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낙농제도개혁 산업혁명 이후 1846년부터 농산물무역자유화를 선언한 영국은 1929년 대공황의 발발로 농산물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농민의 권익보호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낙농산업에 있어서는 이미 대규모 유업체를 중심으로 과점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가는 개별, 분산된 채 약자의 입장에서 불리한 거래교섭력에 의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영국정부는 1846년 이래 유지해 오던 농산물에 대한 자유무역을 포기하고 농업보호정책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또한 농업보호의 일환으로 다양한 가격지지제도 및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931년에 농산물판매법(Agricultural Marketing Act of 1931: AMA)을 제정하였다. AMA는 농민의 협동판매조직(Marketing Board: MB) 설립 및 MB에 대한 다양한 권한을 부여하는 근거를 제공하였다. 예를 들어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MB를 설립하게 되면 반대하는 조합원에 대해서도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낙농부문에 있어서 협동조합 중심의 유가공산업이 발달한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영국은 일찍부터 대규모 산업자본이 유가공산업을 지배하고 있었다. 따라서 유업체와 생산자간의 거래교섭력의 불평등에 따른 유가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빈발하였다. 이에 영국의 낙농은 일찍부터 생산자의 거래교섭력확보를 위해 낙농협동판매조직(Milk Marketing Board: MMB)을 결성하게 되었고, MMB를 중심으로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통해 낙농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73년 영국이 EC에 가입함에 따라 1978년부터 정식으로 EC의 공통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의 규제를 받게 되었다. 그 결과 1984년부터 CAP의 일환으로 강제적(mandatory)인 감산정책인 쿼터제를 채택하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원유의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MMB는 지속되었다. 이는 영국이 EC에 가입할 당시 회원국간의 자유무역원칙에도 불구하고 MMB의 공급독점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이다(Regulation EEC (1421/78)). 그 후 1992년 2월 유럽의 정치 및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마스트리히트조약(Treaty on European Union)이 체결되고, 1993년 11월부터 발효에 들어갔다. 그에 따라 EU의 경제개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영국의 MMB를 둘러싼 효율성문제가 제기되면서 MMB는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게 되었고, 마침내 1994년 해체되었다. 이하 MMB 설립 및 해체 과정과 그에 따른 영국 낙농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낙농협동판매조직(MMB)의 설립배경 영국(United Kingdom: UK)의 MMB는 England and Wales(1933), Scotland(1933), Aberdeen and District(1934), North Scotland(1934), Northern Ireland(1955)와 같이 5개로 구성된다. MMB의 특징은, 첫째, 농산물판매법(AMA)의 법적 근거에 의해 해당 지역 낙농가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 MMB 결성이 강제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둘째, 원유의 일원집유 및 용도에 따른 다원판매를 통해 개별농가에게 공정한 유대를 지불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는 점이다. 이하 영국의 MMB 중 규모가 가장 큰 England and Wales MMB를 중심으로 업무내용 및 조직 등에 대해 검토한다. 2. MMB의 업무 및 기구조직 MMB는 생산자만의 조직으로 기본 업무는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구입하여 유업체에 판매하고, 그 대금을 종합유가(pooled price)의 형태로 정산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다. 첫째,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전량 매입하여 유통업자 또는 유업체에 판매하고, 그 대금을 혼합 정산하여 매월 지불한다. 둘째, 농가로부터의 집유 및 집유한 원유의 유업체로의 배유 및 수송을 담당한다. 셋째, 인공수정, 검정사업 및 수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째, 낙농가에 대한 경영지도 및 유업체와 공동으로 유질개선사업을 실시한다. 다섯째, 직영의 시유가공공장 및 유제품제조공장을 운영하되 경리는 MMB와 독립적으로 관리한다. 여섯째, 상업베이스에 입각한 집유차관리, 우유유제품시장 개척 및 유제품개발을 통해 우유의 판로를 확대한다. 한편 MMB의 운영은 최고의결기관으로써 이사회가 있고, 통상의 업무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이사회의 구성은 지역대표이사(12인), 특별이사(3인) 및 장관임명이사(3인)로 구성된다. 그 중 지역대표이사는 England 및 Wales를 11개 지역으로 분할하여 각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1명씩 선출한다. 특별이사는 England와 Wales 전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3명을 선출한다. 그 경우 지역대표이사는 각 지역의 생산자를 대표하고, 특별이사는 전국 생산자를 대표한다. 장관임명이사는 공공의 권익을 위해 학계의 권위자 가운데 장관이 임명한다. 이사회의 하부기관으로는 ‘지역위원회’가 있으며, 지역위원회의 구성은 지역대표이사 및 지역 내의 각 현으로부터 선출된 현 대표로 구성된다. 이사의 선출은 등록된 생산자의 투표에 의하며, 그 경우 등록된 생산자는 자신의 고유한 1표 외에 소유하고 있는 착유우 10두 당 1표의 선거권(Cow Vote)을 지니게 된다. 3. MMB 하에서의 유가결정 원유의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실시해 온 MMB 하에서의 원유가격결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73년 영국의 EC 가입 이전까지 시유용원유에 대한 부족지불제도(Deficiency Payment: DP)를 실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시유소비자가격과 MMB가 유업체에 판매하는 원유의 상한가격을 통제하였다. 즉 정부는 시유소비자가격의 상한을 설정하고, 그로부터 유업체 및 소매업자의 적정 마진 및 표준경비를 공제한 금액을 MMB가 유업체에 판매하는 원유의 상한가격으로 하였다. 그 경우 정부는 표준경비의 산출을 위해 128개소의 유업체 및 소매업자를 대상으로 매년 영업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다음 해 소매가격설정에 적용하였다. 그 경우 DP의 대상이 되는 원유량(시유용 원유쿼터)은 시유수요를 고려하여 결정되며, 이를 표준수량이라 한다. 표준수량에 대해 농어업식량장관은 재생산확보를 전제로 하는 보증가격을 결정하며, 유업체가 MMB에 지불한 가격이 보증가격을 하회할 경우 그 차액을 정부가 MMB에 지불한다. 반대로 유업체의 지불가격이 보증가격을 상회할 경우는 그 차액을 MMB가 정부에 반환한다. 따라서 정부가 결정하는 보증가격수준과 표준수량에 따라 정부의 재정부담이 결정된다. 이 같은 영국의 DP제도는 1973년 영국의 EC가입에 따라 1977년 말에 종료되었고, 1978년부터는 EC의 공통농업정책(CAP)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둘째, 표준수량을 상회하는 원유는 가공원료유로 사용되며, 그 가격은 MMB와 유업체간의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즉 MMB와 유업체연합회간에 버터 및 탈지분유의 제조경비, 판매가격 및 적정자본수익률을 기초로 Common Approach to Financial Information(CATFI) 산식을 개발하였다. 개발된 산식에 따라 버터 및 탈지분유 생산에 사용된 원유 단위당 가격을 산출하였다. CAFTI에 의해 유업체는 유제품생산을 위한 투자에 대해 표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며, 이는 각 유업체의 유제품 판매가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셋째, 이상과 같은 시유 및 가공원료유에 대한 ‘용도별차등가격제’하에서 1차적으로 시유용원유의 공급이 이루어진다. 시유용원유수요가 충족되면 버터, 탈지분유 및 치즈생산을 위한 가공원료유는 전술한 CAFTI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가격은 어느 한 쪽이 가격개정을 요구하기 이전에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단 가공원료유로 계약된 원유라 하더라도 시유용원유의 수요가 발생하면 언제든 시유용으로 전환된다. 이 같은 가격체계는 영국이 EU의 공통농업정책(CAP)에 따라 쿼터제를 도입한 1984년까지 지속되었다. 쿼터제가 도입된 이후 원유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축으로 하는 기존의 가격체계가 흔들리게 되었고, MMB는 변화를 강요받게 되었다. 4. MMB의 해체와 제도개혁의 배경 60년 이상에 걸쳐 영국 내 원유의 집유일원화와 독점판매를 담당해 온 영국의 MMB가 1994년 10월 말 해체되고 원유유통의 자율화가 실시되게 되었다. 그에 따라 낙농가는 자신이 생산한 원유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영국의 MMB제도는 캐나다, 일본 등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낙농제도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규제완화를 통한 MMB의 해체는 곧 영국 낙농제도의 일대 개혁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유럽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유비율(약 50%)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이 MMB에 의한 독점공급체제에서 규제완화를 통해 마침내 유업체와의 직거래를 허용하게 되었다. MMB 해체 이후의 영국의 낙농 상황과 최근 국내의 낙농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하 MMB 개혁의 배경과 경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MMB 제도 하에서 낙농가는 MMB를 통해서만 원유판매가 가능했고, MMB는 조합원에 의해 생산된 원유를 전량 매입하고, 그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이른바 강제규정에 의한 협동판매조직이라 할 수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낙농은 MMB와 함께 발전해 왔고, 그 과정에서 MMB는 대규모 상업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유업체 및 슈퍼마켓의 위협으로부터 낙농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 같은 MMB는 1979년 대처수상의 경제부문에 대한 규제완화정책 하에서도 개혁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1988년 MMB 회장(R. Stevenson)이 처음 MMB 개혁에 관해 공개적인 발언을 하였으나 이사회의 농민대표(15인)는 이에 반대했다. 