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추진되는 FTA에 우리가 임하는 자세”

성장하던 낙농산업
WTO 출범과 함께 내리막

황 형 성
농협중앙회 통상북방협력팀장

낙농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와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낙농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1995년에 젖소 사육두수가 553천두로 최고 수준에 달한 이후부터 사육규모가 점점 축소되기 시작하여 2007년 말 현재 453천두가 사육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결과가 이행되기 시작한 1995년 1월 1일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낙농품 수입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제18조B항(국제수지조항)에 의거 수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탈지분유는 1995년 이전에도 일정한 조건하의 쿼터제에 의해 일부 물량만 수입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낙농품의 수입이 완전히 자유화된 시기는 1995년 1월 1일 부터로 볼 수 있다. 1995년 1월 1일부터 탈지분유, 전지분유, 유장분말, 치즈 등의 수입이 자유화되었고, 1996년 7월 1일부터는 연유, 버터, 유당 등의 수입도 자유화되었다.
젖소 사육두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1995년은 공교롭게도 우루과이 라운드(UR) 농업협상 결과가 이행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다시 말하면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종료와 함께 우리나라의 낙농품 수입이 자유화 되면서 국내 젖소 사육두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수입개방이 안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오던 국내 낙농산업은 1995년 수입개방과 함께 유럽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낙농선진국의 낙농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서서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낙농품 소비 증가분 대부분 수입 낙농품이 차지
 
수입이 자유화되기 전인 1994년에 우리나라의 낙농품 수입은 131천톤(원유로 환산한 양 기준)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6.4배인 968천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수입되는 저율관세수입물량(TRQ)에 대해서는 20~40%의 쿼터내 관세가 부과되었고, 저율관세수입물량(TRQ)을 초과하여 수입되는 경우에는 최소 40%에서 최대 220%의 관세가 부과되었다. 관세가 부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우리 낙농산업이 수출국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라운드(UR) 농업협상 결과가 이행되기 시작한 1995년의 경우 국내 우유생산량은 약 200만톤이며 우유 총소비량은 221만톤, 수입량은 20만톤(우유로 환산한 양)이다. 그 해에 수입낙농품이 국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 국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였다. 7년 후인 2002년에는 국내 우유생산량이 253만톤으로 최고 수준이었고 우유 총소비량도 309만톤이었는데 그중에서 수입 낙농품은 65만톤으로 국내 우유 생산량의 25.7%와 소비량의 21.0%를 각각 차지하여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는 대부분 수입이 어려운 마시는 우유(음용유)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가공품 원료로 사용된다. 2007년의 경우 국내 우유 생산량 219만톤 가운데 약 72.3%인 158만톤은 마시는 우유로 소비되고, 나머지 61만톤은 가공품을 만드는데 쓰였다. 문제는 국내 낙농품 시장에서 마시는 우유의 소비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데 반해 가공품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 중에서 마시는 우유로 이용되고 남는 원유를 가공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수입 유제품의 가격이 국내산에 비해 훨씬 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제품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낙농산업은 마시는 우유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젖소 사육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FTA협상 확대로 낙농업 어려움 더 커질 것

이와 같은 수입개방 문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왜냐하면 관세를 장기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감축하는 WTO와 달리 비교적 단기간에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우리나라가 낙농업 강국들과 체결했거나 체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낙농업이 강한 FTA 협상 대상국은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2008년 12월에 발간된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의 「낙농품 세계 시장 및 무역」보고서를 기초로 미국, EU, 호주, 뉴질랜드 4개국의 낙농산업이 세계 낙농품 생산 및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겠다.

