 80센트를 지불한다고 했다.

수급조절제도가 수출시장에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자신의 사업에 있어서 어떤 형태로든 제약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Ouimet씨는 “할 수만 있다면 수출시장에 참여하고 싶지만 현재로는 수출을 위해 특별허가를 받아야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했다. 아울러 그는 소규모 가공조합으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데 관심이 있는 정도라 했다.

 

또한 "St Albert Cheese는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고 100% 원유만으로 생산되므로, 대부분 약 17%에 달하는 첨가물을 혼합하여 체다치즈를 생산하는 메이커들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 고 했다.St Albert 가공조합은 40호의 지역 낙농가에 의한 조합으로, 월 2백만 리터의 원유를 가공하여 200만 캐나다 달러에 해당하는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이윤 중 25%는 조합원에게 분배되고, 나머지 75%는 재투자되고 있다. 이 같은 가공조합의 이점은 투자를 위해 외부자본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Ouimet씨는 자신들의 연간 쿼터는 24백만 리터이며, 원하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생산량을 늘릴 경우, 반드시 늘어난 생산량에 대한 수요가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캐나다 낙농가 연합(DFC)>

 

DFC 회장인 Jacques Laforge씨는 현 캐나다의 수급조절제도는 낙농산업의 공급망에 관련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라 했다. 그러면서 “현 제도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은 0.25%를 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지역별 생산자보드는 매월 회합을 가지며, 개별 낙농가는 연간 3회 면담을 받고, 캐나다 전국단위 보드는 낙농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연간 2회의 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일 낙농가들이 현 제도보다 지유시장체제를 선호한다면, 지역 보드에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고, 지역보드는 그에 의거해서 찬반투표를 하도록 되어있으나 수급조절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각 지역 보드에 한 건의 청원서도 제출된 적이 없다”고 했다.  

Laforge씨는 현재 캐나다의 낙농가가 수취하는 리터당 평균유대는 70센트이며, 이는 리터당 영국화폐로는 40펜스, 유럽연합 화폐로는 50유로센트, 미달러로는 66센트, 호주달러로는 73센트에 각각 해당되는 금액으로, 낙농가는 음용유용 및 가공용 원유로부터 혼합유대를 수취한다고 했다. 

캐나다의 호당 평균 유우사육두수는 약 70두 전후이나 현 수급조절제도는 모든 규모계층 생산자의 우유생산비에 근거해서 공정한 유대를 지불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Laforge씨는, 농가별 생산효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어떤 농가는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이는 결코 그 농가들이 공정한 유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현재 매년 65백만~8천만 달러의 홍보마케팅비용을 부과금의 형태로 거두어서 투입하고 있으나 현재보다 마케팅과 홍보를 보다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Laforge씨는 또한 현재 원유 총생산량의 2% 미만만이 수출되고 있고, 캐나다의 유대가 최저생산비에 근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의 우유‧유제품이 뉴질랜드와 같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따라서 캐나다가 굳이 글로벌시장에 뛰어든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Laforge씨는 캐나다는 우유‧유제품을 거의 자급하고 있으며, 수입은 국내소비의 5~8%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캐나다의 낙농가는 그들이 원한다면 가공원료유생산허가를 취득하여 치즈를 생산함으로써 경영을 다양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의 생산조절제도는 잘 운영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미국 및 독일의 생산자들로부터 자기들 나라에서도 어떻게 하면 유사한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를 받는다고 했다.

 

Laforge씨는 현 유럽의 우유‧유제품의 소비자가격은 캐나다보다 높으며, “캐나다의 현 제도는 소매가격에 상응해서 생산자가 공정한 몫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만일 소매가격이 상승하면 생산자유대도 올라간다!”라고 결론지었다.  

출처:
http://www.thedairysite.com/articles/2216/dairy-supply-management-in-canada/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