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육우산업의 위기!  과학화가 대안이다

 

이 상 진

축산과학원장

 

이제 무더위도 한 풀 꺽여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초입이 시작되는 9월입니다. 지난 여름철 동안 무더위 속에서 겨울철 소에게 먹일 김치(옥수수 사일리지)를 담그고 더위에 약한 소들의 사양관리에 동분서주하며 고생하던 시기를 지나 새로운 계절 가을을 맞이하면서 목장의 전반적인 환경과 축사시설 등을 점검하고 목장경영 및 사양계획을 점검 수립하여 경영합리화를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생산액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3.5%정도이며 약 11조원의 생산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 농업 생산 10대 품목에 소, 돼지고기, 우유, 계란, 닭고기 및 오리고기 등 6개 품목이 포함되어 있어 농업부문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낙농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성장을 지속하여 1985년에는 낙농가수가 43,760호까지 이르렀으나 1998년 이후부터는 매년 1천호씩 폐업하여 2007년 6월말 현재에는 전국 낙농가수가 7,949호 수준에서 46만 5천여두를 사육하고 있어 최근 몇 년 동안 낙농환경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낙농산업의 현안과제들을 보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미FTA가 협상 결과가 발표된 후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낙농선진국인 한EU 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농업부분에 대한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특히 낙농산업은 안정적인 낙농제도 개편문제, 사료가격의 인상에 따른 농가부담 가중, 축산환경 규제의 강화, 관세율 저하에 따른 수입유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 상승 우려 등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정부에서도 축산업이 입을 피해를 분석하고, 장단기적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니 올바른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 주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저희 축산과학원에서도 낙농과를 중심으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현장 기술개발과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생산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의 첨병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다고 마냥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힘들지만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지속적인 낙농육우 산업을 영위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이제 더 이상 주먹구구식, 비경제적, 비과학적인 사양관리로는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 갈 수는 없습니다.

우유는 자라나는 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 장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넓게 소비되는 국민의 제2의 식량자원입니다. 보다 안전하고 기능이 강화된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는 길만이 무역자유화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길입니다. 다행히 잉여원유차등가격제 및 원유가격 산정체계 변경이후 체세포 1등급 원유 출현율은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원유품질은 계속 향상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우유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저지방, 고단백 우유의 생산, 천연유래 기능성 강화 우유생산 등 과학적 낙농기술의 접목은 더욱 절실합니다.

또한 육우는 한우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 왔고 수입육에 밀려 제 얼굴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육우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 개인농가의 우수한 사양관리 보다는 지역농가들이 연합하여 브랜드화, 규모화, 전문화하고 관련 대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서 수입육과 차별화된 얼굴 있는 육우소비 시장형성으로 안정적인 농가소득 확보와 친환경 사육방식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21세기 한국의 낙농육우 산업은 비젼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산한 신선하고 안전한 우유와 고품질의 육우고기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길 그 것이 낙농육우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명이요, 의무입니다. 이제 정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사고를 가지고 현장에 접목하는 사양가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신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말고 철저한 기록과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합시다.

저희 축산과학원은 2007년 6월에 구 축산연구소 명칭을 개명하여 축산과학원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기관 명칭에 걸맞게 축산기술을 과학화, 체계화함으로서 보다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여 농가 현장에서 꼭 필요한 기술개발 및 보급과 우리의 고객인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품질이 고급화된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축산과학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