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낙농을 위한 사료재배 관리 권 찬 호 천안연암대학 교수 1. 유기낙농의 개념과 실천방안 유기낙농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규약인 코덱스(CODEX)규정에 적합한 낙농업을 말한다. 코덱스(CODEX) 기준을 보면 유기축산은 “토양과 가축 간의 조화로운 관계 발전 및 가축의 생리적 욕구를 존중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하여 양질의 유기사료를 제공하고, 적절한 사육공간을 할애해야 하며, 행동에 필요한 적절한 사양관리체계, 가축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가축관리가 필요하다. 이 기준에 근접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유기축산규정이며 이 규정에 따라서 국내의 친환경인증기관에서 유기농인증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유기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친환경인증기관과 협의 하고 자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기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유기사료의 생산이다. 유기낙농을 하기 위해서는 사료의 85% 이상을 유기사료로 급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유기사료란 유전자변형작물이 아닌 목초나 사료작물의 종자를 이용하여 무농약, 무화학비료 조건에서 재배한 사료를 말한다. 여기에는 가축의 복지에 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일정수준의 초지를 유지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유기농업을 추진하는 일부에서는 유기농업과 유기축산의 결합만으로 유기농업과 유기축산이 함께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기축산분야를 보면 물질의 순환이 초지와 함께 이루어 져야함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로는 초지 및 사료작물생산농업, 유기가축생산, 유기농업이 함께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유기농업이 이루어 질 수 없다. 유기사료 생산 및 이용의 측면에서 유기낙농을 수행하기 위한 조건을 사육두수 30두를 기준으로 간단히 표시하면 다음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다. 유우는 일정수준 이상의 유기조사료 재배면적을 확보하여야 하는데 초지로는 생체중 1kg당 4㎡가 필요하며 사료작물 포장으로는 생체중 1kg당 절반수준인 2㎡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젖소 500kg 기준으로 초지로는 2,000㎡, 사료작물포장으로는 1,000㎡의 면적이 필요하다. 착유두수 30두, 총사육두수 60두의 낙농가는 초지로는 약 120,000㎡가 필요하고 사료포장으로는 60,000㎡가 필요한데 혼합하여 보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기낙농을 위한 유기사료 생산 방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① 유기사료포장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으면 유리하다. 여기에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생산량감소를 최소화하는 작부체계가 필요하다. ② 유기사료 생산을 위하여 논을 임대할 수 있다. 만약 유기농업을 해 온 논을 임대하였다면 별도의 전환기간 없이 유기사료 생산이 가능하다. ③ 유기 농후사료를 계약재배하거나 개별적으로 인증된 원료사료를 수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데 가격이 비싸다. 현재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업자도 있고 kg당 가격수준도 500원대 이므로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④ 비 유기사료로 유전자 변형작물이 아닌 사료를 약 15%수준 사용할 수 있는데 옥수수나 콩 이외에 보리, 호밀, 귀리 등 많은 곡류나 원료사료는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았으므로 사용할 수 있다. ⑤ 유기농가의 볏짚, 미강, 콩비지, 콩짚 등 많은 부산물은 유기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 낙농가 주변에 대단위의 유기농 단지가 있다면 이러한 부산물을 활용하여 TMR을 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⑥ 축사에서 약간의 거리가 있더라도 휴경농지나 초지 또는 논을 사료작물 재배지로 5년 이상 장기 임대하면 유기축산을 할 수 있다. 2. 유기사료의 조건 유기축산을 수행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유기사료의 확보이다. 유기사료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야만 하며, 조건을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친환경인증기관이 인증을 하여야 한다. ① 비유전자변형(NON-GMO) 종자 - 유기사료는 유전자변형을 하지 않은(NON-GMO)종자를 이용하여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추천되어 현재 재배되고 있는 목초나 사료작물 종자 가운데 유전자 변형된 것은 없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② 무농약 - 무농약이란 종자소독에서부터 시작해서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홀몬제 등 일체의 농약을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수입종자는 100% 소독을 한 상태이지만 목초종자의 경우 파종 후 2년의 전환기간이 지나면 인증 받을 수 있고, 사료작물의 경우 종자를 물로 세척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③ 무화학비료 - 무화학비료란 화학적으로 합성된 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④ 전환기간 - 2년간의 전환기간은 이전에 살포된 화학비료와 농약이 잔류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전환기유기 사료로 인증 받을 수는 있어도 유기사료는 아니다. 