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건강 술의 역사는 아마도 일류의 역사와 그 길이를 함께 할 것입니다. 술은 우리의 일상 생활과 함께 하며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주변에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은 술을 힘든 일 중간에 마시는 에너지 활성제로, 기분이 울적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마시는 기분 해소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용기 촉진제로, 식사 때 입맛이 돋구는 미각 촉진제로,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마시는 흥분제로 매우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술은 단순히 기호품이나 음식물을 넘어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중독성 물질이기도 합니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각종 모임이 많아지면서 술자리도 빈번해지게 됩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연말연시 알콜 소비량이 일년분의 거의 과반에 가깝다합니다. 따라서 어느 때 보다 지혜로운 음주법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신 술은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가게 됩니다. 간은 술을 해독하는 공장으로 사람에 따라 간에서의 해독과정에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쉽게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알코올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낮아 술의 흡수율이 높고, 간에서는 대사속도가 빨라 불쾌감을 일으키는 아세트 알데하이드라는 중간 대사물을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마다도 술에 대한 반응도에 차이가 있어 일정량의 술을 어떤 사람은 아무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마실 수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고 구역질이 나며 두드러기까지 나기도 합니다. 이는 술 분해 효소 중 하나인 아세트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가 인종 및 사람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한의서에서는 절제된 음주는 에너지원이 되어 풍한을 방어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정신적인 울체나 긴장을 풀어주고, 약의 기운을 끌어올리는 등의 역할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절제되지 못한 음주는 이성을 마비시켜 인성을 변하게 하고 숙취로 인해 생활의 리듬을 깨뜨리며 일의 능률을 저하시키고 몸에 이상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미국대학의 적정 음주량 기준치 마련을 위한 연구에 의하면 3일 동안 1Kg의 체중 당 최대한 0.7gm의 알코올(예: 체중 70Kg 당 49gm의 알코올. 소주 2홉들이 한 병의 알코올 양은 90gm)이상의 술을 마시지 말라고 권유하였으며 아무리 많이 마셔도 하루 24시간 동안에 0.8gm(체중 70Kg 당 56gm, 즉 소주 2/3병)이상의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술잔 한잔에는 약 15gm의 알코올이 함유되게끔 되어있으므로 어느 종류의 술이든 하루에 마시는 술의 총량이 3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적당량이라는 것입니다. 주독이 어느 정도 쌓이면 대게 ‘마실 때마다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편치 못하며 구역질이 나오고 소변이 잘 안 나온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일상의 음주병으로 더욱 진행되면 간질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알코올로 인한 간 질환에는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병증 등이 있습니다. 지방간은 알코올로 인해 지방이 간에 침착되는 것으로 간세포에 지방질이 굳어 간세포가 부풀게 되는 경우를 말하며 알코올성 간염은 부종, 황달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질환의 말기 상태로 간세포가 파괴되 굳어지는 병으로 다량의 알코올 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간은 통증에 가장 둔감한 장기이므로 평소 민감한 주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주상과 숙취에 대한 한방학적 치료원칙은 발한(發汗)과 이소변(利小便)입니다. 즉 술로 인해 생긴 습열독(濕熱毒:습기와 열기가 혼재된 병리적 상태)을 땀과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주독(酒毒)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한약처방으로는 가미대금음자(加味對金飮子),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 등이 있으며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차(茶)로는 칡즙, 칡차, 구기자차, 인삼차, 유자차, 생강차 등이 있습니다. 또한 따뜻한 꿀물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쥬스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숙취로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북어국, 조개국, 선지국, 콩나물국 등의 해장국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주상과 숙취를 막기 위해서는 건강한 음주습관도 중요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빈속에 술을 마시거나 속도를 내어 술을 돌리고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술은 많은 양이 위에서 흡수되어 위 점막을 파괴시켜 위벽을 헐게 만들며,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술로 인해 몸 속의 장기도 영향을 받고 다음날까지 숙취로 고생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술을 마시더라도 꼭 식사 후에 술을 마시고, 천천히 자신이 속도를 조절해가며 마실 수 있도록 서로를 배려하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날에는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가급적 한가지 종류를 마시는게 현명하고 음주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술로 인한 지방간이나 간염 또는 간경변증의 발생률이 감소되므로 고단백 저지방이 이상적이며 대표적인 음식으로 두부를 들 수 있습니다. 술은 물에 담긴 불과 같은 존재입니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며 그 선택은 마시는 우리의 몫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평소 주량에 맞추어 과음하지 않도록 자제를 하며 건강하게 술을 마신다면 술은 우리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삶의 좋은 윤활제로서의 역할을 기꺼이 해낼 것입니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 ■ 건강한 음주법 ① 술을 마시되 적어도 2~3일 간격을 두어(休肝日) 간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공복을 피하고 적당한 안주와 함께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③ 술은 섞어 마시는게 좋지 않으며 부득이 섞어 마실 경우는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해 취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④ 숙취는 풀되 해장술은 절대금물이며, 우선 목욕과 운동 등으로 땀을 낸 뒤, 따뜻한 꿀물이나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차(유자차, 구기자차, 생강차)나 당분이 많이 함유된 과일쥬스 등을 먹는 게 좋다. ⑤ 해주독(解酒毒)하는데는 칡즙이나 칡차, 인삼차 등과 북어국, 조개국, 선지국, 콩나물국 등이 도움된다. ■ 한국인의 알코올중독 선별을 위한 설문지 아래의 12가지 질문 중에서 4개 이상 ‘예’라고 대답하거나 10번 질문이나 11번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사람은 알코올중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인의 알코올중독 선별을 위한 설문지 1. 자기 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 인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 2. 혼자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3.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신다. 4.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5.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거의 참을 수 없다. 6. 최근에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2회/6개월 이상) 7. 대인 관계나 사회 생활에 술이 해로웠다고 느낀다. 8. 술로 인해 직업 기능에 상당한 손상이 있다. 9. 술로 인해 배우자(보호자)가 나를 떠났거나 떠난다고 경고한다. 10. 술이 깨면 진땀, 손 떨림, 불안이나 좌절 혹은 불면을 경험한다. 11. 술을 깨면서 공포(섬망)나 몸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경험하거나 혹은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12. 술로 인해 생긴 문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