그 후 1992년 4월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MMB 개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여 1993년 농업법에서 MMB의 개혁을 기정사실화 하였다. 그 결과 1994년 10월 북아일랜드 MMB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MMB는 낙농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해체되었다. MMB 해체의 주된 이유는, 첫째, MMB 운영의 비효율성 및 그에 따른 영국 낙농 및 유업계의 경영합리화지연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둘째, 영국의 EC 가입에 따라 역내 회원국간의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CAP의 정신과 MMB의 독점적 지위간의 불일치 때문이었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 의해 60년 이상 영국의 원유공급을 독점해 온 MMB는 해체와 함께 변화를 강요받게 되었다. 그와 함께 낙농가의 협동조합을 통한 원유판매는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울러 MMB가 소유했던 가공 및 판매업무를 포함한 기타 업무가 정지됨과 아울러 협동조합은 단지 조합원이 생산한 원유를 집유하여 판매하는 업무만을 담당하게 되었다. MMB의 가공 및 판매업무를 담당했던 영국 최대의 유가공업체인 ‘Dairy Crest’는 MMB 해체 직전 조합원의 쿼터를 기준으로 하는 ’농민주식회사‘로 전환됨과 아울러 상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운영자금의 확보를 위해 주식의 3분의 1은 기관투자가에게 개방되었다. 그 같은 의미에서 MMB 해체 이후 영국 낙농은 덴마크, 화란 등 EU의 타 회원국과 달리 협동조합에 의한 유가공 및 판매사업을 중지하게 되었다. 5. 새로운 원유유통제도의 발족과 해체 MMB의 해체 이후 MMB의 후계조직으로 탄생한 것이 Milk Marque(MM)와 Scottish Milk(SM) 낙농조합이었다. 이 들 두 조합은 각각 영국 내 원유유통의 62%와 7%를 담당함으로써 MMB를 계승한 것은 사실상 MM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원유유통체계 하에서 MM과 SM을 경유하지 않는 약 30%의 원유는 유업체와 낙농가의 직거래를 통해 유통되게 되었으며, 중소규모의 유업체는 필요한 원유의 거의 100%를 직거래에 의존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반 유업체는 협동조합에 비해 유리한 가격 및 거래조건을 제시함으로써 필요한 원유를 확보하기 위한 직거래를 점차 늘려갔다. 즉 새로운 제도 하에서 개별 낙농가는 등록된 쿼터소유자일 경우 누구한테 원유를 판매하든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MM, SM 또는 유업체와의 직거래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다양한 계약조건 및 유가수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었다. 계약조건 중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원유가격 및 납유계약 해지 시 얼마나 이를 일찍이 통보하느냐에 따른 벌금(penalty)의 차이였다. 즉 MM과 계약한 낙농가는 12개월 이전에 계약해지를 통보할 경우는 아무런 벌금을 물지 않으나 그 이하일 경우에는 기간에 따라 과거 1년 간 원유판매대금의 1~2%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비해 직거래의 경우 개별 낙농가는 유업체에 대해 3개월 전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같은 의미에서 낙농가의 입장에서 볼 때 MM과의 계약내용이 공정한 경쟁조건의 확보라는 점에서 일반 유업체에 비해 불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낙농가가 MMB의 해체 이후 MM에 가입한 것은 생산자 중심의 MMB에 익숙해져 온 생산자들이 역시 새로운 생산자단체인 MM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즉 오랫동안 MMB를 통해 자신들이 생산한 원유를 판매해 오던 생산자들로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994년 MMB의 해체에 따라 England와 Wales 지역의 새로운 낙농협동조합으로 출범한 MM은 설립초기에 전체 원유생산량의 62%를 판매하는 최대 조직이었다. 그러나 MM은 설립 이후 낙농가의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연간 500만㎘의 원유를 판매함으로써 1998년 현재 EU 최대의 원유판매조직으로 Great Britain(England, Wales, Scotland) 원유생산량의 40%, EU 전체 생산량의 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원유판매 이외에도 원유검사, 유제품판매촉진, 쿼터의 중개 등을 겸하였다. 한편 MM은 설립 이후 초기에는 시장의 수급실세를 무시하고 MM에 유리한 방법으로 입찰에 의한 원유판매를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2회(1월, 7월) 입찰을 실시하되, 용도별이 아닌 열가지의 다양한 서비스별 입찰을 실시함으로써 MM에 유리하고, 유업체에 불리하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유업체는 비교적 물류비가 저렴한 인근의 낙농가와 직거래를 확대함으로써 시유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부족분만을 MM을 통해 구입하였다. 따라서 MM은 원유의 상당부분을 가격조건이 불리한 ‘현물시장(spot market)’에서 처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직거래농가는 MM 소속 농가에 비해 높은 유대를 받을 수 있었고, 2001년 현재 직거래의 비율이 약 50%까지 확대되었다. 나아가 유업체연합은 MM의 거래방식이 공정거래법위반이란 이유로 독점·합병위원회(Monopolies and Mergers Commission: MMC)에 MM을 제소하였다. 그 결과 MMC는 97/98년도에 MM이 49.6%에 달하는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이용하여 가격을 조작하였다는 이유로 MM의 분할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MM과 농업단체가 거세게 반발함과 아울러 그 같은 권고가 EU 규정에도 위반된다는 이유를 들어 EU재판소에 제소하였다. 그러나 재판이 완료되기까지는 2년이란 기간이 소요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1999년 11월 MM의 임시총회에서 MMC의 권고안을 수용함과 아울러 2000년 4월 1일자로 MM을 3개의 낙협(Milklink, Axis, Zenith)으로 분할하기로 의결하였다. 그에 따라 MM은 1994년 말 MMB를 계승하여 발족한지 6년 만에 해체되게 되었다. 이처럼 1973년 영국의 EC가입을 계기로 60년 이상 영국의 원유공급을 독점해 오던 MMB가 해체된 이후 MM을 거쳐 다시 3개의 낙협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영국의 낙농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다. 6. MM 분할 이후 영국 낙농산업의 과제 MM의 분할 이후 유업체는 낙농가와의 직거래를 확대하면서 부족한 원유를 3개의 낙협으로부터 구입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유업체가 3개의 낙협으로부터 부족한 원유를 구입하는 방식은 매우 정교했다. 즉 EU의 낙농정책에 따라 잉여유가 발생할 경우 ‘최저지지가격’이라 할 수 있는 IMPE (Intervention Milk Price Equivalent) 수준에서 구입함에 따라 MM의 후계조직인 3개 낙협의 원유가격은 거의 IMPE 가격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영국의 원유 농가수취가격은 <그림 1> 및 <그림 2>에서 알 수 있듯이 2000년과 2002년 5월 리터당 15펜스를 하회함에 따라 대부분의 낙농가가 생산비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림 2>에서 EU 회원국별 생산자유가지수와 비교해도 낙농산업의 규제완화 이후 영국의 생산자유가가 현저히 하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독일(G), 덴마크(Dk), 화란(Nl), 프랑스(Fr)의 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데 비해 영국(UK)의 유가만이 1997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결과는 EU공통화폐(ECU)에 대해 영국 파운드화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과도 부분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주요 요인은 아니며, 근본적으로는 낙농산업의 규제완화 및 그에 따라 약 50%의 낙농가가 직거래로 이행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생산농가는 이를 MM의 분할에 따른 생산자조직의 세분화 및 그에 따른 거래교섭력의 약화로 인해 원유시장이‘수요자중심시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결과 낙농가는 2001년 4월 현재 전체 원유거래량의 50%를 차지하는 직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직거래해약운동’을 통해 낙농가의 재 결집에 나서고 있어 금후 귀추가 주목된다. MMB에서 출발하여 MM을 거쳐 3개의 낙협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최근 낙농제도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낙농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즉 낙농제도개혁에 있어서 낙농가와 유업체 어느 한 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시장여건은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보의 공유화를 통해 수요자(유업체)와 공급자(생산자)가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여건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7. 영국의 원유생산조절 영국은 1973년에 EC에 가입함에 따라 5년 동안의 조정기간을 거쳐 1978년부터 EC의 공통농업정책(CAP)에 의한 규제를 받게 되었다. 그 결과 EC 역내의 원유의 과잉공급에 따른 EC 차원에서 쿼터제(Quota System)가 1984년에 도입됨에 따라 영국도 쿼터제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EC의 CAP에 의한 쿼터제로의 이행에 따라 각 회원국에 대한 국가별 쿼터가 정해졌고, 이어서 농가별 쿼터가 설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은 1983년 납유량에서 9%를 공제한 양을 개별농가의 쿼터량으로 설정하였다. 이 같은 정책에 수많은 농가가 반발하였으며, England 와 Wales MMB의 경우 전체 조합원 38,900호 중 59.1%에 달하는 23,000 농가가 이의제기를 하였다. EU의 쿼터제도가 도입된 1984년 3월 이후 기준쿼터의 설정을 둘러싼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영국정부는 1984년 5월 ‘폐업보상’을 통해 수급조절을 실시하였다. 한편 2004/05년 현재 영국의 원유생산할당량은 14,609천 톤으로, 쿼터제도가 도입된 1984년의 15,950천 톤에 비해 8.4%가 감소한 수준이다. 