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의 전환 임 정 욱 (주)IFPK 재정컨설턴트 2004년 한 해 최대의 화두는 바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사회구조의 붕괴와 초 저금리시대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인구의 고령화는 수명 연장으로 노인들이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대신 출산율 하락으로 한창 일 할 젊은이들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볼 일은 아니다.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생산인구의 감소와 국민연금의 뇌관을 건드리면서 우리 사회에 재앙의 그림자를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의 감소는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져 다시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는 볼 수 없을 것이며 폭발적인 노인 인구의 증가로 나라 살림은 적자에서 허덕일 것이고 국민연금은 가뭄 철에 저수지 물 빠지듯 소리 없이 줄어들 것이다. 해결책을 찾기는 찾아야 할텐데… 한편, 지금 우리 나라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기존에 살아왔던 모든 방식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특히 개인 재정 부분에서의 구조조정은 심각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이러한 변화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가운 시그널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시중자금의 흐름이 확연이 달라진 것이다. 저금리를 배경으로 은행권에 있던 자금과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자금이동이 본격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이 같은 자금흐름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저금리라는 구조적인 요인이 이제까지 저축이 중심이 되어있던 자금흐름을 투자쪽으로 돌려놓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간접투자인 펀드투자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서만 1조 1천억원, 혼합형 펀드는 올해만 7천억원 정도가 순수하게 증가했다. 보험쪽도 상황이 비슷하다. 변액보험의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평균 한 달 2~3천억원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증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들 한다. 증시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종합주가지수 1000돌파라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지금 증시에 밀려드는 변화의 물결이다. 시장의 질 자체가 달라지고 있고, 그것의 결과물이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수의 움직임 자체보다는 변화하는 시장에 관심을 둬야 한다． 과거 1000포인트 이상에서 지수가 머무른 기간이 평균 63.5일에 불과했었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나 거액의 자산가들도 주식시장을 투기장으로 밖에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은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000이 새로운 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물결이 시장에 흘러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자금시장을 둘러싼 흐름이 바뀌게 된 주된 이유는 우선 한국의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우리 나라는 IMF 위기를 수습한 뒤 연 3~5％의 안정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장기투자의 첫 번째 요소인 경기변동성이 축소됐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성장성이 정체된 것이 아니다．IMF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를 고비로 연 5％의 고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치방크는 한국경제가 앞으로 2020년까지 연평균 3.3％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34개 공업국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이다. 향후 한국시장의 전망은 밝다．경기국면에도 차이가 있다. 과거 한국주가가 1000을 돌파하던 시기는 세계나 한국이나 모두 경기가 고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가 저점에 놓여 있다.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아서 수출중심의 한국경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경기나 기업이익 측면에서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는 시점에서 1000포인트를 맞고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우선 대체투자 대상이 없다. 과거 1000포인트 전후의 금리수준은 9~15％였다. 하지만 지금은 4％대에 머물고 있다. 과거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차익을 실현한 뒤 예금이나 채권에 묻어뒀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못된다. 오히려 국내 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권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가격 안정정책으로 당분간 부동산시장에서 큰 시세를 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내년에 10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한다. 기업들은 IMF 이후 엄청나게 변화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주주중시경영의 결과로 배당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경영관행의 변화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면서 기업의 체질을 강화시키고 있다. 한국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여전히 싸다는 점이다. 주가는 올랐지만, 아직도 주가는 여전히 싸다. 지난 94년과 99년 1000포인트 진입시 PER(주가수익비율)는 각각 20배와 15배였다. 그러나 현재는 7.5배 수준이다.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설명하려 하지만, 오히려 과거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줄어든 게 현실이다. 외국인투자가의 시가총액 보유비중이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는 게 이를 잘 보여준다. 청산가치와 비교해도 저평가 현상은 그대로 나타난다． 또 시장도 투명해져 정보나 작전이라는 단어의 사용빈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 결과 장기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월평균 2천~3천억원씩 유입되고 있는 적립식펀드는 자발적 장기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잘 보여준다. 현재 구도에 별다른 변화만 없다면 거듭되는 과열론으로 인해 때때로 적절한 조정도 보이겠지만 주가가 앞으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이 진실로 거듭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재평가 및 시각변화가 이뤄진다면 현재 가격의 2∼3배 상승은 기본이며 현재 시점에서 주식에 손을 대느냐 안대느냐가 인생을 좌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시장을 평정했다. 아직도 가계 자금 중에서 주식 보유비중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간접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향후 일어나게 될 자금의 대 이동 즉 ‘부의 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구조속에서 국가의 지원 없이는 늙어서 고독한 그리고 처절한 가난과의 싸움을 천천히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패러다임은 이제 막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둘러서 동참하지 않으면 인생을 변화시킬 마지막 기회를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연락처 : ☎ 010-7312-6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