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미FTA 저지는 우리의 몫이다!(Ⅱ) 장 대 현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조직투쟁팀장 <지난 호에 이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은 세계 11등이다. 그렇다면 우리국민들 삶의 질은 세계 몇 등인가? 49등. 땀 흘려 일하기는, 경제덩치는 세계 11등인데 왜 먹고살기는 꼴등인가? 문제의 ‘빨대’로 다 새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양극화의 기원이다. 양극화는 국민의 절반을 딱 잘라서 위는 점점 부자가 되고 아래는 점점 가난해지는, 그런 것이 아니다. 국민의 99%를 잘라서 그 위 1%는 터진 배가 더 터지고 그 아래 99%는 점점 거지가 되는 것이다. 양극화,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그러려면 ‘빨대’는 뽑아야 한다. 그런데 빨대를 더 깊이 꽂겠다는 것이다. 더 많이 꽂겠다는 것이다. 개방, 정리해고, 규제철폐, 공기업의 민영화, 다 했는데 더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미FTA이다. FTA가 무엇인가? 자유무역. 자유무역은 무엇인가? 여기 권투하는 링이 있다. 200킬로 나가는 사람하고 20킬로 나가는 사람하고 체급의 구별 없이 자유롭게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 ‘당연히 200킬로가 승리 한다’ 다 이렇게 생각한다. 저들이 하도 거짓말을 해서 우리도 다 속은 것이다. “200킬로그램과 20킬로그램이 싸우면 200킬로그램이 당연히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200킬로그램과 20킬로그램이 싸우는 그 자체가 반칙이다! 요구해서도 안 되고, 응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미국이 그것을 하자는 것이다. 우리정부는 좋다고 따라가는 것이다. 한미FTA가 무엇인가? 첫째 IMF이후 다 했는데도 “개방 더 하라!”는 것이다. 농업을 보자. 작년에 쌀까지 열었다. 그러나 쌀은 쿼터를 걸어놓았다. 그리고 세금을 매긴다. 이런 것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나면 우리 동식물검역해서 수입을 금지한다. 미국이 “열어라” 그래서 열었다. 그러나 다 연 게 아니다.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뼈를 제외한 것만 개방한 것이다. 이런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동식물검역을 무역장벽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금융도 다 열었지만 남았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에 대하여 ‘당당히’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정부가 믿는 것은 우리나라 법이다. 국내법에 의하면 금융업을 한 경험이 없는 자본, 투기자본 등 몇 가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은 우리은행을 매입할 수 없는데 론스타가 거기 딱 들어맞는 것이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은행 사는데 왜 장벽을 치냐? 없애라!” 는 것이다. 농협, 수협, 축협 등은 은행인가, 아닌가? 은행이면서 은행이 아니다. 농협에 저축하면 세금이 적고 대출하면 이자가 낮고 농업용 면세유도 공급하는 등 일정한 ‘특혜’가 작동한다. 왜? 농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가 농협을 통해서 농민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서비스시장도 더 개방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시장을 막았던 것처럼 말하지만 절대 아니다. 일 년에 2/3는 활짝 열고 1/3, 즉 146일만 막았던 것이다. 1980년대 우리영화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했다. 개방하니까 마구 떨어져서 1993년에 13%, 거의 죽기 직전이었다. ‘안 되겠다.’해서 스크린쿼터를 적용했고 그 결과 지금 50%를 조금 넘었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그렇게 자랑하는 한류, 우리영화 세계1등이 나온 것이다. 다 막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일정하게만 막아주면 우리 농업, 금융, 서비스 등 우리산업이 우리영화처럼 세계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크린쿼터가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없애라는 것이다. “교육, 의료도 다 개방하라!” 