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FTA 협상이 낙농업에 미치게 될 영향 1. DDA 협상의 추이와 전망 UR 협상에서 합의된 WTO 농업협정 제20조의 규정에 의거 2000년부터 재개된 WTO 협상은 2001년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Doha)에서 개최된 제4차 각료회의에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 ‘도하개발의제(Doha Development Agenda: DDA)’로 정식 출범하였다. 본래 DDA 협상은 2003년까지 세부원칙을 마련하고, 2003년 9월에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5차 WTO 각료회의 이전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뒤 2005년 1월 1일까지 협상을 종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UR 협상이 그랬듯이 DDA 협상 역시 농산물협상이 걸림돌이 되어 협상시한을 이미 넘긴 채 지난 2004년 7월 31일 협상의 기본골격(modality)에 합의하는데 그쳤다. 협상의 기본골격이 협상의 세부원칙마련을 위한 중간단계임을 감안할 때 DDA 협상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의 다음 단계는 148개 회원국이 이미 합의된 기본골격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시켜 2005년 12월 13일부터 18일에 걸쳐 홍콩에서 개최된 WTO 각료회의에서 세부원칙에 대한 최종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4년 7월의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 이후 1년만인 2005년 7월 말 세부원칙의 1차 초안마련에 실패하였다. 그 후 2005년 12월 13일부터 18일에 걸쳐 홍콩에서 개최된 제6차 WTO 각료회의에 있어서도 한국을 포함한 각 국의 비정부기구(NGO)의 거센 항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부원칙의 합의에도 실패하였다. 그뿐 아니라 2006년 7월 24일 WTO 라미 사무총장이 마침내 협상의 일시적인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DDA 협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어느 나라에 있어서나 농업생산은 그 자체가 지니는 식량안보, 지역사회유지 및 환경보전과 같은 다면적 기능으로 인해 일정수준 이상의 생산기반확보를 위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 때문에 WTO든 FTA든 농업생산이 지니는 그 같은 외부효과를 외면한 채 자유무역에 따른 이익만을 고려하여 협상에 임하는 나라는 없다. 따라서 금번의 DDA 협상에 있어서도 예외 없이 지난 UR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농산물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다자간협상인 DDA 협상이 장기화 되면서 특정 국가에 한해 유리한 조건을 상호 인정하는 FTA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자칫 국제무역질서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그 같은 의미에서 금번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는 FTA의 지나친 확대에 따른 국제무역질서의 왜곡을 회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골격이 합의된 이후 2005년 7월까지로 예정되었던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였고, 홍콩각료회의에서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다만 홍콩각료회의에서는 2006년 4월 30일까지 세부원칙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각 국의 이행계획서를 2006년 7월말까지 제출한다는 기본원칙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세부원칙에 대한 이행계획서의 제출시한 마저 넘긴 채 마침내 협상이 중단됨에 따라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2. DDA 협상과 낙농정책의 미래 대부분의 선진국에 있어서 낙농산업은 농업 내부에서도 규제가 가장 강한 산업의 하나이다. <표 2-1>은 1986년에서 1995년에 걸쳐 주요 OECD 국가의 생산자보조상당액(PSE)과 소비자보조상당액(CSE)을 생산액의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낙농의 경우 타 농업부문에 비해 PSE와 CSE가 매우 높다. CSE가 마이너스의 값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소비자 또는 납세자로부터 생산자로의 세금 또는 소득이전을 통한 보조를 의미한다. 이 같은 보호정책은 대부분 국내 소비량의 5% 미만인 의무수입량(TRQ)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매우 높은 2차 관세를 부과하는 국경조치를 통한 수입규제, 대내적인 생산할당제의 실시 및 시장개입을 통한 가격지지 등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국가가 낙농을 보호해 왔다는 점과 현재 진행 중인 DDA, FTA 및 이미 합의에 도달한 DDA 기본골격의 내용 등을 감안할 때 금후 이들 국가의 낙농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2004년 7월 말 일종의 중간합의라 할 수 있는 기본골격(modality)의 내용을 감안할 때 낙농을 포함한 모든 농업분야에 대한 국내보조의 삭감이 불가피함을 시사하고 있다. 즉 구체적인 일정은 금후의 협상에 미루고 있으나“모든 형태의 수출보조금”을 폐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EU 등의 명시적인 수출보조금은 물론 식량원조, 수출신용, 국영무역 등의 암묵적인 수출보조금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수출보조금이 철폐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금번의 중간합의에 있어서는 관세수준에 따라 품목을 분류하고, 저관세품목보다 고관세품목의 관세감축 폭을 크게 할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 또한 지금까지는 관세율에 따른 품목구분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WTO 규정의 분명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른바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기존의 높은 관세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세감축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협상이 교착상태에 직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비상탈출구’를 준비해 두고 있다. 국내보조에 있어서는 감축대상 국내보조총액측정치(AMS)에 있어서 품목별 상한을 설정토록 함으로써 무역왜곡적인 국내지지의 대폭적인 삭감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국내지지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지금까지의 총량적 접근방식에서 품목별 접근방식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후의 DDA협상에 있어서 낙농문제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상과 같은 기본골격 합의내용의 전제 위에서 이하 금후 DDA 협상에 있어서 예상되는 낙농부문의 협상전망에 대해 검토한다. 2.1 낙농산업을 보호하는 이유 2.1.1 기초식량론 우유는 이른바 완전식품임과 아울러 기초식량이라는 인식이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정착되어 있다. 