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부루세라병의 원인과 예방 김 종 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세균과 가축위생 연구사 2003년을 기점으로 국내 소 부루세라병 발생이 한우농가를 중심으로 예년에 비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가축의 이동증가와 사육규모의 증가는 전염병의 발생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발생규모의 증가를 가져와 발생시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또한 근래에 부루세라 백신접종에 대한 논의가 다시 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부루세라병의 원인과 예방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국내 부루세라병 발생현황 부루세라병은 1980년대 이후 젖소를 중심으로 발생개체가 급속히 증가하여 매년 1,000여두 가까운 소를 살처분하였다. 국내의 부루세라병 방역정책은 젖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검진결과 감염개체는 살처분하여 왔지만 현재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젖소에서의 발생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2003년을 기점으로 한우에서의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금년 8월 현재 160여개의 한우 발생농장이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같은 현상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부루세라병 검사증명서 휴대제』의 도입 및 축주의 자발적인 검사의뢰 확대 등으로 기존의 감염농가가 새롭게 확인된 것으로 당분간 발생농장이 증가하겠지만 금년 하반기나 내년쯤에는 증가폭이 감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는 한우의 사육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원, 경북, 경남지역의 발생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충남과 경기지역의 발생율도 높은편이다. 한편 제주도의 경우 2000년 최종발생후 2003년 청정화 선언을 하였으나 최근 육지지역에서 도입된 한우로 인하여 2개농장에서 발생하였다. 하지만 도입직후 양성축이 확인되어 모두 살처분하여 이웃농가로 전파가 이루어지지 않아 추가발생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과의 발생원인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우농장의 경우 80%이상이 외부농장에서 신규입식 한 한우에서 발생하여 전파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젖소에 비해 이동이 많은 한우를 입식할 경우에는 반드시 부루세라병 감염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2. 부루세라병이란? 부루세라병은 부루세라속균(Brucella spp)에 의해 소, 돼지, 산양, 면양, 개 및 기타 동물에 감염되며 생식기관 및 태막의 염증과 유산, 불임증 등을 일으키는 제2종 법정전염병이다. 소에 발생시 유산 및 유량감소 등으로 경제적 손실이 심각한 질병이다. 이 질병은 사람에도 감염되어 파상열(발열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남)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써 감염된 젖소의 우유와 유산물을 통하여 균이 배출되어 공중 위생상 매우 중요시 되고 있다. 3. 왜 부루세라병이 중요한가? 감염된 개체는 유량감소 및 체중감소가 일어나고 유산, 불임 등으로 송아지 생산 및 유량이 감소되어 축산농가에 경제적 피해를 가져온다. 게다가 이 질병은 농장내 전파가 빠르고 사람에도 전염되기 때문에 경제적·사회적으로 아주 중요한 질병이며 최근 일반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또한 한번 발생된 농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결국에는 전두수를 도태하는 경우가 많아 생업기반자체를 위협받는다. 게다가 사람에서 부루세라병이 발생될 경우 혹은 소부루세라병 만연시 소비자의 축산식품 외면으로 축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4. 부루세라병의 원인체는? 본 질병은 부루세라(Brucella, 6개종류가 있음)라고 불리는 균들에 의해서 발생하나 소에서 주로 문제되는 균은 부루세라 어보투스(B. abortus)이다. 이외에 부루세라 멜리텐시스(B. melitensis)는 면양 및 산양과 사람에서, 부루세라 수이스(B. suis)는 돼지, 부루세라 케니스(B. canis)는 개, 부루세라 오비스(B. ovis)는 면양, 부루세라 네오토마(B. neotomae)는 사막에서 서식하는 쥐 등에 주로 감염되며 서로 다른 축종에 교차감염도 가능하다. 이중 국내에서 발생되어 보고되고 있는 종류는 B. abortus와 B. canis 뿐이다. 5. 부루세라병의 증상은? 