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2002년 거리를 가득 메운 월드컵 함성이 아직도 가슴에 느껴지는데 4년에 한번 개최되는 월드컵의 해인 2006년이 달력 한 장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11월 한 달은 서울대 황우석 박사의 연구과정에 대한 논란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윤리적 관점과 실용주의적 관점 그리고 애국심까지 더해져 논쟁이 격화되었지만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난치병 환자들의 시름이 덜어졌으면 하는 마음은 하나일 것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생명윤리와 의학발전이라는 양 수레바퀴의 적절한 조화를 유지해내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국민적 합의와 호응으로 황박사의 연구가 더 큰 결실을 맺으리라 굳건히 믿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누구나 소변횟수가 잦아 질 수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이 세 가지만 잘 해도 건강하다는 말이 있는데 소변보는 행위 자체가 불편한 남자환자들이 있습니다. 남자들이라면 소변을 보며 누구의 소변이 멀리 나가는지 비교하며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거나 주눅들던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러한 능력이 떨어지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개운치 않아 고민하게 되는 남자들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전립선이라는 남성 생식기의 부속샘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전립선은 해부학적으로 방광하부에 밀착되어 있으며, 모양과 크기는 밤알과 비슷합니다. 크기는 좌우지름(윗면) 약 4㎝, 전후지름 약 2㎝, 수직지름 약 3㎝ 정도이며, 무게 15~20g으로 항문에서 손가락을 5㎝ 가량 집어넣어 직장을 촉진하면 앞쪽에서 전립선에 닿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분비물은 유백색의 액체로 사정 때 배출되어 정액의 약 15~30％를 차지하며 정자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전립선에 생기는 문제는 노년층에서 쉽게 발견되는 전립선비대증과 젊은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전립선염 등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중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져 대개 50세 이상에서 발병합니다. 50대의 절반 정도가, 60대에는 60％, 70대에서는 70％가 전립선비대가 있다고 할 정도니 노년층에 접어든 남성은 이 질환을 피해가기 힘든 것입니다. 전립선은 요도의 첫 부분을 감싸고 있는 기관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통로가 좁아져 방광에서 소변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따라서 소변을 보려해도 한참 뜸을 들인 뒤에야 겨우 가는 소변줄기가 나오고 그것마저 자주 끊어져서 시간이 오래 걸리게됩니다. 또한 소변을 속옷에 지리게 되기도 하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남게되어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게되고 이로인해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항문과 고환사이의 회음부가 뻐근하고 불쾌한 느낌이 있을 수 있으며 발기 장애가 동반되기도 하며 조루, 사정시 쾌감의 감소 등이 나타나 성생활도 원활하지 못하게될 수도 있습니다. 양의학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으로 유전적 인자, 체질, 영양, 동맥경화, 인종간 차이 등을 고려하고 있으나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분비기능이 저하되는 고령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점에 비춰 남성호르몬 감소, 성호르몬 실조 등으로 인하여 결합조직의 증생(增生)이 생겨서 비대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 또는 수술요법을 적용합니다. 최근에는 전립선을 비대시키는 호르몬에 직접 작용하여 전립선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약물 요법은 증상만을 호전시키거나 예방목적으로 투여하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복용하여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술요법은 레이져 등을 이용하여 전립선 절제경이라는 내시경을 환자의 요도를 통해 방광과 전립선 요도에 삽입한 후 비대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전립선 질환을 산증(疝症)이나 소변불통, 임병(淋病) 등으로 분류하여 치료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아랫배에 병이 생겨서 배가 아프고 대변과 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것을 산증(疝症)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찬 기운 때문에 생긴다.’라고 하여 전립선질환이 산증(疝症)과 비슷함을 보여줍니다. 한의학에서는 노화와 하복부의 기혈순환장애를 기본으로 하여 다음 다섯 가지 정도를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으로 인식합니다. 첫째, 기름진 음식과 밤늦은 식사는 위장의 기능을 정체시켜 몸속에 濕痰(습담)이라는 찌꺼기를 쌓이게 하며 이것이 기(氣)의 운행을 막아 소변장애를 만들게 됩니다. 둘째, ‘동의보감’에서 술의 성질은 대열대독(大熱大毒)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성질이 몹시 열하고 독이 있으나 향기로우며 맛이 좋아서 기(氣)를 원활하게 흐르게 하고 혈(血)을 고르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나, 지나치면 술의 뜨겁고 독한 성질이 간(肝)에 열독을 쌓이게 하고 기(氣)를 위로 끌고 올라가서 담(痰)이 몰리면서 배뇨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여성과 잠자리를 갖게 되면 신장(腎臟)을 더욱 약하게 만듭니다. 셋째,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면 노즉상간(怒則傷肝)이라 하여 간(肝)에 열이 쌓이고 피가 마르게 되는데 열은 위로 올라가는 반면 허리 밑으로는 혈액이 잘 돌지 못해 음혈(陰血)이 부족해지면서 배뇨가 잘 되지 않습니다. 넷째,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큰 병을 앓은 후 보양을 잘 못했다든지, 후천적으로 과도한 성(性)관계를 했다면 방로상신(房勞傷腎)이라 하여 신(腎)기능이 허해져서 전립선에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섯째, 평소 근심걱정이 많으며 쉽게 마음이 불안·초조해지고 잠을 깊이 자지 못하면서 소변이 시원치 않다면 심장이 허해진 탓이니 심장을 다스려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약물치료와 침구치료 등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데 약물치료는 팔미지, 황탕 등을 중심으로 의이인, 향부자, 창출 등의 약물을 가미하여 치료합니다. 침구치료는 신관혈, 곡천혈을 사용하여 통증을 잡고, 양측 지실부위에 뜸을 뜨면 소변장애를 개선할 수 있으며 녹용약침을 성기주변 및 팔료혈 부위에 자침하기도 합니다. 기혈순환장애가 기본적 원인의 하나이므로 다리를 꼬거나 오래 동안 앉아있는 것은 좋지 않으며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운전을 하게 되면 가끔 작업을 멈추고 걷기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소변시 잘 안나오는 경우에는 따뜻한 물로 성기주변을 씻은 후 소변을 보면 도움이 되며, 반신욕을 하거나 수건을 따뜻하게 하여 하복부나 회음부의 근육에 찜질을 해주면 근육을 풀어주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제 1, 2 중족골이 만나는 곳에 있는 혈자리인 태충혈을 수시로 문질러주는 것도 좋으며 양기를 돋우는 복분자를 달여 수시로 먹는 것 또한 도움이 됩니다. 전립선질환은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과음은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연락처 :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