그 결과 국민이 필요로 하는 안전하고 신선한 우유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기반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또한 팽배해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이 공급과잉에 직면해 있는 것도 그 같은 인식에 따라 낙농산업을 보호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예외 없는 관세화의 원칙을 주장해 온 WTO 체제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급률유지를 위해서는 낙농생산기반유지를 위한 각종의 보호정책이 불가피했다. 아울러 이 같은 인식에는 금후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므로 생산기반유지를 위한 보호정책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국제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는 2000년을 전후하여 낙농부문에 대한 완전한 규제완화를 단행함으로써 국내유가가 국제가격에 연동되어 있다. 그러나 그 외 모든 국가의 국내유가는 국경조치 및 가격지지를 통해 보호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국가가 캐나다, EU, 미국, 일본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후의 DDA 협상에 있어서는 UR 협상에서와 달리 유제품무역의 확대를 위한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 중 무엇보다 협상주도국인 미국의 경우 유제품무역이 확대되더라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Shaw and Love(2001)는 유제품에 대한 시장접근(market access)을 확대할 경우, 전 세계의 유제품무역은 1999년에 비해 18억 달러가 증가할 것이며, 미국과 EU의 생산이 1.2~1.4% 감소하는 반면, 오세아니아 및 아르헨티나의 생산은 7~9% 증가하리라는 예측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1999년에 비해 수출보조금을 50% 감축할 경우 오세아니아 및 아르헨티나의 생산이 증가하고, EU의 생산은 감소하나 미국 낙농에 대한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란 예측이다. 둘째, Cox, Coleman, Chavas and Zhu (1999) 등은 전 세계 21개 낙농지역이 완전한 유제품무역자유화를 실시할 경우 각국의 원유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결과를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캐나다(-32%), EU(-26%), 일본(-36%), 미국(-0.4%), 호주(22%), 뉴질랜드(51%) 등으로 나타났다. 셋째, Langley, Somwaru and Normile(2006) 등은 전체농업분야 또는 낙농문야만의 규제완화가 각각 실시될 경우 각국의 낙농산업에 어떤 변화가 초래될 것인지에 대한 시뮬레이션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는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낙농부문의 규제완화가 이루어질 경우 한국의 가격과 생산은 각각 47.6%와 14.8%가 하락하여 가장 타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미국(-11.4%, -5.7%), EU(-9.4%, -3.2%), 일본(-7.4%, -1.8%) 등이 낙농부문의 규제완화로 받는 타격은 한국에 비해 훨씬 약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할 때 유제품무역확대를 위한 규제완화가 이루어질 경우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한국, EU, 캐나다, 일본 등이며, 미국은 사실상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경쟁력이 주요 수출국인 호주, 뉴질랜드에 비해 약하지만 호주, 뉴질랜드의 수출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제품무역자유화가 실시되더라도 호주, 뉴질랜드가 전 세계의 수입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미국의 수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금후 DDA 협상에 있어서 유제품과 관련하여 협상주도국인 미국이 어떤 협상전략을 제시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이미 기본골격(modality)에서 민감품목을 인정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가 유제품을 위시한 쌀, 면화, 설탕 등을 민감품목에 포함시킴으로써 현재와 유사한 수준의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DDA 협상에 있어서 한국은 유제품을 당연히 민감품목에 포함시켜야 하며, 낙농선진국과의 FTA 협상에 있어서는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 2.1.2 원유생산의 특성 낙농가에 의해 생산된 원유는 저장성이 없기 때문에 가공과정을 거쳐 신속히 유통되어야 한다. 또한 타 농산물과 달리 매일 생산이 이루어지며, 생산을 위한 고정자본투자액이 커 시장여건의 변화에 대한 공급측면의 대응이 매우 느리다. 그뿐 아니라 계절적 수급변화에 따른 수급조절이 어렵다. 따라서 신선한 형태의 시유로 소비하고 남은 원유는 분유, 치즈 등 저장성이 있는 유제품으로 가공하여 유통된다. 따라서 안정적인 낙농생산기반유지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산유제품시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원유시장은 유가공자본 중심의 시장이 되기 쉽다. 그 같은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는 일찍부터 생산자 중심의 협동판매조직을 육성하여 원유판매와 가공부문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유업체와의 대등한 거래교섭력을 유지토록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WTO 체제하에서도 대내적으로는 가격지지를 통해 대외적으로는 높은 국경보호조치의 유지를 통해 낙농가의 소득안정을 실현하고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전 세계적으로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있어서 낙농부문에 대한 정책개입을 통한 규제는 낙농가의 경영안정 및 공급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완벽한 국경보호조치 및 시장개입을 통해 낙농을 보호하고 있는 캐나다에 있어서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연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즉, Daniel-Mercier Gouin(2004)는 캐나다가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할 경우 이는 소비자 편익(benefits)을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낙농가의 원유가격수준 및 안정성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는 낙농부문에 대한 재정지출을 줄일 수도 없으며, 오히려 납세자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캐나다가 실시하고 있는 낙농부문에 대한 대내적인 공급조절정책은 대외적으로 수출보조금을 통해 국제유제품시장을 교란시키는 것과는 달리 국제시장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무역친화적인 정책이란 것이다. 