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의 아원목장을 찾아서 목장명 : 아원목장 목장주 : 양동술(43), 양경숙(38) 주 소 : 전라남도 해남군 옥천면 영신리 252번지 전화번호 : 061-533-9840 총두수 : 50두(착유우 : 26두, 건유우 : 3두, 임신우 : 15두, 육성우 : 22두) 유지방 : 4.3 일평균 산유량 : 630kg 체세포 : 1등급 세균수 : 1등급 납유처 : 낙농진흥회 기름진 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한반도 최남단의 땅 해남. 이곳에 비록 크지는 않지만 천혜의 청정지역이라는 맑은 이미지만큼이나 깨끗이 잘 운영되고 있는 목장이 있다. 우리가 찾은 아원목장은 도로변에 위치한 1,500평 규모의 목장으로 근래 새로이 백동백 나무, 편백나무 등을 식수 하였다고 하는데 아직은 주변에 앙상한 가지의 나무가 많았다. 위생, 그것은 모두를 위한 생활 아원목장의 바닥은 깔짚우사이다. 2주에 1회 청소하는 게 보통인데 왕겨도 2주에 1회 교체한다. 축사내 한군데도 질퍽대는 곳이 없어 우체 자체가 깨끗한 것은 물론, 목장 특유의 냄새도 느끼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이러한 모습은 분이 더덕더덕 붙은 소에게 착유기를 부착한다는 자체를 깨름직스럽게 생각하는 양동술 목장주의 성격 때문이다. 동네이웃들을 초대한 딸의 돌잔치도 축사 안에서 치뤘을 정도라니 말이 필요없다. 착유실도 너무 깨끗해서 한때는 착유때 소들이 들어가기를 머뭇거려 애를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왜 착유실로 안들어 가려는지 생각을 해보니, 적당히 때도 타고 친근한(?) 환경은 아니라 거부감을 가진 것이려니 해서 착유실 진입로에 분을 조금씩 떨어뜨려봤습니다. 그러니 그제서야 거짓말 같이 소들이 착유실로 모여 들어가더라구요.” 축사, 착유실 외에도 목장내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조금이라도 일하다 내팽겨쳐진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이곳 목장주의 성격을 대번 알 수 있다. 이렇듯 깨끗한 목장 가꾸기는 거창한 것이 아닌, 모든 작업 속에 다음 작업이 용이하도록 일하고 나서도 주변의 정리까지 마칠 줄 아는 생활화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양동술 목장주는 자신의 목장 위생에만 전념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1주일에 2회는 반드시 목장을 비롯한 동네에 걸쳐 연막, 분무 소독을 한다고 한다. 특히 모기가 많은 5~10월에는 비가 온 다음날에는 동네 하천이나 웅덩이 중심으로 추가로 소독활동에 나서는데 이토록 잦은 횟수의 방역을 위해 만만찮게 소요되는 약품의 구입은 상당부분 양동술 목장주의 몫이다. 이러기를 약 7년동안 반복했다고 하니 그동안 지역민들과의 화목을 이루기 위해 그가 기울여온 노력은 가히 짐작할만 하다. 목장 현실에 맞는 사양관리 “사양관리도 판에 박은 듯 정해져 있는게 아니더란 말입니다. 목장 환경이나 우군 및 개체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변화가 필요합니다.” 건유우와 착유우의 분사·합사 과정에서 고능력우 몇 마리를 잃고 나서 갖게 된 그의 생각이다. “어느 동물이든,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도 텃새라는 게 있고 서로 알고지내더라도 오랜만에 만나면 충돌이 생기잖아요. 예전에 건유기 마친 소를 원래 무리 속에다 합사 시킬 때마다 서로 치받더라구요. 거의 어김없이 발생되는 사고때문에 그동안 적잖은 고능력우를 잃어놔서… 이제는 건유시 착유소와 떨어뜨려 놓지 않습니다.” 그는 송아지 우량하게 키우기에 대해서도 덧붙힌다. “송아지 튼실하게 키우려면 지어미랑 같이 있는 것이 이상적이겠죠. 하지만 그 대안으로 송아지를 번식장애우나, 도태예정우와 합사시켜놓으면 송아지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겁니다.” 사실 우리협회에서도 우유수급대책방안으로 송아지 모유 먹이기를 장려하고 있지만, 이는 송아지 발육뿐 아니라, 대용유 구입비나 대용유를 조제하는 데 드는 노동력이 필요치 않는다는 점에서 여건이 된다면 많은 목장에서 시도해봄직 하다고 생각한다. 