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낙농, 더이상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 이 만 재 한국동물자원과학회 낙농연구회장 한국의 낙농산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마치 괴물처럼 자라나 있다. 낙농가들은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 제각기 다른 목소리로 주장을 하고, 정부는 기본적으로 낙농업을 유지시키려는 의지가 흐려지고 있고, 유업체는 우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하고, 소비자는 우유에 대한 가치와 믿음이 없어져가고 유통시장에서는 우유가 싸구려 덤핑제품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우유소비시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각종 가축질병들이 창궐하고 항생제와 농약의 오염문제가 농산물과 모든 먹거리 제품들에 쉴 새 없이 문제가 제기되어 즉각적인 보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번개처럼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축산업이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취급되어 냄새나는 공기와 수질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축산업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고 그 중 낙농은 신선하고 깨끗함이 가장 요구되는 우유라는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더욱 더 환경문제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불원간 무역자유화에 관련된 협상들이 진행되고 농산물들이 시장개방 되면 우유와 유제품들의 수입도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도 불을 보듯 확실한 일이다. 이 모든 문제들은 지금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불과 수년 안에 결판이 날 지경이다. “왜 낙농인가?”라는 질문은 우리 낙농인들에게 낙농을 흥하게 또는 망하게 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기본이 되는 중차대한 문제다. “왜 우유인가?”라는 질문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그보다 더 광범하고 포괄적이며 그것은 우유를 반드시 그 나라가 자급해야한다는 절대불변의 국가적 명제를 담고 있다. 만일 이 질문에 낙농인들이 확실한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답변 할 수 없다면 앞에 제기한 모든 문제에 낙농은 쓰러질 수밖에 없게 된다. 초등학교의 여교사가 우유급식회의에서 “왜 아이들이 싫어하고 맛이 없어 잘 먹지도 않는 흰 우유를 그렇게 꼭 먹여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할 정도로 낙농에 대한 몰지각한 국민정서가 깔려있는 이상 낙농업의 장래는 보장 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딸기우유나 바나나우유를 급식하자고 주장하는 유업체들이 있다면 더욱 암담한 일이다. 낙농은 다른 농산물이나 산업과는 특이하고 월등한 중요성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선진국들이, 심지어 중국까지도 그를 이해하고 신념을 가지고 낙농에 대한 무언의 국민적 합의가 확고히 이루어져 있고 정부도 매우 자연스럽게 낙농산업을 불멸의 중요 국가기간산업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우유를 생산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차세대들을 건강하고 튼튼한 체력을 가지도록 하겠다는 신념에 바탕을 두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과 위생과 위해요소로부터 안전하기 위하여 반드시 자급할 필요가 있다는 확실한 신념과 철학이 기본으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유의 생산은 그 구조가 복잡하고 까다롭고 매우 힘든 육체적 노동을 동반하며 상업적 거래가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의 확고한 이해가 필요하고 의회로부터 법적보호가 필요하고 정부로부터 정책적 지지가 필요하고 낙농가들의 일치된 협동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낙농업의 구조가 괴물처럼 되어버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들로부터의 우유에 대한 이해-과거 우유소비의 폭발적 증가와 낙농에 대한 애정, 의회의 법적보호-개별산업보호법으로는 유일한 낙농진흥법의 제정, 정부의 정책적 지지-지난 30여 년간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 중 가장 대규모의 정책기금과 다양한 정책개발과 투입 등이 다 지지되어 왔지만 낙농가들의 일치된 협동정신이 결여되었던 것이다. 낙농가들의 일치된 단결이 상대적으로 우유를 구입하는, 즉 거래당사자로서 유가공 업체들에게는 불리한 일이겠지만 낙농의 현상과 앞으로 위에 열거한 우리낙농의 오늘과 내일의 모습과 문제들은 낙농가들의 단결된 힘이 구해지지 않는다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낙농업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산업이다. 그래서 선진 낙농국에는 반드시 낙농산업이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과 내일의 우리 낙농업의 흥망성쇄는 이제 낙농가들이 뭉치느냐? 지금처럼 깨지느냐? 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가 낙농업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정책은 낙농가들이 협동정신으로 일치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에 지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