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耳鳴) 불노불사를 위한 인간의 끈질긴 노력에 불구하고 누구도 항구적 건강을 유지 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단순한 수명의 연장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삶의 영유가 더욱 중요시되어지고 있습니다. 반신욕이니 유기농이니 하는 ‘웰빙’ 바람 또한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퇴행성 변화에 따르는 여러 방면의 통증과 함께 오감의 손실이 그 상위에 있을 것입니다.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을 알고 촉감을 느끼는 오감은 단순한 감각의 기능 이외에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듣고 맛있는 것을 맛보고 냄새 맡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임에 분명합니다. 따라서 노화와 함께 찾아드는 이 오감의 손실은 커다란 고통일 것이며 그중 중요한 하나가 청력의 손실과 이상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청력장애가 노인층에 국한되지 않고 젊은 층에서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력장애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데 45세 이상의 정상 성인 중 4％가 청력장애를 경험하며 7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반 수 이상이 대화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청력은 떨어지게 됩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난청의 정도에 상관없이 전 인구의 17％ 정도가 이명을 가진다고 합니다. 청년층에서의 청력장애의 증가는 그 원인이 청신경 등의 퇴행성 변화 이외에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명(耳鳴:tinnitus)은 신체 내부 이외에 소리(음원)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감각되는 것으로 내용에 의미가 있는 환청(幻聽)과는 구별되는 무의미한 소리의 감각입니다. 이명의 원인 질환은 중이염, 고막천공, 이관폐색, 이소골 경화증, 내이염 및 메니에르병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두경부동맥류, 동정맥기형, 청신경종양이나 뇌종양 같은 극소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이명과 난청 환자들은 내이의 청각세포의 손상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 청각세포는 청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청력 손실이나 이명을 유발하게 되고, 그 원인은 소음성, 노인성, 약물 중독성 및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성질환, 알러지, 면역질환 등이 있을 수 있고 또 돌발성이명과 난청 등은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명 검사로는 청력검사 후의 피치매치검사, 음평형검사, 이명매스킹검사 등이 있습니다. 양방에서의 이명 치료는 크게 전음성과 감각 신경성으로 나뉘어 지는데, 전음성 이명 난청은 소리의 전달 과정 중 외이도로부터 이소골까지의 단계로 즉 외이나 중이에 이상이 생긴 경우(예로 귀지가 막혔거나, 고막이 찢어졌거나, 중이염이 생겼거나)인데 이때는 약물치료나 수술을 적용합니다. 그러나 감각 신경성 이명 난청은 내이에 해당되는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등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돌발성 이명, 난청, 소음성, 노인성, 메니에르병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로 대다수 환자들이 수술이 불가능해 치료를 포기하고 적응하고 지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기질적 이상없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본질적인 치료법은 없고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나 혈액순환 개선제,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을 적용하거나 이명차폐기를 활용하여 귀 울림과 유사한 소리를 귀에 들려주어 이명을 못 느끼게 해주거나 듣기 좋은 음악을 조용히 틀어주는 음악요법, 그리고 보청기를 통한 청력보조 등이 적용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신(腎)이 멀리 듣는 것, 즉 ‘귀를 주관한다’하여 이명을 단순한 청신경이나 귀의 기관과 부속기의 문제에 국한하여 바라보지 않고 신장(腎臟)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명이 인체 내 장기의 기능적 불균형 상태와 상관이 있으며 대부분 신기(腎氣)가 허하거나 간담의 화(火)가 항진하여 유발되는 것으로 그 원인을 파악한 것입니다. 이명을 크게 허(虛)증과 실(實)증으로 구분하는데 실증은 귀 울림이 나면서 다소 막히는 듯한 감이 있고 그 소리가 크며 손으로 막았을 때 소리가 크고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허증은 귀 울림이 있다 없다 하는데 피로할 때나 야간에 좀더 심하며 손으로 막으면 약간 편해지는 느낌이 들게됩니다. 한의학적인 원인에 따라 분류와 치료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허(氣虛)이명은 소화기가 허약해지거나 혈관내의 기가 울결하여 발생하거나 혹은 중병을 앓은 후에 나타나는데, 귀 울림은 때때로 일어나고 매미우는 소리나 북소리, 물소리가 들립니다. 원기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 되므로, 원기를 북돋아 주는 인삼, 황기 등의 약재로 처방을 하여 치료를 하게 됩니다. 둘째, 혈허(血虛)이명은 산후에 하혈을 과다하게 하였거나 혹은 출혈을 하여 체내의 혈액 부족으로 귀내(耳內)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여 이명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혈을 보충해주는 숙지황이나 당귀가 주로 들어가는 처방으로 혈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합니다. 셋째, 신허(腎虛)이명은 정혈의 이상과 부족이 원인으로 성생활 과다 등으로 신정, 즉 인체의 근본적인 영양물질이 부족하여 기를 보강해주지 못하여 청력이 떨어지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입니다. 신장의 기능을 든든하게 해주면서 정(精)을 보충해주는 약물로 치료를 하게 됩니다. 넷째, 간화(肝火)이명은 분노를 잘 내고 간화가 왕성한 사람에게 발병하며 수면장애나 불안감, 상열감, 변비, 두통 등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간에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약물로 치료를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담화(痰火)이명은 비대한 사람이 지방성 혹은 자극성 음식물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담(痰)과 화(火)가 병합하여 상승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귀내(耳內)가 막힌 것 같고 이명이 있으며 담(痰)이 많고 기울하게 되어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르며 말소리가 부드럽지 않고 몸이 무거우면서 때로는 귀가 가렵고, 이것이 극심해지면 중풍을 유발하는 수도 있습니다. 담화이명은 다른 이명에 비해 극렬한 이명을 동반하며 치료는 담음을 없애주면서, 화(火)를 꺼트리는 약물로 치료를 해야 됩니다. 원인별 분류에 따르는 이러한 약물요법과 함께 이문, 청궁 등 귀주변의 경혈에 침을 놓아 기의 순환이 원활히 하고 삼리, 상양, 통곡, 태백 등의 경혈에 시술하여 오장육부의 균형이 잡히도록하여 이명을 치료합니다. 이외에도 이침요법이나 약침요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청년기의 이명은 ‘이러다 곧 나아지겠지.’ 노년기의 이명은 ‘늙어서 이러는 구나. 누구나 다 이런걸 뭐.’하며 증상을 방치하거나 한참 악화되어진 후에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명 또한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 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시작될 때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감각이며 하나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청각을 지켜내는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필자연락처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