따라서 캐나다의 낙농부문에 대한 공급조절 및 국경조치를 통한 규제정책은 적절한 것이며, 이를 완화할 경우 이는 생산자, 소비자, 납세자,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1) 물론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캐나다의 낙농부문에 대한 지나친 수입규제 및 높은 지지가격으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고 낙농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원리를 도입함으로써 가격인하를 유도하여 소비를 늘림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야 된다는 것이다.2)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캐나다는 소비자와 납세자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생산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며, 국제무역에 있어서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1994년에 EU 국가 중 유일하게 규제완화를 실시한 영국의 경우 생산비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원유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낙농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2.1.3 원유시장의 과점적 구조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원유시장은 과점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원유를 판매하고자 하는 공급자(생산자)에 비해 이를 구매하려는 수요자(유업체)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뿐 아니라 인근의 제한된 유업체 이외에 원유를 구매하려는 대체적인 수요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낙농가는 이른바 가격수용자(price taker)의 입장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원유의 공급과잉이 발생하기 쉬운 봄의 청초기(靑草期)에 있어서 원유수급불균형에 따른 책임은 생산자에게 전가되어 낙농경영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정부에 의한 낙농부문의 시장개입을 정당화 하는 주요 요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써 1994년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하기 전까지 영국낙농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MMB(Milk Marketing Board), 미국의 FMMO (Federal Milk Marketing Order), 캐나다 및 일본의 생산자단체에 의한 ‘일원집유 다원판매’ 등은 정책의 직·간접적인 개입 하에 생산자의 미약한 거래교섭력을 보완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는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낙농협동조합을 육성하여 낙농가를 대신하여 유업체와의 거래에 임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낙농협동조합에게 독점금지법의 일부를 면제해 줌으로써 ‘일원집유 다원판매’ 및 ‘용도별차등가격’을 허용함과 아울러 종합유가(pooled price)제도를 통해 모든 생산자가 공정한 유대를 받도록 허용하고 있다. 2.1.4 국제경쟁력의 현격한 격차 국제시장가격을 훨씬 상회하는 국내시장의 가격유지를 위해 각국은 UR 농산물협상에서 관세할당(TRQ) 및 높은 2차세율의 확보를 통해 저가의 유제품수입을 국내소비의 3~5% 수준에서 억제하고 있다.3) 그뿐 아니라 한국과 유사한 입장에 있는 일본은 버터, 탈지분유와 같은 주요 유제품에 대한 고율관세의 확보 외에도 의무수입물량(원유환산 13.7만 톤)에 대해 국영무역을 통해 mark-up을 부과함으로써 국내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저율관세에 의해 수입되는 관세할당(TRQ) 물량에 대해서는 사료용, 학교급식용, 사료용 등으로 용도를 한정함으로써 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다. 또한 관세할당(TRQ)를 초과하는 ‘코코아조제품’과 같은 이른바 ‘위장유제품’에 대해서는 우유성분이 30%를 상회할 경우, 성분함량에 따라 고율의 2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수입품이 국산에 비해 30% 가까이 높게 유지되도록 하여 수입을 억제하고 있다. 아울러 국산자연치즈를 가공치즈원료로 사용할 경우 이의 2.5배에 달하는 수입자연치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함으로써 국산치즈생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가 유제품에 관한 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의 국내 유가는 뉴질랜드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그 외 한국과 일본의 국내유가는 뉴질랜드의 3.5~4.0배에 달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금후 DDA 협상에 있어서도 유제품에 관한 한 주요 선진국들은 현재의 높은 국경조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호주의 수출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EU 및 캐나다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있는 미국이 유제품에 대한 대폭적인 관세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5 낙농을 둘러싼 정치경제학 전술한 바와 같이 낙농산업은 수요자인 유가공 중심의 과점적 시장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시장구조 하에서 낙농가의 거래교섭력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협동조합을 통한 집·송유 시스템의 합리화, 계절변동의 완화, 일원집유 다원판매, 가공부문 참여, 낙농관련 각종 정보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낙농은 농업 내부의 타 부문에 비해 협동조합에 대한 가입률이 높다. 그뿐 아니라 협동조합은 낙농관련 정책에도 적극 개입하여 생산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어느 나라에 있어서나 낙농조합의 정치력은 매우 강하다. 한편 이는 토지이용형농업으로써 낙농 그 자체가 농업부문에서 지니는 정치경제학적인 측면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 있어서 본래 낙농은 곡물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한계지’에서 고용능력을 지닌 유일한 생산부문이며,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따라서 이 같은 지역에서 낙농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지역사회의 붕괴를 뜻하므로, 이 지역의 낙농생산기반유지를 위한 생산자의 요구는 상당한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의 북해도 낙농가를 위한 ‘가공원료유에 대한 부족지불제도’, 미국의 북동부에 위치한 주들 간의 낙농협정(Northeast Interstate Dairy Compact)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쌀의 소비감소로, 생산조정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휴경답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에 있어서도 휴경답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낙농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4) 그 같은 의미에서 금후 휴경답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토지이용형 축산정책의 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 DDA 기본골격(modality) 합의와 낙농정책 2004년 7월 DDA 기본골격(modality)이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금후 어떤 형태로든 낙농부문에 대한 무역왜곡적인 지지에 대한 삭감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 이후 선진국에 대해 미국은 75%의 상한관세를, G20 및 EU는 100%의 상한관세를 주장하고 있다.5) 이에 비해 한국과 일본 등 수입국이 주축인 G10 만이 상한관세의 설정을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금후 G10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주장하는 상한관세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2005년 12월 홍콩에서 개최된 제6차 WTO 각료회의에서 세부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그뿐 아니라 합의시한으로 제시된 2006년 4월말을 넘김과 아울러 2006년 7월 24일 WTO 라미 사무총장이 DDA 협상의 일시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협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본 연구에 있어서는 국내의 낙농제도를 바탕으로, 우리와 유사한 생산여건을 지닌 일본 및 자국의 낙농산업을 철저히 보호해 온 캐나다. 