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명｜밝은목장 목장주｜최재연(49), 유오순(46)씨 주소｜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 486 전화번호｜033-333-8079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지나고 명실상부한 2004 갑신년 원숭이해가 시작되었다. 설 연휴 기간에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강추위와 많은 눈으로 고향 가는 길이 예년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고향 가는 설레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본래 설날의 의미는 조상 숭배와 효 사상에 기반을 두고, 먼저 간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아주 신성한 시간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도시생활과 산업사회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설날은 도시생활과 산업사회에서 오는 긴장감과 강박감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즐거운 시기라는 본래의 의미 이외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낙농가 여러분도 잠시나마 많은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는 낙농 현안에서 벗어나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호에는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밝은 목장을 찾았다. 평창군은 동쪽으로 정선군, 북동쪽으로 강릉시, 북쪽으로 홍천군, 서쪽으로 횡성군, 남쪽으로는 영월군에 접해 있으며, 태백산맥 중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평균 해발고도가 600m 이상에 이르고, 특히 북·서·동 3면은 높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으로 경사진 지형을 나타낸다. 또한 내륙 고원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온의 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를 나타내어 같은 위도의 어느 지역보다도 기온이 낮고, 여름이 짧다. 주요산업은 상대적으로 경지는 좁아서 밭농사가 중심이다. 고산지에서는 고랭지채소가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채소류 외에 홉·약초·감자 등의 생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산지의 넓은 초지를 이용한 한우·젖소·육우·돼지·닭의 사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밝은 목장을 찾아가는 길은 다른 목장을 찾는 것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후에도 많은 시간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만 했고, 무릎 높이의 쌓인 맑고 투명한 눈에 비치는 햇살은 가슴 깊은 곳까지 정화시킨다. 마치 산 정상에 위치한 세속과 멀리 떨어져있는 깊은 산속의 사찰과도 같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후 1시간여가 흐른 뒤에야 비로소 밝은 목장과 대면할 수 있었다. 이곳으로 이주하기까지 6년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고… 유오순 도위원장은 어릴 때부터 아버님이 목장을 경영하고 있어 소들과 자연스럽게 친숙하게 되었고, 시집을 가기 전부터 목장을 도맡아할 정도로 소가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처녀가 목장일을 직접하다 보니 안양 인근에 소문나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인근에서 동물약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금의 남편인 최재연 사장을 만나게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혼 후 유오순 도위원장은 친정 아버님의 목장에서 계속해서 목장일을 하면서 자신의 소 한 마리를 입식하여 키우다가 소가 5마리가 되자 더 이상 아버님 목장에서 키울 수 없어 인근으로 독립을 하게 된 것이 밝은 목장의 시발점이 되었다. 최 사장은 “동물약품을 하면서 목장의 꿈은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농어민 후계자가 되면서 한경대에 입학을 하게 되어 출신 고등학교에 생활기록부 등을 가지러 딸과 함께 고등학교에 갔었는데 생활기록부 상의 장래희망이 ‘목장경영’이라 적혀 있었다”다며 “나 자신도 모르고 있던 어릴 적 꿈이 현실이 되었고 이것이 나의 천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며 웃는 모습이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의 그것과도 같았다. 평창으로 이주하게된 계기를 묻자 유오순 도위원장은 “도시 근교라 더 이상 이 지역(안양)에서는 목장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 93년부터 안양축협 조합원들로 구성된 친목계 계원들 몇몇이 이주할 땅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현재의 평창으로 이주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땅을 매입해 놓고 이주하기까지 6년여의 시간이 흘러야만 했다. 땅을 거의 산 정상의 임야를 매입했기 때문에 우사를 짓기 위해서는 나무를 잘라내야 했고, 길을 새로 닦아야 했다. 최 사장은 “이 곳으로 안양축협 조합원 친목계원 다섯 농가가 이곳으로 이주를 하기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95년도에 지금의 땅을 구입해서 96년부터 개간하기 시작해 2001년도에 이곳으로 이주를 했다. 나무만 베는데만 1년의 시간이 흘렀고, 길을 닦고 우사를 짓는데 5년의 시간을 더 보내야 했다. 게다가 지역 주민과의 갈등 또한 많은 애로와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지난 어려움을 토로한다. “처음 다섯 농가가 이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현재는 이곳으로 3농가 밖에 이주하지 못했다. 두 농가는 쿼터제 아닌 쿼터제로 말미암아 아직 이주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루빨리 낙농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방역의 계절이 돌아오는데 … 밝은 목장이 이 곳으로 이주를 할 때 소독조 등 방역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축산업등록제가 시행되어도 밝은 목장은 끄떡없다고. 