국가별 쿼터관리는 초기에는 MMB가 맡았으나 1994년 MMB의 해체 이후에는 국가기관인 Intervention Board가 맡았다. 1986년부터 매년 7월 31일 이전에 한해 쿼터의 임대를 허용하였으며, 1990년부터는 쿼터의 임대기한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하였다. 따라서 과잉생산을 한 낙농가는 연말까지 과소생산농가의 쿼터를 임차함으로써 벌금(penalty) 부과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EC의 쿼터제도는 계속 연장됨에 따라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1999년 Agenda 2000을 통해 EU 이사회는 현행의 쿼터제도를 2008년까지 지속하기로 합의하였다. 그 대신 2008년까지 유제품(버터, 탈지분유)에 대한 개입가격을 15% 인하함으로써 EU 낙농의 경쟁력제고를 도모하고, 그로 인한 소득감소는 직불제도를 통해 보완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영국의 원유생산조절은 기본적으로는 EU의 공통농업정책에 의한 쿼터제와 연관되어 있는 셈이다. 미국의 낙농제도개혁 약 70년의 역사를 지니는 미국의 낙농정책은 초기에는 주로 계절 및 연도별 원유가격안정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며, 이어서 낙농가의 소득향상을 목표로 하는 가격지지에 중점을 두어 왔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시장개입을 통한 가격지지가 지나치게 높게 유지된 1980년대 초반 이후 과잉생산을 유발함으로써 다양한 생산조절정책이 실시되어 왔다. 그러나 미국의 낙농정책이 지니는 두드러진 특징은 EU, 캐나다, 일본과 달리 가격지지에 따른 수급불균형해소를 위해 강제적(mandatory)인 감산정책을 동원하는 대신 소비자의 자발적인(voluntary)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원리를 최대한 살리는 생산조절정책으로 일관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은 켈리포니아를 제외한 연방우유유통명령(Federal Milk Marketing Order: FMMO) 제도 하에서 강제적인 쿼터설정 대신에 가공원료유에 대한 지지가격의 인하를 통해 수급을 조절해 왔다. 이는 미국의 농업정책이 어디까지나 시장원리를 존중하면서 실시된다고 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하 미국의 가격지지 및 생산조절정책의 변화과정에 대해 검토한다. 1. 미국의 가격지지정책 미국의 시장개입을 통한 최초의 가격지지정책은 1930년 1월 9일 Federal Farm Board가 버터의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Land O’Lake 협동조합으로 하여금 버터의 시장출하를 유보토록 하기 위해 실시한 일종의 담보융자이다. 아울러 버터의 계절적 가격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수매와 방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에 자금융자를 실시하였다. 그 후 이 같은 시장개입정책은 1933년 농업조정법(Agricultural Adjustment Law of 1933)에 의해 법적 근거를 획득하게 되었다. 또한 이 법에 근거하여 현행 연방우유유통명령(FMMO) 및 가공원료유의 가격지지를 위한 상품신용공사(Commodity Credit Corporation: CCC)의 시장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1933년 농업조정법은 FMMO를 통해 농무장관에게 우유유통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 및 원유의 적정공급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유지를 위해 CCC로 하여금 유제품시장에 무제한 개입토록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그 후 1949년 농업법(Agricultural Law of 1949)을 통해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수준을 ‘패리티가격(1910~1914년 기준)’의 75~90% 수준에서 유지토록 규정하였다.1) 그 같은 의미에서 ‘1949년 농업법’이 미국에 있어서 최초의 ‘낙농가격지지프로그램(dairy price support program)’이라고 할 수 있다. 1973년에 1949년 농업법의 내용을 개정하여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의 하한을 패리티가격의 75%에서 80%로 상향조정함으로써 낙농가의 소득향상을 꾀하였다. 이어서 1977년에 농업 및 소비자보호법(Agricultural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을 통해 매 반년(10월 1일 및 4월 1일)마다 농가지불가격의 변화를 고려하여 가격지지수준을 조정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두 가지 조치에 의해 미국의 낙농정책은 1949년 농업법이 지향해 온 가격안정정책에서 소득향상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과정에서 CCC에 의한 가공원료유의 100파운드 당 지지가격은 1970년의 4.66달러에서 1980년에는 무려 13.10달러까지 상승하였다. 그 결과 미국의 낙농산업은 높은 가격지지에 자극되어 공급이 수요를 능가하는 공급과잉시대에 진입하게 되었고, 마침내 감산을 통한 생산조절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림 3>은 미국의 가격지지제도와 연방우유유통명령(FMMO)의 상호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3>에서 원유가격지지프로그램(MPSP)에 의해 상품신용공사(CCC)가 유제품시장에 개입하여 가공원료유(Class 4, 5)의 가격을 지지함으로써 연방우유유통명령(FMMO)에 의해 제시된 최저가격이 유지되도록 한다. 아울러 원유가 어떤 용도로 얼마나 이용되느냐 하는 이용상황 및 시장의 수급여건에 따라 농가수취가격 및 유제품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의 <그림 4>는 CCC의 유제품시장개입을 통한 품목별 재정지출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1980년대에 들어와 매입을 위한 재정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1980년대의 높은 지지가격에 따른 현상이다. 1990년대에 들어와 지지가격의 인하와 함께 매입을 위한 재정지출도 점차 감소하였다. 최근에는 매입이 주로 탈지분유에 국한되고 있으며, 버터, 치즈의 매입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무엇보다 치즈소비가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며, 금후에도 그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 미국의 생산조절정책 <그림 3>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원유생산은 높은 가격지지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 결과 1980년대 초 유제품의 재고누증에 따라 가격지지가 불가피해졌고, 이를 위한 CCC의 예산이 확대됨에 따라 마침내 생산조절을 위한 정책수립을 강요받게 되었다. 이하 미국이 원유의 생산조절을 위해 실시한 주요 정책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1 낙농전환계획(Dairy Diversion Program) 1980년대 초 원유의 공급과잉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은 마침내 1983년 낙농 및 담배조정법(Dairy and Tobacco Adjustment Act of 1983)을 통해 낙농전환프로그램(Dairy Diversion Program: DDP)을 도입하였다. DDP는 미국의 낙농역사상 최초로 도입된 감산정책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내용으로 구성된다. 첫째, 패리티지수의 80%라는 높은 수준에 설정되어 있던 원유 100파운드 당 최저보장가격을 기존의 13.1 달러에서 0.5달러 인하하여 12.6달러로 삭감하였다. 둘째, 15개월(1984.1~1985.3)간에 걸쳐 전 낙농가에 대해 납유량 100파운드 당 0.5달러의 부과금을 징수하였으며, 이를 재원으로 과거생산실적(1982년 또는 1981년 및 1982년의 평균 납유량)의 5~30%를 감축하는 낙농가에 대해 100파운드 당 10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였다. 즉 생산감축량이 과거생산실적의 5%를 하회하거나 30%를 상회할 경우는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셋째, 전 낙농가에 대해 납유량 100파운드 당 15센트의 부과금을 징수하여 전국 규모의 포괄적인 우유소비홍보(generic promotion)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DDP의 추진에 있어서 약 2개월 간(’83.11.29 ~’84.1.31)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상업적 낙농경영(착유우 10두 이상을 사육하는 낙농가)의 21%인 37,885호가 응모하여 15개월 간 참가농가 호당 평균 23%의 감산을 실시함으로써 총 납유량의 7%에 해당하는 425만 톤의 감산이 이루어졌다. 또한 참가농가의 감산방법에 대한 복수응답 형태의 조사결과, ①도태두수의 증가(83%), ②사료급여방법의 변경(45%), ③착유횟수의 변경(3%), ④기타(40%) 등으로 나타났다. 어쨌든 미국은 최초로 도입한 DDP를 통해 일정 수준의 감산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원유가격수준은 12.6달러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DDP가 종료된 이후 낙농가들은 다시 생산을 늘리게 되었고, 그에 따라 또 다른 감산정책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 같은 미국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율적인 감산정책은 그 효과가 단기적이다. 따라서 생산자에게 유리한 가격조건이 지속되는 한 쿼터제와 같은 강제적인 감산정책 또는 과감한 가격인하가 실시되지 않으면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불균형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2.2 낙농폐업계획(Dairy Termination Program: DTP) 15개월 간 실시된 DDP가 종료된 후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원유수급불균형이 재발하자 미국은 1985년 식량안보법(Food Security Act of 1985: FSA)을 통해 1986년 4월부터 낙농폐업계획(Dairy Termination Program: DTP)을 추진하게 되었다. DTP는 18개월 (’86.4~’87.9)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전술한 DDP와 마찬가지로 정책구분에 있어서 자율적인(voluntary) 감산정책의 하나이다. DTP는 일정 기간 동안 우유생산을 포기하는 대신 과거의 납유실적을 바탕으로 보상을 받기 위해 입찰에 응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과 목표 하에 실시되었다. 첫째, 농무성이 설정한 기간 내에 모든 경산우, 육성우 및 송아지를 도축 또는 수출함과 아울러 향후 5년 간 우유생산에 참여하지 않는다. 둘째, 저능력우를 고능력우로 대체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85년과 1986년 1월 및 DTP에 의한 입찰 시에 모든 사육 중인 젖소의 리스트를 제출해야 한다. 셋째, 입찰서류 제출 시점의 생산유량, 1985년 이전의 생산유량 및 1984년 7월에서 1986년 1월까지의 월별 납유량을 제출해야 한다. 넷째, 입찰에 있어서는 기준유량 100파운드 당 보상액에 대한 입찰가격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나 농무성은 일부 또는 전부의 입찰결과를 거부할 수 있다. 