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주의 경보!! - 전국의 발생분포와 그 대처방안을 들어 본다 - 임 영 철 축산과학원 조사료연구팀장 1. 머리말 사료용 옥수수의 검은줄오갈병(흑조위축병)은 전라도지역에서는 지방 사투리로 키가 크지 않고 짤막하다 하여 일명 짱뚱이병이라고도 한다. 검은줄오갈병은 그동안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어 왔으나 근래에 들어서는 전국 어디서나 발생이 되고 있으며 피해가 심각한 지역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책으로는 경종적으로 회피하는 방법이 시도되거나 옥수수 재배농가에서 경험적으로 체득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저마다 이야기하고 또한 그것을 믿고 시행하여온 것이 대부분의 방제기술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방제기술은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없고 그 효과 또한 믿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동시 다발적으로 대 면적에서 발생되고 그 피해 또한 심각하여 일부 농가에서는 종자의 문제가 아니냐며 보상을 요구할 정도가 되면서 검은줄오갈병의 체계적인 종합방제기술을 요구하게 되었다. 축산과학원 조사료자원과에서는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하여 검은줄오갈병 종합방제방법을 정립하고 체계화된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고자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검은줄오갈병 피해실태를 조사하였고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검은줄오갈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대처방안들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2. 검은줄오갈병의 병원균의 특징과 전염 경로 옥수수에 검은줄오갈병을 옮기는 병원 바이러스는 벼의 Rice black-streaked dwarf fijivirus 병원균으로서 입자형태의 직경이 75~80nm의 구형 바이러스이다. 이병에 걸린 벼를 애멸구가 가해하면 일단 보독충이 되고 보독충이 이동하여 어린 옥수수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검은줄오갈병에 감염된다. 한편 애멸구는 논두렁, 제방, 야산 등에서 월동하며 이듬해 봄 일찍부터 푸른빛을 띠우는 화본과 작물로 이동한다. 애멸구(Laodelphax striatellus)의 기주 식물로는 벼, 옥수수, 귀리, 보리, 둑새풀, 잡초 등 25종이 알려져 있고 애멸구에 의한 접촉전염이 일반적이며 종자 전염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멸구의 생활사는 발육기간 25~30일 정도이며 성충 수명은 20~25일 정도로 연간 세대 및 산란은 5세대를 거치며 약 400개 정도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검은줄오갈병 피해 사례 국내에서 발생하는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병원 바이러스는 벼에서와 같은 RBSDV 바이러스로 확인되었으며(2001. Plant Pathol. J. Isogai 등) 옥수수에 감염될 경우 병징은 한 달 후에 나타나며 수량이 약65~85%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발생은 1970년대 이후 매년 발생되어 왔으나 2005년에 특히 피해가 커 전북 고창지역에서는 대산 낙우회를 중심으로 42농가에서 약 50만평에 옥수수를 재배하였고 이중 약 10만평에 달하는 면적에서 대대적으로 발생되었으며 수량이 대략 40~50%정도 감수된 것으로 조사가 된바 있으며 이와 같이 대 발생에 관한보고는 처음이었다. 평년의 피해 정도를 보면 옥수수를 조기 파종하는 1모작 지대는 10~20%정도의 피해가 있었으며 2모작은 경제적 수량을 얻지 못할 정도로 상습적으로 발생하여 옥수수 재배 농가들은 2모작을 포기하고 1모작으로 전환하여 옥수수를 재배하여 왔으나 2005년도에는 1모작으로 조기에 파종(4월 5일~15일)한 경우 더욱 심하였으며 도리어 파종시기가 늦은 경우 오히려 피해가 적어 2모작으로 5월 10일 이후 파종지역의 피해정도는 평년 수준이어서 경종적으로 일찍 파종하면 피해를 경감할 수 있었던 종전의 회피재배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 왔다. 한편 검은줄오갈병이 많이 발생되었던 주변여건을 살펴보면 2004년도에 고창지역의 벼에서는 애멸구 피해가 30ha에 이르며 수량으로는 약 10%의 감소가 있었고 또한 겨울철 보리 재배면적이 많아 전년도 벼에 피해를 주었던 애멸구가 월동하여 보리밭을 경유 사료용 옥수수에 이동하여 피해가 가중된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4. 검은줄오갈병의 전국실태조사 결과 사료용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발생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좌측의 지도와 같이 쭞 발병다발 쭞 발병경계 쭞 발병경미 지역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발병이 매우 심한 발병다발지역은 경기(이천), 전북(고창, 김제), 전남(영광), 경북(김천, 영주), 충남(천안, 보령)으로 주의가 요구되며, 전남(나주, 영암), 경북(상주)지역은 발병이 심하지는 않았으나 발병 피해가능성이 높은 발병경계지역으로 볼 수 있으며, 경기(양주), 강원(삼척, 평창), 경북(경산), 경남(고성, 하동, 산청), 충북(음성, 괴산), 충남(예산)지역은 약간 발병되거나 거의 발병이 되지 않는 발병안전지역으로 분류되었다. 