정직과 최선의 자세로 어려움 극복 현재 자리에서 아원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한지 5년째라는 양동술 목장주, 해병대 제대 후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하던 그가 낙농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농고출신의 동네선배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87년 소를 매입, 이듬해 비닐하우스 축사에서 착유를 개시한 이후, 시작만 빈약했던 게 아니라 그후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은 무던히 이어졌다. 과거 납유처였던 ‘H’유업으로부터 1년치 유대를 받지 못해 당시 착유우 25두를 헐값에 내놓기도 했다. 목장을 둘러싼 사방에 병원, 공장, 도로공사가 겹치면서 소들의 유산발생이 다반사였고 장마철 침수로 공사장 흙더미가 물려와 목장을 뒤덮어 막대한 손실을 입은 채 목장자리를 옮겨야 했다. 목장이전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해서 축사신축 이후 늘려볼까 하던 납유량도 기준원유량 기준년도 적용 때문에 제한되었는데, 생산감축 추가 보완대책 이후에도 턱없이 부족한 양만이 상향조정 되었을 뿐이라 한다. 많지 않은 쿼터를 갖고 있지만 정직과 최선의 자세로 일관, 지금은 다소 안정되어가고 있다는 양동술 목장주는 덧붙여 말한다. “본인이 군대에서 쏟은 열정의 절반만이라도 지금 자신의 일에 투자한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하면 된다」라는 말은 단순하지만 힘을 주는 격언입니다.” “일의 노예가 되어선 안돼겠죠. 그래도 1톤정도는 되어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일을 해도 내가 편해야죠. 다다익선이 다는 아닙니다.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다두사육은 관리소홀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이곳은 볏짚은 자급할 수 있지만 건초든 TMR 사료든 뭐든지 비쌉니다. 부업으로 육성우 위주의 사육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던 그도 “일의 노예가 되어선 안돼죠. 그래도 쿼터가 1톤정도는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명의 자매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교육비 등을 염려해서인지 1톤정도는 짜봤으면 싶은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목장 일에 공을 들이는 그이지만 지역모임 참석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중에 하나가 전남지역 내 용띠 낙농인들의 모임, “용트림”이다. 앞서가는 낙농기술 정보의 교류가 그 모임체의 목적이라 한다. 축분퇴비의 공급으로 지역 농업활성화에 기여 해남의 낙농목장에서 나오는 축분퇴비는 경종농가들에게 호응이 좋다. 아원목장의 축분퇴비의 수요는 봄에는 주로 고추, 담배농가이며, 가을은 배추농가인데, 특히 전국물량의 70%에 달하는 배추가 해남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큼 축분퇴비에 대한 배추농가로부터의 인기는 대단하다. 물론 공급자인 목장주들이 직접 시비를 해주는데 전량 소모하고도 모자를 정도이다. 일부는 양동술 목장주가 직접 농사짓고 있는 논에 투입되고 있는데, 해남의 쌀도 전국 제1의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이미 해남의 명물로 자리매김 하였다. 질소질 비료 저감정책 하에 무농약과 축분퇴비를 활용한 건전생육에 따른 결과다. 양동술 목장주는 현재 이용되는 축분처리장도 아직까지 그런대로 쓸만하지만 곧 정화조까지 갖출 예정이라 한다.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이라 하면 목장주변 환경미화에서 시작하여 분뇨자원화를 통한 토양의 환원 등이 있을 수 있겠는데 이를 넘어서 우리 낙농가들이 경종농가의 연계를 통해 지역 농업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지역민과의 화목을 조성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낙농이란 과정이 비록 매일매일이 번거롭고도 단조로운 일상이겠지만 주변의 많은 이웃들이 자신의 목장을 눈여겨 본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전국의 낙농가들이 깨끗한 목장 가꾸기의 의의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취재 : 이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