다섯째, 기준유량은 1984.7~1985.7 또는 1985.1~1986.1의 두 기간 중 적은 납유량을 기준으로 한다. 여섯째, DTP에 참여하여 낙찰된 낙농가는 다양한 방법에 의해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다. 일곱째, 위에 제시한 각 조항에 있어서 허위 사실이 발견될 때에는 벌금을 부과한다. 즉 우군의 규모, 구성을 허위로 보고하거나 유우를 도축하지 않고 다른 농가에 판매할 경우는 연간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 외에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는 (지지가격×계약기간중의 납유량+DTP참가에 따른 이익+이자)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여덟째, DTP를 통해 시장격리를 실현하고자 하는 원유의 양은 총 120억 파운드였다. 한편 DTP는 DDP와 마찬가지로 제도실시에 따른 재정의 일부를 생산에 참여하는 낙농가가 납유량 100파운드 당 0.62달러를 부담함으로써 필요한 예산의 38%를 분담하였다. 이상과 같은 방법에 의해 추진된 DTP의 실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제도에 응하여 입찰에 참여한 건수는 총 39,354건이었으며, 그 가운데 14,000건이 낙찰되었다. 둘째, 원유 100파운드 당 최저낙찰가는 22.50달러였으며, 총 18억 2천 7백만 달러가 지급되었다. 그 외에 대내적인 감산정책의 실시와 함께 재고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은 ‘낙농수출촉진계획(Dairy Export Incentive Program: DEIP)’을 병행하였다. DEIP를 통해 국제가격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수출보조금을 지불함으로써 미국산 유제품의 수출증가를 통해 유재품재고를 국내시장으로부터 격리시켰다. 그 결과 DTP의 실시와 함께 미국의 공급과잉은 1988년 이후 사라지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미국의 감산정책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잉생산을 조절하기 위한 감산정책의 실시와 함께 지지가격의 인하를 통해 증산의욕을 억제하였다는 점이다. 즉 DDP의 경우는 100파운드 당 지지가격을 13.1달러에서 12.6달러로 0.5달러로 3.8%를 삭감하였다. 이에 비해 DTP의 경우는 12.6달러에서 11.6달러로 7.9%를 삭감하였으며, 다시 11.35달러까지 추가로 2.2%를 인하하였다. 그뿐 아니라 DTP가 종료된 1987년 9월 이후 1988년부터 1990년에 걸쳐 매년 1월 1일에 추정한 CCC의 매입량이 225만톤을 상회하면 50센트씩을 추가로 인하하고, 반대로 113만 톤을 하회하면 50센트씩을 인상하기로 하였다. 둘째, 감산에 참여하는 낙농가에 대해서는 감산보상금을 지불하는 대신 모든 납유량에 대해 일정액의 부과금을 징수함으로써 감산정책에 소요되는 비용을 정부와 생산자가 분담하였다. 셋째, 공급과잉에 따른 감산정책의 실시와 함께 100파운드 당 15센트의 부과금을 징수하여 소비확대를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하였다. 그뿐 아니라 재고유제품의 시장격리를 위해 수출확대정책을 병행함으로써 가격압박요인을 완화하였다. 넷째, 국경조치를 통해 유제품수입을 억제함으로써 감산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상에서 미국은 시장원리를 최대한 살리면서 자율적인 감산정책을 중심으로 실시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DP와 DTP를 통해 수급조절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지지가격인하를 축으로 다양한 정책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즉 가격인하와 도축을 통해 감산을 유도하였으며, 아울러 판매되는 모든 원유에 부과금을 징수하여 감산농가에 대한 보상금의 일부를 충당함으로써 생산농가도 고통분담에 동참하였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국경조치를 통해 수입을 억제함과 아울러 유제품수출촉진대책(DEIP)를 통해 유제품재고를 줄임으로써 감산을 위한 정책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2.3 1990년대의 낙농정책 1970년대 및 1980년대의 낙농정책이 가격 및 소득지지 또는 감산정책을 중심으로 실시되어 온데 비해 1990년대의 낙농정책은 연방우유유통명령(Federal Milk Marketing Orders: FMMO)의 개선 및 유제품의 국제무역에 중점을 두면서 대내적으로 점차 시장원리를 중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 낙농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1990년 농업법을 통해 가공원료유에 대한 지지가격수준을 100 파운드 당 10.10달러까지 인하하였다. 1996년 농업법에 있어서도 그 같은 정책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가공원료유의 지지가격수준을 1996년의 10.35 달러에서 시작하여 1999년에 9.9달러까지 인하 한 후 1999년 말에 폐지키로 하였다.2)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제도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지지수준도 9.9달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100파운드 당 9.9달러는 상당수의 낙농가에 있어서 생산비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의 가격이다. 그 결과 매년 4~5%의 낙농가가 생산을 포기함에 따라 결국 미국의 낙농은 200두 이상의 대규모 낙농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유소비는 매년 1~2%의 증가를 나타냈으며, 이는 기존 낙농가의 신기술도입에 의한 생산성향상을 통해 충당해 왔다. 그러나 지지가격수준의 인하에 따라 미국의 낙농은 규모화, 정예화와 함께 지역적으로 생산비가 저렴한 주산지 중심의 낙농으로 이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200두 미만의 영세낙농가에 대한 별도의 가격지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2.4 2000년대의 낙농정책 금후 2007년까지 미국의 농업정책을 관장하게 될 2002년 농업법(2002 Act)이 2002년 5월 13일 부시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었다. 그 중 낙농과 관련된 정책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를 지속하기로 하였으며, 가격지지수준도 현행과 같이 100파운드 당 9.9달러를 2007년까지 유지하기로 하였다. 이는 대부분의 낙농가(약 71%)에 있어서 생산비를 밑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가격을 이처럼 인하한 것은 무엇보다 최근 미국의 치즈를 제외한 1인당 우유소비가 정체 내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80년대와 같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지지가 지속될 경우 또 다시 수급불균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2002년 농업법을 통해 새로운 보급금제도(MILC: Milk Income Loss Contract Program)를 신설하여 FMMO에 의한 Boston의 ClassⅠ(음용유용원유) 가격과 16.94달러의 차액($16.94-Boston의 ClassⅠ유대)의 45%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보상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 같은 보조금은 한 생산자에 대해 연간 240만 파운드(유우 약 135두 분의 생산량)까지만 적용하기로 하였다. 이 제도는 본래 소규모 낙농가가 중심인 동북부 New England 지역의 6개 주(Maine, Vermont, New Hampshire, Connecticut, Rhode Island, and Massachusetts)에 있어서 시유용 원유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함으로써 낙농가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96년에 도입된 Northeast Interstate Dairy Compact (NIDC)를 근간으로 한다. 그러나 2002년 농업법에서 이를 FMMO의 적용을 받는 모든 낙농가에게 확대 실시함으로써 시유용원유의 비율이 낮은 지역의 낙농가가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제도는 2002년 8월 13일에 시작하여 2005년 9월 30일까지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금번 2006년 농업관련 예산심의에 있어서 이 제도를 지속할 것인지, 또 지속한다면, 어떤 형태로 지속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새로운 부족지불제도로 WTO 규정상 Amber Box(보조삭감대상)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WTO 규정상 삭감대상인 소득보상정책을 새로이 도입한 것은 과거 약 20년간의 지속적인 지지가격인하에 따른 낙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한 조치이다. 셋째, 지금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대해서만 부과하여 우유의 소비홍보 및 연구활동에 주로 사용해 왔던 자조금을 모든 수입유제품에 대해서도 부과함으로써 수입유제품의 경쟁력약화에 따른 수입억제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하였다. 이상에서 2000년대의 미국의 낙농정책은 WTO 체제 하에서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경쟁력향상을 추구하면서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지지정책을 지속함으로써 안전망(safety net)을 유지하겠다는 정책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국내산 원유에 대해서만 부과해 오던 자조금을 현재 총 소비의 5% 미만에 달하는 수입유제품에 대해서도 부과함으로써 수입억제효과와 함께 소비촉진을 강화하여 낙농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로 하였다. 그 같은 의미에서 낙농부문에 대한 보호가 오히려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이 WTO 체제 하에서 허용된 모든 조치를 동원하여 낙농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농업 및 국민식생활에 있어서 우유의 중요성을 매우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낙농정책은 일종의 식량안보적인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낙농제도개혁 캘리포니아는 2005년 현재 미국 내 원유생산의 21%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방우유유통명령(FMMO)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내의 다른 주와 달리 유일하게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캘리포니아의 낙농제도개혁은 금후 국내의 쿼터제 실시와 관련하여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하 캘리포니아의 ‘종합유가제도’를 축으로 하는 쿼터제도의 도입과정에 대해 검토한다. 1. 캘리포니아 낙농제도개혁의 배경 캘리포니아는 1930년대에 이미 우유판매법(Milk Marketing Laws)을 제정하였으며, 그 가운데 Young Act(1935)는 낙농산업안정에 기여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캘리포니아식품농업국(CDFA)에 의한 ‘용도별 최저가격제’의 실시이다. 