미국, EU 등의 제도변화 및 전망에 대해 검토한다. 이를 위해 국경조치, 정부규제, 국내지지, 잉여유처리(국내공급관리 및 수출보조금)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2.2.1 국경보호조치의 유지가능성 우선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캐나다 및 EU의 입장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이들 국가가 DDA 협상의 주도국이며, 이들 국가에 있어서 낙농은 매우 중요한 농업생산부문이기 때문이다. 즉 우유는 이들 국가의 식생활에 있어서 필수식품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급률유지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이들 국가의 농업에서 차지하는 낙농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낙농가가 지니는 정치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유제품에 대한 무역자유화를 실시할 경우 호주, 뉴질랜드와 달리 이들 국가의 낙농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 같은 이유로 인해 유제품에 대한 국경조치의 대폭적인 삭감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DDA 농산물협상에 있어서 유제품은 협상의 마지막 단계까지 예외품목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다. 즉 미국은 EU나 캐나다에 비해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그뿐 아니라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할 경우 EU나 캐나다에 비해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6) 한편 기본골격(modality)에 대한 합의에 있어서 관세율 수준에 따라 품목을 분류하고, 관세율이 높은 품목일수록 관세감축 폭을 크게 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기본합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낙농선진국에 있어서 유제품은 민감품목으로 지정되어 금후 어떠한 관세감축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현 수준의 국경조치를 유지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2.2.2 국내지지의 유지가능성 및 문제점 전술한 바와 같이 각 국이 유제품에 대한 국경보호조치를 견지하는 이상 지금까지 실시되어 온 낙농부문에 대한 각 종의 가격지지도 상당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UR 농산물협상 결과 국내보조총액측정치(AMS)를 기준으로 국내지지를 삭감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품목별 삭감이 아닌 국내지지의 총액에 대한 삭감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느 특정 생산부문에 대한 국내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 부문의 국내지지를 삭감하여 전체 AMS를 조절하면 된다. 그 같은 의미에서 현재 국내의 경우 AMS는 쌀을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낙농은 최소허용보조(de minimis)에 의해 지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DDA 협상의 기본골격(modality)의 합의에 있어서는 UR 협상에서와 달리 국내지지를 모든 품목에 대한 국내지지의 총액기준이 아닌 개별 품목별 상한을 설정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삭감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또한 주요 선진국의 농업에 있어서 한국이나 일본의 쌀에 필적하는 중요한 생산부문이 낙농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DDA 협상의 기본골격에 대한 세부사항이 어떤 형태로 타결되든 금후 낙농부문에 대한 영향은 현재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과 달리 미국, EU, 캐나다, 일본 등은 유제품시장에 대한 개입을 통해 다양한 가격지지정책을 쓰고 있다. 그 경우 정부가 직접 국산유제품시장에 개입하여 가공원료유가격을 지지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AMS에 산입된다. 그러나 가공원료유에 대한 그 같은 가격지지는 사실상 시유용원유에 대한 최저가격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이는 가공원료유뿐 아니라 시유용원유에 대한 간접적인 가격지지를 의미한다. 그 같은 의미에서 국경보호조치를 통해 국산유제품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원유의 총생산량에 대한 AMS의 산출에 있어서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를 AMS 산출에 포함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금후 DDA 농산물협상의 기본골격(modality)에 대한 세부사항에 있어서 낙농부문의 AMS 산출에 개재하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미국의 낙농부문에 대한 가격지지제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가공원료유가격지지제도(DPSP)에 의해 상품신용공사(Commodity Credit Corporation: CCC)가 유제품시장에 개입하여 유제품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함으로써 가공원료유가격을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 경우 CCC에 의한 유제품매입가격은 다음과 같다. (1) 매입가격=(가공원료유지지가격+원료유단위당제조경비)/원료유단위당제품제조량 한편 연방우유유통명령(FMMO)은 가공업자가 농가에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공원료유(Class Ⅲ 및 Ⅳ)의 최저가격을 다음 (2)식과 같이 설정한다. (2) 최저가격=(유제품시장가격-제품단위당제조경비)×(원료단위당제품제조량) 물론 FMMO에 의한 최저가격의 실제 산출공식은 (2)식보다 훨씬 복잡하며, Class Ⅲ(치즈용 원유) 및 Ⅳ(버터 및 분유용 원유)의 전국 단일최저가격은 일정한 우유성분가격(Multiple Component Pricing: MCP)에 의해 결정된다.7) 이 같이 산출된 가공원료유에 대한 ‘최저지불의무가격(Class Ⅲ와 Ⅳ 중 높은 가격)’에 미국 전역의 약 2,600개에 달하는 군(county)별로 책정된 음용유프리미엄(ClassⅠ차액)을 추가함으로써 시유제품(ClassⅠ)에 대한 최저지불의무가격이 각 군별로 책정된다. 이를 위해 국내의 시유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군별 수송비 격차가 ClassⅠ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최종적으로는 11개 FMMO 지역별로 가중 평균된 종합유가(pooled price)가 개별농가에 지불된다. 한편 FMMO 제도 하에서 시유용원유가격이 가공원료유가격에 연동되어 하락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북동부낙농계약(Northeast Interstate Dairy Compact)’ 을 체결하였다. 