2007년 세계 13개 주요 우유생산국의 원유 총생산량은 427,817천톤이며, 그중에서 미국은 84,188천톤, EU 132,604천톤, 호주 9,870천톤, 뉴질랜드가 15,640천톤을 각각 생산하여 이들 4개국의 생산량이 주요국 전체 생산량의 56.6%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 점유비율은 미국이 19.7%를 차지하며, EU는 40.0%, 호주 2.3%, 뉴질랜드가 3.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치즈는 2007년에 세계 주요 낙농국들이 14,136천톤을 생산했는데, 이중에서 미국은 4,400천톤(31.1%), EU가 6,760천톤(47.8%), 호주 360천톤(2.5%), 뉴질랜드가 308천톤(2.2%)을 각각 생산했다. 수출실적을 보면 미국이 99천톤, EU가 534천톤, 호주 212천톤, 뉴질랜드가 309천톤을 수출하여 전세계 주요 낙농품 수출 10개국의 전체 수출량 1,291천톤 중 이들 4개국의 수출비중이 82.4%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호주는 생산량 360천톤 중 212천톤을 수출하여 수출비중이 58.9%였고, 뉴질랜드는 생산량이 308천톤인데 비해 수출량이 309천톤으로 오히려 생산량보다 많은 양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는 전년도 재고량이 이월되어 수출된 것으로 추측된다.

버터의 경우에도 세계 주요 낙농국들이 7,415천톤을 생산했는데, 미국은 704천톤, EU 2,053천톤, 호주 117천톤, 뉴질랜드가 419천톤을 생산하여 이들 국가의 점유비는 44.4%였다. 수출실적 796천톤 중 미국은 41천톤, EU 206천톤, 호주 80천톤, 뉴질랜드 439천톤 등으로 4개국의 비중은 96.2%로 주요 10개 수출국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뉴질랜드의 수출실적이 눈에 띄는데 치즈와 마찬가지로 버터 수출도 당년 생산량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며, 주요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1%로 절반을 훨씬 넘는다.       

탈지분유는 주요 낙농국들이 3,250천톤을 생산했는데, 이중에서 미국은 681천톤, EU 1,005천톤, 호주 205천톤, 뉴질랜드가 304천톤을 생산하여 이들 4개국이 전체 생산량의 6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주요국 수출량 1,126천톤 중에서 이들 4개국이 수출한 양은 958천톤으로 85.1%를 차지했다. 4개국 중에서도 뉴질랜드는 327천톤을 수출하여 201천톤을 수출한 EU보다 훨씬 많은 양을 수출했다.
우리나라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수입한 유제품의 평균 물량은 177,661톤이었다. 그 중에서 미국산은 43,316톤, EU가 49,818톤, 호주 28,446톤, 뉴질랜드 28,227톤 등으로 나타났다. 점유비율은 미국이 24.4%, EU가 28.0%, 호주 16.0%, 뉴질랜드가 15.9% 등으로 이들 4개국이 우리나라 낙농품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3%로 매우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동안 품목별 연평균 수입실적은 버터의 경우 호주가 2,058톤, 뉴질랜드 1,310톤, EU 403톤, 미국 17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치즈의 경우 뉴질랜드 14,612톤, 호주 9,069톤, 미국 7,389톤, EU 4,645톤 등의 순이며, 탈지분유는 호주 3,225톤, 뉴질랜드 1,094톤, EU 923톤, 미국 144톤 등이다. 혼합분유는 EU가 18,901톤, 미국 1,257톤, 뉴질랜드 562톤, 호주 556톤 등의 순이다.

앞으로 4개국들은 FTA협상을 통해서 우리나라 시장에 자국산 낙농품의 수출 확대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뉴질랜드 낙농품 경쟁력 매우 높아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과 FTA협정을 체결하고 국회 비준과정을 남겨놓고 있고 EU와는 실질적으로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EU는 물론이고 우리나라가 곧 FTA협상을 시작할 호주와 뉴질랜드의 낙농업도 경쟁력이 매우 높다. 주요 10개 낙농품 수출국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차지하는 생산비중은 크지 않지만, 치즈와 버터, 탈지분유 등 낙농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미국과 EU는 자국에서 생산된 낙농품의 상당량을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데 반해 호주와 뉴질랜드는 자국의 소비자 수가 적기 때문에 잉여분을 수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 EU와는 달리 호주와 뉴질랜드의 낙농품 수출에는 수출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두 나라의 낙농업이 미국과 EU에 비해 수출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 무역대표부가 「범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TPP)」 에 가입하기 위한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낙농업계가 TPP 회원국의 하나인 뉴질랜드의 낙농업이 경쟁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TPP 가입협상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005년 1월 1일부터 발효된 미국과 호주의 FTA협상에서 미국측은 대부분의 호주산 낙농품에 대해서 관세철폐 대신 저율관세수입물량(TRQ)을 대안으로 선택하기도 하였다.

