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五十肩) 2005년의 시작이 얼마전인 듯 한데 시간은 벌써 2월입니다. 지난 1월은 월초 발생한 ‘결식 아동 부실 도시락 사건’으로 우리의 가슴을 참으로 답답하게 하였습니다. 한참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배달된 부실한 도시락, 그 부실한 도시락을 받고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적어 쓴 아이들의 쪽지 앞에서 어른들은 많이도 미안하고 부끄러워야 했습니다. 이 기사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이 무려 10조8천억 원이며 최근 4년째 매년 마쓰시타, 도시바, 소니 등 일본 10대 전자업체의 순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순이익을 냈다는 기사와 맞물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2005년 한해는 우리의 밝고 따스함이 우리 곁 어둡고 추운 구석을 크게 줄여가는 시작의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월 호에서는 여러 관절질환 중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2월에는 관절질환이 호발하는 어깨의 증상 중 오십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오십견은 40~60세 사이에 견관절부위에 통증과 심한 견관절 운동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동결견(Frozen Shoulder)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합니다. 여성환자의 비율이 남성의 2배 정도이며 당뇨가 있을 경우 5배 이상 발병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노화에 따른 어깨 관절 주위 연부 조직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됩니다. 통증과 심한 운동제한이 발생하는 오십견의 증상들은 대개 4단계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제 1단계는 통증이 증가하는 시기, 제 2단계는 통증이 감소하면서 경직이 나타나는 시기, 제 3단계는 통증이 소실되면서 경직이 남는 시기, 제 4단계는 경직이 풀어지면서 정상 회복되는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증은 견관절을 외전, 외회전, 신전시킬 때 악화되며 심해지면 환부쪽으로 누워 잠자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각 단계별로 보통 4~8개월이 소요되며 전체적으로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약 1~2년이 소요되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약 2년 정도면 대부분 정상회복이 됩니다. 그러나 이 기간이 너무나 길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치료의 초점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의 회복과 통증의 감소에 있습니다. 대개는 임상증상이나 간단한 운동 검사로 진단하게 되는데 환자들의 X-선 검사에서는 어깨 관절에 석회 침착이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십견으로 오인되기 쉬운 것으로 골프나 헬스 등 갑작스런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회전근 파열’이 있는데 오십견으로 오인하여 방치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종합병원이 어깨 통증 환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5년 전 만해도 오십견 환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어깨 근육이 파열된 환자수가 오십견 환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약해짐에도 불구하고 몸상태를 살피지 않고 무리한 운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회전근 파열의 증상은 팔을 잘 움직일 수 없는 오십견과는 달리 누가 위로 잡아당기면 팔이 비교적 잘 올라가지만 손을 놓으면 툭 떨어지는데 이러한 증상은 어깨근육이 끊어져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파열 부위가 작으면 간단한 관절경 수술을 받으면 되지만 완전히 끊어지면 근육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큰 수술이 필요하게 되므로 어깨 통증이 어느 정도 지속되면 가만히 있어도 낫는 병이라고 간과하지 말고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십견은 결국 회복이 되는 질환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 양방에서는 진통제를 투여하게 되고 그 외 안정 온열요법, 운동요법 등을 병행하며 증세가 심하면 관절경을 이용해 염증을 제거하는 등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오십견은 견비통(肩臂痛)으로 분류되며 ‘어혈(瘀血), 풍(風), 한(寒), 습(濕), 오장(五腸) 중에서 간, 비장(脾臟·지라), 심장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근(筋·근육)과 골(骨·관절)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견비통의 한의학적인 원인은 간신부족(肝腎不足), 기혈허약(氣血虛弱), 불통칙통(不通則痛) 등으로 설명하는데 한의학에서는 肝의 기능과 관련하여 ‘肝은 筋을 生한다’, ‘肝의 合은 筋이다’, ‘肝은 疲勞에 견디는 本이다’, ‘肝이 왕성하면 筋도 충실하다’ 라고 하였으며 腎과 관련하여서는 ‘腎은 骨을 주관하고 骨髓를 生한다’라고 하여 인체의 근, 골, 관절의 병변을 간장과 신장의 이상과 연관하여 그 치료법을 찾았습니다. 오십견의 치료에는 한약과 침·뜸, 물리치료 등을 모두 적용합니다. 한약을 사용할 때는 간과 신장의 기능을 북돋우고 기와 혈을 보충해주며 기혈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처방을 선택하고 침, 뜸을 통해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오십견의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시간이상 조깅, 경보, 수영, 등산, 가벼운 에어로빅 등의 전신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실내에서는 가끔씩 어깨와 등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체조를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십견이 발생하면 어깨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온열요법이 효과가 있는데 40~42도 정도의 약간 뜨거운 물에서 10~15분 정도 온탕을 하거나 핫팩이나 뜨거운 물수건 등으로 어깨 찜질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돼 통증이 완화됩니다. 필자연락처 : ☎ (02)2247-1075 ▶ 오십견 환자가 시행하는 자가 요법 ◀ 1. 다리미 체조 1) 한 손으로 의자나 책상에 기대고 앞으로 숙여서 아픈 쪽의 손을 떨어뜨린다. 2) 반동을 주면서 좌우로 흔든다. 3) 반동을 주면서 오른쪽으로 돌린다. 다음에는 왼쪽으로 돌린다. 2. 벽, 장롱을 이용한 체조 1) 다리미 체조로 운동 범위의 개선이 확인되었다면 이번에는 마주 향한 벽을 손가락을 번갈아 가며 위로 올라가는 체조이다. 또한 똑같은 자세로 벽을 위로 미끄러져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체조를 말한다. 2) 장롱같은 모서리에 가급적 거상한 손을 올려놓고 그 상태에서 무릎을 굽힌다. 3. 타올체조 1) 타올의 양끝을 잡고 이것을 머리위, 목뒤, 등으로 가져간다. 2) 목욕할 때 등을 씻는 것처럼 허리 뒤로 아픈 팔을 당겨올린다. 3) 아픈 어깨가 움직이기 쉽게 건강한 손으로 타올을 사용하여 당긴다. 4. 저하체조 : 외회전 운동 1) 문에 서서 몸에 팔을 붙인 채로 팔꿈치를 직각으로 굽힌다. 2) 손바닥을 벽에 대고 건강한 손으로 아픈 팔을 고정하고 천천히 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