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의 발굽장애 예방을 위한 방안 - 세족기 및 세족액의 활용 - 백 광 수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 낙농과 1. 머리말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젖소도 개량과 사양기술의 개선으로 생산성이 많이 증가되어 왔다. 그러나 젖소의 생산성 증대, 사육규모의 다두사육화, 시설의 자동화, 군사식 사육형태로의 전환 등에 따라 착유우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관리시간과 관심도가 줄어들고 있어 많은 농가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젖소는 후산정체, 유방염, 발굽장애, 하계고온, 갑작스러운 소음 등 각종 스트레스 및 고통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젖소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고 젖소가 행복해질 때 번식효율 및 유생산성 증대는 물론 고품질의 우유를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근래에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요인들 중에서도 발굽장애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아 발굽장애로 인한 손실의 심각성 및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2. 발굽장애 발생율 및 그로 인한 손실 발굽장애는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국내의 경우에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발굽장애 발생율은 삭제 전문가의 활동범위에 따라 조사지역간에 다소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1976년도에 7.6%, 1985년도에 12.9%, 1994년도에 20.7%, 2006년도에 21.0%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고 발굽장애 발생억제 목표치인 5% 이하를 넘고 있어 발굽장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발굽장애가 있으면 소가 장시간 서 있지를 못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사료섭취량이 현저하게 저하하게 된다. 또한 발정시 승가행동이 적거나 발굽이 아파서 발정이 오지 않은데도 다른 소의 승가를 허용하도록 서 있기 때문에 발정징후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발굽장애가 오면 무엇보다도 번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굽장애우의 경우 정상우에 비하여 첫종부시 수태율이 25.1% 낮아지고 난소낭종 발생율 및 번식장애로 인한 도태율이 각각 13.9% 및 25.4%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분만후 첫발정이 관찰되어야 할 시기인 36~79일 사이에 발굽장애가 발생할 경우 첫수정까지의 소요일수가 17일, 공태일수가 30일 정도 길어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발굽장애는 번식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공태기간 지연으로 인한 손실은 물론 도태, 산유량 저하, 치료비 등을 고려하면 경제적 손실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발굽장애의 원인 발굽장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일반적인 관리상의 문제를 살펴보면 우사 및 운동장의 바닥, 삭제, 분뇨처리, 사양관리 등이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우사나 운동장의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 있는 경우가 흙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비하여 발굽장애가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삭제를 실시하지 않거나 너무 자주 하는 경우 또는 부적절한 삭제를 하는 경우 발굽장애가 발생하는데 삭제는 년 2회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삭제를 너무 자주하거나 삭제를 잘못하여 출혈이 생기게 되면 발굽질병의 감염원인이 되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분뇨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육을 하게 되면 발굽이 무르게 되어 조그만 고형물에도 손상을 받기 쉬운 상태로 되기 때문에 바닥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 장마기간 동안에 발굽이 무르게 되기 쉬우므로 소독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리고 분만전이나 분만후의 전환기 사양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분만후 새로운 착유사료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 유량증가로 인한 에너지 불균형, 단백질의 과다급여 등이 원인이 되어 발굽각질의 형성 뿐만 아니라 번식생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4. 발굽장애 예방기술 가. 보행자세지수의 활용 발굽장애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으나 농가의 현장에서 발굽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수단으로써 보행자세지수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편평한 장소에서 소의 걷는 자세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보행자세지수는 1(정상)부터 5(매우 심함)까지로 평점을 매기는데 보행자세지수 2~3의 경우 비교적 경한 상태이고 보행자세지수 4~5의 경우 매우 중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보행자세지수가 2에서 5로 높아질수록 정상으로 회복되는데 많은 시일이 걸릴 뿐만 아니라 번식 및 다른 생산 활동에도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행자세지수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 삭제(발굽깎기) 삭제는 발굽장애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관리로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1년에 2회를 6개월 간격으로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으나 최소한 1회는 반드시 해 주는 것이 좋다. 