국내 낙농업 현실 고려한 FTA협상 대책 필요

우리나라는 5월 18일부터 호주와 6월 8일부터는 뉴질랜드와 FTA 제1차 협상을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미국과의 FTA는 이미 완료되어 국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으며, EU와의 FTA도 농업부문의 협상결과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국내 낙농업계 입장에서는 호주 및 뉴질랜드와의 FTA협상이 어떠한 내용으로 타결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낙농산업이 수출경쟁력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국내 낙농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협상 개시 전부터 국내는 물론 상대국 낙농산업에 대한 충분한 연구검토가 필요하며 협상과정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낙농업계 입장에서 볼 때는 낙농품을 협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차선책으로 관세철폐 대신 소량의 저율관세수입물량(TRQ)를 상대국에게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호주와 뉴질랜드 낙농품에 대해 수입관세를 조기에 철폐할 경우 국내 낙농산업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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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를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가

박 종 수
충남대학교 교수

2004년 4월 1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필두로 싱가포르, ASEAN국가들과의 FTA가 이미 발효 중에 있다. 현재 발효 중인 FTA는 사실상 우리의 낙농산업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낙농산업을 포함하여 우리의 농축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되는 농업선진국들과의 FTA가 속속 추진되고 있다는 현실에 우리는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4월에 미국과의 FTA가 타결되어 양국 국회의 비준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2008년 5월부터 협상이 시작된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과의 FTA도 1년여 동안 협상 끝에 관세의 환급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일단 마무리 짓는 데는 실패했지만 금년 내에 결국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유럽연합과의 FTA가 기 타결된 미국과의 개방수준에서 타결·발효될 경우에도 1,000억 원 이상의 국내 낙농생산액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를 포함한 연구자들의 연구결과이고 보면, 한·EU FTA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낙농산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7개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2007년 현재 약 22,500천두의 경산우를 사육하고 있으며, 연간 약 131백만톤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거대 낙농국이다. EU에서의 낙농생산액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분야 제 1위의 산업이다. EU회원국 중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독일을 비롯해서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및 덴마크 등은 공히 낙농산업의 강국들이다.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최대 유제품 수출국으로서 연간 약 250만톤의 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EU는 뉴질랜드나 호주 등에 비해 원유의 가격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시장에서 EU의 점유율이 높으며, 이는 EU가 그간 유제품의 수출촉진을 위해 지원해 왔던 보조금제도에 기인된 바가 크다. 특히 치즈는 EU가 전 세계 수출량의 43%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와 호주는 각각 21%와 11%를 차지하고 있다.