한편 검은줄오갈병 발병률에 따른 건물수량 감소를 조사한 결과 10% 발병시 7%, 20% 발병시 15%, 30% 발병시 21%, 40% 발병시 28%, 50% 발병시 35%의 건물수량이 감소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지역별로 발병률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특히 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07년도에 경기 이천에서는 최고 95%의 이병률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사료용 옥수수의 검은줄오갈병 발병률이 50%라고 하여 수량감소도 50%가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피해는 엄청나서 우리나라 옥수수 재배면적을 10,000~15,000ha로 추정 할 때 재배면적의 30%가 50%의 이병률을 나타낸다고 가정하면 그 피해는 연간 78~1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5. 검은줄오갈병의 일반적인 방제대책 우리나라 농촌은 예로부터 쥐불놀이를 실시하여 정월 보름에 논두렁을 태우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은 당시 농약이 없던 시절에 애멸구와 같이 논두렁이나 밭 주위의 무성한 잡초 군락에서 월동하는 해충들을 없애주는 좋은 방법이었다. 따라서 요즘도 할 수 만 있다면 이른 봄에 논, 밭두렁, 제방, 농경지 주변 잡초 군락지 등을 태워서 이른 봄 애멸구의 밀도를 줄이고 서식지를 원천적으로 초기에 제거하여 주는 방법도 권장할만 하다. 검은줄오갈병은 한번 걸리면 치료가 불가능하고 어느 정도 생육이 진전되고 난후에 병에 걸린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방제를 실시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현재까지는 농약으로 방제나 치료방법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 사료용 옥수수 품종별 검은줄오갈병 내병성 정도 검은줄오갈병에 강한 사료용 옥수수 품종을 선발하고자 전북 고창지역과 천안에서 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험에 사용된 옥수수는 총 10개 품종으로 국내에서 육성되어 보급되고 있는 4개 품종과 최근 수년간 도입량이 가장 많았던 상위 6개 수입품종을 선정하여 시험을 실시하였다. 국내 품종의 선정배경으로 수원19호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국내 품종으로 가장 많이 장기간 동안 보급되어온 품종으로 현재는 종자보급이 중단되었으나 검은줄오갈병에 매우 약하다고 알려져 있어 얼마나 약한가를 알아보기 위해 대조품종으로서 선정하였고, 광안옥은 한때는 보급이 되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품종들이 개발되었고 종자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보급이 어려운 상태지만 검은줄오갈병에는 매우 강하다고 알려져 있어 과연 얼마나 강한가를 체크하고자 선정하였다. 광평옥은 현재 널리 보급되고 있는 품종이며 청안옥은 앞으로 보급될 품종이다. 한편 다른 품종들도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하여본 농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재배를 하였던가 아니면 이름정도는 들어 본 매우 친숙한 품종들로서 NC+7117, DK 697, GW 6959, P-32P75, P-3394, P-3156의 6품종이 시험에 사용되었다. 사료용 옥수수 검은줄오갈병의 지역별 이병률은 2년간 평균을 보면 천안지역은 10.9%이었으며 고창지역은 33.3%로서 고창지역에서 많이 발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1모작으로 일찍 파종한 것과 2모작으로 늦게 파종한 것을 비교하여 보면 2006년도는 1모작의 이병률이 낮았으나 2007년도에는 거꾸로 2모작에서 이병률이 낮아 서로 반대의 결과를 나타내므로 어떤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장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해의 기후조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매일 애멸구를 채집하여 발생빈도를 조사하고 옥수수의 이병률과의 관계를 회귀식으로 나타내었으며 그 결과 파종시기별 발병률을 보면 조기파종이나 만기파종 시에 발병이 많아 적기 파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멸구 성충 이동시기는 적산온도(일평균기온이 11℃를 넘는 온도의 합, 예 일평균온도 15℃라고 가정하면 11℃를 빼고 4℃가 됨 이와 같이 계산된 온도를 누적하여 더해감)를 누적하여 더한 온도(적산온도)가 67℃가 되면 월동성충 출현기가 되고, 그 시점부터 적산한 값이 333℃가 되면 1세대성충의 출현기가 됨으로 이시기는 대략 전북 고창지역의 경우 4월말에서 5월상순, 또는 6월 상순사이에 해당하며, 이시기는 