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한 정 헌 늘푸른 한의원 원장 축농증 10년만의 더위에 모두 힘들어하던 여름은 저만큼 가버리고 이제 10월입니다. 지난 9월에는 아쉬운 듯 떠나지 않는 여름의 흔적처럼 낮으로는 덥고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어 많은 분들이 감기로 고생하셨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1년 내내 콧물을 달고 다니는 아이들이 흔했습니다. 입학식 풍경하면 떠오르는 것이 가슴 앞 손수건이었던 시절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지속적 콧물을 만드는 병은 감기, 비염, 축농증 등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축농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축농증이란 생리적으로 존재하는 체강(體腔)에 화농성염이 생겨 농즙이 배설되지 않고 저류(貯留)한 상태를 말하는데 체내의 늑막강(肋幕腔), 부비강(副鼻腔), 관절, 뇌강(腦腔) 등의 체강 안에 농이 괴어 있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부비강염, 특히 상악동염에서 농즙이 부비강이나 상악동에 저류해 있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만성부비강염을 축농증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축농증(부비강염)은 급성·만성 부비강염으로 나눕니다. 급성부비강염은 코감기나 알레르기성비염의 합병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 축농증을 말하는 만성부비강염은 급성부비강염이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만성화한 것이 많으므로 세균감염에 의한 화농성부비강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개 여섯 살 이상의 어린이들은 압박감에 따른 얼굴의 통증이나 코의 답답함 증세를 말함으로써 축농증의 초기 증상을 알 수 있지만, 좀 더 어린 아이에서는 진단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증상이 시작된 뒤 5~7일 정도 지나면 상태가 좋아지고, 열흘쯤 지나면 증세가 거의 없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감기가 나을 듯 하다가 다시 누런 콧물이 나고 열이 오르는 등 10일 정도가 지나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급성 축농증에 걸려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히 투약할 경우 보통 잘 치료됩니다. 반면에 밤중과 아침에 기침이 심하면서 코가 막히고 누런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2~3주일 정도 계속되면 만성 축농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축농증의 증상으로는 코막힘, 노란 콧물, 콧물이 목구멍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만성기침 등이 있으며 두통은 그리 많지 않으나 코막힘에 의해 들이마시는 산소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두뇌의 무게는 체중의 2.5%정도 되지만 산소의 소모량은 전체의 20%를 차지하므로 코가 막히면 두뇌발달, 두뇌활동이 왕성해야 될 시기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축농증에 걸리면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것은 洞內분비물의 부패에서 발생되는 독소의 자극으로 인하여 신경증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생깁니다. 명랑하고 공부도 꾸준하던 아이가 침울해지고 화를 잘내게 되거나 정신적으로 쉽게 피로하게되어 매사에 지구력이 없어지거나 성의가 없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고자하는 의욕과 기억력이 감퇴되고 정신집중이 잘 안되고 산만하여 자연히 학업성적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를 비성 주의산만증이라 합니다. 축농증의 양방적인 치료는 혈관수축제 등을 콧속에 바르고, 공동 또는 코를 씻어내고 국소 또는 전신적으로 항생물질이나 항염증제를 투여하며, 때로는 근치적 수술을 하기도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축농증을 鼻淵(비연), 腦漏(뇌루), 뇌사(腦砂)등 이라 합니다. 감기, 아데노이드비대, 알레르기, 세균, 비강이나 부비동의 해부학적 구조이상, 운동신경의 장애 등 일반적인 원인 이외에도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脾(소화기), 肺(호흡기), 腎(비뇨생식·내분비)기능계의 약화를 원인으로 인식합니다.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외부의 風熱(바람기운과 열기운), 風寒(바람기운과 찬기운) 등이 호흡기로 침범하여 축농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환자의 증상정도와 체질과 변증에 따라 적합한 처방을 선택하여 부비동내의 농제거와 함께 호흡기의 방어기능 강화와 정상 생리상태로의 회복을 목표로 합니다. 사용처방은 주로 온보폐장(溫補肺臟), 거풍산한(祛風散寒), 건비익기(健脾益氣), 보폐온신(補肺溫腎)하는 처방을 주로 적용하며 증상에 따라 적절하게 가감(加減)합니다. 일반적으로 선방패독탕은 위장은 좋은데 열이 있는 증세에 적용하며 방풍통성산은 체격이 퉁퉁하고 변비가 있는 실증의 축농증에 좋습니다. 형개연교탕은 풍열사기(風熱邪氣)가 귀·코 쪽으로 올라와 축농증이 생기는 경우에 좋으며 인삼패독산은 감기 기운을 달고 살면서 축농증이 있는 아이에게 효과적입니다. 대표적 처방인 여택통기탕은 발병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경증으로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축농증에 좋습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축농증은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산만해지고 기억력이 감퇴시킬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자녀분들의 축농증을 치료해 준다면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을 주는 것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