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트렌드와 낙농 전 우 승 농업인신문 편집국장 요즘 우리 사회와 경제, 문화의 한 측면까지도 전반적인 웰빙 열풍에 휩싸여 있다. 특히 비즈니스 분야에 웰빙이란 글자와 부합하지 않으면 어떠한 경제활동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구체적으로 웰빙식품, 웰빙의류, 웰빙공간, 웰빙관광, 웰빙휴대폰까지 등장하는 세태를 보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웰빙추구’란 프리즘을 통해 갖가지 색깔로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 웰빙이란 말의 사전적 뜻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 웰빙이다. 다만, 배부른 돼지의 유형으론 인간 자존심이 허락치 않으니까 좀더 세련된 품격을 추구하게 된다. 이에따라 웰빙에는 여러 가지 부가적 분야가 덧붙여지게 된다. 요즘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웰빙’을 순 우리말로 바꾸기도 했는데 ‘참살이’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어쨋든 이같은 웰빙 트렌드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아마도 오랜 생명력을 지닐 것 같다. 국민 행복지수와 웰빙 이미 외국에선 이러한 웰빙 트렌드를 연구하고, 이를 과학화함으로써 정책에 반영하고 기업활동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02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린스턴대학의 다니엘 카너먼교수 등은 기존의 심리적 만족감에 관한 표준척도를 뛰어넘는 정확한 행복도를 측정해 계량화한 ‘국가 웰빙지수’를 도출해낼 계획이라는 보도다. 이같은 연구와 그 결과는 정부의 정책 수립과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므로 앞으로 경제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다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전 우석대 사회조사통계연구소가 전북지역 성인(20~60세) 500명을 대상으로 웰빙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웰빙의 이미지로 ‘유기농 음식(39%)’을 가장 많이 떠올렸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여가생활(22.8%)과 운동(19.2%), 자유로움(12.6), 타인과 관계(1.6%)를 연상했다는 것이다. 웰빙은 안전한 식생활에서 시작 결국 웰빙의 첫 번째 시작은 먹을거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인데 웰빙적 먹을거리란 꼭 유기농 식품이 아니더라도 우선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영양 섭취에 과함이 없고, 현대인의 건강생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도 유기농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 축산물 또한 광우병이나 조류독감으로부터 안전한 고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인식시켜야 소비자의 선택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웰빙 바람 때문인지 농업계에도 친환경 농업이 확산되면서 시장 매출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2003년 3천900억원대였던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지난해 6천억원대까지 확대됐다고 한다. 또 지난해 상반기까지 친환경농산물 재배 총 농가는 2만5천334가구로 2001년 4천678가구의 5배에 달했으며 재배 면적도 2001년 4천553㏊에서 2004년 2만4천423㏊로 부쩍 증가했다. 낙농업도 웰빙 산업이다 우유는 예전부터 완전식품으로 각광받아 왔다. 우유에는 5대 영양소인 단백질·탄수화물·지방·비타민·무기질을 비롯한 114종의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서 신이 준 가장 완벽하고 균형된 완전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양소의 함유량이 적다고는 하나 필요한 영양소가 균형 있게 들어 있고 칼슘의 함유량도 많다. 또한 우유에는 양질의 필수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영양성분 마다의 소화율도 높다고 한다. 완전 식품적 요소가 거의 완벽하게 조합되어 있는 이 우유가 웰빙 바람을 타고 저지방, 무지방 우유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것인데 우유 속 지방 성분을 줄이거나 빼는 대신 비타민 등 각종 영양성분을 첨가함으로써 소비자의 요구도를 만족시키고 있기에 인기가 있다. 그러므로 웰빙을 위한 안전하고 영양 많은 우유의 생산과 우유 생산에 종사하는 낙농가의 안정된 경영은 우리 국민의 웰빙 욕구에 부응, 국민 행복도의 증진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유가 국민의 기본식량이라는 점과, 전후방 연관 산업의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초산업이란 사실을 정부가 깊이 인식해야 한다. 낙농가에 희망을… 지난 해에도 우리 낙농가들은 매우 힘든 세월을 보냈다. 원유가 인상과 관련, 여의도에서 아스팔트 낙농을 해야 했고, 많은 낙농인들이 삭발 단식투쟁까지 벌였다. 올해도 낙농인들은 축산업등록제의 보완과 시행 유보를 원하고 있다. 아울러 집유체계의 개편과정에서 낙농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진흥회 농가들의 기준 원유량을 회복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정부가 우유를 국민의 건강식품이자 기초 식량으로 인식하고 우유생산의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낙농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낙농가에 희망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낙농가들도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 ‘의무낙농자조금’의 조성과 활용에 노력해야 할 것이며, 깨끗하고 안전한 ‘웰빙우유’ 생산에 힘씀으로써 소비자 신뢰도를 더 높여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낙농가의 공통된 인식과 한결같은 행동이다. 1만 낙농가가 단합된 의지와 노력으로 한국 낙농의 미래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