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풍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현대사회 물질적 풍요의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발병빈도가 늘고 있는 많은 질병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성인병들이 거의 이들 질병에 속하는데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통풍 또한 이에 속합니다. 통풍은 불과 10년 전만해도 흔하게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현대인들의 무절제한 식생활습관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점차 그 발병빈도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통풍은 양방명으로 ‘Gout’로 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플 ‘통(痛)’ 자를 써서 통풍이라 하였습니다. 발작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그 진동으로 통증이 생길만큼 아프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합니다. 통풍은 서양에서는 고대로부터 잘 알려진 질환으로 주로 왕족이나 귀족 등 지배계급에서 많이 발병하여 ‘제왕병’이라 하였습니다. 그리스의 아킬레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예술가 미켈란젤로, 프랑스의 루이14세 등 많은 제왕과 영웅들이 통풍으로 고생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제왕 못지않게 부족함 없음을 지나쳐 과한 식생활로 인하여 환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30만 명 정도의 통풍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통풍의 예비군이라 할 수 있는 고요산혈증환자의 수는 통풍환자의 약 10배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주로 40대 이후의 남성에 많이 발병하며 여성은 전체 통풍환자의 1%에 불과한데 폐경 이전의 여성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증가하여 그 요산이 관절에 침착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일반적으로 관절염 증상을 동반하는데, 전체 통풍환자의 90% 이상이 엄지발가락 부위의 관절염 증상을 호소합니다. 초기에는 한군데 급성적으로 나타났던 관절염이 소멸과 재발을 반복하다가 재발빈도가 점차 증가하여 급기야는 다발성 관절염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통풍의 증상은 밤에 통증이 악화되며 발병부위가 빨갛게 부으면서 극심한 통증이 오고 심하면 발열 오한이 나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지만 반복되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며 만성화되면 관절에 변형이 생기고 근육이나 피하의 조직 등에 요산이 침착하여 혹 같은 통풍결절이라는 덩어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인은 혈중 요산치(정상치 4~8mg/dl)의 비정상적 증가입니다. 혈중 요산치의 상승은 식사를 통한 외인성 퓨린의 과다유입, 대사이상으로 인한 내인성 퓨린의 합성증가, 암이나 신장질환 등으로 체내의 요산이 과다생성되거나 요산배설이 원활치 못함에서 기인합니다. 통풍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발요인들을 피하는 것입니다. 이들 원인으로는 음주, 출혈, 감염, 혈중요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 투여, 방사선 암치료, 혈액암환자의 항암치료, 과식, 심한 운동이나 탈수 등이 있으며 고요산혈증과 연관되어 나타날 수 있는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음식물의 제한이 필요하지 않지만 치료를 해도 빈번하게 관절염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는 퓨린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음식으로는 내장, 육즙, 정어리, 고등어, 멸치, 효모, 베이컨 등이 있으며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 영향은 없으나 연관질환들이 있으면 금연해야 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통풍의 발병유인이 비만 47.4%, 고혈압 42.1%로 가장 많고 과음도 중요한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의 통풍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소염, 진통, 해열효과가 있는 침구요법과 자락요법의 응용됩니다. 통풍의 호발부위인 제1중족지절골 관절의 경우 주요 치료혈인 大都, 太白, 行間穴을 取하여 刺鍼 하거나 통풍을 열증이나 어혈의 개념으로 보아 피부 혹은 소혈관을 자침하여 소량의 혈액을 출혈시킴으로써 통풍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약물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로 大羌活湯, 疏風活血湯, 靈仙除痛飮 등이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