EU회원국의 낙농정책(Common Dairy Policy)은 EU의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에 근간을 두고 추진되고 있으며, 공동농업정책의 목표는 낙농가들이 목표가격(생산비가격)을 보장받음으로써 공정하고 표준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그간 추진되어온 주요 낙농정책은 ① EU 역외 수출 유제품에 대해 지원되는 수출보조금지불제도, ② 버터 및 탈지분유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한 개입가격제도, ③ 낙농경영의 환경개선 및 복지 등과 연계시켜 지급되는 농가직접지불제도, 그리고 ④ 원유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원유생산할당제(Milk Quota System) 등이 있다. WTO 출범이후 전자의 두 제도는 급속히 후퇴된 반면에 후자의 두 제도는 크게 강화되었다. 특히 EU 전 회원국에 실시되고 있는 원유생산할당제는 1984년에 최초로 도입되어 그간 원유의 수급안정과 생산자원이용의 효율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현재 EU 회원국의 총 쿼터량은 약 126백만톤이며, 이 중 선발 15개회원국의 쿼터량은 전체의 약 94%인 118백만톤이다. 한편 2003년 EU의 각료 및 농업위원회에서 EU의 현행 쿼터제도는 2015년까지 연장·시행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EU의 각 회원국들은 원유의 수요만 있다면 얼마든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FTA를 비롯한 세계경제의 개방화 추세에 따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생산쿼터를 조기에 풀어야 한다는 일부 회원국들의 농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우리 정부는 대통령의 뉴질랜드 및 호주방문을 계기로 세계 최대의 낙농산업 강국인 두 국가들과의 FTA의 협상개시를 선언했다. 따라서 이들 두 국가들과의 FTA도 머지않아 시작되어 타결될 전망이며, 이들 두 국가들과의 FTA가 본격적으로 발효될 경우, 우리나라 낙농산업은 더욱 크게 위축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2007년 현재 3,900천두의 경산우를 보유하고 뉴질랜드는 연간 약 15,134천 톤의 원유를 생산하면서도 우유의 수급과 가격결정 등이 완전히 시장자율에 맡겨져 있는 낙농선진국이다. 특히 자국에서 생산된 우유와 유제품의 95%를 해외에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낙농수출국이다. 이러한 낙농 강국 뉴질랜드는 세계경제의 개방화에 대응하여 낙농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을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미 2001년도에 낙농산업구조조정법(Dairy Industry Restructuring Act  2001)을 제정하여 우유와 유제품의 수출창구를 일원화하는 낙농산업의 구조조정 조치를 과감히 시도하였다. 즉, 동 낙농산업구조조정법에 근거하여 뉴질랜드의 대규모 유가공협동조합 그룹인 Kiwi Cooperative Dairy Company(Kiwi)와 New Zealand Dairy Group(NZDG) 등을 Fonterra Cooperative Group Limited(폰테라 유가공협동조합 그룹)에 합병시킴과 동시에 뉴질랜드 낙농위원회(New Zealand Dairy Board)를 해체하여 그 기능까지도 Fonterra 유가공협동조합 그룹이 담당토록 함으로써 Fonterra 협동조합은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6%를 가공·처리하는 명실 공히 뉴질랜드 낙농산업을 대표하는 거대 유가공협동조합 그룹으로 탄생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된 Fonterra 그룹은 유제품의 수출전담은 물론 호주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유제품생산 및 수출기지를 설립하는 등 유제품의 거대 다국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뉴질랜드가 협동조합 그룹의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탄생시킨 Fonterra 그룹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뉴질랜드 키위의 수출 전담창구역할을 수행하는 Zespri NZ 협동조합 그룹과 동일한 형태의 역할을 수행하는 품목의 대표 기구로 보면 된다.  

 

