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의 MPT 사양관리 도 윤 정 축산과학원 낙농과 수의연구사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며 가을이 오고 있다. 사람의 나이가 가을에 접어들면 몸의 이곳저곳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딱히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 등 종합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사회가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고 그만큼 살기 힘들어질수록 사람의 에너지소모도 많아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림에 따라 체내 균형이 위협받고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연령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젖소 또한 마찬가지다. 사료를 섭취하여 흡수되는 영양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양이 균형을 이룰때 면역력도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섭취하는 양보다 우유생산량이 월등히 많아진다거나 생산량보다 섭취량이 많고 섭취하는 영양분이 적절하지 못하면 체내의 대사상태는 균형을 잃게되고 이로 인한 각종 질병들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젖소는 분만하고 우유를 생산하는 특성 때문에 이 시기의 대사균형이 깨지기 쉬워 질병이 발생한다. 따라서 분만 전부터 우유를 생산하는 비유기 동안의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실시하는 검사가 대사판정시험이다. 다만 사람과의 차이가 있다면 사람의 경우 건강검진은 개인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젖소의 경우는 개체의 건강상태는 물론 한 목장의 우군내 영양섭취상태와 생산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지를 점검하여 앞으로 일어날 대사성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대사란 무엇이고 젖소의 대사판정시험(Metabolic Profile Test : MPT)이란 무엇일까? 대사란 젖소가 사료를 섭취하면 제1위내의 미생물이 영양소를 분해하고 재합성하여 이 중 VFA(휘발성지방산)은 제1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제 4위 및 소장으로 내려가 소화되어 혈액으로 흡수되며 근육, 뼈 등의 기관에 축적되고, 일부는 간을 경유하여 유방으로 운반되어 우유 합성에 이용되는 일련의 과정을 대사라고 한다. 대사판정시험(MPT)란 이러한 대사과정 중 생산되는 혈액중의 중간산물이나 최종산물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여 젖소의 대사상태 및 질병의 감염상태를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혈중의 대사산물의 농도는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젖소의 사료섭취량과 생산량이 균형을 이룰때는 대사과정에서 생산되는 혈중 대사산물들의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섭취량과 생산량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혈중 대사산물의 농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MPT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먼저 혈액검사를 통해서 건강의 이상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란 동물은 사람이 보기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 혈액검사를 할 정도가 되면 이미 상당히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때의 대사판정시험은 단지 현재의 젖소의 건강상태와 치료방향을 알기위해 실시한다. 그러면 검사비와 더불어 질병을 치료하기위한 진료비와 약값, 그리고 치료하는 동안의 우유생산에 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두번째로는 위와 같은 경제손실을 예방할 목적으로 MPT를 이용할 수 있다. 분만전후 및 비유기의 젖소를 대상으로 검사하여 체내 대사균형 여부를 판단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그 농장의 사양관리상의 문제점도 예측할 수 있다. 대사의 불균형을 개선하여 이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여 향후 야기될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MPT는 어떻게 검사하는가? 위에서 설명했듯이 MPT는 젖소 하나하나의 개체보다는 우군의 건강검진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보기에 우선 이상이 발견된 몇 마리를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우군의 각 유기별로 6두씩 총 30두의 소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소의 두수가 적으면 그 중 질병 감염소가 포함되어 전체적인 수치가 이상이 있는것인지 우군의 이상인지 판별이 어렵다. 따라서 건유기부터 비유기까지 5개의 유기로 나누어 골고루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며 질병 발생이 확인된 소는 제외하고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소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우군진단에 도움이 된다. 