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육우급식 예산확보, 우유까지 확대토록 노력하겠습니다

 

비어가는 세계의 곳간, 안전하고 풍부한 국내 식량창고가 필요합니다

 

강 기 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2008년 세계의 곡물 재고율이 사상 최저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급등하는 곡물가격이 이를 증명하고, 곡물자급률이 27%에 불과한 우리나라도 장바구니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사료용 곡물의 경우,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 축산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수입 축산물은 늘어나는데, 사료 값은 오르니, 벌써부터 올 한해 농장경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한숨부터 납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올해 미약하나마 육우의 군대 급식 납품 예산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지난 2007년 12월 7일부터 28일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 위원으로 2008년도 나라살림에 대한 예산심의에 참여했습니다. 그 과정이 몹시도 졸속적이고, 불투명하여 소수 힘의 한계를 절감하기도 했지만, 거대 정당과 정부가 우리 농업, 농민, 농촌을 위한 예산은 삭감하려고만 하지 좀처럼 증액하려하지 않는 상황에 줄기차게 맞서며, 우리 육우의 군대급식 납품 예산 증액을 끈질기게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국방부 급식예산에 국산육우급식을 위한 41억이라는 예산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국가 전체로 볼 때 그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실제로 장병들이 국산 육우를 선호하지 않는다’, ‘질이 떨어진다’는 등의 방어 논리에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우리 축산농가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고, 세계식량의 양적·질적 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한 것이 성과를 맺어 다행스럽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더욱 육우 납품이 확대되고, 우유 등 많은 국산 농산물이 그 소비처를 단단히 확보하여 생존의 길을 모색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편 지금 우리 낙농육우 농가를 더욱 짓누르는 것이 있으니 바로 한미 FTA입니다. 미국정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 목축업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의 압력을 연일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공이 국회로 넘어 오고 나니, 미국 무역대표부 웬디 커틀러 대표보는 우리 국회의 거대 양당 대표를 만나 “한미 FTA의 핵심 열쇠는 쇠고기 수입전면개방”임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주었고, 양당 대표는 이에 웃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 화답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역시 쇠고기 수입개방의 의지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저는 지난 2월 12일부터 26일까지 피해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한 채 진행되는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의 졸속 상정 및 처리를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하였습니다. ‘또 농성이냐’는 반대급부의 비난도 생각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몸을 던져서라도, 우리 농업·농촌·농민을 나락으로 이끌 고삐 풀린 통상정책을 막고자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2월 국회는 넘겼지만, 친기업을 표방한 새정부는 개방의 가속도는 앞으로도 더욱 노골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정권에서 늘 통상정책의 희생제물이 되어 왔던 우리 농축수산업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세계 식량의 질적, 양적 위기가 점점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장기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의 미래를 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하고 풍성한 국민들의 식탁을 위해 낙농육우 농가 여러분께서도 희망을 잃지 마시고,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우유, 밀 등 주요 농산물의 군급식, 학교급식, 기관 급식 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