이는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에 대해 유업체가 용도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즉 시유용원유에 대해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다음은 시유를 제외한 유제품별 용도에 따라 최저가격을 지불토록 하는 일종의 관리가격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저가격제도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에 걸쳐 유사한 성분의 원유를 생산하는 농가별 원유가격에 차이가 발생하였다. 즉 용도별최저가격제도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납유하는 유업체가 생산하는 유제품의 구성에 따라 납유농가의 원유가격에 차이가 발생하였다. 그 결과 이는 개별생산자에게 시유생산비율이 높은 유업체에 대한 납유량을 늘리기 위한 경쟁을 유발하였고, 마침내는 생산자의 거래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무엇보다 1개월 전에 일방이 계약변경을 통보하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계약조건이 생산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시유용원유에 대한 계약이 일단 파기되면 새로운 납유처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따라서 개별 생산자는 때로는 불리한 계약조건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는 실질가격의 인하로 이어졌다. 이 같은 불안정한 시장여건 하에서 생산자는 장기계획은 물론 규모 확대를 실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더욱이 1960년대 초에는 상당수의 유업체가 자체 목장을 경영하면서 필요한 원유를 조달함에 따라 개별생산자의 시유용원유 공급을 위한 계약체결이 점차 어려워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군납용 시유에 대해서는 최저가격제가 아닌 입찰이 행해짐에 따라 가공용원유가격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가격결정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로 인해 원유판매를 둘러싼 낙농가의 불안이 증폭됨에 따라 안정적인 낙농경영의 유지가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생산자들은 점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시유용원유에 대한 프리미엄을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생산자들은 오로지 법제화를 통해서만이 시유용원유에 대한 프리미엄의 공정한 배분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따라 종합유가제도(pooled price system)의 도입을 위한 법 제정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같은 제도의 근본 취지에 대한 생산자단체간의 이견으로 인해 난항을 겪게 되었다. 그 결과 1967년에 캘리포니아 의회의 Gonslave 의원이 제출한 ‘Gonslave Milk Pooling Act(GMPA)’가 통과됨에 따라 본격적인 종합유가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주의 농업장관으로 하여금 종합유가제도의 실시계획 수립과 함께 이의 도입 여부에 대한 생산농가의 투표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1968년 9월 실시된 투표에서 종합유가제도 실시에 대한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나타났다. 2. 기준원유량 및 시유쿼터의 설정 종합유가제도의 실시를 위해 우선 두 가지의 척도를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 하나는 기준원유량이고, 다른 하나는 시유쿼터였다. 이를 위해 1966년 7월에서 12월까지의 납유성적 또는 1967년 1년 동안의 납유성적 중 개별 농가에 유리한 성적을 적용키 하였다. 그 외에 일부 지역의 지역적 특성이 고려되었으며, 모든 생산자는 기준원유량과 관련하여 기준기간의 계약량 또는 실제 생산량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준원유량은 개별 농가의 1일 평균 유지방과 무지고형분을 기준으로 설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준원유량은 기준기간 동안의 총생산량을 생산일수로 나누었으며, 시유쿼터는 기준기간 동안 개별 농가가 납유한 시유용원유 총량을 납유한 일수로 나눈 값의 110%로 하였다. 아울러 각 생산자에게는 기준원유량, 시유쿼터 및 할당일자가 기록된 증명서를 발급하였다. 이 과정에서 종합유가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에 타인으로부터 구입 또는 양도받은 기준원유량과 시유쿼터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기로 하였다. 3. 종합유가제도의 시행 종합유가제도는 1969년 7월 1일자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의 도입에 따라 개별 생산자는 더 이상 유업체와의 직접계약에 따라 유대를 받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월별로 자신에게 할당된 기준원유량에서 시유쿼터를 공제한 잉여의 정도에 따라 유대를 받게 된다. 이 제도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유업체는 매월 CDFA에 원유매입량 및 용도별 사용량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CDFA는 각 유업체가 생산자에게 지불해야 할 유대를 시유쿼터, 기준원유량 및 잉여유에 따라 산출된 내용을 유업체에 송부한다. 이 과정에서 유업체가 사용한 원유의 총 가치가 유업체가 생산자에게 지불해야 할 유대를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을 ‘종합유대기금’에 납부토록 한다. 반대로 사용한 원유의 가치가 지불해야 할 유대에 못 미칠 경우는 기금에서 차액을 인출해 갈 수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는 MMB 하에서 영국이 시유용원유에 대해 실시한 부족지불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종합유가제도의 도입에 따라 개별 생산자와 유업체간의 납유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뿐 아니라 과거와 같이 시유용원유의 판매비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할 필요도 없게 되었으며, 개별 생산자는 가장 가까운 유업체에 납유하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원유유통의 변화에 따라 시유를 생산하는 유업체는 스스로 필요한 양의 원유를 적기에 확보해야 했다. 이를 위해 시유용원유의 공급이 부족할 때에는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고라도 원거리에 있는 타 유업체로부터 가공원료유를 시유용원유로 사용하기 위해 수송해 올 수밖에 없었다. 4. 신규쿼터의 배분 종합유가제도의 근본 취지는 시유용원유를 캘리포니아주 내의 개별 생산자에게 공정하게 배분함으로써 농가간의 가격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시유수요의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신규쿼터의 배분 또한 그 같은 목적에 부합하도록 이루어져야 했다. 이를 위해 가장 최근 1년간(9월~8월)의 시유용원유 판매량과 그 이전 같은 시기의 1년간 시유판매량을 기초로 분배기준을 결정하였다. 신규쿼터 총량이 결정되면, 1차적으로 신규쿼터의 40%는 시유쿼터가 기준원유량의 95%를 하회하는 농가에 배분되었다. 이 과정에서 신규쿼터의 배분으로 시유쿼터가 기준원유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분의 배분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 대신 그 같은 초과가 발생할 경우는 이를 아직도 시유쿼터가 기준원유량에 미치지 못하는 농가에 배분토록 하였다. 신규쿼터의 또 다른 40%는 시유쿼터가 기준원유량의 95%를 상회하는 농가에게 각 농가의 시유쿼터비율에 따라 배분하였다. 나머지 20%는 기준원유량 및 시유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규참여농가에게 배분되었다. 그러나 신규참여농가가 신규쿼터를 배분받기 위해서는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우유생산에 종사했어야 하며, 신규쿼터를 신청하는 날 현재 종합유가제도에 따라 납유를 하고 있어야 한다. 배분은 우선순위에 따라 이루어지며, 신규쿼터의 신청 일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각 순위 내에서의 구분은, 상업용우유생산기간 및 시유용원유생산기간에 따라 구분된다. 그 외 폐업농가로부터 회수된 쿼터도 신규참여농가에게 배분된다. 5. 쿼터매매 일정한 제약조건 하에서 기준원유량 및 시유쿼터의 매매가 가능하다. 그 경우 일정한 조간이란 쿼터가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한 생산자는 종합유가제도가 실시되는 권역 내에서 다른 생산자에게 쿼터를 판매할 수 있으며, 또는 장소를 이동할 수 있다. 모든 쿼터매매는 반드시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기준원유량 또는 시유쿼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현재 생산에 종사해야 하고, 아울러 종합유가제도에 의해 납유를 하고 있는 상태라야 한다. 1파운드당 무지고형분 쿼터의 평균가격은 매매된 쿼터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한다. 그러나 그 경우 가격은 기준원유량 무지고형분, 기준원유량 유지방 및 시유쿼터유지방 가격에 의해서도 표기된다. 6. 기타사항 캘리포니아는 쿼터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전술한 내용 외에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첫째, 종합유가제도는 원유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12명의 생산자대표 및 1명의 공직자로 구성된 생산자보드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생산자보드의 임무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자의 고충을 접수하여 검토하고, 그 해결방안을 종합유가제도 관리자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보드 출범 이래 생산자의 고충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때로는 행정적인 문제에 대한 자문도 병행한다. 둘째, 생산농가는 납유계약에 의해 요구된 시유용원유의 품질규격을 충족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납유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즉 명시된 시유용원유의 품질규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날의 납유를 거절당할 수 있다. 그 결과 매일 매일의 납유량에 따라 한 달간의 납유량이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품질규격을 충족시키지 못해 납유를 거절당한 시유용원유도 기준원유량으로 납유할 수 있다. 셋째, 낙농가는 시유쿼터를 보유하면서 실제 생산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60일간 지속해서 납유를 중단할 경우는 기준원유량과 시유쿼터 모두를 몰수당하게 된다. 