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새로운 낙농기틀 정립의 한해였습니다.

 

이 승 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2005년 한 해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또다시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먼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양질의 우유와 고기의 생산에 매진하면서, 협회의 활동에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농가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 한해는 뜨거운 의욕을 갖고 우리 낙농육우산업의 밝은 미래를 이루기 위해 힘겹게 뛰어온 한 해였습니다. 세계 무역자유화의 거친 바람 속에서 낙농육우산업의 혼란과 또 점점 더 어려워져만 가는 대내외적인 상황이 우리 산업과 농가들을 더욱 힘들게만 하고 있지만, 협회는 농가 여러분들과 함께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전국을 누비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국낙농육우산업 기반의 안정적인 유지와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까지 여러가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한 해가 저물고 있어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지난 ’04년 2월 농림부는 낙농위원회 설치와 직결체제 전환을 통한 시장경제원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집유체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기존 낙농진흥회의 태생적인 한계와 운영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한 채 농가소득 감소와 더불어 한국낙농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에 협회에서는 그간 지역 여론수렴활동과 협회내 집유체계개편 대책소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중장기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수립과 생산자보드 설립을 통한 전국단위 원유수급 조절시스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낙농산업 발전대책 협회(시안)’을 발표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활동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협회시안은 이미 검증된 선진국 사례를 우리나라의 실정에 반영하여 전문가 협의와 연구를 통해 마련한 한국낙농의 필연적 좌표입니다. ‘처음부터 더 나은 결정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결정을 고치는 것보다 시간이 덜 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힘들더라도 이번 기회에 협회시안의 관철을 통해 한국낙농의 틀을 제대로 정립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인 낙농의무자조금사업이 다가오는 2006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에 있습니다.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자조금사업에 동참해 주신 많은 농가 여러분들 덕택에 그간 우유소비홍보에 있어 많은 성과를 거둘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소비홍보사업 외에도 통일우유보내기운동을 통해 각계의 많은 동참을 이끌어내며, 우리우유의 소중함을 알리는 한편, 향후 대북지원사업을 통한 통일 후 사회적비용 절감 및 보다 효율적인 국내낙농산업의 기반유지를 위한 획기적인 발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조금사업에 묵묵히 동참해 주신 낙농가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내년부터 실시될 의무낙농자조금사업에도 변함없이 참여와 성원을 보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수입개방화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DDA협상 타결을 위해 올 12월 홍콩각료회의가 개최될 예정이고, 캐나다, 미국 등 축산강대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또한 조만간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DDA협상이 완료되면, 탈지분유와 전지분유 등 그나마 우리가 근근이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유제품 관세마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각국과의 FTA로 인해 값싼 수입유제품과 쇠고기 수입증대로 국내 낙농육우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 건강을 지키고 한국낙농육우산업의 기반 유지와 발전을 위한 농가 스스로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야말로 산적한 국내현안과 대외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문제들 앞에서 전적으로 우리 낙농육우농가들이 의지해야 할 대상은 바로 우리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낙농육우농가 여러분!
이제는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의 생존을 위한 일이기에, 어떤 현안도 나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할 수 없습니다. 전국의 모든 낙농육우농가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결집하여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며, 협회 또한 이러한 농가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 속에서 한국낙농육우산업의 발전과 농가 여러분의 권익대변을 위해 더욱 더 분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