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 그리고 타협으로 꽃피우는 우리 낙농산업의 미래를 기대합니다

 

강 명 구

낙농진흥회장

 

자연의 이치는 늘 우리에게 신비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나뭇가지들이 어느새 새싹을 틔우고 지금 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낙농산업 분야도 조금씩이나마 이와 비슷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때 하루 분유재고가 2만톤에 육박하는, 암담하기만 했던 원유체화 시기의 어둠속에서 벗어난 것을 비롯, 낙농가들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의 낙농 규모는 빠르게 전업화, 규모화를 이뤄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낙농경영 또한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지엽적인 문제에만 매달리기보다는 향후 낙농산업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일FTA, 한중FTA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준비하고, 낙농산업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낙농가들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단결과 합심일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낙농산업은 집유주체에 따른 이해득실의 차이로 인해 낙농가들마다 의견차이가 발생하곤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미묘한 입장의 차이는 전체 낙농산업의 틀을 만듦에 있어 저해요소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었고, 급기야 만들어져있던 틀마저도 깨져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단결과 합심, 그 다음은 타협과 양보입니다.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할 수는 없으며 받는 만큼 내주기도 해야만 하나의 큰 개혁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잘 뭉쳤습니다. 비근한 예로 IMF를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결한다’는 뜻은 힘을 극대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결이 지닌 의미는 1+1=2라는 단순한 수학적 결과가 아니라 1+1=3이나 4,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8천여 낙농가 모두가 하나로 단결한다면 그 힘은 두 배, 세 배 이상으로 극대화될 것이고, 이러한 힘은 정부 및 여타의 유업체를 상대로 함에 있어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그동안 표류를 계속해 온 낙농산업발전대책안의 틀이 마련되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낙농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틀이 만들어진다면 낙농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의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결과 자체가 어느 한쪽만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결론지어지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결과는 아닐 것입니다. 무엇보다 실현가능하고 생산적인 방안이어야만이 미래의 청사진으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낙농산업발전대책안이 보다 발전적이고,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낙농가 여러분들의 일치된 마음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아울러 개인보다는 전체를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양보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들판의 꽃들은 차디찬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피어나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많은 어려움과 변화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활짝 꽃을 피우고 수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낙농가 여러분들의 합심과 단결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