한편 2007년 현재 1,800천 여두의 경산우를 보유하고 연간 9,600천 여톤의 원유를 생산하며, 뉴질랜드와 EU에 이어 세계 3대 유제품 수출국인 호주는 1900년 초반부터 유제품의 수출지원 및 생산안정정책, 가공원료유 시장 지지가격정책 등 다양한 낙농산업 지원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2008년 7월부터 국가 경쟁력 강화정책(National Competition Policy)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낙농산업에도 정부의 개입철폐를 시도하였다. 낙농산업에 대한 정부개입 철폐정책은 낙농가에게 8년간에 걸쳐 정부와 음용유가공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조정 지원금을 지원하는 호주 낙농의 구조조정 프로그램(Dairy Structural Adjustment Program), 낙농업의 폐업을 희망하는 농가에게 폐원지원금을 지원하는 낙농폐업프로그램(Dairy Exit Program), 낙농산업의 의존도가 현저히 높아서 규제철폐로 인해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에 재개발 또는 전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낙농 지역조정 프로그램(Dairy Regional Adjustment Program)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낙농산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철폐와 더불어 실시된 낙농산업의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농가의 급속한 규모화와 생산량 증가, 젖소의 개량과 경영개선을 비롯한 목장 내부의 구조개선이 급속히 이루어짐으로써 2000년에 비해 2007년에 농가수는 무려 38%가 감소(2000년 12,896호 → 2007년 8,055호)되었으나, 호당 경산우 사육두수는 38%가 증가(2000년 168두 → 2007년 232두)되었고, 연간 원유의 총생산량도 이전과 동일하게 10,000천 톤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원유의 농가수취가격은 오히려 안정 내지 증가되는 현상(2000년 26.3센트/1ℓ→ 2003년 27.1센트/1ℓ→ 2007년 33.1센트/1ℓ)을 보여 왔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EU를 비롯한 뉴질랜드와 호주 등의 낙농선진국들은 세계경제의 개방화·자유화에 대비하여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한 철저하고 신속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낙농산업은 유감스럽게도 집유일원화와 합리적인 계획생산을 위한 제도개편의 문제마저도 수년 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우리 국민의 두 번째 식량창고를 담당하고 있는 낙농산업을 여기에서 포기할 수도 없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우리의 낙농산업은 변화되어야 하고 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고정된 주장과 관념을 우선적으로 내려놓아야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낙농선진국들과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FTA에 대비해서 우리의 낙농산업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와 대응책을 개략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유의 수요자인 유업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유사생산쿼터제인 산발적인 잉여우유차등가격제를 조속히 정리하고 전국 단위의 수급조절을 위한 통합된 단일쿼터제를 도입해야한다. 한·미 FTA가 이행되고 한·EU, 한·호주, 한·뉴질랜드의 FTA가 타결·시행될 경우, 국내 유제품시장이 급속히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그로 인해 유업회사가 주도하는 현행 잉여원유차등가격제 하에서는 유업회사의 일방적인 쿼터삭감이 불가피할 것인 바, 그에 따른 최종적인 부담은 낙농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음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낙농제도의 개혁이 합리적으로 추진·도입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 정책의 주도적인 역할이 불가피하며, 이와 관련하여 정부가 개입해야할 주요 과제는 ① 시유수요를 초과하는 잉여원유 중 원유생산 및 소비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계절적인 수급변동에 따른 부분에 대해서는 치즈기금설립, 차액보전 등을 포함한 일정량의 국산 유제품생산을 위한 가공원료유시장에 개입하는 일 ② 시유수요를 초과하는 잉여원유 가운데 계절변동 분을 제외한 나머지 잉여원유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쿼터상각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 낙농가, 유업체와 더불어 정부도 일정부분 쿼터상각에 따른 부담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일, ③ 공정한 쿼터의 관리를 위한 중립적인 공적기관의 지정 또는 설립과 무상쿼터(Free Quota)제도 등을 통해서 신규진입 희망 낙농가를 지원하는 일 등의 통합 쿼터제 시행에 따른 지도와 감독 등이 있을 것이다.

