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인/한국낙농신문 편집국장

올연초를 기점으로 일부 유업체와 서울우유, 부산우유가 기준량 상향조정과 함께 원유수급도 상당한 안정권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진흥회 낙농인의 경우 기준량 상향조정 요구가 수면위로 부상한 가운데 허상만 농림장관과 면담에서 기준량 상향조정 요구가 정식 거론되어 향후 진흥회 낙농인대표와 농림부 실무팀과 본격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흥회 진로 문제를 비롯 원유수급 조절 방법 개선 문제와 원유가격 체계 변경, 등록제란 뇌관이 남아있어 어쩌면 지난해보다 더 어렵고 뜨거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수급조절 방법 개선과 관련, 진흥회 진로와 더불어 전 낙농인을 대상으로 한 쿼터제 도입 문제가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낙농인과 유업체, 정부간에 이해 충돌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가격 체계 변경 역시 원유 생산 과부족에 따라 가격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경우 낙농인과 유업체 간 논쟁이 예상된 가운데 이 모든 문제가 낙농산업 발전대책협의회란 농림부 자문기구를 통해 가다듬어져 농림부 건의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올해 한국낙농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 입장에서 본다면 낙농 문제는 참으로 뜨거운 감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진흥회를 현 상태에서 그대로 끌고 가자니 천문학적인 원유수급조절 자금의 조달이 어려운데다 27%의 낙농인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명분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진흥회를 해체시켜 농협중앙회로 이관시키든 유업체로 진흥회 소속 낙농인을 이관시켜 과거와 같이 유업체와 낙농인의 직결체제로 가는 문제도 농림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단은 당사자들이 과연 이를 수용하느냐가 가장 절실한 문제인데다 이해당사자인 낙농인들이 이를 받아들여 줄 것인가도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에 진흥회를 해체시키든 존속시켜 전 낙농인을 대상으로 쿼터제를 실시한다하더라도 낙농진흥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법개정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해 충돌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참으로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이같은 과정 때문에 진흥회가 설령 해체된다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진흥회 낙농인들은 인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 진로와 집유일원화 문제 진흥회 진로와 집유일원화 문제는 동일한 선상에서 다뤄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진흥회 진로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든 쿼터제 도입을 전제로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흥회 진로는 크게 보아 ▷현행 유지 ▷폐지 ▷기능 전환으로 대별된다. 각 사안별로 진흥회 진로를 예상할 경우 현행 유지와 관련, 과연 농림부가 현재와 같이 27%에 불과한 소속 낙농인을 대상으로 천문학적은 자금을 계속 쏟아부으면서 진흥회를 현 상태로 유지시키겠느냐는 것이 낙농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전 낙농인을 진흥회에 강제가입시켜 집유일원화율을 100% 달성시킬 수 있다면 진흥회를 현행과 같이 유지하면서 쿼터제를 자연스럽게 실시할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하지만 농림부마저도 그동안 진흥회 강제가입은 헌법상 결사자유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공정거래법에도 위반이 되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기에 낙농인들은 진흥회 강제가입은 물 건너 간 것으로 알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진흥회를 폐지할 경우 기능과 역할을 농협중앙회로 이관한다는 가설이 성립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진흥회 기능과 역할을 농협중앙회에서 맡는다는 구상이다. 이 가설이 만약 채택된다면 농협중앙회 산하 집유조합이 중심이 되어 조합원을 대상으로 쿼터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미 진흥회를 탈퇴한 서울우유나 부산경남우유, 제주낙협도 자연스럽게 참여가 되어 집유일원화 비율이 70~80%로 높아져 전국 낙농인을 대상으로 쿼터제 실시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구상안은 농협중앙회가 전국 쿼터량을 설정, 집유조합별로 쿼터량을 배분하고 집유조합은 배정받은 쿼터량을 조합원에게 배분해 농협중앙회는 집유조합별 쿼터량만을 조정 관리하고 집유조합은 자체 쿼터량 범위내에서 농가별 쿼터량을 조정 관리한다는 방법이다. 동시에 집유조합은 매년 유업체와 공급계약에 따라 조합별 쿼터량에 대한 증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안은 진흥회 기능 전환 구상이다. 이 구상안은 진흥회를 유지시키되 현행의 집유업무를 분리시켜 분쟁조정과 정보서비스 기능을 강화시키면서 전국 단위의 쿼터 관리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안은 진흥회가 전국 쿼터량을 설정한 후 유업체별로 신청을 받아 해당 유업체의 시유 사용량 등을 감안, 쿼터량을 배분하고 유업체는 배정받은 쿼터량을 소속 농가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진흥회는 유업체별 쿼터량만을 관리하고 유업체는 자체 쿼터량 범위 내에서 농가별 쿼터량을 조정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안이 만약 채택된다면 우선 전제 조건은 현재의 진흥회 낙농인들을 유업체에 이관시켜야 되는 문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농림부 입장에서 본다면 이 사안은 결국 진흥회 설립 이전의 과거와 같이 낙농인과 유업체가 직접 거래 형태로 전환시키느냐 아니면 전국 낙농인을 대상으로 쿼터제란 생산제한 조치를 취하느냐로 대별된다. 