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네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이 승 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스물네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스물네살의 사람으로 치자면 어엿한 성인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농가와 협회간 연결의 끈이 되어준 「월간 낙농육우」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하면서, 「월간 낙농육우」창간 24주년에 대한 자축과 함께 회원농가 여러분, 그리고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농업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고, 농가수도 매년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농업관련 전문지, 월간지, 전문서적 등의 수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고, 물론 낙농육우 산업도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월간 낙농육우」에 대한 관심이 없었더라면, 또 「월간 낙농육우」가 그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더라면 현재까지 지속되지는 못했을 것이고,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매달 초순이 되면 「월간 낙농육우」를 기다리는 회원 농가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농가분께서 원망섞인 목소리로 협회 활동에 대한 질책을 하시면서 전화를 주시곤 합니다. 현안문제에 대해 물어보시고, 또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느냐는 물음에 같이 고민도 합니다. 전 농가가 머리를 맞대고 한목소리로 해결해 나가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름대로는 최대한 현장에 찾아가 농가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사실 농가 개개인을 모두 만나기란 어려운 것 또한 현실입니다. 때문에 현재의 낙농육우 산업 동향에 대해 제대로 농가에 전달해 주고, 또 협회가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현안문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협회와 농가를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해 온 것이 바로 「월간 낙농육우」가 아닐까 합니다.
현재 낙농산업의 최대현안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농림부가 지난 국회토론회에서 발표한 집유체계 개편문제에 대한 문제일 것입니다. 앞으로 좀더 구체적으로 논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낙농산업·우유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타 품목과 동일시 해서는 현재의 우유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땅에서 낙농산업을 유지시키는 것 조차 어렵게 될 것입니다. 우리 낙농산업의 안정발전을 위해 어떻게 방안을 마련해 나가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또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 농가 개개인이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목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닌, 우리 자손 대대로 우리의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낙농산업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것은 결국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축산업등록제에 대해서는 지난 협회 이사회에서 우리 낙농육우 농가들도 등록을 해야 한다는데 입장을 정리하였습니다. 근 3년동안 축산업등록제에 대해 대응활동을 해왔고, 많은 농가분들께서는 지방비 보조 등에 있어 불이익을 감수해가면서도 협회의 대응활동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때문에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할지라도, 건폐율 상향조정, 분뇨·소독설비 미규정, 처벌조항 완화 등 상당부분 관철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예고되어 있는 양분총량제나, 가축사육두수 총량제 등에 대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며, 무허가 축사 문제 등 후속대책 방안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대외 환경이나 우리 농업·낙농산업에 대한 국민인식에 대해서도 걱정이 먼저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한·칠레 FTA 발효에 이어 올해에는 한·EFTA FTA나, 한·캐나다 FTA 등 낙농선진국과의 FTA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한·캐나다 FTA에 대한 공청회가 개최되었는데, FTA 체결로 농업분야 특히, 낙농제품(우유)을 포함한 축산부분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국익우선을 이유로 당연히 농업이 희생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로 이를 간과하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또 전 신문·방송 등 언론에서 메인뉴스로 보도된 WTO 협상 이행관련 쌀 협상의 이면합의 문제에 대해서도 국정조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식량안보를 맡은 우리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낙농·우유도 예외가 아닌 것은 이미 선진국, 아니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낙농산업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분명한 정책적 목표를 세우고 보호·육성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그 동안 한해 한해 살얼음판을 걷듯 어렵게 어렵게 버텨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우리가 낙농육우 산업을 지켜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가 우리의 한 목소리를 내고 지켜가야 한다는 것이며, 나아가 낙농·우유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받고 국민건강을 위한 제2의 식량으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월간 낙농육우」는 단순히 정보제공의 차원을 넘어, 농가와 협회를 하나로 묶어주고 또 낙농육우 산업의 안정발전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낙농가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낙농육우산업이 지속산업으로 발전하여 「월간 낙농육우」가 창간 30주년, 40주년을 맞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