원유의 생산비는 낙농가의 수익성은 물론 우유의 시장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원유의 시장가격은 수요시장에서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원유생산비는 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적정 규모화와 더불어 사료비 절감과 젖소의 생산수명 확대 등을 통한 착유우의 사육관리비의 최소화, 번식간격의 단축 등을 통한 부산물수입의 제고, 젖소의 지속적인 개량 등을 통한 착유량의 극대화 등을 위한 방안이 종합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원유의 기본가격 결정시스템을 개선하는 일과 원유의 성분가격 및 위생등급별 가격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포함 된다.
낙농진흥법은 원유의 기본가격을 원유의 생산비와 수급사정을 고려하여 원유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합의하여 결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유의 생산비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의 변화나 원유의 시장수급에 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원유의 기본가격이 신속히 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원유에 대한 기본가격은 낙농산업이 존재하면서 단 한 차례도 인하된 경험이 없으며, 인상요인이 발생할 때에는 그 때마다 인상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유의 수요자와 공급자간에 엄청난 갈등을 경험하면서 결정되어 왔다. 이는 근본적으로 원유의 가격결정에 기본이 되는 통계청의 생산비조사결과에 대한 이해 당사자 간의 불신에서 기인된다. 낙농경영의 특수성 때문에 원유의 생산비조사는 조사기간 및 조사범위의 설정, 자가노동을 포함한 자급생산요소에 대한 평가방법과 평가기준 여하 등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합리적인 생산비조사를 위해서는 일정한 약속과 기준 설정이 필요하며, 그 같은 약속과 기준은 가급적 현실적이며 동시에 객관성과 합리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조사 절차와 결과도 이해당사자인 낙농가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가 무시된 체, 정부(농산물품질관리원, 통계청)의 일방적인 기준에 의해서 우유생산비가 조사·발표됨으로써 이해 당사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유공급자인 낙농가대표와 원유수요자인 유업회사 대표, 그리고 정부(통계청과 낙농진흥회 등을 포함)관계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특별기구(Task Force Team)를 구성하고, 동 기구에서 심도 있는 조사·연구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원유생산비조사를 위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약속과 기준, 조사방법 등을 규정할 수 있는 원유생산비 종합 지침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원유의 생산비조사 결과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신뢰만 구축되어 있다면, 생산비조사 결과와 시장상황에 따라 원유의 기준가격은 시의 적절하게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원유의 성분 및 위생등급에 따른 등급 간 차별가격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의 웰빙지향적 식품소비성향에 따라 유지방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시유의 소비패턴이 기존의 전지우유(Whole Milk)에서 저지방 또는 무지우유(Low Fat Milk or Skimmed Milk)로 이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시유소비감소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원유에 대한 가수방지를 위해 1973년부터 도입된 원유의 유지방 차등가격제 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그간 유지방의 상한선을 지속적으로 높여옴으로써 농가는 유지방함량을 높이기 위한 젖소의 개량 및 사양관리에 주력한 결과 2007년 통계청의 우유생산비 조사대상 농가의 평균유지방 함량이 4.01%에 달한다. 그런데 높은 유지방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후사료 위주의 고에너지 사양관리가 불가피하며, 이는 젖소의 경제적 생산수명을 단축시키고 원유 생산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유업회사는 저지방·탈지우유를 생산할 경우 이 과정에서 생산된 지방의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탈지공정을 위해 추가비용만을 발생시키는 저지방·탈지우유의 생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유의 유지방 중심의 성분가격체계는 소비자 지향적인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원유의 위생등급별 차등가격제는 안전한 고품질의 원유생산을 독려하기 위해서 1993년 6월부터 원유의 세균수와 체세포수에 따라 가격을 차등지급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원유의 위생등급에 따른 차별집유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원유를 실제로 사용하는 시점에서는 위생등급이 갖는 의미가 현저히 퇴색되고 있다. 2007년 현재 농가의 집유단계에서는 세균수 기준 1등급 원유의 비율은 평균 97.7%로서 매우 우수하다. 그러나 비록 1등급 이하의 원유비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할지라도 집유과정에서 소량의 저급원유가 전체 원유(Bulk Milk)에 혼합됨으로써 전체적인 원유의 위생적인 품질이 급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개선도 요구된다.

