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성 관절염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대통령 탄핵사건, 유영철, 고 김선일씨 참수사건, 수능 부정,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 등 숨가쁘게 흘러간 2004년이 마무리되고 2005년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아픈 사건들보다는 따뜻하고 상쾌한 일들만이 가득하기를 소망해봅니다. 겨울의 시작은 더디어 12월 중순까지는 철모르고 피어나는 꽃들을 볼 수 있기도 하였지만 계절은 어느덧 겨울 한 중간에 있습니다.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개의 근골격계 환자들은 겨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차가운 날씨가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크고 작은 뼈를 연결하는 관절에 나타나는 관절질환의 종류만도 100여 개에 이릅니다. 이번 달에는 노화나 퇴행성 변화에 의하여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만성 관절질환인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다른 관절질환과 달리 국소의 관절부위에만 국한되어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만성 염증성 활막염이 팔다리 여러 말단관절에 대칭적으로 침범하여 관절을 파괴시키고 관절 기능을 소실하게 하는 질병입니다. 발병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일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자가면역 질환으로써 인체백혈구항원 유전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해 보호작용을 해야하는 면역세포들이 오히려 반대로 우리 몸의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여 질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합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유병율은 성인 인구의 대략 1％ 정도에 해당하며 30대에서 40대에 많이 발생하고 남자보다 여자가 3배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발병 후 2년 내에 완전 치유되는 환자는 10％ 내외에 머물 정도로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며 20~30％정도의 환자는 처음 발생한 관절의 상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50％정도의 환자는 만성화되면서 아픈 관절의 수가 늘어나는 무서운 병입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증상은 피로감, 식욕부진, 쇠약감 등의 만성 질환의 비특이적인 증상과 함께 서서히 발생하는 관절통증과 종창을 보입니다. 대개의 경우 서서히 발생하지만 약 10％ 정도는 급성으로 발병하기도 합니다. 주로 침범하는 관절은 손목이나 손가락 관절, 발 관절이며 심한 경우에는 어깨, 팔꿈치, 무릎관절, 고관절처럼 활막이 많은 관절을 침범하기도합니다. 초기 관절 증상으로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관절의 경직이 나타나는데 주로 아침에 더욱 잘 나타납니다. 이를 아침경직이라고 하며 이는 활막과 관절 주위 조직의 부종에 의해 나타나 아침에 일어날 때 모든 관절마디가 뻣뻣함으로 인해 관절 운동 장애를 일으키지만 낮이 되면서 완화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아침경직이 풀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얼마나 호전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관절염의 존재 여부는 관절이 붓고 통증이 있으며, 눌러서 통증이 인지되는 관절압통이 있으면 관절염이 있다고 보며 지속되면 활막세포들이 증식하게되고 혈관들이 자라나 활막이 두껍게 변하게 됩니다. 이는 겉으로 만져지며 주로 초기에는 손가락이나 발의 작은 관절에서 관찰됩니다. 관절염으로 인해 관절활막이 증식하면 관절 삼출액이 생기면서 관절이 붓고 관절을 구부리면 관절내의 압력이 올라가 통증이 더욱 악화됩니다. 점차 관절연골이 파괴되고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는데 이는 염증으로 인한 관절연골과 관절 주위 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일어납니다. 점차 관절연골이 파괴되면 관절운동 제한이 생기고 부분 관절 강직이 발생되면서 관절이 굳어지면서 구부러지는 관절구축이 병발됩니다. 병이 계속 진행되면 관절은 더욱 굳어지고 나중에는 완전히 관절이 굳어지는 강직상태가 됩니다. 보통 나타나는 변형으로는 손가락 마디는 붓고 굵어지며 손가락이 바깥쪽으로 쏠리며 여러 형태의 변형이 동반됩니다. 발에서는 엄지발가락 마디가 내측으로 돌출되며 발가락이 굽어지고 무릎은 구부러져 심한 굴곡구축이 생기며 손목과 팔꿈치 관절은 굵어지면서 굽어지고 완전히 굳어집니다. 병이 계속 진행되면 걷지 못하게되고 나중에는 앉은뱅이 같이 되기도 합니다. 혈청 검사에서 류마티스양 인자가 발견되었을 때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확진하게 되지만 혈청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는 70％ 정도여서 확진에는 증상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여러 골관절질환을 역절풍, 한성역절풍, 백호역절풍, 류풍습, 학슬풍, 슬안풍, 담음견비통 등으로 분류하였습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이중 비(痺), 역절풍(歷節風) 등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비(痺)란 폐(閉)즉 막힌다는 뜻으로 모든 운동, 감각장애를 나타내는데 그 중에서도 몸에 한열(寒熱)이 같이 나타나며 관절통이 일정한 부위에 나타나지 않고 상하, 좌우로 옮겨져 나타나 행비(行痺)라고도 부르는 풍비(風痺)가 이에 속합니다. 역절풍(歷節風)은 팔다리 모든 뼈마디마디에 심한 동통이 있으며 결국은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없는 것으로 대체로 동통은 옮겨다닌다 하였습니다. 이의 원인은 風, 寒, 濕邪가 몸에 침범하여 오랜 기간 경락과 관절에 머물러서 기혈이 잘 흐르지 못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봅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요법, 침구요법, 약침요법 등이 있으며 발병초기나 實證에는 祛邪위주로 하여 風, 寒, 濕邪를 몰아내고 경락을 소통시켜 기혈을 잘 흐르게 하고 오랜 만성질환과 虛症에는 祛邪와 扶正(원기를 보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줌)의 복합치료를 합니다. 이중 약물요법은 급성기인 실증기에는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몸에서 풍과 습한 기운을 제거해주는 가미소풍활혈탕, 대강활탕, 영선제통음 등의 처방을 활용하며 만성기인 허증기에는 기혈(氣血)과 간신(肝腎)의 기능을 보(補)하고 자양(滋養)해 주는 사육탕, 황기방풍탕, 삼기음 등의 처방을 활용합니다. 침구요법 중 체침요법은 전신의 경혈점 자극을 통하여 경락의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관절염을 치료하게 되며 특히 통증의 제거에 많이 사용됩니다. 뜸요법은 쑥이나 기타 약물을 체표의 경혈점 위에서 태움으로 생기는 온열자극을 통해 경락의 기혈 순환을 활발히 하여 치료할 뿐만 아니라 예방의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약침요법(벌약침요법)이 개발되어 면역기능의 변화를 유도하여 류마티스 및 제반 관절염 질환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관리방법은 고열량, 고단백 식사 및 충분한 비타민 등의 적절한 영양공급, 물리치료 및 안정으로 급성기에는 우선 휴식토록 하며 이때 심한 운동은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의 강직을 유발하게 되고 근육의 위축이 동반되어 이후의 운동 능력이 크게 감소되므로 적절한 정도의 운동은 필요합니다.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의 온열 및 한냉치료는 운동과 함께 병행하면 좋으며 뻣뻣함과 통증이 감소되면 능동적인 운동 시작합니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