넷째, 종합유가제도의 관리자는 유업체에 대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감사를 통해 보고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였는지를 감독한다. 이를 통해 개별 생산자에 대한 원유대금지불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부당한 유대삭감이 없는지 등을 조사한다. 다섯째, 종합유가제도는 시유용원유를 납유하는 생산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의 운영을 위한 경비는 전액 생산자가 부담한다. 구체적으로 초기에는 시유용원유 100파운드당 2센트의 수수료를 지불하였으며, 1999년 6월부터 1.1센트로 인하하였다. 캐나다의 낙농제도개혁 캐나다는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이상으로 각 주의 독립성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원유공급관리도 연방정부와 주 정부에 의해 분담되고 있다. 그 외에 캐나다는 WTO 체제 하에서도 현재까지 자국의 낙농산업보호를 위해 매우 강력한 가격지지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뉴질랜드, 호주, 영국, 미국 등 주요 낙농선진국이 규제완화를 통해 점차 시장원리를 도입함에 따라 간접적인 규제완화압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캐나다 낙농제도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주 내의 원유거래는 주 정부가 관할하고, 각 주의 영역을 넘는 거래 및 국제무역은 연방정부가 관할한다. 둘째, 원유의 공급관리에 있어서 음용유용 원유에 대해서는 주 정부에 의해 법적 권한을 부여받은 주 정부기관, 생산자에 의해 운영되는 MMB(Milk Marketing Board) 또는 양자에 의해 공동으로 관리된다. 아울러 각 주 내에서 생산할당제에 의한 생산조절 및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셋째, 가공원료유에 대한 관리는 연방정부의 특수법인이라 할 수 있는 캐나다낙농위원회(Canadian Dairy Commission: CDC)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 가공원료유에 대해서도 음용유용원유와 마찬가지로 쿼터제에 의한 생산조절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부족지불제를 통해 보급금을 지불해 왔으나 2002년부터 폐지되고, <그림 3>과 같은 새로운 가격지지제도로 전환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부족지불제도 폐지 이후 가공원료유에 대한 유업체지불유대가 종전보다 높아졌다. 즉 새로운 가격체계로 이행하면서 가공원료유에 대한 생산자수취가격인상을 통해 낙농가에 대한 보호정책을 강화하였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자국의 낙농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1. 캐나다의 원유공급관리 캐나다의 원유공급관리는 생산조절, 관리가격, 직불제도 및 수입조절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그 중 국내의 생산조절은 2원화 되어 있다. 즉 가공원료유는 1966년에 제정된 ‘낙농위원회법(Canadian Dairy Commission Act: CDCA)’에 근거해 설립된 ’낙농위원회(Canadian Dairy Commission: CDC)’가 담당한다. 그러나 시유용원유는 각 주의 정부가 관리한다. 이를 위해 CDC 산하에‘캐나다원유공급관리위원회(Canadian Milk Supply Management Commission: CMSMC)’를 두고, 여기서 가공원료유의 공급량을 결정한다. 즉 CMSMC는 매년 버터 수요를 기준으로 가공원료유의 전국생산목표인 ‘시장출하할당량(Market Supply Quota: MSQ)’을 설정한다. 아울러 각 주별 가공원료유의 생산비율에 의거하여 MSQ를 설정하며, 각 주 정부는 이를 다시 농가별로 배정한다. MSQ의 설정이 버터수요에 근거한 유지방(milk fat)을 기준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구조적으로 캐나다는 탈지분유의 과잉문제를 안고 있다. 한편 CMSMC는 CDC의 주도하에 각 주 정부의 MMB, 생산자 및 유업체 대표로 구성되며, 매년 5회의 회의를 통해 유제품시장의 수급동향에 따른 정책결정을 실시한다. 전술한 MSQ를 설정하는 외에 원유의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유제품의 재고조정 및 수출을 통해 해결한다. 이처럼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쿼터제를 통해 수급을 조절하며, 유제품시장에 대한 개입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경조치를 통해 수입을 국내소비의 5% 미만으로 억제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가 UR 협상결과에 따라 관세화로 이행함과 아울러 주요 유제품에 대해 최저 237.2%(탈지분유)에서 최고 351.4%(버터)의 고율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가 직접 개별농가의 가공원료유의 쿼터까지를 관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주 정부가 음용원료유가격과 음용원료유 및 가공원료유의 쿼터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 또한 주에 따라서 그 같은 관리업무가 독점금지법적용의 예외를 인정받고 있는 원유협동판매조직(Milk Marketing Board: MMB)에 위임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경우 MMB는 쿼터의 정확한 관리를 위해 낙농가에게 허가증(license)을 발행한다. 또한 전국적인 원유생산계획에 의거 주의 음용유쿼터를 설정하고, 주에 배정된 가공원료유의 MSQ를 다시 개별 농가에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외에 MMB는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통한 종합유가(pooled price)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동일 주 내에서의 쿼터매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MMB가 중개역할을 한다. 다음의 <그림 5>는 이상에서 설명한 캐나다의 원유수급관리제도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캐나다의 낙농산업은 관리시장(원유시장)과 경쟁시장(요소시장, 수출시장 및 유제품원료시장)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원유시장은 철저한 관리시장으로 가공원료유의 계획생산을 위한 쿼터량 및 가격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이에 비해 시유용원유는 각 주정부의 MMB에 의해 별도의 쿼터가 설정되며, MMB와 유업체의 가격교섭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생산자수취가격은 최종적으로 지역 MMB에 의한 종합유가(pooled price)의 형태로 정산된다. 2. 가격지지 및 보조금지급 CDC는 매년 8월 1일 낙농가와 유업체의 조언, 생산비조사결과 및 시장의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가공원료유에 대한 목표가격을 설정하며, 심한 물가변동이 있는 경우는 낙농연도(8월에서 다음해 7월까지)의 중앙이라 할 수 있는 2월에 수정을 실시한다. 이 경우 합리적인 목표가격의 설정을 위해 주요 7개 주를 대상으로 하는 생산비조사를 실시한다. 목표가격은 효율적인 생산자가 가공원료유의 생산에 투입한 비용을 보상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위해 생산비조사 대상농가의 선정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첫째, 각 주별 호 당 원유생산량을 구하고, 평균생산량의 60%에 미달하는 영세한 낙농가는 생산비조사대상에서 제외시킨다. 둘째, 생산비가 높은 순으로 30%까지의 샘플은 계산 대상에서 제외시킨다. 한편 버터 및 탈지분유의 지지가격으로부터 역산되는 ‘추정생산자판매가격’이 ‘목표가격’을 하회할 경우 연방정부에 의해 그 차액에 해당하는 직접보조금을 보급금 형태로 지불해 왔다. 그러나 <그림 6>에서 알 수 있듯이 2002년 2월부터 직접지불에 의한 보급금이 폐지되었다. 그 대신 CDC가 유제품시장을 통한 수매에 의해 지지하는 지지가격수준(유업체도매가격)과 그에 맞게 정부가 함께 결정하는 유업체지불유대가 종전에 비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유업체가 낙농가에게 지불하는 유대는 종전의 보급금과 생산비와의 차액분의 50% 수준까지 상향 조정되었다. 이처럼 버터 및 탈지분유용 원유가격이 결정되면, 그에 비례해서 Special Class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용도의 가공원료유가격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그 인상분은 <그림 6>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되었다.3) 그 결과 2000년 현재 소비자부담을 통한 농업부문에의 보조금의 70%가 낙농부문에 투입되고 있다. 이처럼 캐나다가 소비자부담을 통해 원유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같이 수입을 전체소비의 5% 미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국경조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WTO 체제 하에서 이처럼 캐나다가 사실상 정부관리가격의 형태로 낙농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국제가격으로 일컬어지는 호주, 뉴질랜드의 우유생산비는 국제적인 참고가격으로서의 대표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3. 유제품에 대한 가격지지 및 수입규제 CDC는 매년 8월 1일 가공원료유의 목표가격을 설정함과 동시에 ‘추정가공업자마진’ 및 ‘버터와 탈지분유의 지지가격(정부매입가격)’을 설정한다. 아울러 이들 지지가격에 대해서도 목표가격과 마찬가지로 연도 중앙(2월)에 수정이 가능하다. 이 경우 유제품의 지지가격은 제조업자의 투자비용회수가 가능하며, 가공마진이 확보되도록 설정한다. 가공마진에 대해서는 3~5년에 한 번씩 각 주별로 유업체에 대한 생산비조사를 실시하며, 조사가 실시되지 않는 연도에 대해서는 물가지수를 이용하여 조정한다. 한편 캐나다의 낙농정책은 유제품의 국내수요를 국내생산에 의해 충당한다는 전제 하에서 원유의 공급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UR 이전부터 모든 유제품 및 유제품의 조제품에 대한 관세할당량(Tariff Rate Quota: TRQ)을 설정함과 아울러 사전에 수입허가를 받지 않으면 수입을 할 수 없었다. UR 이후 최소시장접근물량(Minimum Market Access: MMA)이 3%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5%에 달하며, MMA를 초과하는 수입에 대해서는 최고 300%를 상회하는 고율관세가 부과된다. 아울러 CDC에 의한 유제품의 일원적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업체를 통해 2차 가공업자에게 판매함으로써 국내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캐나다 역시 미국이나 EU와 마찬가지로 확고한 국경조치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TRQ를 통해 수입을 최대한 억제한 가운데 CDC의 유제품지지가격과 그에 상응하는 유업체의 원료유에 대한 지불가능가격이 설정되고, CDC의 지지가격수준에서의 수요에 상응하는 개인별 쿼터에 의한 원유공급관리(생산조절)가 이루어진다. 그 결과 캐나다의 버터 및 탈지분유의 거래는 사실상 CDC의 지지가격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유업체의 지불가능가격이 목표가격을 하회하면, 그 차액을 직접지불 형태로 생산자에게 지불해 왔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이 제도는 2002년 1월에 폐지되었으며, 그 대신 <그림 6>에서와 같이 유제품에 대한 지지가격수준을 상향조정하였다. 