여기에는 집유의 일원화체계 도입과 우유와 유제품의 기준 및 규격의 재편, 표시기준의 개정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현행 원유에 대한 집유체제는 “다원집유-다원판매” 체제로서 매우 다양한 경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역에 따라서 중복집유 체제에 따른 비합리적인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불합리한 집유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1999년에 낙농진흥회를 탄생시켰고, 낙농진흥회가 주도하여 집유일원화를 시도하였으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상이하여 문전옥답을 포기하지 않는 유업체의 비협조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집유일원화는 동일 권역내의 원유를 최소의 비용으로 수집·분배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다. 또한 집유일원화는 전국단위의 통합된 단일쿼터제도와 연계되어야 한다. 통합쿼터제가 도입될 경우에는 “일원 집유-일원판매” 체제가 적절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유에 대한 표시기준을 원유의 성분과 및 첨가물의 함량 등에 따라 정확히 표시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야한다. 현재 시판중인 가공우유(우유에 과즙이나 초코, 커피 등이 함유된 우유)의 경우 그 우유에 함유된 설탕이나 당의 함량표시가 의무화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당의 함량이 높은 가공유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시판중인 우유는 유성분이나 함량에 관계없이 우유만 함유되어 있으면 모두 「○○우유」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값싼 수입분유를 환원시킨 우유를 가공유에 포함하더라도 소비자는 국산우유로 혼돈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행의 유가공품의 기준 및 규격과 유가공품의 표시기준을 세분화하여 백색시유와 강화 및 가공우유, 유음료를 소비자가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교우유를 포함한 단체급식의 확대, 국내산 원유를 이용한 치즈를 포함한 다양한 국산유제품의 생산 및 공급확대, 대 중국 유제품수출 촉진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학교급식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증진은 물론 국내산 우유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수요를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학교급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얻어 학교급식과 학교우유급식을 통합하여 관리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우유급식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되, 학교우유급식에 제공되는 제품의 다양화, 적극적인 학교마케팅(School Marketing)전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한편 시유의 소비정체와 더불어 증가되는 잉여원유의 문제를 적절히 해소하기 위하여 잉여원유를 이용한 국산치즈와 기능성 호상발효유 등의 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치즈기금설립, 일정 한도 내에서의 치즈나 발효유 등의 가공용 원유에 대한 정부의 부족불 지불 등 다양한 정책지원과 함께 생산자 및 유업체의 역할 분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가공원료유에 대한 정책지원은 전국 단위의 계획생산제와 집유일원화 등과 연계되는 패키지정책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최근 중국의 소득증대에 따른 식생활패턴의 변화와 함께 우유소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중국시장에 대한 시유와 유제품수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 중국의 멜라민파동 이후 중국에 대한 시유수출이 이른바 ‘보따리상’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냉장유통이 불가피한 우유의 상품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형태의 수출은 위생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합리적인 수출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국에 대한 우유와 유제품의 수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국내 수출업체끼리의 불합리한 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출창구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이 같은 제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뉴질랜드의 Fonterra 낙농협동조합 및 Zespri 키위협동조합 그룹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중반 이후 빈번히 나타나는 우유의 수급불균형을 소비촉진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낙농가들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자기들이 생산·판매하는 원유 1리터에 1원씩의 자조금을 자율적으로 납부하여 우유의 소비촉진활동에 참여하는 임의 자조금사업을 추진해왔다. 이후 축산자조금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라 2006년 5월부터는 그간 추진해오던 임의자조금제도를 무임편승자를 배제할 수 있는 의무자조금제도로 전환하여 낙농가들은 자기들이 생산·판매하는 원유 1리터에 대해 2원씩의 자조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하여 우유의 소비촉진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조성한 의무자조금의 총액이 정부지원금을 포함하여 연평균 80억 수준에 불과함으로써 효율적인 소비촉진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농가부담금을 다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농가의 자조금사업과는 별도로 유업계의 공조를 통해서 우유의 총 시장(Total Market)을 키우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특히 백색시유에 대한 경쟁적인 상표촉진 활동을 대폭적으로 축소 또는 지양하고 모든 유업체가 자사 우유의 생산량에 따라 일정액을 공동으로 출연하여 의무적으로 자조금을 조성에 참여하여 음용우유 시장 확대를 위해 소비촉진을 수행하는 수평적 협동광고(Horizontal Cooperative Advertising)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법제화하는 방안 강구해야한다. 