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치료와 관리 더운 날씨에 지쳐가며 기다리던 가을은 어느새 중턱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지는 걸 보면 따뜻한 날씨를 그리워할 겨울이 조만간 찾아올 듯 합니다. 지난 호에서는 당뇨병의 일반적 이해와 증상 그리고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도 지난 호에 이어 당뇨병의 합병증, 치료법과 함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병의 일반적 증상은 다뇨, 다갈, 다음이며 그러한 증상이 왜 생기는지 지난 호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당뇨병은 초기에는 거의 자각 증상이 없으나 병이 진행되면 특유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다뇨, 다갈, 다음 이외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식, 체중감소, 전신권태, 피부 가려움증, 손과 발의 상처가 낫지 않고 오래가는 증상 등이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치가 높아져 단맛을 느끼는 능력이 저하되면 아무리 먹어도 단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보다 강한 단맛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고 살이 찌지 않고 빠지게 되는데 이는 혈중의 포도당이 세포 내에서 이용이 되지 않고 몸밖으로 배설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뇨 환자의 경우 체중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으로 섭취한 당분이 체내에서 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피로하고 전신권태감을 느끼게 되며 피부에 쌓인 당분이 말초신경을 자극하거나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저하시켜 피부가려움증을 만들고 상처 또한 잘 아물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일반적인 당뇨병의 증상이라면 병이 한층 진행되어 가면 더욱 무서운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눈이 침침해지거나 뿌옇게 흐려지는 당뇨병성 망막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당뇨병에 의하여 약해진 망막의 혈관에서 혈액내의 성분이 망막으로 유출되어 부종이 생기고 이 부종이 다시 혈액순환을 가로막아 망막의 각종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당뇨병성 망막증 이외에도 수정체의 변화, 홍채염, 안근마비, 시신경염 등 여러가지 시력 장애를 만들 수 있는데 이중에서 당뇨병성 망막증의 발생 빈도가 높고, 가장 심한 시력장애를 가져오며 치료하기도 가장 어렵습니다. 당뇨병에 의한 전신혈관의 손상이 신장혈관을 침범하게 되면 신장의 혈액여과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쳐, 체내에 과다한 수분 및 독성 물질을 축적시키게 되며 소변을 통해 단백질 등 영양분의 소실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러한 신장기능의 장애를 ‘당뇨병성 신증’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신장기능의 손상은 고혈압의 발병과도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하여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크며 뇌에 있는 혈관에 악영향을 주어 뇌졸중의 발병 가능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 당뇨병을 앓아온 환자에게는 팔, 다리, 발의 주요 혈관이 막히고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 괴저, 피부궤양, 간헐성 파행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대사장애 또는 신경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장애에 의해 다리의 통증 및 감각 이상, 저린 느낌 등이 나타나는 말초신경증이 올 수 있습니다. 당뇨병에 대한 양방치료방법에는 크게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요법이 있습니다. 경구혈당강하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기거나 인슐린의 이용도를 높이는 등의 작용을 하는 약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인슐린 비의존형 환자 : 인슐린은 분비되나 혈당 및 기타 대사의 원활한 조절을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한 환자)로 성년 후에 발병했으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효과가 없는 경형·중형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인슐린 요법은 가공하여 만든 인슐린제제를 인체에 직접 보급하는 방법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인슐린 의존형 환자 :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 사용되며 제2형 당뇨병 환자라도 식이요법, 운동요법, 경구혈당강하제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인슐린 요법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요법은 치료방법이기 보다는 관리의 방법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혈당치만 조절해 줄뿐이지 당뇨병 그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인슐린이 분비되고 있다면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적절히 시행함으로서 혈당치를 조절하고,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요법에만 의존하게 되면 어느 정도 갖고 있던 기능마저 퇴화해 버리며 결국 인슐린 비의존형 환자가 인슐린 의존형 환자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인간이 분비하는 것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인슐린이라 하더라도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의 기능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여 저혈당의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병행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병(소갈)을 각각 상(上)·중(中)·하(下)소로 구분한다고 지난 호에서 말씀드렸습니다. 