그에 따라 직접지불의 삭감 분만큼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됨에 따라 소비자부담은 증가하고 생산자수취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게 되었다. 한편 UR 협상에서 수출보조금에 해당된다는 판정을 받은 생산자과징금을 재원으로 하는 유제품수출제도를 1995년 7월 말에 폐지하였다. 그 대신 같은 해 8월부터 Special Class 유가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는 그동안 캐나다가 국내유제품용원유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여 이를 재원으로 수출유제품용 원유가격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일종의 수출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비난을 벗어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4. Special Milk Class(Class Ⅴ) 제도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캐나다의 유가형성구조는 놀랄 정도로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확고한 장치를 지니고 있다. 즉 직접지불제가 폐지되더라도 지지가격수준의 상향조정을 통한 가격지지체계는 확고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가격은 오히려 상승추세에 있으며, 국제화에 대해서는 SMC(Special MIlk Class)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일종의 수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고 있다. SMC란 수입대체 및 수출용 유제품생산을 가능케 하는 저가의 원유가격체계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SMC는 Class 5(a), Class 5(b), Class 5(c)로 구분되며, (a)는 가공용치즈, (b)는 치즈를 제외한 가공용 유제품, (c)는 치즈를 제외한 제빵·제과업계의 원료용 유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원유를 의미한다. 이들 세 가지 중 (a) 및 (b)의 가격은 매월 미국 농무성(USDA)이 발표하는 미국의 가공원료유가격(Class 3 및 Class 4)을 참고로 설정된다. (c)의 가격은 제빵·제과업계와 원유수급조절위원회(CMSMC)간에 합의된 산식에 의해 산출된다. 이 같이 산출된 SMC 가격은 매월 15일에 캐나다낙농위원회(CDC)의 웹사이트에 공표된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캐나다는 국내 식품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원료용 유제품을 저가에 공급함으로써 잉여유를 해소해 왔다. 그 결과 지난 4년 동안(’98~ ’01) 캐나다의 농가수취가격은 4.3% 상승하였으며, SMC의 비율도 1998(17.9%), 1999(17.6%), 2000(17.6%)과 같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SMC 원유가 늘어날수록 생산자 수취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금후 미국으로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의한 무관세의 유제품수입이 늘어나면 유업체의 SMC 신청도 증가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낙농가가 수취하는 종합유가의 수취가격도 현재보다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 같은 의미에서 쿼터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SMC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함과 아울러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낙농제도개혁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농산물 수입국의 하나이며, 현재 진행 중인 DDA 협상에 있어서는 수입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의 낙농제도가 지니는 의미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낙농제도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자율적인 공급조절(supply management)을 통한 쿼터제의 실시이다. 둘째, 우유 관련 제품에 대한 엄격한 표기제도의 실시이다. 셋째, 국영무역 및 시장개입을 통한 수급조절정책 및 학교급식, 직불제도 및 가축공제제도와 같은 일련의 지지정책이다. 이하 이들 정책 내용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다. 1. 공급조절 일본의 원유에 대한 공급조절은 시유용과 가공원료유에 대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1 시유용원유의 공급조절 시유용원유에 대한 공급조절은 1962년에 농림수산성 차관의 지시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 중앙낙농회의(Japan Dairy Counsil: JDC)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JDC는 국영기업이 아니며, 지역 생산자단체인 낙농협동조합의 중앙조직이라 할 수 있다. JDC가 시유용원유에 대해 원유공급조절을 시작한 것은 1979년부터이다. <그림 7>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은 1977년 이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되자 1979년부터 시유용원유에 대한 자율적인 쿼터제를 도입하였다. 이 과정에서 1999년부터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kg당 40엔의 과징금을 징수함과 아울러 이듬해의 쿼터배정 시에 쿼터를 삭감토록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제로 과징금이 부과된 적은 없다. 이는 <그림 7>에서 알 수 있듯이 1999년 이후 계획생산을 실시함으로써 수급불균형이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자율적인 쿼터제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약 5%의 outsider를 제외한 95%의 낙농가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1.2 가공원료유에 대한 공급조절 한편 지정유제품생산을 위한 가공원료유에 대해서는 1965년에 제정된 「가공원료유생산자보급금등잠정조치법(부족지불제도)」에 의해 매년 일정 한도(한도수량) 내에서 보급금을 지불해 왔다. 이 제도는 <그림 8>과 같다. 즉 한도수량의 범위 내에서 농림수산성이 매년 정책가격인 보증가격(A)과 기준가격(B)의 차액을 부족지불의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 때 보증가격은 가공원료유의 재생산확보를 위한 수준에서 결정되며, 정책가격인 안정지표가격은 지정유제품의 대규모수요처에 대한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설정한다. 안정지표가격에서 유업체의 제조경비를 공제한 일종의 유업체지불가능가격이라 할 수 있는 기준가격과 보증가격의 차액(A-B)을 정부가 보상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2000년까지 유지되다가 <그림 8>에서와 같이 2001년부터는 가공원료유의 한도수량에 대해 일정액의 보급금을 지불하는 형태로 개정되었다. 즉 과거에는 행정가격인 안정지표가격에서 유업체제조 및 판매경비를 공제한 기준가격과 보증가격의 차액을 균일하게 지불하였다. 이에 비해 2001년부터는 보급금은 일정하되 가공원료유의 판매가격은 지역별로 다르다. 따라서 시장교섭력이 높은 지역의 낙농가일수록 가공원료유에 대한 수취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다음의 <표 1>은 1995년 이후 최근까지의 가공원료유에 대한 행정가격 및 새로운 제도 하에서의 보급금단가를 나타낸 것이다. 가공원료유에 대한 새로운 가격제도의 실시 첫 해인 2001년의 보급금단가는 낙농업의 안정이란 측면에서 2000년도의 보급금단가(10.30엔/kg)를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2004년까지의 보급금단가의 추이를 볼 때 2000년까지의 부족지불제도 하에서의 가공원료유에 대한 보급금단가와 2001년부터 새로이 도입된 가격체계 하에서의 생산자보급금에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일본은 WTO/DDA 협상에 대비하여 그동안 생산제한계획하의 직불제(Blue Box)로 분류되었던 가공원료유에 대한 부족지불을 자국에 유리한 제도로 대체한 셈이다. 이는 그동안 부족지불제도 하에서 감축대상으로 분류되던 관리가격 중심의 가격지지를 실세가격 중심의 직불제도(Amber Box)로 전환하였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낙농부문에 대한 보조총액측정치(AMS)의 산출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낙농부문에 대한 금번의 제도변화는 WTO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대외적인 협상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한편 새로운 제도 하에서의 가공원료유에 대한 생산자 수취가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부족지불제도 하에서 가공원료유 생산기지인 북해도의 2000년도 생산자 유가가 73.1엔이었던데 비해 2002년의 경우 74.5엔으로 오히려 1.9%가 상승하였다. 따라서 가공원료유를 생산하는 낙농가에 있어서는 별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는 2001년부터 가공원료유에 대한 부족지불제도를 폐지하였으나 부족지불제도 하에서의 보증가격과 기준거래가격의 차액을 어떤 형태로든 지급하지 않을 경우 가공원료유 산지인 북해도 낙농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림 6>에서 알 수 있듯이 제도변화에 따라 과거와 달리 각 지역의 ‘지정생산자단체’가 유업체와의 교섭을 통해 받는 가공원료유가격은 각기 다르게 된다. 즉 과거에는 가공원료유에 대해 일률적으로 기준거래가격과 보증가격의 차이에 해당하는 생산자보급금이 지급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생산자단체를 과거의 47개에서 8개로 광역화함으로써 생산자단체의 기능을 강화함과 아울러 판매가격도 시장교섭력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다. 따라서 보급금 지급단가는 일정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각 지역의 가공원료유 생산농가가 수취하는 원유가격은 다를 수 있다. 이는 과거 부족지불제도 하에서 정책가격을 통해 정책이 시장에 직접 개입했던 것과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부족지불제도 하에서는 가공원료유에 대한 가격이 가공원료유의 주생산지인 북해도의 원유생산비를 고려한 일종의 행정가격인 보증가격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 하에서는 광역생산자단체별(8개 블록)로 유업체와의 교섭을 통해 시장원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차미가 있다. 둘째, 부족지불제도 하에서는 <그림 6>에서 알 수 있듯이 보증가격과 역시 정책가격인 기준가격의 차액을 보급금 형태로 지급하였으며, 이는 전국적으로 동일하였다. 