옥수수 밭으로 이동하는 애멸구가 거의 없으므로 5월 상순에 옥수수가 출현하도록 파종시기를 조정한다면 검은줄오갈병 피해를 줄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한편 옥수수 품종 간에는 표에서 보는 봐와 같이 천안지역이나 고창지역 모두 같은 결과로 국내품종인 광평옥, 광안옥, 청안옥 품종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수원 19호는 예상한 대로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품종들은 국내육성 품종(수원19호 제외)보다는 다소 약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NC+7117, DK 697, GW 6959는 약한 그룹에 속하였고, P-3156, P-3394, P-32P75 품종은 다소 강한 그룹에 속하였다. 지역별로는 천안지역의 이병률(2년평균)은 3.1~6.1%로 미미한 반면 고창지역에서는 강하다고 하는 국내 육성 품종들도 16.3~31.8%로서 결코 낮은 이병율이 아니었고 수입품종들은 해에 따라 또는 파종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20%에서 많은 것은 51%까지 이병되는 것으로 나타나 그 피해가 대단함으로 무심히 보아 넘길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강한 옥수수 품종을 육성하여 보급하거나 아니면 고창과 같이 상습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은 옥수수를 대체하여 재배할 수 있는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 등의 재배 이용도 바람직하다. 사료용 옥수수에 검은줄오갈병이 감염될 경우 전반적으로 사료가치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조사를 하였는데 옥수수의 당도와 조단백질 함량은 정상주 보다 이병주가 현저히 높았으며, CP나 소화율은 1모작에서 2모작보다 사료가치가 높았다. 따라서 이병정도가 심하다고 해서 CP나 소화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한편 검은줄오갈병 상습발생지역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대체하기 위하여 수수×수단그라스 3품종(SS405, SX 17, Jumbo)을 재배하여 검토하여 보았으나 역시 사일리지 및 일반적 사료가치는 옥수수가 수수류 보다 현저히 높았다. 수수류의 품종 간 건물수량 차이는 남부지방(고창)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고, 중부지역(천안)에서는 Jumbo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5. 맺음말 사료용 옥수수는 사료작물의 왕으로 여름철 사료작물로는 최고이며 우리 양축농가에게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양질의 사료작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무더운 한여름에 사일리지를 담아야 하는 어려움과 노동력의 고령화로 기계화가 안 되면 너무나 힘든 작업이어서 재배면적이 줄어들어 선두 주자의 자리를 기계화(원형곤포사일리지)가 용이한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에게 내어주기는 하였지만 세절하여 원형곤포 사일리지를 조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기계들이 개발되어 2~3년 내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재배면적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검은줄오갈병에 대한 종합적인 대처 방안이 없다면 그 피해로 인한 옥수수 재배농가의 손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더욱 많은 연구 결과가 도출되어 농가에서는 최대한 피해 없이 안전한 재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현재 축산과학원 조사료자원과에서는 농업과학기술원 농업해충과, 영남농업연구소 식물환경과와 공동으로 사료용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저항성 품종선발은 물론이며 상습발생지역에서 옥수수를 대체 할 수 있는 수수류의 재배 및 이용기술 개발과 애멸구 기주식물의 연구 및 약제방제를 위한 기초 자료를 축적하는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좀 더 확실한 종합방제기술이 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를 요약하면 농가에서는 무엇보다 저항성 품종을 선택 재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조기파종이나 만기파종 시에 발병이 많아 적기 파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옥수수의 초기 생육을 왕성하게 해주며, 파종 후 가뭄으로 발아가 지연되거나 출현이 일정하지 않고 초기생육이 부진한 경우 피해가 커지게 된다. 또한 생육초기 야간에 급격한 온도 저하로 저온 스트레스를 받아 생육이 지연되면 이병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사료용 옥수수 검은줄오갈병 상습발생 지역에서는 수수×수단그라스를 대체하여 재배하는 것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