최 사장은 “군과 축협에서 일부 보조를 통해 봄철이 되면 2개 리에 한 개의 방역단이 구성되어 매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각 농가마다 자체적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어 그리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한우 한 두 마리 키우는 소농가들이 문제다. 따라서 각 지역에 유료 방역단을 두어 한우 한 마리 사육하는 농가도 방역을 해주었다. 워낙 산골이다보니 길이 좋지 않아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고 2년 동안 직접 소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소독을 해 주었다”고 말한다. 목장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한다고… 최 사장은 매일 목장일기를 쓴다. 사양을 하면서 있었던 그 날 그날의 일들, 즉 각 개체마다 사료섭취, 질병 등의 변화를 꼼꼼히 기록한다. 이렇게 쌓인 노하우로 밝은 목장을 최고의 목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 사장은 “목장을 경영하는 목장주라면 사양을 함에 있어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임신우, 건유우, 육성우 등 각 단계마다 사양방법이 약간씩 다르지만 어느 단계에 경중을 두지 않고 소 하나하나 자식을 기르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 다라면 다인 것이다. 다만 우리 집은 다른 곳에 비해 환경이 우수하다고 본다. 산에서 내려오는 1급수의 물과 오염되지 않은 맑고 시원한 공기는 소를 기르는데 천의 자원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냥 소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데 이것이 1등급 원유생산과 모든 질병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다. 밝은 목장은 눈이 많이 내리면 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자연환경은 소를 기르기에 너무나 우수하다. 다만 교통이 불편하고 시내와 거리가 있어 생활에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부부의 금술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가 보더라도 부러울 정도. 환경이 너무 좋아 질병 또한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자가 수정을 비롯해 경미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최 사장이 직접 처리한다고.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이곳으로 이주한 후 검정을 하지 못하는 것. 평창지역은 외지인에 대해 보수성을 강하게 띠고 있어 쉽게 융합하기 힘들다고 한다. “같은 지역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농가라면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인지상정인데....”라면 최 사장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앞으로 도시민을 위한 목장형 휴식공간으로 거듭난다고… 밝은 목장은 앞으로 도시민에게 유가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한다. 천의 자연 경관과 어울어진 목장형 휴식공간을 가족단위의 도시민에게 제공하여 더욱더 낙농과 친숙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 최 사장 부부의 생각이다. 현재 강원대학교 축산학과에 재학 중이며 군대에 있는 아들이 제대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 아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 여성분과 도위원장으로서 우유소비홍보에 대한 포부가 있다면… 현재 출범은 했지만 아직까지 활동은 미약했다고. “강원도 지역은 산악지역으로 넓게 분포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교통편이 불편하고 지역성향이 보수적이다 보니 쉽게 만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낙농진흥회 농가 친목 모임 등 각종 모임 등을 발판삼아 강원도 지역 각종 행사에서 우유홍보 행사를 조금씩 가져볼 생각”이라고 유오순 도위원장은 말한다. 협회나 정부에 바램이 있다면… 최 사장은 “지난해 우리 낙농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예전에는 낙농상황이 어려우면 낙농인끼리 하나로 똘똘뭉쳐 대응을 했었는데 현재는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서로의 입장만 내세워 서로 단합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올해는 전 낙농인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하나되어 우리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말한다. 취재를 마치고… 최재연, 유오순 부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매사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오순 도위원장은 삶의 여유로움을 성경 구절에서 찾는다고 한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여호아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보족함이 없으리로다<시편 23장>”이다. 삶이 고단해도 이 구절을 되새기면 삶에 활력을 생긴다고. 산 정상에 위치한 밝은 목장을 뒤로하니 해가 서산 너머로 사라지고 곧 어둠이 시작되려고 한다. 잔뜩 낀 먹구름은 눈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눈을 퍼부을 기세다. 산 정상의 목장, 그리고 너무나 다정한 부부… 어느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풍경화 한 폭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느낌을 받는다. <취재 / 이세연> 정정보도 2004년 1월호 본란에 실린 목장名은 ‘은봉’이 아니라 ‘응봉’이며, 본문내용 중 응봉목장의 80년대말 평균유량은 9,000㎏임을 밝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