미국의 경우 낙농가와 유업계가 상호공조를 통해 음용우유의 소비촉진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낙농가들은 1984년부터 원유 100파운드당 15센트의 자조금을 거출하여 생산자 중심의 소비홍보를 실시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1990 부터는 유업체(음용유 생산업자)가 자사가 생산·판매하는 음용우유 100파운드 당 20센트씩의 자조금을 부담하여 음용우유의 소비확대를 위한 소비촉진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1994년 3월에는 양 기관이 공조하여 전문적인 우유 소비홍보업무를 수행할 DMI (Dairy Management, Inc)를 설립하여 생산자와 유업체가 함께 체계적인 음용우유 소비촉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1994년에 낙농산업의 규제완화에 따른 우유협동판매조직(MMB)의 해체와 때를 같이 하여 농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생산자, 유업체 및 정부가 동참하는 낙농발전위원회(Milk Development Council : MDC)를 설립하여 우유소비촉진사업 및 낙농발전을 위한 필요한 정보제공 및 자금지원에 공조하고 있는 바, 낙농가는 자기들이 출하하는 원유 1kg당 0.06펜스의 자조금(Levy)을 거출하여 연간 7백만 파운드를 조성하고 유업체 및 정부는 5백만 파운드를 각각 조성하여 낙농가와 유업체 및 정부의 공조를 통한 우유소비촉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농선진국들의 이같은 음용우유 소비촉진사업을 위한 낙농가와 유업계, 그리고 정부의 공조체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낙농산업이 존재하는 한, 더불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 육우산업이며, 육우산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낙농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육우경영의 기초가 되는 젖소의 송아지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낙농경영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산되는 결합생산물(Joint Product)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2년과 2003년도의 경우에는 육우고기가 국내산 쇠고기시장의 약 35~40%정도를 차지하였고, 현재에도 20%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우고기가 한우고기에 대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왔으며, 젖소송아지(♂)는 낙농산업의 부산물로만 여겨지는 등 쇠고기 자원 정책에서도 완전히 소외되어 왔다. 이 같은 소외정책과 더불어 육우고기가 한우고기와 수입육 등과 차별화된 시장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최근에는 급기야 육우와 육우송아지 가격이 폭락하여 낙농가와 젖소송아지(♂)를 비육하는 육우농가의 소득감소는 물론 육우산업이 붕괴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광우병으로 인해 잠시 묻혀있던 미국산 쇠고기수입이 재개되면서 그간 정부의 정책에서 소외된 육우산업은 한우산업에 비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육우 및 육우의 밑소인 젖소송아지의 가격은 저점을 모르고 지난해 말에는 두당 30천원 수준에까지 추락하였다. 그나마 2008년 12월 말 정부가 한시적인 젖소송아지 수매사업을 포함한 일말의 육용 송아지 및 육우산업 안정을 위한 몇 가지 단기적인 대책을 추진한 결과 금년 3월부터는 10만원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추가적인 특단의 조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젖소송아지가격은 쉽게 예년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낙농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젖소송아지(♂)는 생산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할 때, 자원의 합리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젖소송아지의 가격안정정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낙농가들은 젖소의 육용송아지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여 낙농 및 육우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한우송아지와 마찬가지로 젖소송아지에 대해서도 생산안정제를 도입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방시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낙농가의 경영안정은 물론 국내산 쇠고기 공급자원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젖소송아지가격안정을 위한 기금조성에는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앙 및 지방정부와 낙농가가 공동으로 부담토록 하되, 초기에는 일정규모의 자금을 정부가 우선적으로 출연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유럽 낙농국가인 덴마크나 네덜란드의 경우 그들 국가의 가장 확실한 쇠고기자원은 젖소비육우인 육우와 젖소 노폐우이며, 그들 국가에서 쇠고기는 곧 육우고기와 젖소고기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자국산 쇠고기자원의 60%가 육우 및 젖소고기이다. 일본은 화우와 육우고기를 양립시키면서 화우고기는 품질경쟁력, 육우고기는 가격경쟁력의 제고를 통해 쇠고기 산업을 보호육성하고 있으며, 따라서 송아지가격 안정제에 육우송아지를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육우송아지의 가격안정정책은 육우고기의 소비촉진정책과 동시에 추진되어야 함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특히 육우고기가 한우고기와 함께 국내산 쇠고기시장의 큰 축을 지속적으로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육우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육우고기의 시장차별화와 홍보대책도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 경우라도 육우고기가 한우고기와 더불어 국내산 쇠고기의 양축을 이루면서 소비자에게 국내산 쇠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