그러나 어느 것을 택하든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골치아프고 복잡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쿼터제를 도입할 경우 농협중앙회가 관장하든 유업체가 농가 쿼터를 관리하든 문제는 과연 이들 기관이나 업체들이 농림부 구상대로 선뜻 따라주느냐가 관건이며 더욱 큰 문제는 과연 낙농인들이 이를 수용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쿼터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마련키 위한 법개정이 불가피한 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농림부 실무책임자도 입장을 밝혔듯 진흥회 진로는 유업체와 협상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으며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분간 진흥회는 현재와 같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원유가격 시스템 개선 그동안 일부 전문가와 유업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유가격도 원유 과다 생산량에 맞춰 시장 가격에 맡겨야 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러나 낙농인들은 낙농은 속성상 대량성, 지속성, 부패성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도 시장 자율에 맡긴 나라가 없다면서 이를 부정해 왔다. 현재 원유 가격은 생산비 증감에 따라 진흥회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유업계 쪽에서는 진흥회 총회가 만장일치제로 되어 있어 낙농인 단체 쪽에서 반대를 함으로써 한번도 가격이 조정된 적이 없다면서 진흥회 가격 결정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동안 실무협의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보면 원유 가격 조정에 대한 중재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 조정안 제시가 요청되면 각 이해 주체들이 협상안을 제출, 협상을 진행하면서 쌍방간의 대립으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1개월 동안의 중재안 권고와 더불어 최종 협상 기간을 제시, 최종 협상 기간내 협상이 결렬되면 중재안으로 자동으로 시행하자는 안이다. 그러나 낙농인 입장에서 본다면 진흥회 이사회 구성 자체가 낙농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원유가격결정 시스템 개선문제는 낙농인 입장에서는 원유수급방안 문제와 더불어 첨예한 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쉽게 결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업등록제 문제 축산등록제는 이미 지난해 12월27일부터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낙농육우협회는 지난해 12월 임원간담회에서 등록기간 2년 동안 향후 1년내 축산법을 개정해 2010년까지 유예시키기로 하고 이 기간동안 등록을 전면 보류하되 이를 위해 국회 청원을 위한 낙농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지역별로 낙농인 서명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낙농육우협회는 서명운동과 함께 지역별로 국회의원을 접촉, 낙농분야가 만약 등록제가 도입될 경우 문제점과 더불어 유예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앞으로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축산업등록제 개정을 위해 최선을 결집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등록제는 낙농인들이 얼마나 열의를 갖고 대국회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는 19일 낙농육우협회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과 더불어 임원 등 새집행부가 구성되면 등록제 유예를 위해 여러 각도에서 접근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원유수급 전망 젖소 사육두수가 계속 감소, 지난해 12월말 현재 51만9천두로 지난 96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개월전보다 7천두, 1년전보다 4.6%인 2만5천두가 감소한 것이다. 낙농인도 지난 한해 1천2백가구가 폐업, 10.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발표한 12월말 가축통계에 따르면 사육두수가 급속도로 감소, 지난 96년 55만1천두, 97년 54만4천두, 98년 53만8900두, 99년 53만4500두, 00년 54만3천두, 01년 54만8000두, 02년 54만3천두로 그동안 54만두 수준을 계속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51만9천두로 급감했다. 2세 이상의 암소도 전분기 보다 3천두가 지난해보다 1만2천두(3.9%)가 감소했으며 연령별로는 2세 이상의 감소가 가장 큰 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지난 3월말 1만7천톤을 넘어섰던 분유재고가 9개월만에 1만톤 가까이 감소한 구랍 10일 현재 7585톤을 기록하고 있다.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 실시된 강력한 생산제한제도로 인해 낙농인들이 사육두수 감축과 한우 정액수정 증가, 두당 생산성 저하 등 요인으로 2002년처럼 원유 과잉 생산기조가 사라짐으로써 수입분유 시세로 공급될 수 있는 초과원유 생산이 극도로 줄어들어 그동안 수입분유 가격보다 저렴하게 분유를 공급한 낙농진흥회의 공급여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혼합분유 수입이 그 어느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반기 원유수급 조절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년의 경우도 지난해 5월까지 1만7천톤대까지 육박했던 재고분유가 9월부터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 연도말 재고분유가 7877톤으로 감소했다. 결국 2001년도의 양상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당시 혼합분유 수입을 맡았던 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원유가 과잉기조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아래 수입선을 서둘러 잡았으나 실제는 수입분유보다 더 싼값으로 진흥회가 공급하자 문책성 인사가 있었다는 소문도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금년에는 2002년도와는 달리 진흥회를 비롯 유업체들이 생산제한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무분별한 증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혼합분유 수요업체들이 발빠르게 수입선을 잡는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하반기 수입 물량은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만약 이렇게 될 경우 낙농인들의 생산제한 노력은 허사가 되어 또다시 혼합분유 수입급증에 의한 원유수급 불균형마저 초래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낙농인들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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