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취 늦은 더위로 아침저녁의 쌀쌀함과는 달리 제법 내려 쬐는 햇볕으로 점심때면 잠시 에어컨을 켜던 것이 며칠전인 듯 한데 이제는 한의원 온풍기가 열심히 일해야 할 겨울이 온 듯 합니다. 사람이 참 연약한 존재라서 조그만 기온 차이에 의해서도 더워서 또는 추워서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모든 질병이 극복되어져 가는 듯 하지만 현재의 조류 독감 사태에서 보듯 인간과 질병의 투쟁은 끝이 없습니다. 조류 독감에 대한 염려로 양계 농가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유통되어지는 닭이나 달걀은 모두 안전합니다. 조류 독감에 감염된 닭은 계란을 낳을 수 없으며 육안 상으로도 차이가 드러나 육계로도 유통되어질 수 없습니다. 설사 감염되어 있다하더라도 일정 시간 가열조리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으니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양계농가를 위해 닭을 소비해야 겠습니다. 성형 열풍이 식기는커녕 여전히 계속되어가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성형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택사항쯤으로 여겨지며 타인의 성형에 대해서도 훨씬 너그러워졌습니다. 성형이외에도 화술 등에 대한 강의와 책들이 넘쳐나는걸 보면 예전에 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대인관계에 대한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한 외모나 화술에 문제가 없음에도 대인관계에 심한 부담을 느끼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구취로 고생하시는 분들입니다. 구취는 일반적으로 입에서 나는 악취(惡臭)를 말하는 것으로 대개 치주질환(齒周疾患)이나 치료하지 않은 충치가 많은 경우, 치아가 불결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에 생길 수 있으나 이외에도 많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구취를 유발시키는 원인은 크게는 구강 내의 요인과 구강 외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취를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대부분은 구강 내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임상 상 구강 내의 원인을 치료해도 구취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구강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취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구강 내 요인으로는 충치, 농양, 감염, 궤양 등 여러 가지 구강질환과 보철물, 설태(舌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구강 내의 요인들 그 자체가 구취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주로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구강 내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들이 미생물을 증식시킴으로써 구취가 유발됩니다. 혀, 치주낭, 치아사이 등에서 세균이 침이나 음식물을 부패시키면서 휘발성 황화합물을 생성하는데 이 황화합물이 구취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구강 내 원인에 의한 구취의 특징은 냄새가 주로 입에서 나오며, 말을 할 때 심해지고, 구강 내 치료나 세정제를 사용하면 구취가 감소하며 입이 건조할 때 냄새가 심합니다. 구강 외의 원인에 의한 구취는 몸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검진을 통해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여야 합니다. 구취를 유발하는 내과적 질환 중 코, 목의 이상은 증후성 구취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으며 만성비염, 만성부비강염(축농증), 만성인두염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식도협착, 만성위염, 식도암, 위암 등의 소화기 질병 또한 구취를 만드는데, 특히 간장병이 있을 때는 특유의 시큼한 구취가 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관지, 폐의 질병도 그 원인이 되며 심한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아세톤성 입냄새를, 신장질환을 앓는 환자는 지린내와 같은 입 냄새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합위장약 등 상용하고 있는 약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소화제 계통의 약을 먹을 때와 설사약의 장기복용으로 체내 수분과 침이 부족해져 입 냄새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하여 치료합니다. 첫째, 비위의 습담에 의한 경우인데 불규칙한 식습관과 인스턴트 음식의 남용, 과도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바쁜 일상과 불규칙한 식습관, 과도한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는 소화기관의 균형을 깨뜨리게 됩니다. 비위의 습담이란 위장 계통의 장기에서 배출된 체액이 열을 받아 끈적끈적해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구취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식습관의 개선과 함께 비위의 습담을 제거하는 약재를 사용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합니다. 둘째, 간열에 의한 경우인데 말 그대로 간에 열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주로 술과 담배를 자주 하는 남성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술은 우리 몸 속에 들어가면 열을 발생시키며 따라서 음주에 의해 간열이 쌓인 사람은 피로를 쉽게 느끼고 눈이 뻑뻑하다고 느끼면서 시력도 감퇴합니다. 이런 사람은 술과 담배를 줄이고 간의 열을 내리는 약재로 치료를 하면 구취를 없애는 데 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 폐열이나 폐옹의 경우인데 다른 원인들과는 달리 약간 비린 냄새가 납니다. 이 경우는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잘 받고 조울증의 증상을 보이는 여성 등에 병발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폐에 열이 생겨서 구취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폐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약재와 함께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장의 열에 의해 생기는 경우인데 다른 경우에 비해 심하게 역하여 멀리서도 그 구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신장은 주로 혈액 속의 불필요한 물질이나 과잉물질을 제거하고 삼투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혈액 속의 pH를 조절하고 암모니아를 만드는 등의 기능을 하는데 남자들에게는 정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신의 능력 이상의 무리한 성관계를 맺는 사람은 신장이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신장이 약하거나 열이 있으면 턱에 붉은빛이 돌며, 눈을 내리뜨고 밝은 것을 싫어하고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며 장이 안 좋아 소화불량에 잘 걸리고 대변을 시원스럽게 보지 못하며 소변을 가늘게 보기도 하며 고환 밑에 습기가 많고 허리 깊숙한 속에서부터 묵직한 느낌으로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구부리지 못하고 식은땀이 잘 나기도 합니다. 또한 입안에서는 다른 맛보다도 짠맛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 경우 신장의 열을 내려주면서 신장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재와 침치료를 병행하면 입냄새 뿐만 아니라 신장이상으로 생긴 증상들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 구취를 없애주는 약재 1. 세신 세신은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가글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세신은 이름그대로 매우 가늘게 생긴 뿌리이다. 그 맛도 이름그대로 약간 매운 맛이 난다. 사용 방법은 약을 진하게 달여서 따뜻할 때 입에 머금고 우물우물 하다가 식으면 뱉어내는 식이다. 마시면 안 된다. 약물실험에서 용혈성 연쇄상구균, 적리균, 및 결핵균 등에 상당한 억제 작용을 나타낸다. 진통작용이 있으므로 충치로 인해 붓고 아픈 데에도 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면 통증을 가시게 한다. 2. 참외씨 동의보감에 기재되어 있듯이 가루 내어 졸인 꿀로 반죽해서 한 알의 질량이 0.3그램이 되게 알약을 만든다. 아침마다 양치한 다음 한 알씩 물고 녹여 먹는다. 3. 천궁, 백지 각각 30그램을 가루 내어 졸인 꿀로 반죽하여 한 알의 무게가 1.5그램 정도 되게 알약을 만들어서 식후에 4알씩 먹는다. 궤양의 염증을 없애주어 염증으로 인한 구취에 도움이 된다. 평소 두통이 있는 사람이면 두통에까지 효과를 볼 수 있다. 4. 천화분 갈증이 심해서 물을 계속 마셔도 갈증이 계속되는 경우에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하루에 30그램 정도를 차로 끓여 마시면 된다. ■ 감별진단 ① 악취 : 국소병변으로써 구내불청결, 특히 치아의 손질이 불충분하거나, 구내염, 편도염, 비강내감염, 치주질환 등에 많다. 그 밖에 폐화농증, 기관지확장증에서도 나타 난다. ② 비린내 : 간부전환자에게서 생선비린내와 함께 혼수가 오면 중증의 상태이다. ③ 단내 : 달콤새콤한 냄새로서 당뇨병선산혈증에서 나타 난다. ④ 소변냄새 : 암모니아냄새에 가깝고 뇨독증등으로 질소혈증의 상태에서 나타난다. 필자연락처 :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