교육을 개방하면, 지금 미국이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SAT(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와 인터넷 교육 등을 개방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미국유학가려고 줄을 서는데 미국수능시험 합격해서 미국 유학을 가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인터넷을 통하여 미국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설 것이다. ‘잘 나가는’ 대학 몇 개 빼고 우리나라 대학은 다 망한다. 뿐만 아니다. ‘미국대학’ 바람이 불면 초, 중, 고등학교도 모두 SAT준비체제로 전환할 것이고 따라서 초, 중, 고등학교 사교육 시장도 모두 미국 사교육업자들이 장악한다. 의료시장을 개방하여 자본, 기술이 월등한 미국 병원이 이 땅에서 개업을 하면 목숨이 급한 사람들은 다 거기 갈려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 병원은 몇 개 빼고 다 망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과 의료를 개방하면 교육, 의료에 기업들이 우르르 망하고 따라서 실업자가 산더미처럼 쏟아진다. “그래도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질은 좋아질 거 아니냐?”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 학교와 병원은 영리법인이다. “애들 가르치고 사람 치료하는 거 가지고 돈만 벌 생각은 하지 마라!”, 법에 쾅쾅 못을 박아 놓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학교와 병원은 영리법인이다. 미국의 대학과 병원이 여기 들어오는 이유는 오직 하나, 자기나라보다 돈을 더 많이 벌려는 것이다. “왜 학생을 성적 순서로 뽑으라고 그러냐? 돈 안 된다! 우리학교는 돈 많이 내는 순서로 신입생을 선발하겠다!” 이렇게 나올 것이 뻔하고 그러면 ‘잘 나가는’ 우리대학들도 다 따라 할 것이다. 입시제도가 붕괴하고 학교교육이 무너지는 것이다. “왜 국민건강보험 환자를 다 받으라고 강요하는가? 돈 안 된다! 돈 많이 내는 순서로 환자를 받겠다!” 이렇게 주장할 것이 확실하고 그러면 ‘잘 나가는’ 우리 병원들도 다 그대로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한미FTA가 무엇인가? 미국처럼 하자는 것 아닌가? 사랑니 하나 빼는데 100만원, 출산비는 700만원, 맹장수술 1.000만원. 이것이 미국의 의료제도다. 지금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은 KBS, MBC, SBS 세 개 밖에 없다. 삼성, 현대, 엘지 등 재벌과 조선, 중앙, 동아 등 언론재벌이 돈이 없어서, 또는 방송을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가? 아니다. 공중파 방송은 정부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중파 방송에도 쿼터를 걸어 놓았다. 85% 이상은 우리 것을 내보내야 하는 것이다. “내 돈으로 내가 방송사 차려서 내 마음대로 방송하겠다는데 한국 정부가 왜 장벽을 치냐? 없애라!” 는 것이다. 미국자본과 재벌, 언론재벌이 KBS, MBC, SBS를 차례로 삼킬 수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틀면 미국 노래, 연속극만 나오고 뉴스시간에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읽어주는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둘째 IMF이후 다 했는데도 “정리해고 더 하라.”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첫째 비정규직관련법을 개정하고 둘째 노사관계로드맵을 법제화 하는 등 노동관련 2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법은 한미FTA와 동전의 앞면과 뒷면, 즉 하나다. 비정규직관련법은 무엇인가?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파견근로 제한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이다. 지금은 파견근로 사용 범위를 법으로 제한한다. 그런데 이 대목을 고쳐, 모든 산업, 모든 업종, 모든 작업에 다 비정규직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 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비정규직으로 2년 넘으면 자동으로 정규직이 된다. 이것을 법률용어로 ‘고용의제’라 한다. 그런데 이 조항을 지우개로 박박 지우고 대신 ‘고용의무’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의무’가 무엇인가? 우리 모두 다 교통법규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안 지키면 어떻게 되는가? 벌금 몇 푼 물면 끝이다. 