그러나 이전에 화학비료나 농약을 살포하여 작물을 재배한 적이 없는 토양의 경우에는 전환기간을 1년간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타 작물을 유기적으로 재배해온 유기농지에서 생산한 사료는 유기인증이 가능하다. ⑤ 유기사료인증 - 위의 사실을 인증하는 것은 친환경 인증기관이다. 친환경인증기관은 사료재배포장의 토양, 수질, 생산물을 관련법규에 따라 분석하고 위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료재배관리법과 농가가 제안한 관리법에 따라서 사료작물을 재배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일지형태의 기록을 요구하므로 재배과정을 일지형태로 기록하여야 한다. 유기사료 생산을 위한 토지는 구획단위로 인증을 하므로 소규모단위는 인증받기 어렵다. 3. 유기사료 생산 기술 유기사료 생산은 기존의 화학비료를 활용하고 농약을 사용하는 농법에 익숙한 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60년대 농업으로 퇴보를 의미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유기사료생산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생산성이 낮아서 경제성이 없는 농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생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농법이 연구되어 정착단계에 있으며, 유기농산물은 일반농산물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업은 가장 빠른 성장산업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즉, 유기사료 생산은 60년대로의 후퇴가 아니라 무농약, 무화학비료 조건하에서도 생산성을 유지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고급기술이다. 유기사료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에 익숙한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좀 생소한 기술이어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처음 사용할 때에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생각한다면 진보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유기사료 생산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유기사료 생산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의 기본원칙과 원리만 이해하기로 하고 보다 특정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자세한 기술은 차후에 다루기로 한다. 가. 비옥도 유지 방법 - 토양 비옥도유지를 위해서 ① 다년간의 윤작계획에 의한 두과작물, 녹비 또는 심근성 작물의 경작 하고 ② 유기물질이 토양에 투입되는 경우 퇴비 역시 유기조건에서 생산되어야 하며 목축업의 구비역시 가축이 유기조건에서 사육하였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 ③ 퇴비 활성제로 적절한 미생물 또는 식물체를 기본으로 한 제제는 사용할 수 있다. ④ 돌가루, 농장퇴비 혹은 식물에 의한 바이오제제는 사용할 수 있다. 나. 해충질병과 잡초방제 방법 - 해충, 질병과 잡초방제를 위해서는 ① 적절한 작물과 품종의 선택 ② 적절한 윤작체계 ③ 기계적 경운 ④ 천적의 보호 ⑤ 다양화시킨 생태계 ⑥ 화염 제초 ⑦ 포식자와 기생동물 및 천적의 방사 ⑧ 식물, 농장퇴비, 돌가루 등에 의한 생체역학적(바이오다이나믹)인 수단 ⑨ 멀칭과 예취 ⑩ 동물의 방사 ⑪ 덫, 울타리, 빛, 소리 같은 기계적 통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체의 합성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 없다. 다. 병해충 예방 및 방제과정 - 병해충관리 및 방제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① 병해충의 서식장소와 접근방법을 파괴하여 배제하는 것과 같은 예방 조치를 병해충 관리의 주요한 조치로 하여야 한다. ② 예방책에도 불구하고 병해충이 발생한 경우 병해충 방제를 위한 최초의 선택은 기계적, 물리적 및 생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③ 그러나 병해충이 기계적, 물리적, 생물적인 방법으로 적절하게 방제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정부당국이 약제사용을 승인할 수 있으나 유기인증은 받지 못한다. 가. 겨울철 두과 사료작물의 선택 젖소의 퇴비 속에는 질소가 부족하므로 여름철 작물인 옥수수나 수수의 전작물로서 두과목초를 활용하는 것은 질소순환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돈분액비와 같은 축분뇨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유기양돈이 없고 아직은 일반양돈에서 생산된 액비를 유기축산에 활용할 수 없으므로 두과작물을 활용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 활용할 수 있는 월년생 두과 사료작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서 가장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4개 초종에 대하여 시험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표 1에서 보는바와 같다. 4개 초종 모두 유식물 활력이 우수하였고 월동을 하였으나 수확적기를 판정할 수 있는 개화기는 크림손클로버가 4월 말경으로 빠르고 레드클로버는 5월초순 헤어리베치는 5월 중순이었다. 생산량은 크림손클로버와 헤어리베치가 우수하였으며 여름작물을 위한 질소고정 역시 크림손클로버나 헤어리베치가 우수하였다. 축산연구소의 시험결과에 따르면 남부지방에서도 자운영보다 크림손클로버가 우수하였다. 나. 