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의 도덕목장을 찾아서 목장명 : 도덕농장 목장주 : 이진묵(44), 이원옥(44) 주소 : 충남 연기군 남면 눌왕리 87번지 총두수 : 80여두, 착유우 : 36두, 건유우 : 9두 임신우 : 13두, 육성우 : 21두, 유지방 : 4.2 체세포 : 12만 이하, 일평균 산유량 : 1,150kg 납유처 : 연세우유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그것은 풍요로운 삶의 약속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그의 투자원리와 방법 설명 중 10가지 요점을 강조하는 가운데 맨 마지막으로 “투자자는 투자에만 너무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다. 모든 일에는 균형감각을 필요로 하여 언제나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로, 돈으로 이루는 부(富)도 중요하지만, 인생이야말로 부의 축적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소비자와 함께 하는 축산을 요구하는 요즘, 워렌 버핏이 강조한 이 말을 우리 낙농가들의 현장에 비추어 생각해본다면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이야말로 생산자 스스로의 인생에 있어서나, 지역민들을 비롯한 소비자에게 공익을 베푸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더욱 커진다. 농장 안을 가꾸는 것 자체가 취미인지라 본인의 농장이 깨끗하다는 주위의 평판을 과찬이라 여기는 도덕농장의 이진묵 농장주, 그의 하루 일과 중에는 농장과 관련없는 일이 거의 없다. 어릴 때부터 동물사육에 애착을 가져 건축업을 하는 부친의 만류에도 지금의 터전으로 내려와 농장을 시작했다는 그는 86년 낙농을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의 후회도 없었다고 한다. 그의 경영신조는 ‘과욕을 버리고 남에게 베풀자’이다. “돈을 벌기 위해 축산을 한다지만, 돈 자체가 영원한 목표가 되어선 안됩니다. 경제적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이 일(낙농)을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중간에 쉽게 포기했을런지도 모릅니다.” 과연 도덕농장은 그 입구부터 농장주의 애정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한창 만개한 베고니아와 장미, 그리고 주목, 회향목, 솔, 목련, 목단, 영산홍 등이 그 자태를 뽐낸다. 시각적으로, 후각적으로 편안함을 선사하는 도덕농장의 모습에서 풍요로움 마저 느껴진다. 실제 도덕농장의 주말은 이진묵 농장주의 친척이나 지인들의 방문으로 항시 북적인다고 한다. 이를 위해 아늑하게 꾸며놓은 접객용 원두막과 연못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모든 것이 영리추구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과의 교제 마저 귀하게 여기는 농장주의 넉넉한 마음에서 베어 나온 듯 하다. 불리한 조건, 그러나 최대한 막아보자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도덕농장은 공기의 흐름이 좋지 못하다. 행정복합도시 구역에 인접해있는 만큼 악취발생에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요즘 같이 더운 계절에는 운동장 톱밥을 2주에 1회 교체하는 한편, 2~3두당 1대 꼴로 설치된 휀을 가동하여 항시 운동장을 건조하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아직 이곳 도덕골이 집성촌 형태의 마을을 이루고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외지로부터 하나, 둘씩 자리잡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민원을 제기 할 경우에는 별수 없을겁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야겠죠.” 아무리 산으로 둘러싸인 농장이지만 축사주위에도 나무를 심어 행여 발생할 악취문제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생성분뇨는 조합의 가공처리를 거쳐 인근 6,000여평 남짓되는 조사료포(옥수수, 수단그라스 재배)에 전량 환원되고 있어 경종농가와의 연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완전 TMR 급여 도덕농장은 농후사료를 거의 급여하지 않는다. 우군 내 일부 고능력우에만 한하는 톱드레싱(Top Dressing)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철저한 TMR 급여원칙을 준수한다. “TMR 사양을 한지도 13년째입니다. 초창기 무작정 자가배합 할 때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조농비율을 맞추지 못해 제1위 과산증으로 여러마리 폐사시켰는데, 어떤 때는 1주일에 4마리씩 내보냈을 정도니까요.” 결국 그는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완전한 TMR 급여체계를 이루게 되었다. “어린송아지 시기부터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해야 합니다. 농후사료 섭취로 연변 배출이 빈번하면 건강한 성우가 될 수 없습니다. 어릴 때 건강한 소화기를 형성시켜줘야죠. 농후사료 많이 먹인 소를 보면 침울해 보이지만 편히 앉아 되새김 하고 있는 소는 반추기능은 물론 면역력까지 건강하다고 할 수 있쟎아요.” 몸집은 크지만 너무 민감해 높은 등급의 유질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세심한 운동장 관리는 너무도 당연하다. 최소 2주에 1번 운동장의 톱밥을 교체하는 이진목 농장주에게 체세포 수 관리의 비결을 물었다. “착유시간이 참 중요합니다. 우리 농장의 경우 아침 6시, 저녁 6시에 착유를 하는데 소들의 리듬을 깨트리면 대번 나타나는 현상이 체세포 수의 증가입니다. 착유 전 착유기의 공기압 체크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죠. 젖소들은 말이죠, 몸집은 큰 친구들이지만 정말 예민해서 애정없이 함부로 대했다가는 형편없는 유대전표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갈수록 힘이드는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축산영위가 소비자, 환경, 동물의 입장에서보다는 생산자, 축산자체, 축주 위주로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이들 양면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뤄 공생해야 함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사실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변화를 비롯하여 동물복지에 이르기까지 우리 축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산현장의 현실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우리 농가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깨끗한 목장 가꾸기’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부 낙농가들이 “안그래도 고달픈데 그만하지.”라고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낙농산업의 종사자로서 본인의 목장부터 깨끗이 가꾸는 마음만큼 더 기본적인 낙농에 대한 애정의 발로(發露)가 있을 수 있을까? 거듭 밝히지만 많은 낙농가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목장 내 환경미화라는 것은 그 목장이 여건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필요최소조건에 불과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혹시 누군가 우리 목장을 보았을 때 우유를 마실 수 있겠는가 하는 경각으로 보다 한발짝 소비자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취재 : 이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