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낙농육우 회원 여러분께

 

이 승 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누구나 자신의 본분에 몰두하다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보면 ‘시간은 참 쏜 화살과 같구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양질의 우유와 고기를 생산하면서 국민건강의 증진과 우리 낙농육우산업 발전에 이바지 해오신 회원 여러분에게도 올 한해는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기에 많은 아쉬움보다는 충분히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여러분과 다르지 않아 새로운 각오로 맞이 하였던 2006년을 돌아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협회의 활동에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태주신 낙농육우 회원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6월 협회는 집유체계 개편 대책 마련과 관련하여 농림부와 전국단위 쿼터제 실시, 순수생산자만으로 구성된 생산자위원회(생산자보드)와 정부가 참여하는 낙농위원회(중립조정기구)의 설치, 농가 개인쿼터 조합총량제의 실시 등을 합의 한바 있습니다. 집유체계 개편 문제는 전국단위 원유수급 조절시스템의 도입을 바라는 전국 낙농가의 오랜 염원이자, 협회가 수차에 걸친 관련대책 소위원회 활동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마련된 ‘중장기 낙농산업 발전대책 협회(시안)’ 대로 관철코자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온 문제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협의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농림부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각 주체간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실질적인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협회는 농림부를 비롯한 유관기관 등과의 논의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생산자입장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어느새 4차에 이를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은 그동안 두차례의 공청회 무산과 수차례의 농축산단체·시민·사회단체와 연대투쟁을 벌여나가고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국정브리핑을 통해 쌀시장만 지키면 농업개방 겁낼게 없다라고 말하고 있으니, 낙농육우농가의 한사람으로서 답답한 심정 이를 데가 없습니다. 참으로 정부의 농축산업에 대한 정책적 의지와 대책마련이 없다면, 지난 UR 협상의 폐단은 또 다시 연출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협회는 그동안 국내 원유수급에 지대하게 악영향을 끼쳐온 혼합분유의 수입에 대해 수차에 걸쳐 품목 세분류를 통한 차등관세 적용을 제시한 바 있으며 마침내 농림부로부터 재경부와 협의를 통해 내년 2007년부터 개선하겠다는 회신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최근 협회에서는 낙농유제품의 관세체제 정비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대책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활동 중에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협회는 만에 하나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그로 인해 발생될 파장에 대비하여 낙농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우유소비확대 방안을 제시코자 이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습니다.

좋든, 싫든 이같은 수입개방의 압박에서 우리 낙농산업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낙농가들 스스로가 소비자들에 다가서는 소비촉진 홍보에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1999년을 시점으로 시행되던 임의자조금제도가 마침내 지난 낙농자조금 대의원회(2.24)에서 자조금 거출을 결의하고 올해부터 판매 원유 리터당 2원씩 자조금을 거출하여 본격적인 우유소비촉진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과거 임의자조금사업은 거출금액의 규모가 과소하여 공익광고성에 머물 수밖에 없어 소비촉진활동이 극히 제한되는 등의 한계성을 이유로 개선될 필요성이 누차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제 전 낙농가들이 참여하는 낙농자조금제도로 보다 다각적인 방법으로, 한층 강하게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홍보활동을 전개함으로서 낙농산업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자조금사업이 우유소비의 정체현상을 일소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조금사업은 낙농가들 스스로가 낙농산업을 지켜나겠다는 의지와 자부심의 표현임을 다시한번 강조드립니다.      

 낙농을 비롯한 전체적인 농업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장기적인 농지의 보전과 축산업과 경종산업의 입장에서 발전적 대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낙농을 비롯한 많은 양축농가들이 축사를 농지범위에 포함시킴으로서 휴경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농지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들을 하십니다. 협회는 농지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농림부 및 국회농해수위원회 등을 방문하면서 농지법개정의 당위성을 호소하면서 관련대책소위원회 대표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농림부 내 입장이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며, 농민단체간의 이견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지법 개정문제는 농지관리 체계에 있어서 합리적 관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단순히 축사를 농지범위에 포함시킨다는 개념정립만의 문제가 아니라 농지 내 축사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 마저 시급한 실정입니다만, 앞으로도 협회에서는 지속적인 농지법 개정 활동을 벌여 나갈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협회에서는 목장위생 및 환경 개선활동, 분뇨의 적정처리 및 활용의 실천, 지역사회와의 조화를 위한 노력 등을 통해 까다로워지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우리 낙농가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대비해나가도록 「깨끗한목장가꾸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무분별한 민원으로 인해 초래되는 축산환경 분쟁사례에 대해서나, 친환경축산직불제의 개선방안, 목장부지의 수용관련 개정, 축사에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제외 등 급변하는 낙농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계요로에 활발한 건의활동을 벌여나고 있습니다.

 제가 협회장으로 취임할 당시는 전체 낙농가수가 1만여 농가가 낙농산업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8천 5백여 가구만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 마저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항시 이렇게 안타깝고도 불행한 현실이 도래할 것을 우려해온 터, 매번 농가간의 단합을 당부 드려왔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줄어들수록 더욱 끈끈한 결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산적해있는 국내현안과 대외적 현안 앞에서 우리 낙농가들이 지녀야 할 자세는 낙농가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하나로 모이는 응집력을 강화시키는데 있습니다. 본인은 특히 2년전 8.16 대회 이후 벌였던 단식투쟁을 잊지 않으며, 늘 겸허한 자세로 낙농가 여러분의 뜻에 따라 뛰겠다는 초심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에 힘입어 더욱 전진하는 협회가 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낙농육우 회원 여러분.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