한의학 의서인 ‘저방’에 보면 당뇨병의 치료는 폐를 보하고 화를 내리며 혈액을 생기게 하는 것을 위주로 하여 상소·중소·하소를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고 했습다. 상소란 혀가 붉어지고 갈라지며 갈증이 몹시 나서 물을 켜는 것인데, 여기에는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參湯)을 주로 쓰며 이 약은 먹기는 잘 하면서 갈증이 나는 것도 치료합니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면서 갈증이 나는 데는 가미전씨백출산(加味錢氏白朮散)이나 맥문동음자(麥門冬飮子), 강심탕(降心湯), 인삼석고탕(人蔘石膏湯), 청심연자음(淸心蓮子飮), 화열익기탕(火血益氣湯), 생진양혈탕(生津養血湯), 황금탕(黃芩湯)이 좋습니다. 중소란 음식을 잘 먹으면서도 여위고 저절로 땀이 나며 대변이 굳고 소변이 잦은 것으로 이런 증상에는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 가감삼황원(加減三黃元)을 주로 쓰며 난향음자(蘭香飮子), 생진감로탕(生津甘露湯), 순기산(順氣散), 인삼산(人蔘散), 우즙고(藕汁膏)를 쓸 수도 있습니다. 하소란 신열이 나서 손발을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자꾸 물을 마시며, 귓바퀴가 거멓게 되도록 마르며, 소변이 기름 같고 허벅지와 무릎이 마르며 가늘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에는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을 주로 쓰며 인삼복령산(人蔘茯笭散), 가감팔미원(加減八味元), 가감신기환(加減腎氣丸), 보신지황원(補腎地黃元), 녹용환(鹿茸丸)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약물 치료와 함께 침구치료를 병행하는데 한의학적 치료법은 단순한 혈당의 조절뿐만이 아니라 췌장의 기능과 인슐린 대사의 회복을 통한 당뇨병 자체의 치료를 목표로 합니다. 당뇨병은 완치가 쉽지 않는 질환이지만 관리를 잘하면 혈당이 잘 조절되고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 또는 지연시킬 수 있어, 병이 없는 것처럼 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당뇨병의 주의사항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입니다. 대개 당뇨병 환자들은 무조건 적게 먹고, 당뇨에 특별히 좋은 것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당뇨식은 ‘조절식’으로 혈당을 잘 조절하고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루동안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개개인의 열량범위 내에서 모든 영양소가 포함되도록 골고루 먹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섭취 열량의 60％는 탄수화물, 20％는 단백질, 20％는 지방질로 하며 아침 25％, 점심 35％, 저녁 30％, 간식 10％ 등으로 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당뇨환자에 있어 운동은 과다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포도당을 끌어들여 연료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지게 되며 이러한 효과는 혈당조절이 잘 안되던 환자에게서 혈당을 정상화하거나, 혈당조절을 잘 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는 인슐린이나 약의 사용량을 줄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식욕을 조절하여 주고, 체중을 감소시켜 이차적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심장기능을 더 튼튼하게 하여 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도와주며 스트레스의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혈압이 높은 경우나 혈당이 300mg/㎗이상인 경우는 혈압과 혈당을 일정정도 조절한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망막증으로 초자체출혈의 위험이 있거나 당뇨병성 족부병변으로 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피해야합니다. 적절한 운동법은 인체의 여러 근육 부위가 장기간 쉬지 않고 리듬있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며 가능하면 몸의 큰 근육들을 사용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좋습니다. 즉 조깅, 수영, 테니스,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등의 운동이 권할만한 운동입니다. 처음에는 낮은 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운동을 실시하고 이후 차차 증가시켜 나가야 하며 운동 중에는 포도당이 근육 속으로 들어가 이용되기 때문에 저혈당이 초래되어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필자연락처 :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