또한 혈액검사를 위한 채혈 이외에도 농장의 사양관리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수집하고 급여하는 사료를 같이 채취하여 성분을 분석한다. MPT 검사시 수집되는 정보는 우군의 문제점을 확실히 파악하기위한 것 이 외에도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중요하다. MPT에 있어서 수집해야 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 신체충실도(Body Condition Score) - 농장의 환경(계류장소, 우사구조등) - 질병 발생상황(분만두수에 대한 비율), 도태율 및 도태이유 - 우군의 연령 구성 - 번식 성적 - 유성분 성적 - 사료(사료의 성분) - 사료급여 방법 및 급여량 - 분만전후의 관리 방법 등 혈액중의 대사산물의 농도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우군을 상대로 일정한 시간(오전)에 경정맥에서 채혈해야한다. 하루중에서도 젖소의 혈액중 대사산물의 농도가 변화하기 때문이며 가장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는 것이 오전이다. 또한 미정맥(꼬리정맥)에서의 채혈시 동맥 혈액이 채혈되는 수가 많아 소의 머리를 보정한 후 경정맥을 통해 안정적으로 채혈해야한다. 이렇게 채혈한 혈액은 항응고제가 첨가되지 않은 채혈병에 주입후 바로 실험실로 이동하여 혈액검사를 실시하며 농가에서 수집된 정보와 사료 성분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MPT 결과가 나오게 된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MPT 검사항목은 다음과 같다. MPT 검사항목은 무엇이며 각각 어떤의미가 있는가? 유리지방산(Nonesterified Fatty Acids, NEFA)는 에너지의 섭취상태를 반영하며 에너지 부족시에 증가하는 체지방 동원 지표이다. 분만후 현저하게 높은 값을 나타내며 비유최성기까지 급격히 감소하고 중기 이후에는 비교적 일정한 값을 나타낸다. 혈당 역시 에너지 섭취상황을 반영하며 에너지 부족시 낮은 값을 나타낸다. 농후사료 과다 및 스트레스 시에 높은 값을 나타내기도 한다. 분만후 고비유우에서 현저히 낮은 값을 나타내는 것은 심한 에너지 부족을 의미하며 케토시스나 번식장애등의 질병과 관련이 된다. 신체충실도(BCS)는 육안으로 소의 외관을 측정하는 충실도이다. 에너지 부족시에 마르고, 에너지 과잉시에 살이 찌므로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HCT(Hematocrit)는 빈혈시 낮은 값을 나타내며 탈수와 음수 부족시에 혈액 농축에 의해 높은 값을 나타낸다. 따라서 빈혈을 나타내는 우군에서 착유를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 BUN(요소질소)는 단백질의 대사산물이며 낮은 값은 제 1위내 질소가 부족함을 의미하므로 제1위의 미생물의 기능이 감퇴하고 채식량 감소가 일어나기도하며 높은 값은 제1위내 질소의 생산과잉 또는 질소 이용효율이 감퇴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알부민은 영양섭취 상태와 간상태를 반영한다. 낮은 값은 단백질의 흡수 부족과 간기능 장애를 나타내며 높은 값은 혈액 농축과 농후사료 과잉에 의한 소화장애시 나타난다. 칼슘은 거의 변화하지 않지만 미네랄 첨가제가 부족하거나 유열 및 요석증시에 낮아질 수 있으며 혈액 농축시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인은 섭취량에 의해 변화가 있으며 어린 소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마그네슘 또한 섭취량에 의해 변화하며 저마그네슘 혈증시 낮게 나타난다. 콜레스테롤은 종합적인 영양상태와 간기능을 나타내며 간기능이 저하되거나 영양소의 섭취부족시 낮아지고 지방질 섭취량 과다시 높아진다. GGT는 간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간기능 장애시 높게 나타난다. AST 또한 간기능과 관련이 있고 간세포의 손상 및 신체조직의 손상시 높은 값을 나타낸다. 이상과 같이 각각의 MPT 분석 항목들은 젖소의 건강상태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대사의 균형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고 대책까지도 마련할 수 있는 정보를 우리에게 줄 수 있다. 이러한 MPT 검사 항목, 특히 혈액분석항목은 젖소의 대사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건강 상태 뿐만 아니라 우유생산량, 스트레스, 질병의 감염 여부, 사양관리 방법 및 심지어 기후, 온도변화 등의 환경적 문제에 의해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현재까지 MPT 분석은 주로 일본 등의 외국 자료에 의존하여 이상 여부 및 문제점을 짚어내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질 때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농촌진흥청 낙농과의 가축위생연구팀에서는 대산판정시험의 검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각 항목의 참고 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 완료될 예정에 있다. 이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환경에 맞추어 젖소의 상태를 검사 할 수 있어 좀더 대사성 질병의 예방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이란 발생했을때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미리 예측하여 예방할 수 있다면 시간, 노력 그리고 경제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고 항생제의 사용도 줄일수 있어 안전한 축산물 생산도 가능할 것이며 동물 복지 측면에 있어서도 가축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 행복한 젖소생산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