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腸)증후군 한 정 헌/늘푸른 한의원 원장 문명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급격한 산업발달로 인한 생활환경의 다양화와 사회구조의 세분화·전문화는 우리에게 예전 선조들이 경험하지 못한 크기의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치는 커다란 원인으로 특정질환의 증가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이 하나 둘이 아니겠으나, 대표적인 것으로 신경성 위장병인 ‘과민성 장증후군’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사회적 구조가 복잡해지고 경쟁적이며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현대사회에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입니다. 한의원에는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찬 듯 한데 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요’,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래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로 달려가야 해요’ 라고 말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소화기관의 기능성 장애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위나 대장 내시경검사 또는 기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지만 만성적 또는 반복적으로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반복되는 설사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이는 소화기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의 하나로 위십이지장 궤양이나 장염 환자보다도 더 많은 환자가 이 때문에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신경과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 장의 움직임이 스트레스와 같은 정서적 변화로 그 리듬이 깨져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주로 배가 살살 아프거나 거북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화장실을 갔다오면 좀 좋아지지만 후중감이라 하여 뒤가 묵직한 느낌이 남아있기도 하며, 가스가 차서 배가 더부룩하며 대부분 차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며,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기도 하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양방에서의 과민성 장증후군의 치료는 환자의 증세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투여합니다. 예를 들면 복통과 복부 팽만감 증상이 있으면 진경제를 처방하고, 설사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엔 지사제를 처방합니다. 또 변비 증세의 환자는 섬유소 같은 삼투성 하제를 복용시키며, 스트레스 등 감정적 장애와 관련된 경우에는 수면요법과 심리요법 외에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치료가 쉽지 않다고 보며 약물치료 이외에 생활습관의 개선이나 스트레스의 해소를 중요시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 장증후군을 칠정설(七情泄)의 범주에 넣기도 하는데 이는 정신적인 자극이나 긴장된 생활로 인하여 비롯된 감정이나 정서적인 문제가 기의 울체를 일으켜 나타나는 질병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민성 장증후군의 치법은 순기, 해울 즉 기의 흐름을 정상화시켜 줌으로서 기에 의해서 기능이 조절을 받는 장기가 제 역할을 다 하게끔 해주는 것이 중심이며 더불어 안심(安心), 행체(行滯), 건비(健脾), 보신(補腎)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정신적 안정을 취하게 하며 소화기의 기능을 강화시켜 치료합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의 치료기간은 대략 2~3개월이 소요되며 한약제의 복용, 침이나 뜸 치료, 이침치료, 섭생과 관련된 생활지도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치료 처방으로는 주로 보심건비탕(補心健脾湯), 가미곽향정기산(加味藿香正氣散) 등을 적용하며 변비가 주 증상일 경우 윤장탕(潤腸湯) 등이 활용됩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약으로만 치료하려는 것보다, 평소에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므로, 과로를 피하고 자신의 생활이나 증상 통제 방법을 스스로 배워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가 잘 안되며 발효가 가능한 탄수화물을 포함하는 콩 종류의 섭취를 피하고 과식보다 소량의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며 저지방·고탄수화물 음식,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갑자기 많이 먹는 폭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이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 찬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적절한 운동과 취미 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 버리는 것도 좋습니다. 바쁜 출근길에 갑자기 찾아온 복통으로 고생하고 지각을 반복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 짧은 시일내에 해결되어지지 못하고 오랜 동안 지속적으로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병의 원인이 칠정(七情) 즉 감정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있는 만큼 치료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자세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다면 지긋지긋한 과민성 장 증후군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과민성 장 증후군의 진단 U주당 3회 미만이거나 하루 3회를 초과하는 배변 횟수 U단단하거나 덩어리 진 대변들 U묽은 변 또는 물설사 U배변시 과도한 힘주기 U배변시 급박감(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감) U잔변감 U점액(하얀색의 코 같은 물질)의 배출 과민성 장 증후군의 진단은 증상이나 관련된 소견에 기초해서 내려지는데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이 지난 12개월 동안에 최소한 12주 이상 존속되어야 하며 다음 특징 중 적어도 2가지를 동반해야 합니다. U배변 후 증상이 완화된다. U증상의 시작과 함께 배변 횟수에 변화가 있다. U증상의 시작과 함께 변의 형태나 굳기에 변화가 있다. ■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 U유제품의 섭취를 피하거나 줄인다. U카페인, 알코올, 솔비톨 함유 인공 감미료를 피한다. U식이성 섬유를 적당히 꾸준히 섭취한다. U소화가 잘 안되며 발효가 가능한 탄수화물을 포함하는 콩 종류의 섭취를 피한다. U한두 번의 과식보다 소량의 음식을 자주 섭취한다. U저지방, 고탄수화물 음식을 먹는다. U수분을 많이 섭취한다. 필자연락처 : ☎ (02)2247-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