외부적으로 본 질병의 감염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은 없다. 임신우에서 관찰되는 주요 증상은 임신말기(5~7개월령)의 유산이다. 축주가 부루세라의 감염을 의심하는 경우는 유산이 발생된 이후로 이때는 이미 많은 부루세라균이 농장에 오염된 다음이다. 따라서 부루세라병은 평상시 혹은 신규입식시 방역기관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량감소는 유산으로 인한 정상적인 비유기간의 변화 및 수태시기의 변화에 원인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은 감염 후 첫 번째 임신에서만 발생하나 다음 임신에서도 일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번째 이후 정상적으로 분만하였더라도 태어난 송아지는 허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견상 건강하게 분만한 암소라도 감염된 암소는 지속적으로 부루세라균을 배출하여 농장을 오염시킨다. 유산이외의 증상으로는 유산후 후산정체가 뒤따르고 수태율이 저하된다. 간혹 관절에 이상을 보이는 개체도 있다. 6. 부루세라의 전파방법은? 질병의 전파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질병의 근절과 예방을 위해 아주 중요하며 전파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질병예방의 첫 번째 방법이다. 농장내에서 부루세라에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감염소와 직접 접촉하거나 감염소에서 배출된 부루세라균에 오염된 주위 환경과의 접촉이다. 유산태아, 태반 그리고 유산후 분비물질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부루세라균이 오염되어 있다. 이런 것들을 직접 섭취하거나 이것에 오염된 사료나 물을 섭취할 경우 감염이 일어난다. 농장간의 주요 전파는 감염소의 입식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기계적인 전파(발생농장의 방문 등)도 주요 경로이다. 또한 농장내에서 사육하는 타 축종(특히 개)이 유산된 태아나 후산물 등을 물고 다니며 온 농장을 오염시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축주 자신도 중요한 전파매개체가 될 수 있으며 타농장의 방문은 삼가해야 하며 유산물을 처리한 다음 축주 자신도 반드시 소독해야한다. 감염 수소의 경우 정액을 통해서 부루세라균이 배출되므로 감염수소와 교배시 암소로 전파가 가능하다. 따라서 자연종부는 가급적 피해야 하며 특히 감염여부를 알 수 없는 타농장의 수소와는 교배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7. 부루세라병의 잠복기는? 부루세라균에 감염되고 처음 증상이 보일때까지의 기간을 잠복기라하며 부루세라의 경우 2주내지 1년 혹은 그 이상 다양하게 나타난다. 소에서 유산이 처음 발생하였을 경우 잠복기는 최소 30일정도로서 어떤 개체에서는 혈청학적으로 진단되기 이전에 유산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혈청검사에서 양성반응을 관찰 할 수 있는 최소 잠복기간은 30~60일 사이이다. 8. 부루세라병은 치료가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치료법 개발을 위해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다. 간혹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외견상 증상이 사라지기는 하나 재발하는 개체가 다시 농장을 오염시킨다. 이러한 개체는 질병 전파에 아주 위험한 존재이다. 9. 부루세라병의 예방대책은? 가장 훌륭한 예방법은 농장내 위생적인 관리와 철저한 방역대책 수립이다. 우군의 교체 등 외부에서 새로이 입식하는 경우 반드시 음성농장에서 구입해야 하며 검진카드를 반드시 확인하고 입식시 동거우들과 30~60일이상 격리시키면서 관할지역 방역기관에 의뢰해 부루세라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2회이상). 이 기간은 부루세라의 잠복기를 고려한 것으로 최근 감염된 개체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감염여부가 불분명한 외부 수소와는 교배하지 않는다. 10. 유산발생시 처리방법은? 농장내 부루세라병의 가장 중요한 전파원인은 유산에 따른 다량의 균배출이다. 농장내에서 유산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병성감정을 의뢰하여 확실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유산분비물에는 엄청난 양의 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번의 유산이 농장 전체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유산한 모우는 반드시 격리시키고 유산태아 및 분비물은 그 자리에서 완전히 소독한 후 매몰하거나 소각해야 한다. 간혹 농장내에 사육하는 개에게 먹이로 주는 경우가 있는데 개가 오염원으로 작용 할 수 있다. 또한 유산한 장소, 기구 및 축주 자신도 철저히 소독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 11. 