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전염병, 예방이 최선이다 최 홍 렬/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사무국장 1. 위기의 축산여건 최근 국내 축산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소·돼지·닭 등 축종을 불문하고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고, 낙농업계의 분유적체, 동물약품업계의 극심한 판매부진, 사료업계의 사료값 인상요인에 의한 경영압박, 경기부진에 따른 축산물의 소비위축, 그리고 건강문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언론매체 보도내용에 의한 육류나 우유 등의 소비량이 급등하거나 급감하는게 요즘이다. 최근 양계산업에서의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일명 “조류독감”)가 발생하여 동남아 10여개 국가에서 피해가 확산된 이후 국내 닭고기·오리고기 소비량이 급감하여 유통·요식업계까지 심각한 여파가 있었고, 국내 소에는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도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일명 : “광우병”)이 발생되어 미국산 육류수입을 금지한 이후에는 국내 쇠고기 소비량이 부쩍 줄어들고 있는 추세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가축전염병 특히 인수공통전염병일 경우에는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민감해지고 있으므로 축산농가들이 모두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축산물의 소비는 축산물의 품질과 위생처리여부,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때 보다도 증대되고 있으며, 소해면상뇌증, 가금인플루엔자, 돼지콜레라 등에 의해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점점 더 까다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양돈농가는 농장의 방역관리와 위생처리문제를 중점 관리해야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먼저 농장의 사육시설과 환경을 개선하여 질병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방역관리에 철저를 기해야만 하겠다. 이러한 가축전염병의 피해를 막아내려면 먼저 어떻게 해야하는가? 우리 낙농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가축전염병으로는 구제역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명제가 있고, 또한 인수공통전염병인 우결핵과 부루세라병으로 매년 더 피해가 커지고 있으므로 이런 전염병의 농가전파를 철저히 차단해야만 하겠다. 2. 구제역 재발방지 2000년 3월24일부터 4월15일까지 22일간 경기 파주, 충남 홍성·보령, 경기 화성·용인 등 지역의 소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우리나라 축산업계는 물론 온 국민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었으나 다행이 양축농가와 관계공무원, 군·경 등 모두가 상호협력과 땀흘린 노력으로 ’01년 9월19일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조기청정국 인증을 받게되었다. 그러나 2년 후인 2002년 5월2일부터 6월23일까지 52일간 경기 안성·용인·평택, 충북 진천지역에서 이번엔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되어 발생농가에 대한 살처분 정책을 추진하였고 소 1,372두, 돼지 158,708두, 염소 42두, 사슴 33두 등 합계 160,155두의 가축을 살처분·매몰함에 따라 엄청난 경제적 피해가 있었다. 2002년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2000년과 같은 “Pan Aisa O1형”으로 확인되었으나 유전자 분석결과 바이러스주(Strain)가 다른 것으로 밝혀졌으며, 중국·몽고 등 동북아지역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최근 발생원인은 중국 등 해외여행자와 외국인 근로자 등을 통한 유입으로 추정되었다. 구제역 발생지역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과 이동차량에 의한 기계적 전파로 확인되고 있어 출입자·출입차량 및 야생조수류의 관리소홀 등 전파경로별 대책이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구제역 유입경로 차단을 위하여 구제역 발생국에 대한 여행자 계도가 중요하고, 휴대육류 등에 대한 검색방법이 개선되야하며 특히 농장고용 외국인에 대한 차단방역관리가 미흡했던 것이 구제역 전파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구제역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신고지연과 방역조치 위반사례가 있었고, 멸균되지 아니한 잔반을 사용하거나 죽은 가축의 개사료 이용 등 방역인식의 부족에 의한 전염병 발생 및 질병전파요인이 충분히 관리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방역일선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가축방역 전담수의사가 없는 일선 시·군이 아직도 많고 읍·면 단위에는 축산담당자가 없어 체계적인 농가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구제역 발생시 살처분 정책만을 고수함에 따라 일시에 많은 두수의 가축을 살처분·매몰할 경우 살처분·매몰 장소선정이 어렵고 매몰시 침출수와 가스가 생성·배출되어 지하수가 오염되고 악취 등 환경공해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향후 방역추진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구제역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축산농가들이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와 농장소독 등 차단방역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전환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다. 