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좋은가?

 

장 종 수

전국낙농관련조합 협의회장

 

무더위에 지친 젖소를 보며 어찌할 수 없이 안타깝게 바라만 보았는데 이젠 선선한 가을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지고 잃었던 식욕이 솟아나는지 되새김도 부지런하다. 조석으로 젖소를 바라보노라면 이 험한 세상을 함께하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앞으로 어떠한 운명이 다가오는지 저놈은 알기나 할까?

UR, DDA 등 생소한 단어들이 다자간 협상이라는 틀에서 수입개방으로 낙농가의 마음을 흔들어 대더니 이제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과 방향 그 결과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낙농가들은 선 대책 후 협상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농림부 발표를 보면 2005년도 농업 생산액은 36조원으로 그 중 축산부분은 34%를 차지하는 12조원에 이른다. 품목별 생산액의 순위도 미곡, 돼지, 한육우, 우유, 닭으로 축산물의 생산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이제는 축산업이 농업의 근간으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할 때인 것이다. 따라서 축산정책도 현실에 맞추어 변화하고 진화하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안과제로 우선 농지법과 낙농산업 부분의 집유체제 개편이 시급하다.

농지법 개정은 여러 경로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축사신축이 가능토록 허용되어 국제경쟁력에 맞설 수 있게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남아도는 농지를 좀더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축사신축비용을 절감하여야 하는 절박한 심정인 것이다. 농지법 개정에 있어 우려되는 것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니다. 양축가의 경영여건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점차 내몰리는 입장에 있으며, 축사를 타 용도로의 전용에 대한 노파심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대책도 있지 않겠는가? 친환경 농법은 시대적 명제이기에 유기질 비료를 근접한 농지에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전제한다면 축분의 충분한 발효화로 친 환경으로 자연 순환형이 되어야 하고 축사의 타 용도 이용 시 관련법규의 엄격한 규제는 불가피할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로 집유체제 개편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FTA을 목전에 두고 내부의 혼란스러움은 이제는 마무리되어야 한다. 정부 및 관련단체 간에 견해를 달리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목적은 생산자인 낙농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이라는 하나의 목표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한·미 FTA 라는 험난한 시대적 과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내부적으로 경쟁력확보를 위한 젖소 개량에 의한 생산성향상, 우유의 소비촉진을 위한 품질향상과 수급안정, 조사료 기반확충에 의한 원가절감, 국민건강을 위한 홍보 등등 너무도 많은 사안이 있고 외국의 낙농선진국에 맞설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국산원유가격은 국제가격보다 2~3배 높고 분유제조원가도 수입 분유 가격보다 2배정도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특히 혼합분유에 대한 36%의 관세가 철폐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와 같이 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였음에도 내부적 제도로 더 이상 소모할 시간이 없다. 이제는 한뜻으로 힘을 모아 대외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다 함께 대비하여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