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영 탁/축산물등급판정소 등급기술부장 1. 미국의 광우병 발생뉴스는 소비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광우병은 영국에서 발생한 이래 유럽과 캐나다 그리고 일본에서 발생되었으나 남의 나라 일로 우리와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급보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 쇠고기 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고 수입쇠고기의 68%를 차지하는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되어 이미 소비되어진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지, 그리고 이미 수입되어 있으나 아직 유통되지 않은 쇠고기의 원산지 둔갑판매 방지는 확실하게 하고 있는지 소비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소비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광우병, 조류독감, 그리고 구제역 등 가축질병에 대한 무시무시한 뉴스를 들으면서 이번 기회에 육류의 섭취를 줄이거나 국내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는 먹거리에 관한 한 국내산에 대해 깊은 신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대략 국내산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고, 막연하지만 국내산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쇠고기의 소비경향은 영양섭취의 시대에서 맛, 위생, 그리고 안전성 쪽으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안전성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된지 만 3년이 지난 지금 생산량 급감으로 인한 한우가격의 앙등 속에서 수입생우, 수입쇠고기와 가격경쟁을 하고 있는 육우산업은 미국의 광우병 발생을 국내산 소비확대의 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2. 육우의 품질 고급화는 얼마나 이루어 졌나? 젖소 수소로 대변되는 육우는 수입육과 품질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가격적 경쟁력이 있느냐에 초점이 모아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품질고급화를 위한 수소의 거세와 사양관리의 개선으로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에 등급 판정된 583천두 중 37.7%가 유우였는데 이는 98년에 비해 17.3%증가된 것이다. 유우 도축비율이 증가된 원인은 한우가 감소한데 비해 유우는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소의 거세율은 매년 증가되어 작년에는 48.2%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한우보다 20.3%포인트 높은 것이다<표1참조>. <표2>는 비거세와 거세 수소의 등급별 출현율을 비교한 것이다. 육질면에서 보면 1등급이상 출현율은 비거세는 0.1%로 거의 전무한데 비해 거세는 7.8%로 나타나 품질고급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육량면에 보면 A등급 출현율은 비거세 26.9%, 거세 5.4%로 비거세가 높지만 거래가격이 육질중시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3. 출하는 몇 kg에서 가장 많이 하고 체중증가에 따른 변화는? D등급을 제외한 도체중대별 출현율(표3)을 보면 비거세나 거세 수소 모두 도체중 350~400kg 즉 생체중량 668kg 전후에서 가장 많이 출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가장 경락단가가 높은 체중범위 이기 때문이다(표4). <표5>는 도체중대별 등급출현율을 나타낸 표이다. 육질등급을 비거세와 거세 수소를 비교해보면 비거세는 체중이 증가하여도 육질등급이 좋아지지 않는데 비해 거세는 3등급이 2등급으로 좋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육량등급은 도체중 300~400kg(생체중 550~700kg)전후에서 가장 좋아졌다가 도체중량이 이보다 증가하면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체중증가에 따른 등지방두께의 영향(특히 거세의 경우)때문이라 볼 수 있다. 체중증가에 따른 등지방 두께는 수소의 경우 도체중 250~300kg(생체중 436kg)에서 1.9mm 이었던 것이 450~500Kg(생체중 809kg)에서 4.0mm로 2.1mm 증가한데 비해 거세는 5.9mm 증가하였다. 근내지방도의 경우 체중이 증가하여도 비거세는 No. 1에서 큰 변화가 없었으나 거세는 450~500kg에서는 No. 2.2까지 높아지고 있다. 4. 가격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도체특성 무엇인가? <표6>과 <표7>은 등급에 따른 경락단가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육량등급이 동일할 경우 육질등급에 따른 경락단가의 차가 현격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육량 A등급의 경우 1+등급(11,541원)과 3등급(5,301원)의 가격차는 6,240원으로 나타나 도체중량이 400kg 인 경우 2,496천원의 엄청난 차이가 난다. 