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무덥던 여름이 그리 오래전이 아닌 듯한데 계절은 벌써 한겨울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스키나 보드의 계절인 겨울이 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가오는 겨울이 그리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좋지 않은 경기속의 높은 난방비는 우리 모두의 공통적인 걱정거리이지만 수족이 차고 시린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또 하나의 고비입니다. 겨울철의 차가운 손이 상대방에 불쾌감을 주어 대인관계의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손발 등이 차가운 증상은 계절을 가려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한여름에도 양말을 신어야 잠을 잘 수 있고 차가운 신체 냉기로 한이불을 덮고 자는 배우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계절을 가리지 않고 온몸 또는 특정 부위가 차고 시린 증상을 냉증이라고 하며 손이나 발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족냉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는 여성호르몬 때문입니다. 따라서 초경, 출산, 폐경 등 여성호르몬의 변동이 심할 때 증상이 시작되거나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며, 연령적으로 19세 이하의 사춘기,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에게 많은 편입니다. 인종적으로는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채식을 주로 하는 인종에서 많이 나타나며 최근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까지도 무릎이나 하체의 냉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양인들에게 흔하지 않아서인지 양의학에는 냉증이란 병명 자체는 없다고 합니다. 양의학에서는 수족냉증의 원인을 혈관염이나 혈관운동성의 이상,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의 항진,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만성질환 등으로 보고 치료법으로 혈관확장제 약물을 정기적으로 팔에 주사하거나 교감신경 차단제를 국소부위에 같이 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주사침을 이용한 영구적 교감신경 차단술을 적용하기도 하며 당뇨병성 신경병, 척추강 협착증,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으로 다리의 시림, 저림, 통증, 이상감각 등을 느끼는 환자들에게는 얼굴 주름치료 등에 사용되는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는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임상적으로 보면 갱년기, 무출산경험, 난소기능이 미약, 심장기능이상, 갑상선 기능저하, 영양실조, 빈혈, 저혈압, 위하수, 골반염증, 산후조리부조 등이 냉증을 가지는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원인들이 호르몬의 분비저하를 일으켜 자율신경 분비저하, 자율신경 기능부조, 교감신경 촉진·부교감 신경억제, 피부혈관수축·혈액량감소, 피부온도저하를 유발하여 냉증이 생기게되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약한 원기, 허약한 소화기능, 불량한 음식섭취, 과로로 인한 체력소모, 담과 어혈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 간·위열의 과부족 등이 원인이 되며 이외에도 찬바람을 맞아 생긴 감기, 저항력 약화, 빈혈, 양기부족, 대사과정 이상 등도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냉증은 부인과적으로 불임, 유산, 조산, 대하, 생리통, 월경이상, 대하(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내과적으로는 두통, 현훈, 상열하한, 안면홍조, 소화불량, 요통, 손발저림 등의 증상이, 정신과적으로는 대인 기피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수족냉증에 대한 치료는 그 원인이 다양한 만큼 어떤 이유로 증상이 나타나는지, 체질적 특징이 어떠한지를 잘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냉증은 각각의 체질에 따라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소음인의 경우는 몸이 차서 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손발과 함께 배도 차면서 오는 손발의 냉증입니다. 소음인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음식을 안먹는 것이 좋고 인삼차, 생강차가 좋습니다. 태음인과 소양인의 경우에는 열의 편중에 의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가슴과 머리에는 열이 많은데 손발은 오히려 차지는 경우로 시원한 음식과 과일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고 칡차가 좋습니다. 이런 경우에 손발이 차다고 뜨거운 약을 복용을 하면 점점 더 상체로는 열이 나고 손발은 더욱 차지게 됩니다. 따라서 상체의 열을 내려주어 단전에 쌓이게 되면 손발이 따뜻해집니다. 한방에서는 약물요법, 열습포법, 뜸요법, 침요법 등을 통해 냉증을 치료합니다. 증상의 허실에 따라 실한 상태에서 생겼으면 계지복령환 등이 허한 상태에서 생겼으면 당귀작약산 등이 주로 처방됩니다. 증상이 가벼운 사람은 생활개선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체온유지를 위해 심한 노출이나 기온에 맞지 않는 옷을 삼가고 식사는 에너지 대사율이 높은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우유, 찹쌀, 콩, 소간, 야채류를 섭취하면 좋습니다. 체력에 맞는 운동도 바람직하며 다리가 따뜻하면 온 몸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므로 15분 정도의 반신욕이나 마사지도 효과적입니다. 냉증과 함께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며 소화기능이 약하고 배가 차 설사가 잦을 때에는 계피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냉증과 함께 대하(냉)가 많고 월경이 고르지 못한 데는 익모초가 좋습니다. ■ 수족냉증 치료를 위한 반신욕 욕조에 적당한 높이로 물을 받아 약 15분 정도 따뜻한 물에 땀이 약간 날 때까지 하반신을 담근다.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1~2도 높은 37~39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며 욕조에 들어가서는 배꼽 아래까지만 물에 담그고 어깨나 팔 부분을 물 속에 넣지 않는다. 약 15분 정도면 몸 속부터 따뜻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나 팔, 얼굴, 가슴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