평소에 농장의 가축상태를 체크하며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신고해야겠고, 일단 의사전염병이 신고된 이후에는 철저한 이동통제와 소독실시 등 농장단위의 차단방역을 완벽히 이행해야만 하겠다. 소사육농가에서는 사료를 안먹거나 유량이 급격히 줄거나 이상이 있는 가축이 있으면 세심하게 살펴서 거품섞인 침을 많이 흘리거나 입, 발굽사이, 유두, 혀 등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즉시 가축방역기관에 신고해야만 하겠다.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신고해야만 이웃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분뇨, 젖, 호흡으로 대량배출 되므로, 감염동물의 수포액, 침, 유즙, 정액, 분변, 호흡 등에 의해 직접 접촉되면 감염되며, 감염동물을 수송한 차량이나 출입한 차량과 출입자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 빠르게 전파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3. 부루세라병과 우결핵 방역 대부분의 낙농목장에서는 부루세라병과 우결핵 검진에서 청정농장으로 인정받아 걱정이 없겠지만, 일부농장에서는 방역기관의 검진결과 양성축이 검색된 농장이라면 조기에 양성축을 살처분 조치하여 전파를 차단시켜야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우결핵이나 부루세라병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므로 우유 등에 의해 감염될 수 있어 항상 주의를 요한다. <표 2>의 가축전염병 발생동향을 보면 매년 우결핵과 부루세라병 발생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부루세라병 양성축이 1,088두가 검색되어 살처분되었다. 이에 따른 낙농가의 피해가 컸고, 가축위생시험소 등의 검사기관에서는 농가의 항의와 살처분·매몰장소 물색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소부루세라병이란 임신후반기에 유산과 후산정체가 일어나고 불임증을 특징으로 하며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며, 목장에서 한번 발생하면 발생농장 내에서 계속적으로 유산이나 사산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는 전염병이므로 예방조치가 최우선이다. 유산 또는 출산시 태반이나 태액, 질점액, 오염된 정액에 의해 전파되며 전염경로는 오염된 사료, 물, 양수, 우유 등을 섭취하거나 착유시 손상된 유방의 피부와 점막을 통해 전염되고 인공수정시나 감염된 소와 교배시에도 전염될 수 있다. 주증상은 감염후 첫 번째 임신에서 대부분 유산하게 되며 임신말기인 6∼8개월령에 주로 유산하고 후산정체가 생기게 된다. 한 마리가 유산을 하게 되면 동거하는 소에서도 계속해서 유산이 발생하며 일단 감염된 소는 지속적으로 균을 배출하게 된다. 농가에서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처불명의 소를 무분별하게 구입해서는 절대 안되며, 구입 후에는 격리사육하면서 가축방역기관에 검진을 의뢰하여 음성일 경우 합사해야만 안전하다. 유산태아나 후산물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소독 후 소각 및 매몰처리하여 전염원을 제거해야 하며, 농장주 자신도 유산태아를 취급 후에는 철저히 소독해서 동거 소에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한, 개·고양이·집쥐나 야생동물들이 유산태아나 후산물에 접근하거나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우결핵병은 젖소를 대상으로 매년 튜버크린 반응을 실시하여 양성반응이 검색되면 살처분·도태하고 있으나, 농장에 이 병이 침입하면 우군에 급속히 확산되며 경제적 손실이 크고 근절이 어렵고, 사람에도 감염위험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증상은 감염부위와 병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중증의 예에서는 기침, 식욕부진, 빈혈, 비유량 저하, 체표임파절의 증대, 경결이 있고 드물지만 심하면 바싹 마르는 증세가 나타난다. 최근의 우결핵병 발생두수를 보면 2001년에 978두, 2002년에 1,277두, 그리고 작년에는 864두가 발생되어 살처분·매몰되었다. 4. 결 론 축산농가에서는 농장청정화를 유지하여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고 소비자들로부터 호응과 신뢰를 받아야만 국내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으려면, 제일 먼저 농장의 사육환경을 개선하여 질병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방역관리를 해야하며,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정확한 용법·용량을 지키고 휴약기간을 준수해서 육류에 잔류문제가 대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식품선택 기준이 더욱더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식품은 외면당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선진 각국에서도 육류 등 식품의 안전성 문제는 점점 더 까다롭게 다루고 있으므로, 앞으로 낙농목장의 위생관리에 따른 의식이 전환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국내산 육류나 우유 등을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소비계층의 위생관리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적으로 변하고 있음에도 이런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관행대로 사육해서 물량만 늘려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의 안전성에 신뢰를 못 받아 외면당할 것이다. 낙농가 모두가 새해에는 농장의 방역문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실천해서 기대와 보람을 갖는 한해가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