반면 육질등급이 동일 할 경우 육량등급별 가격차를 보면 육질 1+등급의 경우 A등급(11,541원)과 C등급(8,764원)과는 2,777원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한 마리(도체중 400kg)의 육량등급별 가격차는 1,111천원으로 육질등급별 가격차보다 2배이상 차이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거래가 육량등급보다는 육질등급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락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별 상관을 <표8>은 보여주고 있다. 거세의 경우 근내지방(0.75)과 육질등급(0.76)이 경락단가와 상관이 높은데 비해 육량등급(0.08)은 상관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비거세의 경우는 거세에 비해 전체적으로 상관이 낮게 나타나고 있으나 거세와 유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5. 100두를 거세로 출하한 것과 비거세로 출하한 것 중 어느 것이 소득이 높을까? <표9>는 2003년 거세육우를 출하한 상위 10개 농장의 등급성적이다. 출하규모면에서 보면 년간 1500두 가까이 출하한 농장도 있는 것으로 보아 육우비육의 규모화가 많이 이루어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출하자별 도체중 평균은 350kg에서 420kg 범위로 육질등급은 도체중량이 클수록 좋은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농장에 따라서 육질등급 출현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J1468 L6농장의 경우 1등급이상이 17.5%이고 3등급은 36.9%인데 비해 J1251 L9농장의 경우는 1등급이상은 1.8%에 지나지 않는 반면 3등급은 81.5%로 나타나 농장간 사양기술의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표11>은 도체중량 400kg인 소를 100두 출하하였을 경우 <표10>의 등급별 출현율을 기준으로 등급별 거래가격 산출한 것이다. 거세와 비거세 육우간의 거래 평균 경락단가차는 783원이었고, J1468 L6농장과 비거세 평균단가와는 1,29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당으로 보면 313,200원과 516,400원의 차이가 각각 나는 것으로 100두의 경우로 보면 3천만원과 5천만원의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생체 750kg도달 월령이 비거세 18개월, 거세 22개월 정도이고 4개월 비육연장으로 인한 사료비가 약 30만원 더 든다고 단순계산 했을 경우 평균적으로 보면 비거세와 거세간 조수익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J1468 L6농징과 같이 고급육생산의 노하우가 있는 경우 거세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6. 수입생우의 품질은 어느 정도? 2003년에 등급판정된 수입생우를 등급판정하여 본 결과 거세를 하였고, 도체중량이 육우거세보다 120kg이 더 나감(도체중량 505kg, 등지방두께 23.7mm)에도 불구하고 1등급이상이 3.1%에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이 C2(47.8%), C3(29.5%)로 등급의 결과만으로 볼 때 생우수입으로 인한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도 없지는 않으나 아직 초기단계이고 판정두수도 적어 속단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문제는 수입생우가 원산지 표시 없이 국내산으로 판매될 때 소비자가 국내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7. 육우산업은 희망이 있다! 미국의 광우병 발생은 소비자의 관심을 국내산 쇠고기로 돌리기에 충분한 여건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한우의 경우 비싸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며 사실 한우고기를 일반 서민이 먹기에는 가격면에서 부담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국내산 대중육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육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젖소고기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그 전환은 품질의 고급화와 안전성 확보에 있다 하겠다. 육우의 품질 고급화는 수소의 거세율이 50%에 이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한 성과를 이루고 있으나 아직도 낮은 고급육 출현은 문제점의 하나라고 하겠다. 돼지의 경우 12년 전만 하더라도 도축두수가 800만두 약간 상회하던 것이 작년에는 1500만두를 넘었고 이렇게 많은 돼지고기가 국내에서 대부분 소비되고 있다. 돼지고기소비가 확대된 이유 중의 하나는 수퇘지의 거세와 고품질생산을 위한 비육기간 연장으로 소비자가 돼지고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퇘지고기의 거세율은 현재 95%를 상회하고 있다. 육우 수소의 거세로 부족한 고급육 수요를 보완시키고, 생산의 안전성을 홍보하여 육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 시킬 때 수입육과의 경쟁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이며 그 결과는 육우산업의 안정으로 귀결될 것이다. 필자연락처 : ☎ 031-390-5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