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의 대암목장을 찾아서 1. 지역소개 금학산, 명성산, 대성산 등의 명산과 절경이 곳곳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천혜의 땅 철원군의 면적은 899 ㎢(전국의 0.83%)이다. 북위 38도, 동경 127도에 위치한 철원군은 동쪽으로는 화천, 양구, 서쪽으로는 경기도 연천, 남쪽으로는 경기도 포천과 접한 지역으로 휴전선 155마일 중 28%인 43.6마일을 포함하고 있다. 행정구역은 4개읍 3개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1995년에 65,000여명으로 최다였던 인구는 이농현상으로 점차 감소하여 2006년에는 51,000여 명에 17,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이후 농촌으로 돌아오는 인구가 늘어나 6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MZ와 관련하는 안보관광, 철새도래지, 및 각종 문화유적이 많은 지역이다. 농경지가 282.5㎢(31.4%)이고 농가 호당 평균 1.8㏊의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업지대이지만 농가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이다. 예전부터 철원평야 일대는 강원도 제1의 쌀 생산지였으며, 지금도 강원도 전체 생산량의 5분의 1 정도를 생산한다. 1970년대의 대규모 저수지 건설(산명지·토교지·동송지)과 함께 민통선 북방의 입주영농과 출입영농이 활발해지면서 1990년까지 경작지가 계속 증가한 적도 있다. 농가당 경지면적도 넓어 농업 기계화 작업이 많이 진척되어 있다. 동력경운기뿐만 아니라 농용 트랙터, 콤바인 등을 보유하여 농업생산성이 높다. 축산의 경우 젖소는 강원도 내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고 있으며(55%), 한우도 “하이록” 한우브랜드사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철원의 돼지도 도내 사육두수 중 29%를 차지할 정도 이 지역에서 농업 중 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대암목장이 위치한 철원 갈말읍 문혜리는 인근에 산정호수, 북계산 휴양림, 복주산 자연휴양림, 한탄간 레프팅 코스, 안보관광지(고석정, 제2땅굴) 등 각종 관광코스들로 둘러싸여 관광인구가 많은 편이다. 3. 대암목장의 현황 및 변천사 <목장현황> 목장명 : 대암목장 목장주 : 이성훈(50), 라매화(47) 주 소 : 강원 철원 갈말읍 문혜리 033-452-4407 총두수 : 79두 (착유우 36두, 건유우 9두, 임신우 13두 육성우 21두) 유지방 : 4.2 % 체세포 : 12만 이하 일평균 산유량 : 1,150kg 납유처 : 서울우유 <목장변천사> &#51902;1994년 : 계류우 10두로 낙농경영 시작(20두 규모의 우사, 파이프라인 착유시설) &#51902;1996년 : 우사 300평, 퇴비사 100평, 착유실 30평 &#51902;1998년 : 우사 400평 증축 &#51902;2001년 : 목장 내 진입로 포장공사(입구서 우사까지 150m 아스팔트 처리) &#51902;2003년 : 본격적인 조경사업 개시 &#51902;2005년 : 산책로 정비 &#51902;2006년 : 연못공사 완료, 인공폭포(100평) 및 소공원 공사 진행 중 4. 분뇨 처리·이용실태 및 조사료 수급상황 ○ 분뇨처리체계 및 분뇨 이용실태 분뇨는 100평 면적의 퇴비사에서 6개월간 숙성을 거친다. 생산된 퇴비는 전량을 퇴비사로부터 1년에 2회 조사료포에 환원시키고 있다. 이 목장이 소유한 2만평에 이르는 조사료포는 호밀과 수단그라스 이모작으로 운영된다. 현재 이 목장에서 생산되는 분뇨는 자체 조사료포에 환원하는 양조차 부족하여 경종농가에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 조사료수급현황 대암목장을 비롯, 3개 목장이 철원 농업기술센터 지원 하에 작목반‘풀마나’를 구성, 운영 중이다. 이들은 호밀, 수단그라스, 옥수수 10만평, 생볏짚 곤포사일리지 10만평, 건볏짚 10만평(경종농가로부터 평당 70~80원에 구입) 등으로부터 조사료를 충당하고 있어 유사비를 크게 절감하고 있다. 5. 목장의 생산환경개선과 환경미화 1) 생산환경 개선 실태 이 목장의 사양상 특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젖소 사육두수를 조사료 자급률에 맞추고 있다. 수입조사료의 급여비중은 점점 줄이고 자급조사료 생산을 위주로 하는 사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자급조사료:수입조사료=6:4). 두번째는 목장은 기존의 다른 목장처럼 과거에는 고비용 고효율의 고능력우 위주 사양관리를 해왔으나, 현재는 저비용 고효율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유사비(乳飼比)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으며, 유럽형 사양관리(5,000~5,000kg/두의 생산량)를 모델로 하는 현재의 사양관리 방식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축사내의 환기상태가 양호하여 착유우사의 경우 팬을 3기만 가동시켜 놓고 있었다. 운동장은 상태에 따라 톱밥이 수시 교체되는데 연중 총 소요되는 압축톱밥의 양은 30톤이다. 이 목장은 질병 발생이 거의 없어 수의사의 진료는 연 1회 불과하다. 목장주 스스로가 자가수정, 자가치료를 하고 있으며, 우군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목장환경에 신경을 쓰는 탓에 특별한 질병으로 고생한 일이 없어 수의사 관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임신우의 경우 이 기간 충분한 공간에서 활동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조성된 방목장에서 관리한다. 우군 중 생산유량이 크게 떨어지는 개체에는 회복에 시간과 노동력을 할애하기 보다는 일정기간 비육을 거쳐 과감히 도태한다. 