이에 비해 새로운 제도 하에서는 정부의 보급금은 동일하다 하더라도 광역단체와 유업체간의 교섭여하에 따라 유업체가 지불하는 가격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가공원료유생산농가가 수취하는 가격은 광역단체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1.3 잉여유 처리대책 시유수요 및 한도수량을 초과하는 원유는 사실상 잉여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요의 계절성을 감안할 때 원유생산량은 항상 수요를 초과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1차적으로 시유수요 및 가공원료유 한도수량을 충족하고 남은 잉여유의 처리문제가 대두된다. 그 같은 의미에서 가공원료유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요구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공원료유생산자경영안정대책사업」이다. 이 사업은 특정 연도의 가공원료유가격이 과거 3년간 가공원료유의 평균거래가격을 하회할 경우 그 차액의 80%를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낙농가는 자신의 원유를 납유하는 지정생산자단체와 「생산자적립금계약」을 체결함과 아울러 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 2001년의 경우 가공원료유 kg당 계약금은 40전이며, 이에 대해 정부는 1엔 20전의 대응자금을 지불한다. 이 제도의 목적은 2001년부터 가공원료유에 대한 부족지불제도가 폐지되고, 가격결정이 시장원리에 맡겨짐에 따라 수급변동에 의한 가공원료유의 가격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2005년의 경우 이를 위한 예산은 총 17억 2천 3백만 엔이다. 둘째, 원유수요확대장려 및 광역원유수급조정지원사업이다. 전자는 국산 치즈, 액상유제품 및 발효유용 원유를 기준년도에 비해 늘릴 경우 해당 지정단체에 대해 정부가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후자는‘전국낙농협동조합연합회(전낙연)’에 의한 잉여유처리에 필요한 자금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이다. 2005년의 경우 전자와 후자의 예산은 각각 7억 3천만 엔과 1억 7천만 엔이다. 다음의 <그림 9> 및 <그림 10>은 각각 중앙낙농회의 중심의 ‘일원집유 다원판매’를 통한 원유수급조정 구조 및 ‘용도별 유가체계’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은 낙농중앙회의를 중심으로 하는 지정단체가 광역유통을 통해 시장수요에 대응한 다원판매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시유(음용유)용 원유를 제외한 모든 유제품용 원유에 대한 정책보조가 실시되고 있다. 셋째, 그 외에 일본은 원유수급조절 및 유통합리화를 위해 다양한 명목의 정부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다음의 <표 2>는 2002년에 일본정부가 WTO에 제출한 낙농관련 정책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낙농부문보조 중 가장 큰 부분은 감축대상보조(Amber)에 속하는 ‘가공원료유 및 액상유제품보조’로 2002년의 경우 총 405.9백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그림 10>에서 알 수 있듯이 2002년의 엔화를 기준으로 한 낙농부문의 총보호측정(AMS)은 약 600억 엔에 달한다. 2. 유제품표기제도의 개선 일본의 낙농산업에 있어서 제품표기 및 용어의 사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일본의 우유관련 제품표기는 전통적으로 「식품위생법(1947)」에 근거한 ‘우유 및 유제품의 성분규격 등에 관한 법령(1951)’ 및 「부당경품류 및 부당표시방지법(1962)」에 근거한 ‘음용유의 표시에 관한 공정경쟁규약(1968)’ 등에 의해 실시되어 왔다. 최근에는 1999년에 개정된 「개정 JAS법」에 근거한 ‘가공식품표시기준(2000)’이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법은 모든 가공식품에 대해 적용되는 범으로, 우유제품에 대해서도 적용되어 왔다. 즉 우유제품에만 적용되는 단독적인 표기제도가 최근까지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0년 6월 유키지루시(雪印) 오사카공장에서 생산된 가공유에 의한 식중독사고가 발생하여 1만 3천명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림 11>에서 알 수 있듯이 가공유 및 유음료의 소비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시유제품의 상당수가 탈지분유를 환원하여 만든 이른바 ‘환원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2년 7월 유제품 표기제도의 일부를 개정하였다. 즉 일본의 유제품 구분은 <그림 12>와 같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유는 원유 100%, 무지고형분, 8.0% 이상, 유지방 3.0% 이상의 경우에 한해서 「우유」라는 표기를 할 수 있다. 본래는 후생노동성의 「우유 및 유제품의 성분규격에 관한 성령(省令)」에 의하면, ‘우유란 젖소로부터 착유한 그대로의 원유를 살균한 것으로, 다른 것을 첨가하는 것을 일절 금지한다.’로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가공유, 유음료, 부분탈지유 및 탈지유 등도 일부의 유음료를 제외하면, 우유와 같은 백색이고, 또한 우유성분이 50%가 넘으면 「○○우유」라는 표기가 가능해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금번의 개정으로 ‘커피우유’, ‘칼슘우유’등과 같은 표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둘째, 저지방유는 유지방 성분이 0.5~1.5%이며, 무지고형분이 8.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셋째, 무지방유는 유지방이 0.5% 미만이며, 무지고형분이 8.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넷째, 가공유란 원유와 버터, 크림 및 탈지분유 등을 혼합하여 만든 제품을 의미하며, 무지고형분이 8.0% 이상이어야 한다. 다섯째, 유음료란 원유 및 버터, 크림, 탈지분유 등의 유제품 이외에 커피추출물, 과일쥬스, 비타민, 철분, 칼슘 등과 같은 비유제품에 속하는 성분을 혼합하여 만든 음료이다. 이상과 같이 유제품에 대한 정의 및 표기제도가 개정됨에 따라 <그림 13>에서 알 수 있듯이 탈지분유의 소비감소, 재고누증 및 수입감소를 초래했다.4) 이는 <그림 11>에서와 같이 가공유와 유음료의 소비감소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 대신 원유 100%의 백색시유소비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가공유소비가 감소하고, 백색시유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일본의 낙농가는 표기제도가 개정되기 이전에 비해 수입증가에 따른 경영압박을 다소 완화할 수 있게 되었다. 3. 국경조치 일본의 유제품에 대한 국경조치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관세장벽으로, UR 농산물협상결과에 따라 매년 관세율이 설정된다. 참고로 2003년도의 비관세할당품목의 관세수준은 <표 3>과 같다. 둘째, 관세할당(TRQ)이다. 대부분의 유제품이 이에 속하며, 관세화 품목 중 현행시장접근(CMA) 물량은 원유환산으로 13.7만 톤이다. CMA 물량은 국영무역을 실시하는 농축산진흥기구(ALIC)가 수입하며, mark-up을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였다(그림 14참조). 그 외 민간이 과거의 수입실적에 따라 수입하는 관세할당물량은 원유환산으로 13만 3천 9백 톤이다. 이에 대해서는 종가세(ad valorem tariff)를 적용하며, 관세할당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종량세(specific tariff)가 부과된다. 그 외 우유성분이 30%를 상회하거나 설탕성분이 높은 유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용도가 한정된 학교급식용, 사료용, 오끼나와용 및 원료치즈 등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셋째, Safeguard의 활용이다. 일본은 UR 이후 WTO 체제 하에서 유제품의 급격한 수입증가를 막기 위해 Safeguard를 활용해 왔다. 예를 들면, 2001년의 경우 일본이 요청한 8회의 Safeguard 중 6회가 유제품관련이다. UR 농산물협상결과(URAA)에 의하면 수입물량 또는 가격하락이 일정 한도를 넘어서게 되면 Safeguard를 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입물량 관련 Safeguard는 과거 3년간 평균수입량의 25%를 초과할 경우 발동이 가능하다. 이 때 관세율은 기존 관세율의 3분의 1을 추가로 올릴 수 있으며, 적용기간은 당 회계연도 말까지이다. 한편 가격관련 Safeguard는 특정 유제품의 수입가격이 기준년도(1986~1988)에 비해 10% 이하로 하락할 경우 발동된다. 즉 수입가격이 기준년도에 비해 10~40% 하락할 경우, 수입가격과 기준년도가격보다 10% 낮은 가격과의 차액의 30%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표 4>는 일본이 Safeguard를 적용한 예이다. 2001년에 가장 많은 6건의 Safeguard가 발동되었으며, 오른 쪽의 세율은 2001년 기준의 종가세상당 세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상에서 일본은 HS Code의 세분화 및 우유성분에 따른 차등관세를 통해 효율적인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국내보조 다음의 <그림 15>는 낙농부문의 생산자보조상당액(PSE) 및 국내보조총액측정치(AMS)를 나타낸 것이다.5) PSE, AMS 모두 감소추세에 있으며, 부족지불제도가 폐지된 2001년부터 감축대상보조(amber box)에 속하는 AMS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참고로 2002년의 경우 일본이 OECD에 보고한 AMS와 PSE는 각각 4억 2천 7백만 달러와 47억 4천만 달러였다. 한편 다음의 <그림 16>은 일본의 PSE가 원유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6)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PSE는 지난 18년간(1986~2003) 76%에서 87%를 나타냈으며, 2003년 현재 77%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PSE가 높은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지리적으로 시유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국제가격에 비해 훨씬 높은 시유가격의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탈지분유, 버터 등 유제품에 대한 높은 국경조치로 인해 국내수요가 있어도 저율관세에 의한 의무수입량 이상의 수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낙농가의 원유수취가격과 국제참조가격인 뉴질랜드 낙농가의 수취가격과의 차액에 생산량을 곱한 PSE가 매우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시유수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도 유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일본은 기본적으로 세분화된 관세 및 관세할당을 통한 국경조치, 2004년 현재 국내 원유생산의 59%에 달하는 시유시장의 지리적 장벽 및 다양한 형태의 국내보조 등을 통해 낙농부문에 대한 높은 가격지지를 유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금후에도 그 같은 기본적인 구도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