마찬가지로 2년이 넘어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벌금 몇 푼으로 때우면 되는 것이다. 피가 끓을 것이다. 지금 정규직을 다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싶어서!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 단결력이 있는 노동조합. 비정규직으로 싹 교체하고 싶어도 단결, 투쟁하면 어려우니까! 세상의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데 마지막 남은 장애물, 겨우 1/3 남은 정규직을 마저 비정규직으로 바꾸는 데 최후의 걸림돌,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을 없애자! 이것이 바로 노사관계로드맵의 법제화이다. 4개 법안에 걸쳐서 수십 가지 조항을 고치자는 것인데, 목표는 노동조합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아니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노동조합을 없앨 수 있는가? 노동조합을 멀쩡히 놔두고도 노동조합을 완벽하게 부술 수 있다. 파업권만 뺏으면 된다. 그럼 어떻게 파업권을 박탈한다는 말인가? 지금도 이른바 ‘불법파업’의 요건이 그물망처럼 촘촘하다. 이 그물망을 모기장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다 불법파업으로 몰아갈 수 있도록 법을 고친다는 뜻이다. “내일부터 우리 회사 정규직을 다 비정규직으로 바꾸겠습니다. 비정규직으로라도 남고 싶은 분은 남으시고 싫은 분은 나오지 마세요!” 손전화기 문자로 이렇게 통보 한다. ‘이럴 수는 없다!“ 며 파업에 들어가면 즉각 ’불법파업‘이 되고 경찰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진압‘하는 것이다. 지금 세 명 중 한 명 남은 정규직은 이제 곧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한미FTA는 미국식 노동정책을 그대로 따르자는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까지 모두 비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셋째 IMF이후 다 했는데 “규제 철폐 더 하라”는 것이다. 지금도 외국자본법인세는 대폭 내렸다. 그런데 개인에게 매기는 소득세까지 없애라는 등 규제철폐 요구는 한도 끝도 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넷째 IMF이후 다 했는데 “공기업 민영화 더 하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통신, 포항제철이 세상에 있는가? KT, 포스코 등으로 여전히 있다? 아니다. 한국통신, 포항제철은 우리국민 소유다. 이윤이 나면 국가재정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KT, 포스코는 우리 것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이윤이 그것을 삼킨 자본에게 들어간다. 그런데 더 하라는 것이다. 수도, 전기, 가스, 철도, 지하철... 다 민영화해라. 볼리비아라는 나라에서 수도를 미국 회사에 팔았다. 수도는 집집마다 다 들어가 있다. 안 틀면 살 수가 없다. 요금 올리기가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이다. 요금 마구 올려 볼리비아 사람들 한 달 수입의 20%가 수도세로 나갔다는 것이다. 일본에 출장 갔다가 깜짝 놀랐다. 전철 한 시간 타는데 만원이 넘는 것이다. 왜? 전철을 민영화했기 때문에. 개방, 정리해고, 규제철폐, 공기업 민영화. IMF때 강요한 것 네 가지 외에 하나가 더 있다. 국가기능의 완전한 제거! 우리의 헌법과 법률은 완전히 무시하고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 즉 미국 법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영업하는 외국자본이 소방법, 환경법 등 국내법을 어기면 우리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방시설을 개선하라, 환경설비를 강화하라, 명령할 수 있다. 만약 지키지 않으면 독촉장을 내고 과태료를 물리고 그래도 안 따르면 불러서 조사하고 기소도 한다. 이곳에서 돈 벌이를 하기 위해서는 안 지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주권이요 국가권력이다. 그런데 이것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명령을 하면 기업은 즉각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정부나 해당 자치단체를 제소할 수 있다. 국내법을 간단히 초월하는 것이다. 우리정부, 자치단체는 거기 가서 피고인석에 앉는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우리가 패소한다. 