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 실천도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김재술 서울우유협동조합장 30여년 전 목장을 시작할 당시만해도 물이 있는 어느 곳이든 목장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환경, 우유소비, DDA·FTA 등의 문제로 고심하지 않고 원유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사회·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 증가와 유제품 수입의 증가 등으로 낙농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도 많은 변화를 거쳐왔고 목장경영의 제약 요건도 늘어났다. 2000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공급자(원유생산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원유수요자(유업체)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이는 시유시장의 위축, 유제품 수입 증가 그리고 향후 DDA·FTA협상결과 등에 대응하여 유업체, 낙농가 모두가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이고 그 대응에 미흡했다면 누구의 책임인가도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엎어진 물을 다시 담기는 어려운 일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인 것 같다. 낙농가 입장에서 이를 이해한다는 전제하에 우리 낙농가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 먼저 답답하다는 마음과 혼란스러움이 앞선다. 순수하게 목장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 낙농가에게 주어진 가장 큰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친환경낙농추구와 세계 제일의 질 좋은 우유생산 그리고 우리도 소비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라고 판단된다. 1990년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산물 구매 욕구에 따라 정부나 업체에서는 어느새 환경 및 위생기준을 설정(HACCP)하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의 목장 현실은 어떠한가? 원유위생차등가격제 도입 이후 낙농가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우리의 유질은 낙농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위생적인 청결한 착유시설 그리고 목장 경관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당연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낙농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환경규제의 저촉도 받지 않고 아름다운 목장을 가꾸는데 많은 자금도 필요하고 그만한 토지도 확보해야 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해 조일현 의원이 입법발의하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농지법 개정을 통해 농지에 축사시설의 진입을 자유롭게 하여 경종농업과 축산이 연계한 자원순환형 친환경 낙농이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지난해부터 백색우유 뿐만 아니라 가공우유 소비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업체에서는 시장확보를 위해 “끼워팔기”를 추진하게 되었다. 금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 같아 유가공조합을 운영하는 조합장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우유소비 정체 내지 감소 현상은 출산율 저하, 대체음료의 다양화, 다이어트 열풍 등으로 수년전부터 예상되어 왔다. 그래서 2000년대 초에 원유생산자인 낙농가가 우유소비에 직접 참여하는 임의자조금 제도를 도입 시행하여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렸다. 다행히도 금년부터 전 낙농가가 참여하는 의무자조금 형태로 전환되는 것을 계기로 낙농가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우유판매 확대에 노력하여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원유 생산만 하면 되지 왜 우유판매까지 걱정하는냐고 이야기 하는 일부 분들도 계시지겠만 낙농가가 할 수 있는 몫은 충분히 하고 유업체에게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낙농산업에 대하여 외부가 바라보는 눈길을 외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살길을 찾아내는데 모두가 동참함으로서 미래의 낙농후계자에게 성숙된 모습을 계승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