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11. 2. 21)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 이승호

사무국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16-5 축산회관 4층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 정치권의 축산업, 축산농민에 대한 잇단 막말, 성난 농심에 신나 붓나 -

 

 

분통이 터진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구제역 파동과 관련하여 막말을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연간 20억원을 수출하려고 3조원 쏟아 붓는 것이 말이 되느냐”, “내가 젖소 250두, 성우 1천300두를 키워봐서 아는데, 소는 임신기간이 10개월로 먹는 양은 자기 몸집만큼 먹는다. 들어가는 만큼 빼는 게 적은 게 축산업”, “우리나라 하천의 색깔이 왜 전부 그런지 아느냐, 소돼지 분뇨로 인한 녹조현상 때문이다”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한미 FTA 체결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고 한다는 말을 들을까봐 조심스럽지만, 외국산 쇠고기가 맛이 없다는 말은 다 틀린 말이다”라고 미산 쇠고기까지 예찬했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는 정치적 지위나 수완만큼이나, 식견은 받쳐주지 못하는 것 같다. 축산업은 농업생산액을 기준으로 2003년에 쌀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다. 2009년 기준으로 하면 농업생산액의 40%를 차지한다. 즉 축산업의 붕괴는 농촌경제의 붕괴를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구제역은 단순히 당사자인 축산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이 헤게모니를 찾아 해결방안을 몰두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여당 원내대표라는 분께서 오염산업이다, 비효율적이다, 외국산 쇠고기가 맛이 좋다 하면서 축산업 비하 발언을 서슴치 않는 것에 대해 우리 축산농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암담하다.

정부가 지금까지 축산업을 육성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국민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국가 정책목표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구제역을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할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추진하고 있는 쇠고기추적이력제, 축산물 브랜드 인증제, HACCP 도입 등 국가시책 추진과 축산농민들의 피땀으로 일궈낸 성과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우리 서민의 밥상을 광우병 쇠고기나 수입 축산물로 채워도 좋다는 말인가. 소 키워보고, 젖 짜봤다는 공갈로 그런 말을 했다면,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금번 구제역 파동에 대해 복기해보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의도(?)한 대로 축산농민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밖에 남지 않는다. 높으신 양반들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에요”라며 마치 늑대소년처럼 은근슬쩍 넘기면 그만인가. 세치 혀로 정부와 정치권이 구제역 사태의 책임을 방기하는 동안, 현장 축산농민들은 끝없는 나락으로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정부와 정치권의 무책임한 발상에 우리 축산농민들은 피를 토한다. 이제, 고마해라! 성난 농심에 더 이상 신나 붓지 않으려면...

축산관련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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