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100년만의 무더위 예고로 에어컨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하더니 5월 말 기상청에서 '100년만의 폭염은 없다'고 발표해 가전업계 등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아시아 지역 여름철 기후에 영향을 주는 티베트 상층의 고기압 발달이 지연돼 우리나라가 점차 상층 기압골 영향권에 들면서 고온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여름철 중반에 저온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으로 올 여름이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세기 말 이후 가장 무더울 것이라며 올 초 미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전망이 완전히 뒤집힌 것입니다. 에어컨 업계 등은 울상이겠지만 더위로 인한 고생이 덜할 것이므로 정말 다행입니다. 최근 우리들이 쓰는 많은 단어 중 그 횟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웰빙’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웰빙’ 바람이 강타하고 있습니다. ‘웰빙’은 행복, 안녕, 복지, 복리,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육체의 건강만을 목표하는 것이 아님에도 그 주류는 식품이나 운동 등 주로 육체의 건강에 초점을 두고 있는 듯 합니다. ‘웰빙’을 위한 수많은 식품과 운동기구들이 선전되고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반신욕을 포함한 건강 목욕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욕은 단순히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청결수단 외에 질병치료나 종교의식의 수단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고대 문헌의 하나인 '신농본초경'에는 진한시대이전부터 천수(泉水)를 질병치료에 이용한 기록이 있으며, 송원시대 장자화의 ‘유문사친’에는 설수(雪水)를 안과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하였습니다. 또한 명대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물로 목욕하는 법, 물을 마시는 법을 구분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 목욕의 건강효과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또한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몸밖으로 배출하여 피부건강 등을 돕고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켜 기분까지 전환시켜주기도 합니다. 목욕을 할 때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피부의 지방질이 지나치게 씻겨나가므로 물 온도는 미지근한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샤워를 할 때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심장에서 먼 쪽부터 물을 뿌리도록 하여 발-다리, 손-팔, 목-어깨-가슴-등-배, 얼굴 순서로 하는 것이 좋으며 마지막에는 약간 차가운 물로 발등부터 목까지 서서히 샤워하면 피부에 탄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입욕(욕조목욕)은 근육의 피로를 풀고 피부 속 노폐물도 없애줄 수 있는데 목욕 전 물 한잔은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되며 욕조에 몸을 담근 뒤 따뜻한 녹차를 천천히 마시는 것도 땀을 내는 데 좋습니다. 최근 허브나 약재 등의 입욕제를 이용한 목욕법이 유행인데 입욕제를 이용한 목욕법을 약욕법이라 합니다. 인체의 수많은 땀구멍과 피부를 통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동시에 입욕제로 쓰이는 약제의 약성을 흡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 입욕제인 쑥은 생리통, 자궁내막염 등 냉증으로 생기기 쉬운 부인병 치료에 좋습니다. 그늘에 말린 쑥 적당량을 면 헝겊 주머니에 싸서 물에 우려내어 20～30분 가량이 목욕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이외에 솔잎은 신경통, 류마티스 질환에 청주는 위장병과 변비에 해조류는 각종 피부질환에 마늘은 만성피로와 정력감퇴에 갈색깻잎은 고혈압에 삼백초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무좀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를 가진 분들은 피부를 청결히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잦은 목욕 특히 너무 더운물 자극은 오히려 아토피를 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해조목욕, 박하목욕, 창포목욕 등 열을 내리는 재료로 목욕을 하면 좋습니다. 약욕법과 함께 반신욕도 보편화되었는데 반신욕(半身浴)은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8℃ 정도의 따뜻한 물 속에 명치 아래, 즉 하반신만을 20～30분간 담그는 목욕법을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 하여 인체의 상부는 시원하게 하고 하초는 따뜻하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으며, 반대로 상부에 비해 하초가 냉하면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반신욕은 이러한 인체내 열에너지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좋은 건강요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신욕의 효과는 하반신을 뜨겁게 데워주는 효과로 냉증으로 인한 부인병 치료에 좋으며,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나 오랜 전신욕이 부적절한 허약자나 고혈압환자, 뇌졸증 환자에게 적당합니다. 또한 온도가 조금 높은 42℃ 전후의 반신욕은 전신욕에 비해 대사를 높게 유지하는데 유리하여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나 비만의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높은 수온의 목욕은 피부에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반신욕이 끝나면 먼저 양말을 신고 내의를 입는 순서로 옷을 입어, 하반신을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신욕시 주의해야 할 점은 탕에 들어가기 전 몸에 물을 끼얹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발만 물에 적신 후 탕에 하반신을 담그며 이 때 팔을 물에 담그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 아토피 환자의 목욕법 목욕물은 정상적인 목욕물보다 온도를 낮추어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야 가려움증을 느끼지 않는다. 목욕시간은 약 5～10분 정도가 적당하며, 보통 하루에 한번 내지는 두 번 정도 시행한다. 1) 전분목욕 요법 - 전분 (0.5 ~ 1kg)을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푼 후 목욕한다. - 완화, 소양, 지양 작용이 있어 아토피 피부염을 호전시키고 동반되는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준다. 2) 꽃 목욕 요법 - 아로마 치료와 효과 유사하여 수렴, 소염, 지해작용이 있다. 3) 차수욕 요법 - 욕조에 차(茶) 넣은 후 목욕을 하는 것으로 항생 및 피부 보호작용이 있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준다. 4) 오렌지 및 레몬 목욕 요법 - 비타민 C 효과를 볼 수 있다. 5) 쌀 목욕법 - 쌀과 쌀 발효물을 재료로 하는 것인데 피부를 부드럽게 해준다. 6) 꿀 목욕법 - 피로제거에 좋다. 7) 우유 목욕법 - 한컵 우유 속의 젖산이 모공을 좁혀주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준다. 8) 백초 목욕법 - 한컵의 백초를 넣고 10분간 몸을 담근다. 9) 쌀겨 목욕법 - 쌀겨 1～2kg을 끓여 온수와 섞는다. -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며 피부를 진정시키고 부드럽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