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범하는 낙농의무자조금에 바라는 기대

 

남 성 우

농협중앙회 상무

 

지난 99년 국내 최초의 생산자 임의자조금으로 출발하였던 낙농자조금이 드디어 올해 5월부터 전 낙농가들이 참여하는 의무자조금으로 성격을 바꾸어 새롭게 출범하게 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조금의 도입을 준비해 온 전국의 낙농가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추진될 의무자조금사업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최근 DDA협상 및 한·미 FTA추진 등 농업부분의 수입개방압력이 거세지고 있으며, 국내 우유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유소비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조금을 통한 소비확대는 생산자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한 산업기반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낙농가 뿐 아니라 낙농산업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농업선진국에서는 생산자 스스로 자조금을 조성하여 이 자금으로 상업광고나 수요확대 등의 노력에 사용해왔으며, 무임승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자조금의 의무징수를 위한 법안제정 등을 통해 생산자 모두가 전원 참여하여 그 이익을 공평하게 누려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농업자조금 중에서 운영규모가 가장 큰 낙농자조금은  1983년 이후 전국낙농위원회(National Dairy Board) 결성으로 의무자조금을 조성하여 전국규모의 낙농제품 홍보 및 연구활동 등에 사용하고 있고, 1990년부터는 유가공업체들이 별도의 자조금제도를 실시하여 우유소비촉진과 홍보활동을 위해 생산자들과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생산자, 유업체, 우유판매 대리점 등이 우리나라의 자조금과 유사한 판매대책기금을 거두어 TV공익광고, 홍보사업, 연구용역 등을 수행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낙농자조금은 우유소비 확대를 통한 낙농가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에 사용되고 있지만, 자조금 사업이 낙농부분에서의 현재 대두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농가 스스로 조성한 낙농자조금으로 전체 낙농가에 필요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낙농가와 낙농관련 단체 및 유업체 모두가 힘을 합쳐서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만이 우리가 바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며, 특히 낙농부분은 다른 품목과 달리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농협도 이런 부분에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낙농의무자조금은 신규 우유소비처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사업과 소비자의 감성에 다가갈 수 있는 효율적인 광고, 우유소비의 다양화를 위한 제품개발 등 이전의 임의자조금 보다 더 내실있고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통해 우리나라 낙농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초석이 되기를 많은 낙농가 및 낙농산업 종사자들과 함께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