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폐지 이후의 유럽낙농

 최근 Rabobank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4월 1일자로 EU(유럽연합)의 우유쿼터가 폐지됨에 따라 금후 EU의 우유생산이 북유럽 및 서유럽의 주요 낙농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이 지역 낙농가들이 지난 30여 년 동안 낙농부문에 대해 실시해 온 투자 및 기술개발에 따른 생산여력의 이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6년 쿼터폐지를 발표한 이후 2014년까지 1천 2백만 톤의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이 지역의 생산여력이 이미 소진된 상태다. 이처럼 이미 생산여력이 대부분 소진됨에 따라 토지 및 기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증산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원유가격상승과 같은 추가적인 시장여건의 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EU산 유제품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Rabobank의 시장분석전문가인 Kevin Bellamy는 “낙농을 위한 유럽의 양호한 기후조건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유럽산 유제품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우유쿼터폐지에 대비하기 위해 EU의 유업체들은 현재의 낙농주산지인 북유럽 및 서유럽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시설투자를 실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유제품의 수요확대는 유업체들로 하여금 미래의 생산을 제한하기보다는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 확대를 유발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 결과 수요창출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우유쿼터의 폐지가 시장자율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EU 공통농업정책(CAP) 하에서의 다양한 지지정책 및 규제는 그대로 존속될 전망이다.

 시장여건의 변화에 따라 가끔 유제품시장이 침체되기도 하지만 Rabobank의 예측에 의하면, 국제시장의 유제품수요는 2014년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2%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은 주로 지속적인 인구증가, 도시화, 국제화 및 가처분소득의 증가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 같은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무엇보다 가격불안정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후 국제유제품시장의 예측하기 어려운 가격변동이 낙농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금후 EU의 우유생산은 토지이용이 한계에 직면함에 따른 생산비상승이 불가피하다. 그 결과 EU에 비해 한 발 앞서 규모 확대 및 생산성향상을 추구해 온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저렴한 유제품과의 경쟁에 직면함에 따라 낙농가의 수익감소가 예상된다. 반면에 앞으로도 우유생산을 위한 양호한 기후조건 및 하부구조를 바탕으로 EU 권역의 시장수요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유지를 위해서는 경영능력향상, 생산의 집약화, 규모 확대, 생산성향상 및 낙농부문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지 및 개입정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처: https://www.rabobank.com/en/press/search/2015/20150312_Dairy-after-milk-quotas.html

번역: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영남대 명예교수) 조 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