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바이러스성 유·사산 질병의 종류 및 예방 대책 배 유 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병리과 수의학박사 소의 유사·산 질병은 설사나 호흡기 질병에 비해 외견상으로 볼때 피해가 적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목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질병이다. 그러나 임신 중기 또는 말기에 유·사산이 발생하여 태아가 폐사하게 되면 목장에 적지 않은 피해를 초래하는 것이 사실이다. 본고에서는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소의 바이러스성 유.사산 질병인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BVD), 소 전염성 비기관염(IBR), 아까바네병, 츄잔병의 임상증상과 예방 대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Bovine viral diarrhea) 가 원인체 소 바이러스성설사병바이러스(Bovine Viral Diarrhea Virus, BVDV)가 원인체이다. 나. 임상 증상 이 질병은 농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30%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이 질병의 증상은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며 급성형, 준임상형, 호흡기형, 번식 장애형 및 만성형으로 구분된다. 급성형은 송아지에 다발하고 심한설사, 백혈구감소증, 식욕절폐, 유량감소, 기침, 호흡촉박, 콧물, 탈수에 의한 폐사가 흔히 발생한다. 준임상형은 전 연령층에 발병가능하며 이때는 크게 증상은 없으나 약한 발열, 백혈구감소증, 기침 및 구강점막의 산발적 난반이 관찰된다. 호흡기형은 주로 3~6개월령 때 다발하며 이때의 증상은 발열, 콧물, 호흡촉박을 보인다. 번식 장애형은 태반감염으로 인한 유산, 흑자 및 사산이 일어나거나 갓 태어난 송아지가 일어나지 못하거나 허약증세를 보인다. 만성형은 준임상형 또는 급성형 감염으로부터 회복한 소에서 다발하며 증상은 간헐적 설사, 콧물, 콧등의 각피형성, 눈물, 일시적인 구강 내 난반 및 궤양을 보인다. 임신초기의 태아에 감염시 특징적으로 감염우에서 분만된 송아지에서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한 면역기능저하를 야기하여 생산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다. 증례 이 질병에 의한 피해 사례를 살펴보겠다. 충남 소재 모 젖소목장(사육 두수 : 75두)에 2005년 3월부터 8월까지 임신 4~6개월 령 모우 8두가 유산하였다. 이들 유산태아 중 3두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병성감정 의뢰되어 검사한 결과 2두가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에 의한 유산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이 질병은 반복적으로 이 농장에 유산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농장은 진단 후에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이 포함된 3종 혼합예방약을 모우에 접종하였고 그 이후에는 유산이 발생하지 않았다. 라. 육안병변 및 병리조직병변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에 감염된 유산태아는 육안병변과 병리조직검사에서 특이한 병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 치료 및 예방대책 예방을 위해서는 우군에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며, 지속적으로 감염된 송아지를 확인하여 도태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영구히 감염된 송아지의 귀 피부를 생검하여 면역조직염색을 통해 진단하는 방법이 확립되어 활용되고 있으므로 이 방법의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또한 어미의 초유를 송아지가 충분히 섭취하여 수동면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이를 위해서는 모우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약으로는 소 전염성 비기관염, 인플루엔자 및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의 3종 혼합불활화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심한 수양성 설사와 구강 병변을 보이는 소는 예후가 불량하므로 도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소에 대해서는 전해질 및 수액제제를 투여하고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여 세균의 2차 감염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소 전염성 비기관염(Infectious bovine rhinotracheitis : IBR) 가. 원인체 소 전염성 비기관염바이러스가 원인체이다. 나. 임상증상 국내에서 1980년 이후 급격히 전파되어 발생되고 있고 전국의 70~90% 정도 소에서 항체를 가지고 있다. 이 질병은 주로 이동, 사료교체, 다른 질병 감염, 제각 등 스트레스요인이 발생하였을 때 발병한다. 호흡기 증상, 질염 및 귀두염 등 생식기증상, 유산, 유방염, 그리고 수막뇌염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한번 발생하면 치료된 후에도 계속 바이러스를 배출하므로 완전히 박멸하기는 어렵다. 임신한 소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임신 4~7개월령 사이에 유산을 일으킨다. 다. 치료 및 예방대책 백신을 이용하여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염성 비기관염, 파라인플루엔자 3형 및 소바이러스성 설사병 3종 혼합불활화 백신, 소 호흡기 합포체성 바이러스(BRSV)가 추가된 4종 혼합 백신이 있다. 예방접종법은 소의 이동이나 기타 스트레스 발생 2~4주 전에 예방약을 접종한다. 3. 아까바네병(Akabane disease) 가. 원인체 아까바네 바이러스가 원인체이며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서 전염된다. 나. 임상증상 주로 3~4월경에 종부하여 임신을 하게 되면 해마다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8~9월경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11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분만하는 송아지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아까바네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매개되어지며, 임신한 태아에 감염되면 태아의 척추가 구부러지고 네다리의 관절과 얼굴 그리고 머리가 변형되는 등 기형이 발생하고 허약우, 눈먼 송아지 등이 태어난다. 임신우는 유산, 사산, 조산 및 태수 과다를 보이며 때로는 난산 등이 발생한다. 주로 처음 임신한 소에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다. 치료 및 예방대책 아까바네병은 치료가 불가능하여 이 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축사주변을 잘 소독하여 모기의 서식을 방지하고 예방약을 접종해야 한다. 예방약은 아까바네 바이러스 사독 및 생독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나 사독백신은 2회 접종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생독백신만이 생산되고 있고 모기 출현전인 4~6월에 1차 접종해야 한다. 4. 츄잔병(Chuzan disease) 가. 원인체 츄잔바이러스가 원인체이며 이 질병은 쌀겨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되고 주로 모기가 활동하는 계절인 4월부터 10월 사이에 주로 감염이 된다. 나. 임상증상 임상증상으로는 유산, 조산 및 사산이 나타난다. 또한 두부, 관절, 또는 척추 만곡 등의 체형이상은 거의 없는 것이 아까바네병과 다른 점이며 대부분의 이상 송아지는 허약 송아지로서 자력으로 젖을 빨지 못하거나 서지 못한다. 다. 치료 및 예방대책 츄잔병도 아까바네병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불가능하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츄잔병 예방약은 아직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것이 없으므로 축사주변을 잘 소독하여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소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