이는 북동부의 뉴잉글랜드 6개주(Maine, Vermont, New Hampshire, Connecticut, Rhode Island 및 Massachusetts)간에 체결된 계약으로, 시유용원유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소득 안전망(safety net)이라 할 수 있다. 주된 목적은 이 지역에 있어서 낙농가의 급격한 감소를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1996년 농업법에 의해 승인되었다. 미국은 2002년 농업법에 있어서 이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목표가격(target price)과 수취가격의 차액을 유업체 및 소비자를 대신해서 정부(납세자)가 지불하게 되었다.8) 또한 평균 45%에 달하는 Boston 지역의 시유용원유비율을 전국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음용유비율이 낮은 중서부지역 등에 있어서는 매력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한 농가가 이 제도에 의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간 생산량은 24만 파운드로, 이는 착유우 135두 분에 해당된다. 이상에서와 같이 미국은 FMMO 및 부족지불제도(DPS)를 통해 원유가격을 규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FMMO에 있어서 시유용원유와 가공원료유의 최저가격은 WTO 체제하에서의 국내보조총액측정치(AMS) 내에서의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액을 계산할 경우 사용되는 행정가격으로 간주되고 있지 않다. 즉 FMMO에 있어서는 유제품의 시장가격에 의거해 유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최저의무가격을 설정할 뿐이다. 따라서 FMMO의 최저가격을 상회하는 부분(over order premium)은 협동조합과 유업체간의 교섭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유업체가 생산자에게 지불하는 원유가격은 FMMO의 최저가격을 상회한다. 그런 가운데 미국정부는 현재 원유 100파운드 당 최저가격(45.36kg 당 13~14 달러)과 국제참조가격(약 7.26 달러)의 차액이 아니라, DPS에 의한 지지가격(9.90 달러)과 국제참조가격의 차액을 AMS 계산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미국의 AMS 산정은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할 때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 둘째, 캐나다는 버터와 탈지분유에 대한 정부의 매입가격을 설정하고, (3)식과 같은 산식을 이용하여 유업체가 낙농가에 지불하는 가공원료유가격을 산출한다. (3) 가공원료유가격 = [(버터지지가격×원유단위당버터제조량)+(탈지분유지지가격× 원유단위당분유제조량)] - 제조경비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버터 및 탈지분유의 정부지지가격이 실제 시장가격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이는 캐나다가 낙농보호를 위해 지지가격수준을 균형가격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높은 지지가격에도 불구하고 쿼터를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잉여유의 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정부의 매입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주별 MMB(Milk Marketing Board)와 유업체는 버터와 탈지분유에 대해 정부가 산정한 가공원료유가격에 의해 거래를 실시한다. 그 외 유제품에 사용되는 가공원료유에 대해서는 버터 및 탈지분유 생산에 사용되는 가공원료유가격을 기준으로 자동적으로 가격이 결정되도록 되어 있다. 즉 정부지지가격이 일정 비율 상승하면, 농가와 유업체간에 거래되는 모든 가공원료유가격이 같은 비율로 상승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지지가격이 상승하면 유업체는 가격상승에 따른 부담을 소매업자에 전가시키고, 소매업자는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시킨다.9) 이 같은 캐나다의 유가제도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AMS 산출에 있어서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 즉 정부에 의해 결정되는 가공원료유에 대한 지지가격은 어디까지나 MMB와 유업체간의 원유거래에 있어서 일종의 참조가격에 지나지 않으며, 낙농가가 최종적으로 수취하는 시유가격을 포함하는 종합유가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 따라서 캐나다 역시 낙농부문의 AMS 산출이 실제보다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셋째, 일본은 미국, 캐나다, EU 등과 달리 1979년 이래 실시되어 온 국산유제품에 대한 정부매입제도를 폐지하였다. 그 외 AMS의 삭감을 위해 2001년부터 종래의 ‘부족지불제도’와 관련된 모든 행정가격(안정지표가격, 보증가격 및 기준거래가격)을 철폐하였다.10) 그 대신 농가소득에 대한 충격완화를 위해 시장의 수급실세 및 생산비 등을 고려하여 가공원료유 kg당 약 10엔 정도의 ‘고정지불’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현재 일본의 유가는 시유용원유와 가공원료유 가격이 모두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이와는 별도로 가공원료유 kg 약 10엔의 고정지불이 실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낙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한 또 하나의 조치로 일종의 ‘수입보험제도’를 도입하였다. 즉 가공원료유의 시장가격이 과거 3년간의 시장가격을 하회할 경우 농가는 정부 및 농가가 납부한 기금으로부터 그 차액의 80%를 받게 된다. 이를 위해 가공원료유 kg당 농가가 0.4엔, 정부가 1.2엔을 각각 기금으로 납부한다. 이처럼 일본은 형식상 정부의 시장개입을 위한 낙농부분의 AMS 산출에 있어서 미국, 캐나다와 다르다. 즉 행정가격이 철폐되었기 때문에 형식상 AMS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일본의 낙농가가 수취하는 종합유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상에서 살펴본 주요 낙농선진국의 가격지지제도는 이들 국가의 농업에 있어서 낙농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금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WTO 체제 하에서 국내보조삭감을 위한 국내의 행정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출되고 있는 낙농부문의 AMS 산출방식에는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DDA 협상의 기본골격에 대한 세부사항과 관련하여 한국은 특히 미국, 캐나다, EU 등 수출국에 있어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 2.2.3 우유단백질 제품 관련문제 우유단백질 관련제품이란 MPC(Milk Protein Concentrates), 카제인 및 카제인 유도체를 포함한다. 이들 제품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유의 성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즉 원유 100kg 중에는 약 12.6kg의 고형분과 87.4kg의 물이 포함되어 있다. 12.6kg의 고형분은 다시 3.7kg의 유지방과 8.9kg의 무지고형분으로 나뉜다. 이는 다시 3.4kg의 유단백, 4.8kg의 유당 및 0.7kg의 무기물로 구분된다. 그 중 유단백은 치즈생산에 이용되는 2.8kg의 카제인과 0.6kg의 유장단백(whey protein)으로 이루어져 있다.11) MPC는 우유에 포함된 유당(lactose) 및 액체성분을 분리시킴으로써 고농도의 우유단백질만을 추출할 수 있는 한외여과(ultra-filtration)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상품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즉 MPC 생산을 위해서는 우선 원유에서 크림을 분리시켜 탈지유를 만든다. 