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의 한아름목장을 찾아서 목장명 : 한아름목장 목장주 : 김긍식(47), 심영애(43) 주소 : 충북 음성군 생극면 송곡리 전화번호 : 043-878-3860 총두수 : 98두 착유우 : 43두 건유우 : 6두 임신우 : 20두 육성우 : 29두 유지방 : 4.2 일평균 산유량 : 1,430kg 납유처 : 연세우유 젖소목장은 똥만 잘 치워도 먹고 산다 “목장은 똥만 잘 치워도 먹고 살죠.” 요즘같이 환경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괜한 축분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이전부터 늘 강조하고 싶어하던 표어라는 한아름목장의 김긍식 목장주. 목장관리에 있어 기본은 운동장의 청결상태 유지부터라 믿는다. “저 말못하는 소들도 아늑한 환경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방금깔은 톱밥에 퍼질러 앉아 되새김질 하는 것도 소들을 위한 복지 중 하나일 겁니다.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좋은 젖소가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운동장관리에 대해 그는 계속 말을 잇는다. “질퍽거리는 운동장. 일단 보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오잖아요. 바닥이 질퍽대는 운동장은 눈뜨고 못보는 성질이라... 축분은 이틀에 한번 치우고 톱밥은 상태를 봐서 수시로 교체합니다. 보통 운동장은 장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다녀도 될 정도로 관리하고 있죠. 소도 좋고 일하는 우리도 좋고.” 정말 축사에서 일하는 김긍식 목장주는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그러나 축사구조가 너비에 비해 천정의 위치가 낮고 채광판 하나 없는 지붕이라 축사 내부가 전체적으로 어두워 습도와 관련한 질병이 우려된다. 휀을 가동하더라도 하절기에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듯 싶다. “소가 한번 되보자” 도태의 시기 결정은 축주에게 고민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소가 먹는 사료나 환경 등에는 소홀하면서 결국에는 도태를 결정하게 된다면 누구를 탓할 이유가 없다. 김긍식 목장주는 모든 개체들마다 전 생애에 걸쳐 각별한 관리를 받기 때문에 도태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 목장주가 작업 중 홧김에 소들에게 가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 그는 덧붙힌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진정으로 소를 동반자로 대하는 자세라면 소는 반드시 보응합니다. 우리는 소가 말을 잘 안들어 작업이 지연돼도 절대 때리지 않아요.” 제법 거친 인상(?)의 김긍식 목장주의 말이라 믿지 못하는 본인에게 심영애 사모가 몇마디 거든다. “이 사람 진짜 소밖에 모르는 사람이예요. 송아지 죽고 정말로 울정도이니. 한번은 결혼 기념일에 뭐할거냐고 묻는 말에 들은 척도 안해요. 기껏 한다는 소리가 ‘어이, 소똥이나 치우러 가지.’ 이러더라구요.” 칭찬인지, 핀잔인지 알 수 없는 심영애 사모의 말에 김긍식 목장주는 손사래를 하며 부인한다. 한아름목장의 소들은 평균산차가 오래 가는 편이다. 과거에는 12산까지 이른 소도 있었을 정도였다는데 요즘은 개체당 보통 4산 이상은 물론 5~6산도 제법 있다고 한다. 분뇨의 토양환원 축분은 육성우 우사와 착유우 우사 내에 각각 마련된 퇴비사(도합 220평 이상)에서 숙성발효를 거쳐 주변 경종농가들에게 공급된다. 연계작물은 복숭아, 고추 등으로 인근에 과수농원은 많지만 양축농가라고는 한아름목장을 비롯하여 두곳의 낙농목장 밖에 없는 잇점 때문에 분뇨의 공급과잉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 수단그라스를 재배할 임대 조사료포에도 일부 활용할 예정이라 한다. 덤으로 쌓여가는 부부금슬 사육두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부를 두고 관리하지 못할 처지라면 목장주 혼자 목장일 전부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납유량은 많으면서 목장주 혼자서 꾸려나가는 목장이라면 어디에서든 관리소홀의 흔적이 나타나겠지만, 대게 부부가 함께 일하는 목장이라면 좀더 세심한 부분에까지 관심이 미치기 마련이다. 적잖은 유량을 납유하느라 하루가 빠듯하다는 한아름목장도 안주인 심영애씨의 노동시간도 김긍식 목장주만큼이나 돼서 그런지, 목장 전체가 비교적 잘 정돈된 인상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착유우 50두 미만의 규모를 유지해나겠다고 한다. 항시 이들부부가 항시 기쁜마음으로 목장일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는 비단 경제적 수익뿐만은 아닐 것이다. 한 일터내에 무뚝뚝한 성격의 목장주와 밝은 성격의 안주인이 ‘동업’하면서 두텁게 쌓여져가는 서로간의 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이들 부부의 환한 모습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취재 : 이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