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과 경마를 동시에 살리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이 우 재 한국마사회 회장 KRA(한국마사회)는 경마의 시행과 원활한 보급을 통해 마사의 진흥 및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여가선용을 도모하도록 한국마사회법 제1조 설립목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경마 시행의 독점권을 통해 경마는 그 동안 국가의 재원조달책 중에서도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레져세(지방세), 지방교육세 등 약 1조원 규모의 막대한 세금을 매년 납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각각 1천억이 넘는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특별세를 내고 있는 만큼 축산업계의 입장에서도 KRA의 존재감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 KRA의 농촌 지원규모가 2002년을 정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축소되고 있다. 규제 일변도인 정부의 경마산업 규제로 인해 최근 문제가 불거진 ‘바다이야기’나 사설경마가 급증하면서 매출액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KRA가 농촌을 지원하는 대표적 사례인 축산발전기금은 2002년 1,834억원을 기록하였으나 매출액 급락과 더불어 뚝뚝 떨어지는가 싶더니, 작년인 2005년도에는 675억원으로 약 1/3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현재 한국의 농축산업은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WTO 체제 출범 이후 DDA와 FTA 협상 진전에 따라 농어업 부문 시장 개방이 가속화된 데 이어, 특히 올해 2월 한미 FTA 협상 출범으로 우리 농산물 시장 붕괴 및 농업 구조조정의 압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촌지역 경제가 이렇게 악화된 적이 처음이기에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입쌀 시판·추곡수매제 폐지와 같은 결정타를 맞은 지금, 일단 어떻게든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는게 현실이다.

현재 KRA는 한농연, 전농, 낙농육우협회 등 25개 농축산업단체가 연합한 건전경마추진위원회(위원장 서정의)와 함께 마권에 부과되는 지방세를 줄이는 대신 농가 지원 확대와 경마팬의 환급률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마세제 개선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지방세인 레져세의 세율을 낮추면 지자체의 몫으로 돌아가던 레져세 납부 세금의 규모가 적어지므로 현재 경기도를 비롯해 경마장이 소재하고 있는 해당 지자체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대도시에 집중된 레져세의 혜택을 이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농촌지역으로 일정 부분 돌려야 한다. 이는 도농간의 격차를 완화하는 것인 동시에 올해 들어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양극화 해소라는 국정운영 방향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KRA의 매출액 하락이 유독 농축산인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농축산업에 드리워진 심각한 위기감 때문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 이제 그 지푸라기도 성하다는 보장이 없다면 불안은 가중되기 마련이다.

농가지원 강화를 위한 한국마사회의 세제 개편 추진 활동에 뜻있는 농축산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깊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나아가 강력한 세제 개편 추진을 통해 농촌을 살리고 경마를 살리기 위한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