다음은 한외여과(ultra-filtration)를 통해 수분, 유당 및 기타 고형분을 제거하여 retentate를 얻는다. retentate는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액체상태로 치즈생산에 사용하거나 분사건조를 통해 MPC를 생산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외여과(ultra-filtration) 공법으로 유당을 분리시킴으로써 유당분해효소가 적어 우유소비를 꺼리는 소비자를 위한 신제품이 M 유업에 의해 출시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지금까지 MPC 및 카제인을 생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미국 내의 가격지지제도(DPSP)로 인해 MPC나 카제인을 생산하는 것에 비해 탈지분유를 생산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MPC(0404.90.10)와 카제인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다국적 낙농기업인 Fonterra가 2003년에 미국의 최대 낙농협동조합인 DFA(Dairy Farmers of America)와 New Mexico에 연산 15,000~ 18,000톤 규모의 MPC 공장을 이미 설립하였다. 그뿐 아니라 Fonterra는 2005년에 다시 낙농협동조합인 UDA(United Dairymen of Arizona)와 합작으로 새로운 MPC 생산공장을 New Mexico에 설립하기로 하였다. 이처럼 미국이 MPC를 생산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탈지분유, 버터, 치즈에 국한되고 있는 가격지지제도가 철폐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들 제품에 대한 가격지지제도가 철폐될 경우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MPC에 대한 국내생산을 통해 수입대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시장을 포함한 해외수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MPC가 유제품무역에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일부 유제품생산에 있어서 탈지분유의 대체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당함량이 낮기 때문에 가공치즈생산을 포함한 냉동유제품, 제과 및 고단백 스포츠음료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그림 2>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즉 1990년까지 미미하던 MPC 수입이 2000년에 50,000톤을 훨씬 초과하였으며, 2003년 현재 약 35,000톤까지 감소한 상태다. 이처럼 MPC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미국이 UR 협상에서 MPC에 대한 국경조치를 소홀히 하였기 때문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는 한국의 혼합분유 문제와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1994년 이전까지 MPC의 생산기술인 한외여과(ultra-filtration)가 초기 단계에 있었을 뿐 아니라 MPC의 수입 또한 매우 미미했다. 따라서 미국은 UR 협상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를 kg 당 0.37센트로 매우 낮게 설정했으며, 관세할당(TRQ)도 설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MPC는 유단백질의 함양에 따라 식품산업에 있어서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수입된 MPC의 62%가 가공치즈의 원료로 쓰이며, 이는 유단백질 성분이 70~79%의 제품(MPC 70)이다. 그 외 24%는 특수 영양식(유아식, 노인용 영양음료, 스포츠용 영양식, 다이어트용 음료, 스낵류, 커피크림, 냉동디저트제품), 사료 및 공업부문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MPC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탈지분유의 대체재로도 사용됨에 따라 궁극적으로 생산자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미국의 FMMO와 연계된 가격지지제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미국의 유업체가 MPC 생산을 위한 신규투자를 하기보다는 탈지분유를 생산하여 CCC의 수매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MPC 수입이 늘어날수록 대체관계에 있는 탈지분유에 대한 CCC의 수매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림 3-2>에서 1995년 이후 CCC의 탈지분유 수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 같은 이유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 같은 의미에서 MPC 문제는 미국의 유제품에 대한 허술한 국경조치 및 대내적인 가격지지제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지난 4년간(1994~1997) 연평균 18,900톤의 MPC가 수입되었으며, 그 후 4년간(1998~ 2001)은 연평균 48,150톤이 수입되었다. 그로 인해 지난 8년간(1994~2001) 미국의 낙농가가 입은 손실 총액은 무려 11.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MPC 수출이 대부분 수출국의 직·간접적인 보조금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같은 기간 미국은 MPC의 수입증가로 대체재인 탈지분유의 재고가 늘어나자 CCC에 의한 매입증가로 890백만 달러의 납세자부담이 발생하였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인해 마침내 MPC에 대한 관세율 재조정을 목적으로 2002년 5월에 하원 소위원회에 관련법안(H.R. 1786)이 최초로 제출되었다. 그 주된 내용은 현재 kg당 0.37센트로 되어 있는 MPC에 대한 관세를, 유단백질 성분이 90% 미만인 제품은 1.56 달러, 90%를 상회하는 제품은 2.16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MPC와 유사한 입장에 있는 카제인에 대해서도 kg당 관세를 2.16 달러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MPC 및 카제인을 원료로 사용하는 미국 내의 종합식품회사들이 반대하고 있다. 즉 그 같은 관세율 재조정이 미국의 소비자이익에 반할 뿐 아니라 WTO 규정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 후 이 문제는 2005년 9월 상원에도 관련 법안(H.R. 521)이 제출된 상태다. 그러나 생산자단체의 지지와 식품업체의 반대가 맛서는 가운데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금후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만일 DDA 협상과정에서 미국이 MPC에 대한 관세율 재조정 및 관세할당(TRQ)의 설정을 시도할 경우 한국도 혼합분유(0404.90.0000 및 1901.90.2000)에 대한 HS Code의 재분류 및 우유성분 함량에 따른 관세율 재조정 및 관세할당(TRQ)의 설정이 불가피하다. 그 같은 의미에서 DDA 협상 과정에서 MPC와 관련한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3.4 WTO 홍콩 각료회의 결과 및 금후의 과제 2005년 12월 13에서 18일까지 WTO 제6차 각료회의가 홍콩에서 개최되었다. 금번 회의의 목적은 2005년 7월 말에 확정된 기본골격(modality)의 세부원칙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부원칙수립을 둘러싼 회원국간의 의견조정에 실패하였다. 