겨울철 화본과 사료작물의 선택 여름철에 콩을 재배하는 지역에서는 겨울철에 화본과 사료작물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 화본과 사료작물을 재배할 경우에도 유기 돈분이나 유기 계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겨울철 작물로서 화본과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의 유기사료 인증기준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일반양돈이나 일반양계에서 생산된 축분을 6개월 이상 미생물을 이용하여 충분히 숙성시킨 경우에는 유기사료재배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 안이 확정된다면 돈분액비나 계분의 활용차원에서 유기사료 생산을 위한 겨울철 사료작물로 화본과 작물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에 선택할 수 있는 사료작물은 중부지방에서 호밀, 귀리,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있고, 남부지방에서는 여기에 총체보리가 포함될 수 있다. 유기적인 조건에서 재배한 겨울철 화본과 사료작물의 생육특성과 생산량은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유기조건에서 재배한 겨울철 화본과 작물의 사초생산성은 호밀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품질 면에서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우수하였고 귀리는 봄 파종 한 경우이므로 재배조건이 다르다. 따라서 생산성이 필요한 농가는 호밀을, 품질이 우수한 사료생산을 원하면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겨울동안에 퇴비 살포에 필요한 면적을 확보하기를 원하면 귀리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후작물로 재배할 옥수수나 수수와의 결합능력, 작부체계 가능성 등도 전작물의 종류를 선택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호밀은 유기사료로 재배할 경우에도 화학비료 사용과 비교해 생산량 감소가 가장 적은 사료작물이어서 유기사료 재배의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사료작물로 기대되고 있다. 표 5는 유기사료 재배시 돈분액비와 우분액비가 호밀생산량에 미치는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액비 시용량이 증가할 경우에는 금비를 사용한 것에 비해 수량의 감소가 적었으며, 특히 우분보다 돈분의 효과가 우수하므로 과잉생산으로 처리에 문제가 있는 돈분 액비의 효과적인 활용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 옥수수 재배 제초제를 살포할 수 없는 유기재배 조건에서도 옥수수는 파종간격이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잡초가 발생하면 옥수수는 잡초를 억압할 능력이 없어 잡초가 우점하게 되어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다. 유기재배에서 잡초제거방법으로는 인력제초를 하여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시험 결과 잡초방제가 어려운 유기재배 조건에서 옥수수재배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그림 2). 그러나 잡초억압 유기재배를 위하여 무경운 방법을 채택하고 작부체계를 잘 선택할 경우 옥수수의 전작물인 콩과목초가 후작물인 옥수수의 잡초방제에 기여할 수 있어서 옥수수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는 있다(그림 3). 콩과작물 수확 후 무경운 파종한 옥수수와의 작부체계에서 총 건물수량은 그림 4에서 보는바와 같다. 옥수수 단작(8,656 kg/ha)에 비하여 2모작 작부체계의 총 건물수량은 옥수수+크림손클로버 구에서 39%(12,189 kg/ha) 증가 되었으며, 옥수수+헤어리베치 구는 67%(14,620 kg/ha) 증수하여, 옥수수+헤어리베치 구의 경우에는 옥수수 단작보다도 옥수수의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라. 사일리지용 수수 또는 수수·수단그라스교잡종의 재배 사일리지용 수수나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은 옥수수보다 불량환경 적응성이 강하고, 밀식재배가 가능하여 잡초억압에 유리하며, 사일리지용 수수의 경우 키가 크고 광에 대한 경합력이 우수하여 잡초와의 경합에 매우 유리하다. 따라서 수수의 재배는 옥수수에 비하여 유기 재배시에도 생산량 감소가 적은 초종으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유기 재배시에는 옥수수보다 수수의 재배가 유리하다(그림 5). 사일리지용 수수의 경우에도 전작물을 크림손클로버나 헤어리베치로 하고 무경운 방법으로 사일리지용 수수를 파종하면 초기생육이 매우 우수하여 수수의 생산성이 증가한다. 그림 6은 천안지역에서 전작물로 화본과 사료작물인 호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귀리를 유기재배한 후 무경운으로 사일리지용 수수를 재배한 경우의 총 건물생산량을 나타낸 것이다. 수수의 건물수량은 전작물이 호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및 귀리였을 경우에 각각 11,605, 11,403 및 11,405 kg/ha로 초종간에 차이가 없었다. 반면에 전작물은 초종간에 차이가 커서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호밀과 수수의 작부체계의 건물수량이 23,141 kg/ha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귀리+수수 작부체계가 18,233 kg/ha,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수수의 작부체계는 15,793 kg/ha였다. 이상의 화본과 사료작물과 수수의 작부체계의 결과를 볼 때 유기조사료 생산에 적합한 작부체계는 호밀과 수수의 작부체계였으며, 귀리와 수수의 작부체계도 호밀과 수수 작부체계의 대체 작부체계로 권장할 만한 작부체계였다. 그러나 수수는 비록 사일리지용으로 개량되어 당분 함량이 높은 품종일지라도 당 함량이 낮고 수분함량이 높아 저장 중 손실이 크고 사일리지 품질과 에너지 함량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① 옥수수 파종기로 수수를 조파하고, ② 옥수수 수확기 사일리지용 수수를 수확하고, ③ 사일리지 제조시 수분조절과 품질향상을 유기농 부산물인 유기농 밀기울이나 유기농 옥수수를 5~10% 첨가하여 사일리지로 제조하면 된다. 이 경우 유기농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데 비하여 약 3배의 생산성과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