삭제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농가도 다수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발굽장애 예방을 위한 정기적인 삭제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부적절한 삭제는 오히려 발굽장애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기적인 삭제는 젖소의 번식효율 증진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 세족기(욕조) 및 세족액의 활용 (1) 세족기 및 세족액의 효과 세족액을 통과한 후 발굽으로부터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대장균(E. coli) 및 바실러스(Bacillus)와 같은 미생물이 주로 검출되었고 소가 세족액을 통과함으로써 이 미생물들은 95.7-99.89%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생물을 배양한 결과 세족액 5%에서도 미생물이 더 이상 증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족액 16%를 사용한 시험결과 비교적 가벼운 발굽장애에 해당되는 보행자세지수 2~3의 경우 60일간 사용시 90.6%가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심한 경우인 보행자세지수 4~5의 경우에도 60일간 사용시 66.7%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매우 높은 발굽장애 개선효과를 나타내었다. 세족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발굽장애 발생율이 18.8%로 나타났으나 세족기를 설치한 후에는 65두 중 1두(1.5%)가 발생되어 세족기를 적용함으로써 발굽장애 예방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 세족기의 설치방법 세족기의 규격은 너비 90㎝, 길이 2m, 높이 15.5㎝로써 소가 통과시 2~3걸음을 세족기 내에서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길이와 며느리발톱까지 충분히 잠기게 할 수 있는 정도의 높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바닥에는 약 400개 정도의 돌출부(상단지름 25㎜, 높이 15㎜)를 가지고 있어 소가 통과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발굽의 벌어짐을 양호하게 하여 세족액의 침투가 용이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세족기는 착유실 입구나 출구에 설치하여 착유 전후에 스스로 통과하면서 예방 및 치유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농가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가 있다. 가급적이면 소가 착유를 끝내고 나가는 출구에 설치하여 밀폐된 착유실내에서 화학취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세족기를 설치할 때는 반드시 유도책을 설치하여 소가 자연스럽게 세족기를 지나가도록 해야 하는데 2~3일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게 되고 약 한 달간은 소가 세족기를 지나 가면서 주로 세족기에서 분뇨를 배설하게 되므로 세족액의 잦은 오염도 감안해야 한다. (3) 세족액의 사용방법 세족액은 발굽장애 예방을 위해 연중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겠으나 비용이 적지 않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행자세지수를 기준으로 하여 한 농장의 발굽장애우가 모두 보행자세지수 2~3의 경우에는 1개월 사용한 후 1개월 휴약하고 다시 1개월 사용하고 1개월 휴약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되지만 한 농장의 발굽장애우 중 보행자세지수가 4~5인 개체가 있는 경우에는 처음에만 2개월 연속 사용한 후 1개월 휴약하고 그 다음부터는 1개월 사용하고 1개월 휴약하는 프로그램을 반복하면 된다. 그리고 세족액은 40두를 기준으로 하여 7일마다 교체를 해 주어야 하는데 소가 밟고 지나 가면서 세족액이 밖으로 흘리기도 하고 발굽에 묻혀 나가기 때문에 5일째에 줄어들게 되므로 2일간은 수돗물로 가득히 채워 주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게 되면 건유우나 미경산우가 분만을 함에 따라 착유를 개시하면서 이들도 세족기를 통과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굽장애를 예방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나 발굽장애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세족액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는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고능력우를 도태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4) 세족액 사용시 주의할 사항 ○ 세족기에 물을 채운 후 먼저 세족액①을 투입하고 그 다음 세족액②를 서서히 투입 ○ 세족액①과 ②를 희석할 때 일시적으로 개스가 발생되므로 냄새를 맡지 않도록 함 ○ 세족액②는 눈, 피부 및 의류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함 ○ 세족기를 설치한 후 2~3일이 지나면 소가 자연스럽게 세족기에 적응하게 됨 5. 맺음말 이상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발굽장애는 현대화된 젖소사육 농장에서 유방염, 번식장애 등과 더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삭제나 세족기의 사용 등으로 철저하게 예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보행자세지수를 활용하여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제적 및 시간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가 있다. 최근에 개발된 발굽장애 예방용 세족기 및 전용세족제는 발굽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발굽장애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세족액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는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고능력우를 도태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