그 결과 2006년까지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 농업, 비농산물, 서비스, 개발, 환경 등 DDA 협상의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점검과 함께 향후 협상 진행을 위한 정치적 지침을 제공하는 회의로 목표를 수정하였다. 아울러 회의 최종일인 12월 18일 전체 본 회의에서 각료선언문을 채택함으로써 회의를 종료하였다. 한편 이 과정에서 본문 및 6개의 부속서(농업, 비농산물, 서비스, 규범, 무역원활화, 개도국 특별대우)로 구성된 합의결과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산물 수출보조금의 철폐시한을 2013년으로 한다. 둘째, 면화 수출보조금의 철폐시한을 2006년으로 한다. 셋째, 농업과 비농산물 협상의 세부원칙 중 일부 요소에 대해 합의하였다. 그 중 농업분야에 대한 합의내용은 국내보조의 감축 구간 수(3개), 관세감축 구간 수(4개) 및 개도국 특별품목 선정 등이다. 넷째, 최빈개도국(LCD) 상품에 대해 무관세· 무쿼터의 수입원칙에 합의하였다. 다섯째, 서비스협상의 주요 목표를 설정하고, 기존의 양자 양허 협상에 추가하여 복수적(집단적) 양허협상방식을 도입한다. 아울러 향후 협상일정과 관련해서는, 첫째, 농업 및 비농산물의 경우 협상 세부원칙 합의시한을 2006년 4월 말, 최종 양허안 제출시한을 2006년 7월 말로 각각 합의하였다. 둘째, 서비스의 경우 제2차 수정 양허안 제출은 2006년 7월 말, 최종 양허안 제출은 2006년 10월 말로 각각 합의하였다. 그러나 협상 그룹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각 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던 중 2006년 7월 24일 라미 WTO 사무총장의 협상중단 발표가 있었다. 그에 따라 금후 협상환경에 대한 주요 협상국간의 이견조정을 통한 협상환경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상당기간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DA 협상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낙농문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협상의 마지막 단계까지 각 국이 자국의 낙농보호를 위해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할 전망이다. 아울러 쌀, 면화, 설탕 등 주요 농산물을 지키기 위한 각 국의 노력 또한 치열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DDA 협상에 있어서 가정 중요한 것은 한국이 개도국지위를 확보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한편 협상의 가장 중요한 쟁점사항이라 할 수 있는 시장접근분야의 주요 사항에 대한 금후의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의 <그림 3>와 같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등은 상한관세 자체를 반대하고 있음을 감안 할 때 상한관세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둘째, 불가피하게 상한관세를 도입할 경우는 민감품목과 일반품목의 구분문제이다. 그 경우 낙농과 관련한 유제품은 산업의 특성 및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민감품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셋째, 일반품목에 대해서는 고관세 품목일수록 관세수준의 삭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계층별 구분 및 계층별 관세 수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일반품목의 관세삭감 수준에 민감품목의 관세삭감 수준이 연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째, 불가피하게 관세상한이 설정될 경우 민감품목의 경우는 일반품목에 비해 낮은 삭감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수입국의 입장에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삭감방식을 택하도록 전문가 집단의 세심한 검토가 요구된다. 아울러 낙농부문 협상과 관련하여 한국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차적으로 쌀과 함께 유제품을 민감품목에 포함시켜 수입을 최소화 하는 문제이다. 둘째, 최근 수입증가로 미국 내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MPC에 대한 관세할당량 및 관세율 재조정 여부이다. 만일 미국이 강대국의 논리를 앞세워 그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경우 한국도 혼합분유의 성분에 따른 관세율 재조정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셋째,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를 실시하고 있는 주요 낙농선진국에 있어서 국내보조액 산출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과소평가문제이다. 주요 낙농 선진국이 이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국제 유제품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수입국 입장에서 일본과 공조하여 이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편 DDA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호주, 뉴질랜드에 비해 낙농산업의 경쟁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오세아니아 국가의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할 경우 미국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최근 실시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전 세계적으로 낙농부문의 국경조치를 철폐할 경우, 유제품의 국제가격은 상승하며, 무역량은 감소하고, 미국의 낙농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리라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미국 낙농의 생산성이 EU나 캐나다 등에 비해 높고, 국경조치가 철폐될 경우 광대한 시장으로 인해 미국의 수출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DDA 협상에서 미국이 낙농부문의 규제완화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3. 한·미 FTA 협상개시에 따른 유제품무역의 전망 3.1 낙농부문 규제완화의 영향 2005년 12월 WTO 홍콘 각료회의에 이어 2006년 4월말까지 기본골격(modality)의 세부사항을 확정하려던 DDA 협상이 또 다시 실패로 끝났다. 그뿐 아니라 2006년 7월 24일 협상이 중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금후 DDA 농산물협상이 어떤 형태로 타결되든 현재보다 관세장벽이 인하됨에 따라 유제품에 대한 시장접근기회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농업 내부에서도 가장 규제가 강한 낙농분야의 점진적인 규제완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금후 DDA 또는 FTA가 확대됨에 따라 낙농부문의 규제완화가 실시될 경우 각 국의 낙농산업에 어떤 변화가 야기될 건인가 하는 점이다. <표 2>는 유제품무역자유화 또는 농산물무역자유화를 실시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이다. 즉 <표 2>는 모든 나라가 낙농 및 농업부문에 대한 관세, 생산제한 및 각종 지지정책을 철폐할 경우 낙농부문에 어떤 변화가 야기되는가를 모의실험(simulation)을 통해 검토한 것이다. 