부루세라병 방어를 위한 예방약(백신) 접종은? 외국의 경우 부루세라 백신은 부루세라가 심하게 오염된 지역이나 이런 지역에 새로이 입식하는 개체에 적용하고 있다. 부루세라 백신은 생균(병원성을 없애거나 약화시킨 균)백신이므로 반드시 수의사나 방역관계자가 시술해야 부작용 및 오염사고를 막을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투여시기는 4~8개월령의 송아지에 투여하는 것이며 백신접종우는 반드시 개체표시를 하여야 한다. 부루세라 백신은 부루세라병에 대한 방어능력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나 100% 방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의 자료에 의하면 접종우의 약 65~85%정도만이 방어된다고 보고 하였다. 현재 국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백신균주는 RB51균주로 이 균주 역시 완벽하게 부루세라병을 방어할 수는 없으며 임신우에 접종시 유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 할 우려가 있어 OIE(국제수역사무국)에서는 임신우에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시술자의 접종실수로 시술자 자신이 오염 될 수도 있으며 부작용으로 인한 유산시 수의사등이 감염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시 부루세라병이 완전히 방어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백신에 대한 지나친 신뢰로 인한 방역의식의 저하로 부루세라병이 만연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질병근절정책 수립시 백신은 농장간 질병의 전파속도가 빠르거나 대상 질병이 만연되었을 때 살처분 정책의 전단계로 고려되어 진다. 부루세라병은 질병 특성상 농장간 전파속도가 구제역이나 가금인플루엔자 등에 비해 빠르지 않으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젖소의 감염율은 0.2~0.3%정도로 많은 발생이라고는 판단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의 검사/살처분 정책 시행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이 있다. 살처분 정책의 고수에 의한 예산의 문제도 있겠지만 매몰지 선정 및 환경단체와의 문제, 동물보호단체 등과의 마찰도 고려되야 한다. 또한 현재의 검사/살처분 정책유지시 질병 근절 가능성도 다시 한번 검토 되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강력한 전두수 검사/살처분 정책의 시행으로 매년 수백두씩 살처분하여 청정화를 선포하였다. 하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전두수 검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루세라병 검사증명서 휴대제』등의 대안이 도입되었고 이 제도는 현재 부루세라병의 주요원인인 신규입식에 따른 발생을 큰 폭으로 감소시킬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부루세라 예방정책 도입은 다양한 의견를 현명하게 수렴하여 충분한 검토 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한우의 경우는 『부루세라병 검사증명서 휴대제』의 검사결과가 충분히 축적되면 도입여부가 검토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 사람에서 부루세라병은? 국내 발생환자는 2002년이후 금년 6월 현재 33명이 발생하였으며 그중 25명이 발생농장의 축주나 종사자였으며 아직까지 일반 국민의 감염사례는 없다. 사람에 감염시 증상은 초기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나 수주내지 수개월간 지속되며 만성경과를 취한다. 주증상은 처음에는 불규칙적인 발열, 두통, 오한과 발한 등이다. 이후 고열, 관절의 통증,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의 감염은 과거 살균하지 않은 생유의 섭취로 인한 것이 많았으나 우유를 살균하기 시작한 이후 사람에서 부루세라병의 발생은 급속히 감소하였다. 부루세라병에 가장 위험한 집단은 생유를 마시는 사람, 감염동물과 직접 접촉하는 사람(축주, 수의사, 인공수정사등)이다. 2002년에는 부루세라병 발생 농장주가 생유를 섭취해 부루세라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으며, 유산물의 취급에 따른 감염사례가 많았다. 따라서 발생농장의 축주는 물론 종사자들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생유를 섭취해서는 안되며 유산처리시 보호의를 착용하고 작업 후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식육의 경우 부루세라균이 보통 근육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조리온도에서 충분히 살균이 된다.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연락처:☎ 011-545-0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