현재의 납유량 1.2톤은 자가 조사료포에 의한 자급률에 근거한 결과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이 수준을 계속 유지해나 갈 예정이라고 한다. 2) 환경미화 대암목장은 진입로 뿐 아니라 도로변서부터 야생화들이 만개해있다. 도로변에 꽃들도 피어 있겠다, 외부 목장간판은 있는데 축사는 보이지 않고 내부가 식물원처럼 꾸며져 있어 호기심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진입로를 들어서면 백일홍, 루드베키아, 채송화, 원추리, 금낭화, 매발톱 등의 식물과 군데마다 장식되어 있는 석등과 석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감탄하게 된다. 지금껏 조경을 비롯한 목장미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교체한 포크레인 숫자만 4대에 이를 정도로 이성훈 목장주의 의욕은 확고하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구체적으로 깨끗한 목장 가꾸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10여 년 전 모두가 겪은 IMF 때 였다고 한다. 당시 사료값 폭등으로 엄청난 수익감소로 이어졌을 때, 수입에 의존한 낙농은 미래가 없다는 판단 하에 사육두수를 비롯한 시설들은 적당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규모만으로 유지하는 대신‘낙농’을 주제로 주말농장 및 회원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 목장은 낙농경영 이전, 한우와 경종을 겸업하던 당시부터 조경기반이 닦여지기 시작했다. 1987년 현재의 목장 뒤편에 있는 야산중턱에 잣나무 숲을 조림한 이후, IMF때는 관상수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이를 기회로 삼아 적극 매입하기 시작하여 98년에는 주목나무 100본, 2003년에는 철쭉 2,700수 등 연차적으로 조경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아예 목장 내 묘목장이 있어 적시적소에 식수가 이뤄지고 있다. 곳곳마다 단일 종으로만 식수 된 것이 아니라, 연중 어느 곳이나 개화(開花)한 모습이 연출 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꽃나무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것도 특징이다. 꽃나무와 어우러지는 괴목과 수석 또한 이곳의 자랑거리이다. 주먹구구식으로 배치해놓은 것이 아닌 일정한 주제를 갖고 꾸몄다. 목장주 사택 앞에 가꿔진 잔디밭에는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을 일렬로 장식하였고 최근 완공된 연못은 십장생도(十長生圖)가 연상되도록 10가지 장수물(長壽物)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꾸며져 있다. 현재 이 목장 내 꽃나무 종류는 야생화 300여종, 자생수목 100여종, 일반화훼류 100여종에 이른다. 목장주 부부가 유독 토종 야생화 재배에 관심이 많아 멸종위기의 토종식물을 보존하는 생태학 박물관의 기능도 꾀하고 있다. 3) 친환경 목장을 위한 노력과 지역환경과의 조화 목장 내 축사, 착유실 등에서 발생되는 하수를 지하매설 토관을 통해 방류하지 않고 수로에 심은 수상식물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정화처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목장 내 축사에서 배출되는 오수는 목장주변을 흐르는 하천에 이르기까지 150m 상당의 진입로변 수로를 통과하게 되는데 수로 안에는 노란꽃 창포, 돌미나리, 수련, 부레옥잠 등이 빽빽이 서식하고 있어 하수 정화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목장 내 소각행위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나 호밀과 수단그라스 이모작을 주로 재배하는 2만평짜리 조사료포에도 거의 농약을 쓰지 않는 농법은 친환경을 위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6. 향후 목표 및 과제 1)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쉼터로서의 기능 대암목장의 목표는 “목장을 쾌적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함으로서 전국적인 귀농 붐을 조성하자” 이다. 단순히 잘 가꿔진 목장으로 머무는 수준이 아니라 교육장이자, 쉼터로 농촌을 알리겠다는 포부이다. 이미 이 목장 내에는 주변야산을 활용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어린이용, 청소년용, 노약자용 코스로 세분화 돼있다. 울창한 숲 가운데 조성된 산책로 중간 중간에는 철쭉, 도라지밭, 진달래, 동글래, 벚나무, 희귀난초 등으로 가꾸어져 있는데 곧 잦나무를 비롯한 일반 자생목을 활용한 5ha의 삼림욕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요소마다 작은 목조가옥을 세울 예정으로 이미 자재가 완비된 상태이다. 2) 경영의 다변화 기존의 낙농은 유지하면서 점차적으로 치즈공방과 접목한 카페, 민속공예전시관, 소규모 민박시설 등을 운영하는 그린투어리즘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목표이다.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그 실현을 위한 자재구비라든지 시설을 이루는 컨텐츠 등을 착실하게 갖춰나가고 있다. 그 실례로 전시관을 채울 전시물을 수시로 매입하고 있는데, 약 1,000여점에 이르는 고문서, 민속공예, 골동품들과 400여점의 고가 수석 등을 소장하고 있다. 3)후계자 양성 차기 후계 경영자로는 대학에서 낙농을 전공하는 딸과 아들이 있으며, 외국연수 등을 통하여 자가 유제품 생산 등에 대한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지금보다 목장시설이 더욱 확장되면 전문화된 운영을 위해 관리인까지 고용할 예정이다. <취재 : 이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