왜? ‘글로벌 스탠더드’ 즉 미국 법에 따라서 재판을 하기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패소하는 즉시 우리 정부, 자치단체는 기업의 영업을 방해한 죄로 벌금을 내야 한다. ‘설마 그렇게 까지 하겠어?’ 하는 분들에게 두 가지를 소개한다. 하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가 그런 식으로 엄청난 벌금을 이미 물고 있다는 사실. 다른 하나는 지난 6월 한미FTA 1차 본협상에서 우리 정부 대표단이 이미 ‘기업 - 국가 제소권한’을 이미 합의해줬다는 사실. IMF이후 개방, 정리해고, 규제철폐, 공기업 민영화 등 강요해서 우리경제 60% 이상 미국자본이 진출했다. 그런데 개방, 정리해고, 규제철폐, 공기업 민영화 등을 100% 까지 더 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우리 경제를 100% 자기들 것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60%를 먹은 지금도 우리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100% 다 빼앗기면 경제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도 대한민국 정부가 움직이는 지금도 우리경제가 이처럼 고통스러운데 100% 미국 법이 관철되면 우리 경제가 어떤 몰골이 되겠는가? 한미FTA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라고, 정부가 돈 대주는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자. 한미FTA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이 2조 감소하여 12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거짓말이다. 왜? 눈 나쁜 사람은 거의 볼 수 없도록 작은 글씨로 ‘이 분석에서 가공식품 수입은 제외했다’ 적었다. 수입농산물 중에서 가공식품 비중은 이미 45%를 넘었다. 즉, 분석대상 중 1/2를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사실을 반영하려면 2를 곱해야 한다. 생산이 4조 감소하고 24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그러나 이것도 진실이 아니다. 왜? 똑같이 작은 글씨로 ‘쌀은 개방 하지 않는 것으로 계산함’ 이라 한 것이다. 협상도 하기 전에 미국의 네 가지 요구를 먼저 수용했다. “네가 나랑 협상 할 수 있겠어? 너희 국민들 걱정을 억누를 수 있겠어? 그럼 네 가지 요구를 어디 한번 들어줘봐!” 이것이 무엇인가? “네가 나랑 권투 할 수 있겠어? 내 주먹 맞을 수 있겠어? 그럼 네 대 어디 한번 맞아봐!“ 그렇다. 1, 2차 본협상이 보여주듯 협상은 곧 미국요구의 전면적 수용에 다름 아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한 쌀은 개방된다. 쌀을 개방하면 농업생산은 9조9천여 억원 감소한다. 우리나라 농업 총생산액이 20조. 그러니까 생산의 절반이 줄어드는 것이다. 작업량의 절반이 줄면 작업하는 사람 중 절반은 할 일이 없다. 농업 생산이 절반 감소하면 아무리 낮게 잡아도 350만 농민 중에서 175만 명은 할 일이 없다. 60, 70년대에도 농민 대 이동이 있었다. 그 때에는 도시에 가서 노동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에 실업자가 산더미, 간신히 일자리를 간직한 사람은 2/3가 비정규직이다. 그런데, 175만 명이 도시로 몰려들어 일자리를 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보다 13년 먼저 미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 사례를 KBS스페셜, MBC PD수첩 등에서 이미 목격하지 않았는가? 멕시코의 주식 옥수수 밭이 끝없는 황무지로 변한 오늘날 농민은 도시로 내몰렸다. 도시는 어떤가? 은행 지점장 하던 사람이 택시 운전을 하고 거리는 빽빽이 들어찬 노점상으로 발을 옮길 수도 없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공장지대로 몰린다. 경력이 19년이나 되는 노동자 아홉 식구가 단칸방에서 가축처럼 뒹굴며 산다. 그런 일자리도 없어서 사람들은 국경을 넘는다. 국경을 넘다가 미국 경찰의 총에 죽으니까 사막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굶어 죽는다. 멕시코 사람들이 우리보다 유전학적으로 열등해서, 인간적으로 저열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FTA라는 덫에 걸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처럼 무서운 FTA의 덫이 우리의 목을 벌써 몇 겹이나 감았다. 이대로 두면 올 12월까지 모든 ‘협상’을 끝내고, 내년 3월이 지나면 법 절차를 마치고. 그리하여 2008년부터 발효된다. 그러면 우리 농민도 도시 근로자도 다 망한다. 그러면 우리 자영업자도, 중소기업도 다 망한다. 살기 위해서는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런데 싸울 생각을 하면 앞이 더 캄캄하다. 