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책 없는 FTA 블랙홀,

낙농육우농가에는‘재앙, 그 자체’

     산업통상부는 지난 5일 한․호주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통상당국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익을 위해 큰 치적을 올린 것처럼 자화자찬 일색이다. 공산품의 이득은 높게 포장한 반면, 축산업의 피해는 축소하는 구태의연한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호주는 낙농품과 쇠고기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고작 5%의 공산품 관세철폐와 축산농가의 생존권을 맞바꾼 것이다. 낙농품 일부를 민감품목을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미국, EU 등과 TRQ로 내준 물량만 치더라도 낙농품은 이미 관세철폐 효과가 유제품 수입 급증으로 감지되고 있다. 미국, EU와의 FTA 발효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와의 FTA까지 발효된다면 줄어드는 낙농 생산감소액만 전체생산액의 약 25%인 3,274억원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FTA는 낙농육우 농가에게는 직격탄이다. 지금도 이렇다 할 정부대책 없이 낙농육우산업은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유자급률은 60%대까지 추락하여 국내 낙농생산 기반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시유소비는 감소하고, 국산 유제품 시장 형성이 미비한 상황에서 수입 유제품들이 주인 없는 곳간을 차지하고 있다. 육우값 폭락으로 육우 한 마리 팔아봤자 100만원이상 적자다. 육우송아지가 단돈 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 기형적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우는 애기, 사탕 주듯’, 재탕, 삼탕 대책 발표도 이제 신물이 난다.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피해 축소보다는 먼저 항구적인 낙농육우산업 발전대책을 수립하고, 농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옳다. 진솔하지 못한 치적 홍보의 도구로 농민들을 이용해서는 정부를 향한 농민의 민심이반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우유공급 기반 붕괴 시 향후 국민경제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지는 자명하다. ‘자국민에 대한 우유만큼은 반드시 자급하고, 모든 국민이 우유를 안전하고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라는 선진국가의 낙농정책 철학을 우리정부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FTA가 낳은 양극화로 인한 피해는 국민과 농민들이 안고 갈수밖에 없음을 위정자들은 직시하길 바란다.

2013. 12. 6(금)

한 국 낙 농 육 우 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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