그 결과 이 같은 규제완화 조치가 유제품에 국한되든 전체 농산물로 확대되든 낙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같은 연구가 미 농무성(USDA)에 의해 실시되었다는 점에서 한미 FTA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감안할 경우 미국은 유제품 수출확대를 위해 유제품을 반드시 관세철폐대상에 포함시키려 할 것이고, 반대로 한국은 이를 저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음의 <표 6>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스스로가 다른 나라와의 FTA에 있어서 자국의 낙농산업에 불리할 경우 유제품을 제외시키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한미 FTA에 있어서 미국에 비해 매우 불리한 유제품을 협상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과 같이 심각한 원유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철폐 내지 대폭적인 관세인하는 낙농업의 생산기반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낙농가는 생산성향상을 통한 경쟁력제고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표 2-2>에서 알 수 있듯이 규제완화가 실시될 경우 한국은 생산여건이 유사한 일본은 물론 캐나다에 비해서도 가격 및 생산감축의 폭이 현저히 높다. 더욱이 최근의 환율하락을 감안할 때 경쟁력제고는 금후 국내 낙농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3.2 한·미간 유제품무역의 현황과 전망 다음의 <표 2-3>은 2004년 현재 미국의 유제품 수출현황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미국의 유제품수출구조가 탈지분유 및 유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탈지분유와 유장의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편 다음의 <표 2-4>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유제품 수출현황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2004년 현재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유장, 치즈, 유당, 아이스크림 등을 수입하고 있다. 그 중 수입량이 가장 많은 것은 유장이며, 수입비중이 가잔 큰 것은 유당으로, 2004년 전체 유당수입량(14,672톤)의 41.7%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금후 한미 FTA 체결에 따라 관세인하가 실시될 경우 <표 2-5>에 제시된 주요 유제품에 대한 관세수준이 인하됨에 따라 현재 주로 뉴질랜드, 호주, EU 등에 의존하고 있는 유제품 수입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 무엇보다 금후 소비증가가 예상되는 치즈의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미 양국은 2006년 2월 3일 한미 FTA를 동시에 선언하여 2006년 8월 현재 2차 협상까지 마친 상태이다. 또한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2007년 3월까지 협상을 매듭짓고, 미 행정부의 신속처리권한이 만료되는 6월 말 이전에 협상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발표가 있은 후 미국의 낙농가연합(NMPF) 및 유제품수출위원회(USDEC)는 미행정부의 그 같은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미무역대표부(USTR)에 발송하였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볼 때 미국의 낙농업계가 한미 FTA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표 2-2>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한미 FTA 체결에 따라 한국이 낙농부문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할 경우 미국산 유제품의 수입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표 2-6>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FTA에 있어서 유제품은 협상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장기에 걸쳐 관세를 인하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 몇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유제품을 제외시키는 경우이다. 이와 관련하여 유의할 점은 동일 국가라 하더라도 FTA의 상대에 따라 유제품을 협상대상에서 포함시키거나 제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있어서 캐나다의 반대로 캐나다와는 유제품을 제외시킨 반면 멕시코와는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미국은 호주와의 FTA에 있어서도 자국의 낙농보호를 위해 유제품을 제외시켰다. 둘째, 재협의품목으로 남긴 경우이다. 이는 유제품이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민감한 품목인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다자간협상인 DDA 협상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칠레 및 EU·멕시코 FTA가 이에 속한다. 셋째, 단계적인 철폐를 선택한 경우이다. 이는 FTA가 기본적으로 모든 재화에 대한 관세철폐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충격을 감안하여 점진적으로 관세를 철폐함으로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NAFTA에 있어서 미국·멕시코간, 미국·칠레간 및 호주·타이간 FTA가 이에 속하며, 철폐기간은 10년 전후이다. 넷째, 완전자유화를 실시한 경우이다. 이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의 FTA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싱가포르의 경우 토지이용형농업인 낙농이 성립되지 않는 도시국가라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유제품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싱가포르는 유제품원료의 수입을 통한 가공무역을 실시하기 때문에 유제품까지를 완전자유화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FTA에 있어서 유제품은 대부분의 경우 제외 또는 점진적인 관세철폐가 지배적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재론할 필요 없이 유제품이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매우 민감한 품목으로 국내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경우의 유제품은 분유, 치즈, 버터와 같은 저장이 가능한 유제품무역과 관련된 조치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한미 FTA에 있어 한국은 유제품을 제외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DDA 협상에 있어서도 EU 및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입국이 유제품을 민감품목에 포함시켜 자국의 낙농을 보호하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쇠고기를 포함한 육류수입을 자유화하였기 때문에 같은 축산물인 유제품도 자유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편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그것은 유제품의 경우 쇠고기와 달리 수입품과 국내산의 동질성이 매우 강해 상대적으로 품질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후 유제품소비가 치즈를 포함하는 고급유제품을 중심으로 이행할 전망이다. 따라서 유제품을 관세철폐대상에 포함시키거나 현행 관세를 대폭 축소할 경우 국내 낙농의 수급조절이 어려울 뿐 아니라 낙농업의 급격한 축소균형이 불가피하다. 그 같은 의미에서 한미 FTA에 있어서 한국은 미국이 호주와의 FTA 체결에 있어서 자국에 불리한 유제품을 제외시킨 것처럼 유제품을 반드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