왜? 2003년 한칠레FTA, 2004년 쌀 개방 협상, 2005년 쌀 개방 비준, 우리 농민들 연전연패했다. 1997년 IMF이후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서 우리 노동자들도 계속 패배했다. 왜? ‘모난 돌이 되어 정을 맞은 것’이다. 혼자 싸우다가 ‘이기주의’로 고립되어 집중 탄압을 받고 깨진 것이다. 그럼 한미FTA저지 투쟁도 똑같이 혼자 싸우다 패배하는 그런 것인가? 답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숨어 있다. 무역, 생산, 고용 등에서 단기, 장기 효과를 분석한 연구원의 발표를 보자. 무역에서 단기적으로 4조 적자를 본다는 것이다. 그럼 장기적으로? 5조 적자를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는 커지는 것이다. 이것은 숨길 수가 없다. 왜? 200킬로그램과 20킬로그램을 경쟁시켰으니 200킬로그램이 마구 밀고 들어오는 것이다. “아니야! 20킬로그램이 이겨!”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공산품은 좀 나아지는 것 아닌가? 아니다. 우리 수출 주력은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지금도 세금이 0%다. 자동차는 겨우 2%. 미국 시장에서 2천만원하는 소나타에 매겨지는 세금은 40만원. 0%로 내리면 40만원 싸지는 것이다. 400만원이라면 모를까 40만원 내린다고 날개가 생길까? 돈을 벌 수 있는 장사가 있기는 하다. 섬유제품. 우리 옷이 세계 최고인데다가, 미국의 세금이 20~30%니까. 그것을 0%로 하면 그야말로 대박이 터지는 것이다. 미국이 바보인가? 석유를 위해서, 이윤을 돈을 위해서 이라크에 쳐들어 가 남의 나라를 마구 불태우고 남의 나라 국민을 무차별 학살하는 것이 바로 미국 아닌가? 섬유는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섬유제품의 원료(원사 등)가 중국이나 동남아 제품이기 때문에 한국산이 아니고 따라서 세금을 지금처럼 계속 20~30%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무역에서 이처럼 적자가 커진다면 고용은? 고용부문에서는 단기적으로 8만 5천 명이 실업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도 숨길 수가 없다. 왜? 농업, 금융, 서비스 다 개방하니까, 다 망하고, 당연히 일자리가 감소하니까.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이런 미친 짓을 왜 해?” 모두 아우성을 한다는 것을 장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조작’을 하는 것이다. GDP 즉 국내총생산이 단기적으로 0.42%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1.99%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10만개 창출된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GDP가 1.99% 상승하고, 장기적으로 고용이 10만개 창출되니까 하자는 것이다. 농업, 금융, 서비스 다 망하는데 어떻게 GDP가 1.99% 상승하는가? IMF이후 미국 마구 들어온 미국자본. 공장 새로 지은 것 본 적이 있는가? 거의 없다. 있는 것 사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정리해고. 많이 자를수록 주식 값이 뛰니까 되도록 대량해고해서 값을 올려 팔아먹고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이랬는데, 앞으로는 더 생산이 늘지 않는다. 왜? 외국자본이 투자했을 때 내국인을 고용하거나 국내 원자재를 사용하는 ‘의무’를 면제하기로 합의했으니까. 백 번 양보해서 GDP가 1.99% 늘어난다고 해도 일자리 10만개는 생기지 않는다. 삼성전자, 50대 기업에서 보듯 이윤이 나면 투자 못하게 하고 다 가져가는 것이다. 백 번을 양보해서 고용이 10만 창출되었다고 해도 농업에서 175만개, 금융과 서비스에서 수백만개 일자리가 없어졌으므로 10만개는 아무 의미도 없다. 이것은 같이 사는 집에 불을 지르자는 것이다. 왜? 다 타고나면 잿더미 아래 동전 몇 푼이 나오는데 그것을 자기 혼자 줍기 위해서. 그러므로 한미FTA저지 투쟁은 한 집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노동자, 농민은 모난 돌이 되어 정을 맞지 않는다. 그럼 뭐가 되는 거냐? 눈뭉치가 되는 거다. 눈을 뭉쳐서 눈밭에 굴리면 점점 커지듯이 우리의 투쟁은 그렇게 거대하게 발전할 것이다. 점점 커져서, 산더미처럼 커져서 거대한 눈사태가 되는 것이다. 첫 눈뭉치가 제일 중요하다. 첫눈뭉치를 단단히 뭉쳐야 제대로 굴릴 수 있고 그래야 눈덩이가 되고 마침내 눈사태가 된다. 첫 눈뭉치는 누구인가?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부터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