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 농민 대단결의 큰 물줄기 삼아 한-미 FTA, 쓸어 버립시다

 

문 경 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칠레 FTA가 태풍이었다면, 한-미 FTA는 핵폭풍이라고 말들 합니다. 그 만큼 우리 농업농촌에 막대한 피해를 불러올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한-미간 개방의 문을 열어 경제 부문의 무역거래 활성화를 통해 양국 모두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허울 좋은 이유일 뿐, 사실상 군사주권을 비롯해 문화주권, 식량주권을 빼앗고 우리나라 경제 전반을 미국으로 귀속시키려는 의도에서 진행되는 한-미 FTA는 그야말로 핵폭풍처럼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낙농산업 역시도 한-미 FTA의 핵폭풍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막강한 농업대국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전략을 잘 세워 진행하면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사안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의 농업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막대한 규모를 토대로 값싸고 대규모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낙농산업에 있어서도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35배에 달하는 원유생산량과 정부의 막대한 수출보조금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FTA 체결에 따른 낙농산업의 피해는 2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농촌의 현실을 감안할 때 농업부문의 8조 8천억의 피해수치는 농업생산과 농업고용 감소가 곧 농업의 몰락으로 이어져 농업 생산 외 전반적인 피해로 확대되어 더욱 증가될 것입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한-미 FTA로 인한 장밋빛 미래는 우리 농업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한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토대로 보더라도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농업뿐만 아니라 노동, 교육, 의료, 금융, 통신, 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어 이미 사회 자본의 80% 이상이 소수의 재벌들에게 묶여 있는 지금의 상황은 FTA 체결을 통해 더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우리는 지난 3월 9일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농업 부문의 개인과 단체를 총 망라하여 한-미 FTA를 대응해 나가는데 있어 단결만이 승리의 열쇠임을 알고 한-미 FTA 저지에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을 각오하였습니다.

그 동안 국제통상협의에 있어서 농업은 항상 희생양이 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농민들 뿐 아니라 국민들이 함께 감당해 내야  했습니다. 혼합분유를 비롯한 유제품의 수입개방으로 인한 국내 유제품 시장의 잠식으로 낙농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또한 정부의 농업개방 정책, 이른바 살농정책이 부른 결과입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원유와 쇠고기를 생산하며 우리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며 농업의 한 기둥을 튼튼히 받치고 있던 낙농산업이 위기로 치닫는다면 이는 곧 농업의 전체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농업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창고와 같습니다. 농민의 생존권뿐 아니라 칠천만 겨레의 존망이 걸린 한-미 FTA 저지 투쟁으로 온 힘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